안녕하십니까, 모미라고 합니다. 정규연재란에서 쐐기풀 왕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뜬금없는 제목의 글로 여러분을 찾아뵌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오래간만에 들러 문득 시선을 둔 쐐기풀 왕관의 선작수가 1000을 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경찬 님 추천으로 문피아에 들어와 뭣 모르고 자유연재란에서 처음 연재했을 때, 한동안 선작수가 2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그래도 여기서도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는구나, 하고 마냥 기뻐했었는데 어느덧 두 달 남짓한 시간이 지나고 다시 한 번 살펴보니 일천 분이나 되는 분께서 제 글을 선작해 주셨더군요. 다른 많은 작가 분들에 비하면 작가나 작품이란 호칭도 호사스럽게 느껴지는 저의 이 자랑은 작은 성취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만, 저도 모르게 우쭐해졌었나 봅니다.
언젠가 플래티넘 님께서 이런 리플을 달아주셨습니다. ‘선작수>조회수일 텐데요. 이제 반걸음 내딛으셨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아직도 선작수와 조회수의 차이는 크고, 그 때문에 무엇 때문에 이런 건가- 하고 머리를 긁적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욕심은 역시나 이 세계에서 전제군주가 되겠다는 망상을 실현시키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며 제 처지에 어처구니 없을 만큼 주제 넘는 헛소리였음을 깨닫는 건 둔한 저라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남는 건, 바꾸지 않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길이 없을까- 라는 미련 뿐입니다만, 글에 대한 실력이 미천하여 아직은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쐐기풀 왕관’은 참으로 과분하게도 1천여 분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터무니없는 자기만족에서 비롯된 글을 응원해주시고 보살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제게 읽어주시는 분들께서 주시는 추천은 주옥같고 리플은 더없이 소중합니다.
저는 쐐기풀 왕관이 상당히 마이너한 글임을 알고 있습니다. 유행(?)엔 문외한인지라 여주인공이 비주류라는 사실은 문피아에서 처음 알았습니다만- 인내를 필요로 하는 연작, 지지부진한 전개, 호흡 긴 문장, 연애요소 20% 미만, 겉멋투성이, 장중함을 가장한 텁텁함, 십이국기 표절의혹. 게다가 1장에 한해서, 주인공은 마약중독에 온갖 추태를 혼자 다 부리는 소녀입니다. 그나마 10장 중 이 1장이 독자 확보를 위하여 ‘겨누어 노린’ 글이라면, 나머지 9장이 얼마나 참담할지 짐작이 가시겠지요.
이리 자학하며 쓰는 글입니다만, 신경구조가 독특한 모양인지 사실은 몹시도 즐기고 있습니다. 자학을 즐긴다는 게 아니라,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말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쐐기풀 왕관은 오로지 자기만족을 위해 줄줄이 늘어놓은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이 읽어주시면, 호수에 물방울이 떨어져 파문이 일듯- 제 꿈의 세계가 현실로 확장되는 느낌인지라 몹시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이런 행복한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이유는 모두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지요.
말이 길었습니다. 비 오는 밤인지라 묘하게 감상에 젖어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의 매일매일이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길 바라며, 모미는 긴 글을 마칩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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