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전설의 기사단, 비랑」
* “넌 비랑에서 몇 번째로 강하지?”
비호는 뭘 그런 걸 물어보냐는 듯 조금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카이 속에서 끓고 있던,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이 커졌다.
“난 비랑에서 세 번째로 약해.”
「검을 사용하든, 창을 사용하든, 활을 사용하든 관계없다. 의사든, 대장장이든, 요리사든 상관없다. 꽂꽂이를 하는 청년이든, 바람개비를 기가차게 잘만드는 소년이든, 낚시왕 아저씨든 문제없다. 입단 조건은 그따위 것들이 아니다. 우리는 가슴이다. 우리가 비랑이다.」
「"비랑 기사단은 어디에 있냐?"
"대륙도 바다도 아니야. 정확히 어딘지는 나도 잘 몰라. 하지만 대륙을 지키기 위해 비랑은 창단 되었어. 그러니까 비랑은…… 대륙을 지키고 있는 중이야.」
「"그럼 넌 무슨 일로 대륙으로 나온 거지?"
비호가 웃으며 대답했다.
"새로운 비랑을 모집하기 위해서."」
* “루이야, 걱정하지 마.”
비호의 말에, 루이는 비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비호는 아직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루이의 시선을 느꼈는지, 비호는 고개를 들었다. 비호의 시선은, 똑바로 제라드를 향해있었다.
“죽어도 지킬 테니까.”
루이는 감동받지 않았다. 왠지 비호에게 소리쳐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 뿐이었다.
“야이 멍청아!”
<음악이 흐른다고 생각했다. 눈을 감았다. 내 마음 속 세상에는 아직도 선율이 흐르고 있었다. 유황빛 마음이 녹아내려, 심장을 일그러 뜨리며, 또 두꺼운 쇠사슬로 옭아매어, 거대한 철옹성을 만들었다. 비집고 나갈 틈이 없다. 숨 쉴 수가 없다. 눈가가 아른 거렸다.
그건, 눈물이었다.
"다행이네."
두 무릎이 땅에 닿았다. 입에선 거친 숨결과 핏물과 하늘과 또 그 꿈이 쉴 새 없이 나와서, 내 가슴과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 슬펐다. 격한 감정이 꿈틀거리면서, 턱까지 차올라, 또 거기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뭐가?"
주목하고 있는 건, 핏물도, 하늘도, 쉬어버린 꿈도 아니었다. 내 숨결, 하얗게 안개처럼 흩어져나가서,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는 내 입김과 마음.
"내 가슴이 아직 뜨거워서.">
- 우리들의, 지독한, 어른동화.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