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저놈아 계백이 따까리 아이가?”
선두에 달리던 반굴의 말에 나란히 내달리던 관창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맞다. 목라자광인가 하는 놈이다.”
“저놈아 싸움은 쪼매 하노?”
“미칬나. 점마가 니 보다는 칼 잘쓴다.”
“맞나?”
“맞다! 아부지한테도 들었는데 점마 술법사라 카더라. 조심해야 한데이.”
“술법사?”
“마, 모르노? 와, 옛날에 미실이 안 있었나. 그 아랑 같은 아라고 생각하믄 된다.”
그제야 화들짝 놀란 반굴이었다.
“마, 그라믄 존나구로 쌘 아 아이가? 계백이 모가지 썰어야 한디 저놈아가 나오믄 얘기 달라지는 거가?”
“이해 몬하노. 점마가 계백이보다 더 쌔다 안카나!”
“점마가 그래 쌔노?”
“마, 대갈빡은 장식이가! 술법사 아이가 술법사! 칼이랑 번개랑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은데?”
“당연히 칼이제. 번개는 칼로 썰어쁠면 맥도 몬춘다.”
“말을 말제이, 말을.”
난잡한 대화를 나누는 중에 목라자광이 지근거리 까지 도착했다. 그는 관창의 말과는 다르게 칼을 빼들고 있었다.
“김 장군이 보냈느냐!”
목라자광은 한차례 사자후를 터뜨리며 화랑들의 기선을 제압했다. 수련이 부족한 화랑들은 휘청거리며 낙마 할 뻔 했고, 실제로 몇몇 화랑은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낙마했다. 그 모습에 얼굴이 벌게진 관창이 소리쳤다.
“퍼뜩 안 인나나! 점마 생각보다 안 쌔다! 술법사라 캐도 칼들고 설치고 있으믄 우리가 더 유리하다!”
“술법사인 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얘들 상대로 기교를 부릴 순 없지. 누가먼저 맞설 테냐!”
“내가 야들 선인이다, 내랑 먼저 싸우자!”
먼저 나선 이는 반굴이었다. 나름대로 개인을 상대로 집단이 덤벼드는 꼴은 민망하다고 생각했는지, 그는 월도를 목에 척 얹고는 자광에게 다가갔다.
그 모습에 자광은 실소를 자아냈다. 그 기개가 아무리 높다 한들 자신에 비하면 아직은 어린 반굴이었다. 그는 칼을 수직으로 펴고 상하로 두어번 까딱였다. 명백한 도발에 반굴이 발끈했다.
“간다!”
-본문-
죽을 각오로 황산벌에 섰던 5천 결사대가 이계로 향하게 된다는 뜬금없는 설정의 소재입니다.
본문을 보시면 짐작 가능하다시피 관창, 반굴, 김품일 등 역사에 이름을 남겼던 화랑들이 조금은 코믹하게 그려질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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