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나쁜 의미로 재밌는 글이죠.
100원짜리 글 가지고 뭘 그렇게 ㅈㄹ하는거냐. 이런 글이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100원으로 불량식품 하나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마저도 가격이 올라버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저격이니, 그런 말씀들을 하실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번 과감히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심심해서, 사실은 그냥 짜증이 나서 계산을 해봤습니다.
보통 판타지 소설 한권이 15만자가 좀 넘더군요.
일반 장편소설이 20만자 정도 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새는 좀 줄어드는 추세더군요.
하루에 7000자 연재한다고 치고 계산을 해보니, 15만자를 채우는데에는 22일, 20만자를 채우는 데에는 29일이 걸리더군요.
한편에 100원. 책 한 권 분량을 써도 3000원이 안되더군요.
한 권 150000자를 기준으로, 문피아에서 가져가는 수익을 제외하면, 독점 기준으로 순수익 1320원입니다.
사람들은 많이 착각을 합니다.
고작 백원이라고. 하지만 책 가격이 올랐습니다.
판타지 소설 인세를 막말로(많은 과장을 섞어) 권당 1000원이라고 생각한다면, 문피아에서 유료로 연재되는 글은 그것보다 많은 고료를 받아갑니다.
웹소설은 싼 글이 아닙니다. 오히려 종이책에 필요한 가격을 빼내고 텍스트로 바뀌면서 줄어든 유통비가 그것을 가능하게 하죠.
저는 판타지소설이 한권에 7000~8000원 하던 시대의 사람입니다.
지금 가격은 잘 모르겠군요.
하지만 단언할 수 있습니다.
판타지 소설이 소비자에게 이전보다 편하고, 낮은 가격으로 다가가고는 있지만, 결코 싼 글이 아니라고.
막말로 작가에게 들어가는 돈을 원가라고 생각한다면, 원가가 10000원에 잡다한 유통비를 줄여 20000원에 팔리는 술과, 원가는 5000원이지만 잡다한 유통비가 붙어 30000원에 팔리는 술.
어떤 술이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트렌드나 사람의 취향을 고려한다면 이것도 제대로 된 비유는 아니겠지만, 단순히 계산을 해보자는 것입니다.
지극히 위험한 생각을 말해보려 합니다.
어쩌면 ‘너 같은 병신새끼가 뭘 안다고 지껄여!’ 라는 소리를 듣거나, 그런 말을 할 가치도 없다며 무관심에 쌓일지도 모릅니다.
글을 쓰는 이들의 문제일까. 그저 값싼 글이라고 불리우게 된 계기가.
웹소설에서 카프카나 이상의 글을 바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웹소설의 시장이 이만큼 성장하게 된 원동력은 독자들의 힘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명작은 탄생하겠지요.
더 많은 시간이 흐른다면, 더 다채로운 소비성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글이 태어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직 글을 팔아서 100원도 못벌어본 버러지, 재미있는 글 조차 쓰지 못하는 쓰레기가, 이런 말을 하면 안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화가나서, 제가 생업으로 하려는 길을 고작 100원짜리라고 말해지는 것이, 그것이 사실임에도, 참을 수 없었던 것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몇몇 소비자의 맨 얼굴을 본 것만 같아, 입맛이 쓰기도 합니다.
애써 대부분의 독자분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는 있습니다.
어쩌면 마이너의 인간이, 메이저의 시장에서 꿋꿋히 마이너가 필요하다는 말을 지껄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냥, 웹소설은 싸구려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머리가 복잡해서인지, 두서없는 글이 되었을까 걱정스럽습니다.
괜시리 마음이 복잡해지실지도 모르는, 장황하기만 한 글을 쓰게 되어 사과드립니다.
글이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글을 평생의 직업으로 삼으려는 견습 글쟁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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