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문주님의 하렘 단어 사용하지 말자. 이 캠페인을 보며 느낀 게 많습니다.
그 연담공지의 일부입니다.
'요즘 가끔 하렘물 추천이나 기타 이야기들이 올라옵니다.
별로 바람직해보이지 않습니다.
하렘이란 의미, 미연시...
(아시다시피 하렘이란 사창가란 의미입니다. 아랍어 원어도 금단의 장소를 나타내는 것이지만 그 자체가 풍기문란한 곳이었고 지금은 하렘=미연시=포르노 이런 식으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이러한 부분이 부각되고 그걸 좇는 글이 나온다면... 그건 장르문학이 대중화됨에 역행되고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무협이 수준낮은 책으로 치부되고, 빨간책이라는 이야기까지 듣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그런 포르노성 음란물들이 무협을 가장해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이제 장르문학은 무협뿐 아니라 판타지,로맨스, 기타 SF나 추리물, 공포까지 모든 장르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드라마나 영화로 점점 더 커져야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그러한 글이 겉으로 드러난다면 결국 수준낮은 글로 전체가 매도당할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규제를 가할 생각은 없지만 한 번쯤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논란은 하렘이라는 단어의 대체나 장르를 하렘이라는 구분으로 넣지 말자. 이런 식으로 된 것 같지만 원문이었던 저 글을 보면서 금강님께서 우려하시는 장르문학의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사람인지라. 찔리는 게 많습니다(...)
실제 제 전작들은 위에서 예시하는 우려를 충분히 자아낼 수 있는 문제작들이었고 지금 연재중인 작도 전작보다는 그 강도가 많이 낮다고평가받고 있긴 하지만 그런 소지가 아예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름대로야 남자 고교생이 생각하는 여성에게 둘러쌓여 구애를 받는 비현실전 환상을 쓰고자 했었지만 많은 리플을 받고자 하는 마음에 독자들을 '므흣' 한 장면의 바로 전 장면으로 낚은 것만도 수 차례이고 금강님께서 언급하신 안 좋은 시선을 받을 수 있는 한 갈래인 '미연시' 스럽게 이야기가 풀려나갔으니 많은 독자분들이 혹은 글 쓰시는 작가분들이 하렘=미연시=포르노 이에 따른 분류로 제 작을 안 좋게 보셨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미꾸라지마냥 설치고 다녀서 이렇게 이끌어가고 있는 이 판을 흐트려 놓을 것만 같다는 걱정도 하시는 게 당연합니다. 제가 쓴 그런 류가 혹여나 큰 반향이라도 불러 일으킨다면 그에 뒤따르는 원색적인 작들이 늘어나고 장르문학은 그토록 우려하시는 바대로 저질문학으로 취급받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장르의 순기능을 믿고 있습니다. 저야 좋다고 이런 거 계속 쓰지만 이 장르를 바꿀 수 있는 힘인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하나같이 외면하고 비난하며 금단의 소재로 취급하기에 적당히 필터링이 됩니다. 두 번의 전작과 이번 작으로 체감했습니다. 이렇게 악영향만 끼치는 마이너한 것을 계속 손을 대면 안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나쁜 시선이 완벽히 걷히지는 건 아니지요. 장르판의 미래를 우려하는 건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프라인이 아니더라도 장르문학의 모든 것들이 집중되는 연재사이트이니 만큼 물을 흐려놓아서는 안 되겠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자숙하겠습니다. 안 좋게 비춰지는 것들이 있다면 과감히 없앨겁니다.
Comment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