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교(魔敎)라는 용어는 요즘 발표되는 대다수의 무협에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그 시초가 누구인지 언제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무협의 초기작이라 할 수 있는 와룡생의 작품에서는 본 기억이 없고 김용의 작품에서는 의천도룡기에서 주인공인 장무기가 명교의 교주로 나오고 다른 명문대파에서 명교를 마교라 칭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용의 작품에서는 마교라는 용어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 용어 사용이 적절하게 제한되어 있습니다.
즉 소위 명문대파라는 기존 세력이 적대세력인 명교를 비하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대적인 용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작가의 시점이나 명교측에서는 스스로 마교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타당한 설정이라 생각합니다.
마교의 마(魔)자는 옥편에 마귀마(魔鬼魔)로 나와있습니다.
결코 좋은 용어가 아닌 아주 극히 나쁜 뜻으로 사용하는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의 종교나 집단에 스스로 사용할 만한 뜻이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 무협에서는 많은 작가들이 3인칭 작가시점이나 피아 구분할 것 없이 그냥 모두 마교라고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타당한 설정인지 의문이 가서 이모저모 검색을 해봤습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마교라는 용어 자체가 없습니다.백과사전, 중국어사전, 용어사전에도 안나오는군요
그래서 마를 검색해보니, 국어사전에는 ..
마(魔)명사]
1 일이 잘되지 아니하게 헤살을 부리는 요사스러운 장애물. 4 =마귀(魔鬼). 5 <불교>=악마.
라고 나옵니다.
한자사전, 중국어사전에도 거의 같은 뜻으로 나와 있습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아무리 폭 넓게 해석을 한다해도 결코 좋은 의미로 볼 수가 없습니다.
이러한 용어를 3인칭 작가 시점에서 사용하고 마교라고 지칭되는 되는 집단에서 스스로 마교라고 서슴없이 사용한다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피아 자료실의 무협백과를 찾아보니 검객님이 올리신 자료가 있어 일부 퍼옵니다.
"마 교(魔敎)
페르시아에서 발생한 조로아스터교가 중국에 전래되어 현교, 명교, 배화교, 마니교로 불리며 유행하였지만, 그 교리의 이질감, 극단적인 이분법, 하급 계층을 중심으로 한 신자들의 분포, 교리와 신자들의 계층적 성격 등으로 인한 반체제, 반정부 성향으로 인해 정부로부터 대대적인 탄압을 받고 지하로 숨어들어 가게 된다.
그들은 송을 무너뜨리는 데 일조한 방랍의 난, 원을 몰아내고 명을 세우는 데 일조한 농민봉기(진우량, 주원장 등이 중심이 됨)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정부의 탄압에 대항한 일반 민중종교의 대명사라 할 수 있다.
주로 정부와의 우호적 관계가 자기 세력 유지의 관건이 되었던 사족, 세가에 기반한 무예가들은 이를 사교화하고 멸시, 배척하였다. 무협소설에서는 극악한 마도의 종교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는 지배자의 입장을 반영한 관점에 기인한다.
1. 조로아스터교
페르시아인 조로아스터란 사람이 창시한 교로서 배화교라고 부르기도 한다. 불을 숭배하는걸로 알려져 있다. 조로아스터교는 최고신이자. 광명과 정의의 신인 아후라 마즈다를 숭배하고 있다. 조로아스터 교는 페르시아의 국교로 상당히 번성했던 종교이다."
검객님의 서술을 보니 제가 학창시절에 세계사 시간에 배워던 기억, 그리고 김용의 작품에 서술된 내용과 거의 일치합니다.
마교라는 용어는 기존 세력에 대항해서 일어난 신흥종교를 기존 세력이 그들을 타파하고 매도하려는 목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 용어라고 봅니다.
따라서 전지적인 3인칭 작가의 시점이나 마교라고 불려지는 측에서 스스로를 마교라고 칭하는 것은 아주 어색한 설정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별호에 천마니 혈마니 하면서 스스로를 나타내는 별호에 마(魔)자를 쓰는 것은 자기 자신이 나쁜 놈, 재수 없는 놈이라고 칭하는 것이니 이것도 특별한 설정없이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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