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본 여러 판타지 작품들을 보면 양손검이 10~20kg, 한손검이 5~10kg은 나가고 풀 플레이트 메일이 40에서 심지어는 100kg까지도 나간다는 설정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요즘에 와서는 그런 단위도 많이 줄은 추세지만 사실 무게 단위 말고도 여러 오류들이 있습니다.
미리 서술한 바와 같이 중세의 검이나 갑옷은 저 정도로 무겁지 않습니다. 투 핸드 소드같은 무거운 검도 실전용으로 쓰려면 최대 5kg이 한계이고, 그 이상 넘어가면 의전용 검일뿐이죠. 또한 여러 판타지 소설들에 언급되는 '전신 갑주를 입은 기사가 낙마하면 그 무게때문에 못 일어나서 죽는다..'라는데 사실 그렇게 안 무겁습니다. 마상대결같은 행사에나 30~40kg 짜리 갑옷을 쓰고, 실제 전투에서는 20kg정도 밖에 안나가는 풀 플레이트 아머를 입었죠. 게다가 사실 이 풀 플레이트 아머란게 쇳덩이를 입고도 온갖 동작이 가능하게 만들어졌습니다. 굳이 마상이 아니어도 신속하게 몸을 움직이고 검술을 펼칠 수 있지요.
또 유명한 편견으로는 '검과 갑옷은 무조건! 단단해야 한다!'입니다. 처음에 언급한 무게 문제는 많이들 알고 있지만 이건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이건 만고불변의 진리인데, '단단할수록 잘 깨진다'는 것입니다. 만약 매우 단단한 물질로 검이나 갑옷을 만들면, 글쎄.. 물론 형태는 잘 변하지 않겠지만 강한 충격이나 좁은 면적에의 충격에는 쉽사리 깨질겁니다. 그 유명한 다이아몬드 조차도 각도 잘 맞춰서 망치로 두들기면 깨집니다. 또한 이런 금속들은 충격을 고스란히 받기 때문에 검이라면 손에 무리가 가고, 갑옷이라면 내부의 사람이 내가중수권 맞은 마냥 작살이 납니다.
그래서 중세의 명검의 조건에는, '한손으로 잡아서 적당히 휘어진다.'입니다. 적당한 탄성이 있어야 검이 충격에도 잘 안깨지고, 충격도 흡수하는 것이죠. 물론 너무 물렁하면 안되죠.
또한 풀 플레이트 메일을 만들때에는 일부러 조금 물렁한 철을 써서 제작하였습니다. 적절한 탄성과 적절한 단단함을 지닌 철이라면 적의 공격을 받아도 갑옷이 약간 찌그러질 뿐이지, 깨져서 내부의 사용자에게 박히는 일을 줄이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기사가 낙마해서 '갑옷이 산산조각이 나서 기사를 부상입히는 일'은 그닥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풀플레이트 기사가 검 하나 떨궜다고 허둥대다 일개 병사(는 물론 주인공 ㅡ.ㅡ)한테 끔살당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말이 안됩니다. 어지간한 기사들이라면 모두 검술뿐만 아니라 창술, 궁술, 박투술 등등을 배운 살인의 달인들이며, 특히나 풀 플레이트 아머를 입은 기사라면 그냥 무기 공격 따위 모두 맞아주거나 흘리면서 조질수 있습니다. 둔기 공격이라면 모를까 검이나 화살은 갑옷이 매우 잘 흘려내고, 검이 없어도 말 그대로 '무쇠주먹'인 건틀렛을 꼇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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