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다 읽다보면 어느새 입맛에 맞는 소설을 찾기가 힘들어 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시기가 다가오면, 소설을 직접 써보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올라옵니다.
드물게 올라오는 유혹에 패배한 결과물로 한 편, 혹은 한두 장면으로 이루어진 독자의_일탈.txt 문서가 벌써 제 폴더에 몇 십개(...)가 쌓여있는데요.
잊고있다가 또 제 취향의 소설을 찾기 힘들어질 때 한번씩 읽어보면 6~30kb에 불과한 조각글이지만, 아주 정확하게 제 취향으로 이루어져있으니 당연히 재밌습니다.
문제는 읽으면 읽을 수록 괴로워진다는 건데요. 더 읽고 싶은데 [써줄 사람=읽는 사람] 공식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보니 매 글마다 연중한 연재물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럴때면 수십개의 조각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몇 자를 더 끄적여보려고 끙끙대지만.. 애초에 기승전결의 완결까지를 그려보고 질러놓은 글이 아니기에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질 않더라구요.
애초에 제가 끄적여놓은 글들은 뭔가 있어보이는(?) 흥미진진한 도입부라든지, 어느 순간 우연히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 나 신나서 머릿속에 그려본 내용이라든지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서요.
주먹구구식으로 다음을 연결해보려고 해도 처음 적을때만큼 신나지도 않고, 다음 내용에 대한 그럴듯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니 어찌어찌 적어본다고 해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 글을 끄적이는 건 오히려 잘 되는데.. 이미 몇 자 적어둔 글들에 이어붙이는 게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네요.
연재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내용을 연결해나가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혹시 조언을 받으면 이 ‘내키는 부분만 신나게 잘 적는’ 문제점을 해결해서 진득하게 하나의 글을 끌어나가 볼 수 있을까 싶어서 무거운 손가락(?)을 들고 찾아와봤습니다.
보통 소설을 적을 때 어떻게 내용을 이끌어나가시나요?
덧.
....사실 이러다가도,
진짜 제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다! 싶은 잘 쓰여진 소설을 읽고나면 난 역시 독자로 존재하기 위해 태어난거야! 하고 또 독자의 혼을 불태우게 되곤 합니다. 하지만 역시 궁금하네요. 저도 진득하니 하나의 글을 적어보고 싶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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