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커피숍이 한 참 인기 있었을 때, 여자 친구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던 중 BL을 주제로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인상적이어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네요.
“여자들은 BL을 왜 봐?”
“음, 남자들의 우정과 우애가 궁금해서.”
“우정과 우애?”
“응, 여자들은 그런 거 없거든. 기집애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손톱 세우고 머리카락 뜯고 싸우다가 울잖아, 그럼 완전 남남이야. 쳐다도 안 봐! 뒤에서 씹지만 않으면 다행이라니깐. 그 앙금 쉽게 안 풀려져. 근데 남자들은 신기하게도 싸우다가도 금방 친해지잖아. 그래서 내 친구들도 호기심에 다 본다는데.”
“...... 너도?”
“응! 오빠 근데 남자들 정말 그래? 싸웠어도 금세 서로에게 미안해! 미안해! 이러고, 그런 친구들이 더 오래 간다며. 정말 그런 거야? 오빠도 그런 친구 있어? 응! 응?”
“......응. 있어.”
“와! 정말? 얘기 해죠! 얘기 해죠옹.”
그때 참! 커피숍에서 7시간을 떠든 걸로 기억합니다. 너무 인상적이죠?
어느 날, 누가 이러한 글을 게시판에 먼저 올렸고, 저 뿐만 아니라 몇 분이 뎃글에 동감을 하면서 같이 여친 좀 씹었던 일까지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후후...
어떤 분은 10시간 있었다며 통곡을 하시고, 자긴 아직까지 시달린다면서 방법 좀 갈쳐달라는 이까지......
그리고 언젠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글도 본적이 있던 것 같습니다.
남자들의 우정과 우애를 질투한 애인이
“그럴 거면 둘이 사기지 그래? 그래, 이참에 둘이 아애 결혼까지 해서 살림살이 차려버려. 너와는 쫑이야 쫑!”
이러한 불평과 한풀이성 말을 듣게 된 어느 작가.
“그래, 이거야 이거! 하하하.”
그러면서 BL을 집필하게 되었고...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는.... 옛 이야기...
그리고 당연하게도 BL작가 중엔 여성작가 보다 남성작가가 더 인기가 좋았었는데 이를 분개한 어느 여성작가가 화풀이 성 집필을 했고 그것이, 남자와 남자의 러브씬 이었답니다.
“어머! 어머!”를 연발해도 보게 된 사연 때문에 여성작가가 판도를 뒤집어엎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자들이 좋아 했으면서도 가장 싫어하는 작품은 “들장미 소녀, 캔디”라고 들었습니다. 캔디가 나온 시대의 여성관은 순종과 여성의 희생을 당연시 여긴 시대였고, 숙녀가 되라는 말을 강요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여자들은 처음 볼 때는 재미있어도 두 번, 세 번째로 갈수록 반감이 증대한다고 하더군요.
그러한 반발심리가 커져 갈 때쯤 나온 작품들이 대부분,
“여성도 여자이다.” “같은 여자라도 다 틀리고, 각자 개성이 있는 존재이다.”라는 주제의 작품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상으로, 저의 소견을 마치며 오늘로 더 이상 한담란에 글을 올리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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