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글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 드는 경우는 없으시나 모르겠습니다.
'강하거나 뭔가 비범해보이는 캐릭터는 그에 걸맞는 최후를 맞이해야 한다.'
이런 느낌으로 말이죠. 사실 어느 인간이랄지라도 완벽한 존재란 있을 수 없으니, 우연이든 뭐든 그 비중에 비해 허망한 최후를 맞이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왕국의 위기에 분연히 일어나 승승장구하며 만백성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누구도 소설 속의 주인공이라 의심할 여지가 없는 장군이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한다면? 그것도 뭔가 암습같은 그럴듯한 것이 아니라, 고작 사냥감에게 날리려다 빗나간 화살에 얻어맞아 죽게 된 것이라면?
뭐, 이런 극단적은 우연적 전개가 아니더라도 소설 속에 등장하는 비범하고 비중있는 인물들에게는 그 나름의 존엄을 지켜주고 싶은 생각이 들겠죠?
다른 예로 들면 아름다운 여전사가 주인공 시점에서 적으로 나타났다 하죠. 그러면 그런 여전사의 경우 주인공이나 그에 걸맞는 주인공의 아군이 1대1 구도로 막상막하의 싸움 끝에 깔끔한 최후를 주거나 회유해 같은 편으로 만들어야 보기는 편하겠죠?
만약 어떠한 우연이나 인과에 의해 시덥잖은 잔챙이들에게 걸려 실컷 욕보이고 범해져 끝내 허망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면 비록 적 캐릭터라도 뒷맛이 씁쓸해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필자도 이런 감성이 없는 것은 아닌데, 생각해보면 또 소설을 위에서 이야기한 전제로 맞춰서 쓰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다른 분들의 의견은 어떠실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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