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어... 자랑글인데 한담이랑 성격이 맞지 않으려나요? 문피아에 연재하는 작품의 얘기면 한담으로 써도 된다고 알고 있는데. 만약 성격이 맞지 않으면 자삭하겠습니다. 신고 자비 좀...
저는 팬픽이나 팬아트를 많이 받는 편이에요.
덕분에 문피아에서 홍보할 때 제 홍보글엔 고퀄의 팬아트가 많이 들어가죠.
그게 제 소설을 읽지 않은, 읽을 생각이 없는 분들에게 효과가 더 좋으니까요. 물론 문피아에서 가장 효과가 좋은 건 독자들의 추천글이지만!
하지만 서툰 솜씨로 그려주신 팬아트도 제겐 보물이에요. 남들은 고퀄팬아트만 보려고(고퀄팬아트와 서툰팬아트 같이 올리면 어느 하나는 그냥 훑고 휙 뛰어넘으시죠.) 하지만 저는 이 팬아트들도 막 자랑하고 싶어요.
글쟁이로서 담아내려고 했던 것을 같이 봐주신 게 느껴지거든요. 요즘 커미션이 유행하는데(돈주고 자캐나 표지를 의뢰하는 것) 금손님의 손에서 탄생한 일러스트들은 당연 멋지지만, 그 소설의 살아있는 분위기를 잡아내는 건 독자의 서툰 그림이라 생각합니다. ㅎ
결론은 으으, 너무 잘 그려주셔서, 혼자 보는 게 아까워서 슬쩍 한담란에 자랑하고 갑니다.
붉은머리 애의 목과 등 뒤를 보면 검게 칠해져있는데(노란아이눈도 깜장이고) 사실 저 장면은 소설상에선 아주 피폐합니다. 저 당시에는 얼굴 근육들도 제기능을 못해서 웃을 수도 없고 노란머리 아이가 죽여야 할 대상으로밖에 안 보이는데도, 주인공이 사랑스럽다는 듯이 웃는 걸 그려주셨어요.
주인공이 아주 괴로워한 건 저 노란머리 아이를 너무 사랑해서였거든요.
공포와 살의로 전개해야 하는 파트였기 때문에 아가페 같은 다정한 요소는 하나도 실지 못했는데 그걸 캐치하고 그려주셔서 엄청 감동 먹었습니다. ㅠㅠ 잉잉, 아 정말 열심히 써야겠어요!
그외에도
본문에서는 멀쩡히 옷 입고 있는 샤프한 조연이었는데, 헐벗은 근육남으로 표현해주셨죠. 소설을 읽고는 이런 느낌 받으셨구나가 와닿아서 저도 같이 웃었고.
메인엔 예쁜 공주님이 서계시고 주변의 남자아이들은 여자애를 보고 있지요?
근데 주인공은 도망치는 저 요네즈입니다... ㅋ 이걸 그려주신 분이 제 글 어디서 감명을 받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죠!
이런 것도 있어요. 두 남캐가 여캐로 TS되긴 했지만 제 알 바는 아니고! 소설에 조금씩 나왔던 한복더쿠에겐 한복을, 스쿨룩에 관심 갖던 캐릭터에겐 스쿨룩을, 화려한 옷, 단순한 옷, 찢어진 옷 저마다 인물에 맞는 의상으로 SD를 그려주시기도 했어요.
흐흐.... 재미있게 봐주시는 독자분들 덕분에 여러모로 글쓸 맛이 납니다. 올해는 이 글을 2부 완결 낼 수 있도록, 독기를 장착하고 써나가야겠습니다. 이제 연중이나 휴재는 저도 그만하고 싶어요. 오랫동안 잠수 타서 잃어버린 독자분들도 다시 찾아야 하고, 새 독자들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 글이 너무 길어서 새 독자 생기기는 어렵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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