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은 바로 살인이다.
죄책감이라는 질병과, 쾌감이라는 하나의 동반자를 이끌며 살인을 한 후에는, 끈적이는 죄가 달라붙는다.
***
손이 떨려온다. 그러나 심장은 식어버린 커피마냥 공허하고 또는 고요하다. 아니, 고요하기보다는 오히려 터질듯이 펌프질한다.
미친듯이 시끄러워서 한편으론 고요한 그런 기분이다.
천천히 손아귀의 힘을 풀었다. 스르륵-하며 커튼마냥 기둥마냥 힘없이 너무나 힘없이 쓰러진다.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짙은 흑발을 지니고, 하얗디 하얀 목을 지닌 여인이다. 아니, 이제는 약간 거무잡잡한 목이다. 짙은 빨간색 손바닥 스티커를 붙인 채로.
화산마냥 부글거리던 심장이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코 끝에 아스란히 걸리는 비린내가 온몸의 희열을 찾아주며, 피부에 작은 벌레들을 만들었다.
섬광처럼 빠르고, 태양마냥 밝은 거울이 얼굴을 비춘다.
그곳에는 희미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은 악마의 얼굴이 보였다.
***
임재영님의 살인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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