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저기. 초인의 조건은 무엇일까?"
어느날 TV 앞에서 시체팬더 흉내내던 아크셀이 나에게 물어봤다.
"갑자기 그건 왜 물어?"
"아니, 배X맨 보고 대XX텀 보다 보니 갑자기 궁금해져서."
"너 히어로물 좋아하냐?"
"응! 무지 좋아해. 재밌잖아."
잠깐......그나저나 너.
"너 마족이잖아. 그리고 전에 당당히 내가 최종보스였어.라고 말했던 놈이 히어로물을 좋아해?! 널 물리치는 히어로가 그리 좋냐?"
"절대 악이었지만 도를 깨달아 절대 에로가 됬지. 에헷★."
"별 떼! 그리고 그 도는 도대체 어디 도야?!"
"카XXXX."
-툭-
[삐이! 잠시 화면 전환이 있겠습니다.]
"후....오랜만에 이성줄이 끊겼네."
"그 놈의 이성줄은 비오는 날의 거미줄마냥 휘청거리네 ㅡㅜ 아파."
파랗게 물든 오른쪽 눈에 달걀을 살살 돌리는 그를 보니 웃긴다.
내 웃음을 본 그가 뺨을 부풀렸지만 나랑은 상관 없는 일.
"그나저나 전 최종보스. 현 바보에로개그마족. 넌 왜 히어로물을 좋아하냐?"
"재밌잖아. 그리고 약한 놈이 점점 성장해서 강한 놈을 꺽는다는 거 자체가 재밌잖아."
"아니. 너 최종보스잖아.너에게 덤벼드는 히어로가 많았을텐데?"
내 말을 듣고 그는 그 붉은 입술을 올리며 대답했다.
"내가 여태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d
방금 그건 지금껏 쌓아온 히어로들의 시체가 산과 강이 됬다고 해도 믿을 수 있는 최종보스의 미소다.
"무엇보다 히어로물의 매력은 대리만족이지. 내가 이길 수 없는 악을 영웅이 물리친다, 강력한 힘을 휘두른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걸 희생한다.
아아. 멋져라. 고결해라. 아름다워라. 완벽해. 아아. 좋아해요. 히어로. 하지만 나는 인간이라서 히어로가 아냐.
비현실 몰입과 자기 비하와 선망과 이상화가 적당히 버무려진 재미지."
"비꼬는거야?"
"아니. 난 진심으로 이야기 하고 있어. 이룰 수 없는 선망은 아름다운 법이잖아."
그는 자신의 은발을 손가락으로 꼬면서 계속 말을 이었다.
"힘을 가진 자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 법. 긍지 없는 힘엔 의미 없지."
"너의 긍지는 뭐야?"
"에로 =-=d"
"그 딴 긍지따위 버려. 개새야. =-=q"
너무해 ;ㄷ; 라는 표정을 짓는 아크셀의 얼굴에 책 모서리를 박아넣어줬다.
그러고보니 이 놈 아까 읽던 소설이 뭐지?
묻은 코피를 털어내고 표지를 읽으니 [사신의연주 님의 -인류의적히어로-]
"이거 재밌냐?"
"응. 재밌지. 그거 박사가 초인을 너무나 러브리모에해서 초인에 대해 더 알고싶어 하닥하닥 스토킹하다가 더 파워라는 초인의 등를 보게 되서 더 파워가 박사의 등짝을 봐버리고 박사가 너무나 열받아 더 파워 및 나머지 초인들을 역관광 시키기 위해서 열심히 레벨업을 하게 된다는 소설이야."
30분 정독 후
"아크셀?"
"...으응? 목소리에서 살기가 실리고 있어..."
"너 책표지는 어떤 색이 좋아? 선홍빛? 검붉은 빛? 분홍색도 환영이다."
"........그 색들. 뭔가 불길한 공통점이 있지 않아?"
"그럼. 다 너에게서 나온다는 거지."
"살려줘!"
"야 이자식아! 이게 아까 말했던 그 스토리랑 어디가 공통점이 있다는거냐! 그래. 비슷하긴 하지만 이 어둠컴컴이세상엔이상따윈고사했다네이상을위해짖어라스토리를 어떻게 왜곡하면 저런 발랄19금 스타일 스토리가
나오는거냐!"
뭐. 아까 코피 터트린 것도 있으니 혹 몇개만 머리에 장식으로 달아줬다. =3=
치료 마법으로 멍이랑 코피를 치료하는걸 보니 웃기다. 큭큭.
"그나저나 아크셀. 이 히어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놈이 누구야?"
"나는 히어로는 다 좋아한다고~"
"응? 정말?"
"그럼~히어로는 H+ero.나의 도의 상징....아니 농담이었어요. 책 내려놔주세요. 굽신굽신. 사실 그 초인 중에서 더 파워가 짱 좋아요."
"흐음. 왜?"
"난 원래 미인이랑 미친 놈을 좋아하거든(주: 이 놈은 달의 정령) 제대로가 붙으면 모에모에~고."
"역시 너다. 나는 박사가 좋아! 귀엽고 머리도 좋고 좀 불쌍하잖아."
"그런데 이름이 안 나오지...."
"....응. 완결은 다가오는데, 주인공인데, 이름이 없어."
"총, 칼 다 버리고 빠루만 휘둘려도 좋으니 이름 좀....."
"잠깐......그 이론 물리학자, 빠루 마스터가 박사보다 더 쎄지않아?"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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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원한관계가 깊어가는 작가 한분이 더 생기는 군요(사신의연주님께 굽신굽신)
뭔가 잡담 빙자 추천에 재미가 들려가는 파나엘입니다.
사실 +666 추천을 먼저 해볼려고 했는데 아크셀의 왜곡 실력이 날이 갈수록 느는 바람에 정신적 타격을 입었습니다 ㅡㅜ
그 놈이 지껄인 +666 왜곡 줄거리는...
[13번의 999명 하렘 건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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