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나오는 인물 중 두명의 대화 내용인데, 포로로 잡힌 엘프를 휘하 간부들의 성욕을 풀어줄 도구로 사용하게 허락한 지휘관과 그것을 반대하는 사람의 대화입니다.
ㅡㅡㅡㅡ
"사령관님!"
"아, 그래. 이번엔 무슨일인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유니우스에게 필리포스가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
"일부 간부들이 포로로 잡힌 엘프들을 빼내어 불미스러운 일을 벌이고 있단 사실을 확인 했습니다! 이게 도대체 언제부터...!"
"아, 난 또 뭐라고. 그게 어쨌다는 것인가?"
"알고 계셨습니까?"
깜짝 놀란 필리포스가 되물었다. 유니우스는 별것 아니라는듯 손을 내 저으며 말했다.
"공이 있는 대대장 몇이 건의했기에 들어준 것 뿐이네. 아군의 사기를 높이 는 데엔 좋은 방법중 하나지."
"포로를 이렇게 다루는 법이 어디있습니까!"
"글쎄, 법은 없겠지. 여인들과 전쟁을 벌이진 않잖나. 포로로 잡은 적군 중 여인이 있는 경우는 처음이지만 일반적으로 파르티아와 전쟁을 벌일 땐 점령한 도시의 여인들을 겁탈하는 등의 일이 벌어져도 묵인하는것이 상례일세. 그를 따른것 뿐이지."
"그것은 일부 군기가 엄하지 않은 곳에서만 벌어지는 일 아닙니까! 그게 어찌 이번 일과 관련이 있단 얘기입니까."
말을 듣던 유니우스가 필리포스를 노려보며 말했다.
"전부터 들던 생각인데 자네는 어째서 계속 적을 옹호하는 것인가? 평민들 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저들은 무기를 든 적이야! 승자의 권리를 조금 누리겠다는 것이 그리 잘못된 것인가?"
"그런짓을 하라고 있는 권리가 아니지않습니까!"
"그런 짓이라니!"
"... 죄송합니다."
"됐네. 그정도 실수로 자네를 핍박할만큼 옹졸한 사람은 아니네. 그러니 자네도 화를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생각 해 보게. 인간도 아닌 이종족 몇을 가지고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인가?"
"사람이라면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것입니다."
"내 말이 그것 아닌가. 저들이 인간인가? 엘프에게 무엇을 지키란 말인가?"
오기가 치솟은 유니우스가 꼬장 꼬장하게 말대꾸를 했고, 필리포스는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무엇이라 말 해야할지 고민하게 됐다.
"...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려면 다른 종족들에게도 배려가 필요 하다는 말입니다."
"자네는 매일 아침 식탁에 올라오는 돼지나 소에게도 그런 배려를 하고있나?"
유니우스의 물음에 필리포스가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되물었다.
"갑자기 그런 얘기를 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돼지나 소를 잡아먹듯이 엘프란 종족을 조금 이용하는것 뿐이네. 아니, 난 고문하거나 살해를 한 것도 아니니 그보다 훨씬 좋은 대우를 해 주고있지. 더 할말 있나?"
"..."
"없다면 그만 돌아가도록 하게. 그리고 자네의 만물을 사랑하는 그 마음은 잘 알겠네. 엘프 포로들의 처우를 개선해 보도록 하겠네. 됐나?"
ㅡㅡㅡ
원래 필리포스가 반박하여 끌려갔던 엘프들을 되찾아오는 쪽으로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제 생각으론 유니우스에게 반박할 만한 말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데, 어떻게 해야 납득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지성이 있는 생명체 운운 하기엔 동물도 고통을 느끼지 않냐,
라는 식의 쓸모없는 논쟁으로 번질 것 같고, 중세의 가치관으로는
인간도 버려지는 판에 엘프를 옹호하기가 힘이 듭니다.
일단 글은 되는대로 계속 쓰겠지만, 좋은 의견 있으시면 저좀 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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