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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무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감정을 작품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8.10 12:15
최근연재일 :
2017.01.22 04:57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1,597
추천수 :
80
글자수 :
93,027

작성
16.12.14 20:36
조회
333
추천
2
글자
8쪽

대사남

DUMMY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날.

눈을 뜨자마자 아침 뉴스를 확인하던 최용호는 깜짝 놀랐다.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최용호의 기사는 본 H 일보 신문만 아니라 대부분의 인터넷 뉴스에 모두 올려져 있는 것이었다.

TV 뉴스에서도 최용호 기자의 원고 내용을 인용보도하였다.

심지어 M 방송사도 이태조에 대하여 우호적으로 보도하였다.


"이태조 선생님은 대한민국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한국인입니다.

대한민국 유일의 자원봉사단체 한사대의 창립자로 그동안 소리 없이 봉사해온 그는 노동자 어부 농민 등 주로 서민층을 위하여 봉사활동을 해온 그는 전국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에게는 이태조 선생님이라고 불리며 훌륭한 분이라고 칭송이 자자합니다. 최용호 기자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황철순 보도국장이 직접 화면에 나와서 시사정담을 나누었다.

그의 표정이나 내용은 며칠전의 그가 아니었다.

김혜숙 대통령 후보에 대한 반대적 입장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이태조에 대한 평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우리 시대의 가장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한국인이란 표현을 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특히 '대사남'이라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개설되어 SNS를 통하여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태조 씨에 대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접속이 폭주하며 전 대한민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최용호는 H 일보 편집국장에게 전화하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제 기사가 각 신문에 다 실리다니요?"


편집국장이 대답하기도 전에 튀어 나온 최용호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아아, 최 기자, 진정해! 자네의 원고기사는 너무나 아까워 우리 H 일보에만 실리기에는 너무 아까워 각신문사에 공유하기로 결정해서 연합통신에 흘려보냈지. 전국민 모두가 읽어야 할 기사인데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시기적으로 촉박해서 부득이 자네의 허락 없이 내가 결정했네. 오해하지 말게 대한민국의 장래가 달린 일이야, 빨리 출근부터 하라고! 할 일이 많아"


최용호는 화가 났다.

삼일동안 고생해서 작성한 기사를 모든 신문사와 공유하다니?

이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공식 기자회견도 각각 다르게 편집하건만, 주요 일간지가 모두 똑같은 기사를 싣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뭔가 배반당하는 것 같은 불안감이 솟아 올랐다.

뉴스에 나온 최용호에 대한 기사나 한사대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대사남’이라는 말은 처음 듣는 말이었다.

즉시 컴퓨터 검색 창에 '대사남' 을 입력하였다.




대사남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남자


그리고 첫 화면에 시 한수가 올라 와 있었다.


음(陰)삼월 초순,

꼭두새벽 잔 서리 달빛 속

기와지붕 용마루에

장닭이 빨강 벼슬 높이고 긴 목 세워

홰를 치며 목청껏 이른 아침을 깨친다.


밤새운 산통(産痛), 그 시각

전생의 가피(加被)입어

긴 첫 울음 화답(和答)하며

사람 인연되어 이 세상을 마주한다.


10대 이전은 혈연, 지연으로 본성(本性)을 알고

10대는 천진(天眞)한 학연에서 혈기(血氣)를 알고

20대는 각양각색(各樣各色)의 인연에서 자아(自我)를 알고

30대는 변화무상(變化無常)한 사회에서 인생(人生)을 알고

40대는 여실(如實)한 세상사에서 자연(自然)을 좀 알게 된다.


이제 반평생을 훌쩍 넘긴 50대 중반에서

또 인연을 기다린다.

진정 내 일을 하고 싶다.

그간 그렇게 바라고 원하며 버텨 왔던

내가 해야 할 그 일을 하고 싶다.


전생의 가피로

누군가의 인연으로

이제 하늘이 사명(使命)으로 준 내 길을 가고 싶다.

이 세상에서 살다 가는 그 날

내 이름만이라도 만인(萬人)의 가슴에 남기고 싶다.



이태조의 사진과 함께 올린 글도 있었다.

많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도대체 언제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글과 사진이 올라왔는지 실로 인터넷의 위력은 대단하였다.

조기 축구 시합에서 선수들과 나란히 찍은 기념사진, 시장통에서 쭈그리고 앉아 장사하는 아줌마들과 이야기하는 모습, 수건을 두르고 모자를 쓰고 농부들하고 들판에서 일하다 말고 막걸리를 들이켜는 모습, 인천의 공장에서 파란색의 작업복을 입고 함께 일하는 모습, 뱃전에서 어부들과 함께 그물을 걷어 올리는 사진, 단상에서 자연보호와 재활용에 대해 강연하는 모습, 서해안에서 원유 유출 사고 해안에서 열심히 복구 작업하는 모습, 어린이 재활원에서 정애인들을 어깨에 태우고 즐겁게 노는 모습, 노인들에게 정중하게 손잡고 인사하는 장면 등 모두 이태조의 인간다운 면모를 충분히 말해주고도 남는 사진들이다.


최용호는 올려져 있는 게시판 글들의 제목을 읽어 보았다.


이태조 씨 덕분에 제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자연보호운동가 이태조.

이태조는 노동자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다.

이 시대의 숨은 애국자요 진정한 시인이다.

나는 이태조 씨와 함께 서산 앞바다에서 봉사활동을 하였다.

그는 순수하며 이상을 꿈꾸는 한국인이다.

나도 태조 형을 잘 안다. 함께 축구 경기를 하였다.

태조 아저씨는 좋은 사람이다.

농부와 어부들과 함께 고생하며 아픔을 나누는 사람이다···.

이태조는 이시대의 살아 있는 영웅이다.


온통 이태조에 관한 글들이 올라와 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지금까지 보도되는 내용과는 아주 다른 내용이 올라와 있고 그 글에 대한 댓글만도 수백이 넘고 조회 수도 구백만이 넘었다.

그에 대한 찬사와 이야기 내용이 줄줄이 올라와 있고 이태조와 김혜숙의 결혼 준비위원회까지 결성되어 성사를 시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김혜숙 후보에 대한 의견도 많았다.

한 여자는 까짓 대통령직이 문제인가 나라면 포기하고라도 사랑을 택하겠다고 글을 올렸고 많은 추천이 올려 있었다.

대통령의 남편감으로 훌륭한 사람이다.

우리 모두 김혜숙 후보를 밀어 이태조 선생의 대통령의 남편으로 추대하자.

거기에는 엄청난 댓글과 찬성 추천 그리고 반대까지도 걸렸다.


*


오전 10시,

서울시 대통령 선거 투표장에 기자들이 진을 치고 서성거리고 있다.

검은 승용차 한 대가 들어서자 기자들이 우르르 달려갔다.

김혜숙 후보가 직접 투표장에 나타난 것이다.

차문이 열리고 김 후보가 만면에 웃음을 띠고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투표장에 나왔던 시민들의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어서 또 한 사람이 승용차에서 내렸다. 검은색 정장에 가느다란 넥타이를 매고 약간의 희끗희끗한 곱슬머리에 남자였다.

바로 이태조였다.

김혜숙과 이태조는 나란히 손을 잡고 투표장을 향하고 기자들은 정신없이 사진을 찍으며 질문을 퍼부었다.


"이태조 씨와 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이태조 씨는 어떻게 만났습니까?"


"연인 사이라는 소문은 인정하세요?"


"두 분 결혼하실 예정입니까?"


김 후보는 투표장에 들어서기 전에 이태조와 함께 나란히 기자단들과 민중들을 향하여 섰다.


"저 김혜숙은 대한민국의 여자입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여자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남자를 사랑합니다.

이번 대통령의 당락과 관계없이 저 김혜숙은 여전히 영원히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과 꿈을 위하여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주위에 모여 있던 군중들이 요란한 환호를 울리며 박수를 쳤다

이 장면은 즉시 방송사에 중계되고 인터넷을 타고 급속도로 전국에 퍼지기 시작하였다.


대한민국은 대통령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하였다.

투표장으로 향한 행진이 이어졌다.

산업근로자 노동자 어부 농민 시장통의 아줌마들도 보따리를 내팽개치고 투표장을 달려갔다.

서울 시내의 노숙자들도 모두가 고향으로 집으로 되돌아갔다. 바로 투표하기 위해서였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터넷 카페를 통하여 전국적으로 투표하자는 열기가 일었다.

여성클럽과 모임은 모두 ‘김혜숙 후보를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외치고, 대한민국 국민은 ‘이태조를 청와대로 보내자!’

‘이태조를 대통령의 남자로 만들자!’라는 구호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대사남' 열기로 한반도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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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 (끝) +1 17.01.22 313 1 7쪽
21 황철순의 비밀 17.01.19 317 1 10쪽
20 세기의 결혼식 17.01.16 317 3 8쪽
19 취임식 +1 17.01.11 285 2 9쪽
» 대사남 16.12.14 334 2 8쪽
17 한사대 +1 16.11.12 628 2 10쪽
16 최용호의 취재 16.10.17 343 2 12쪽
15 기자회견 16.10.12 337 5 10쪽
14 고사범 +1 16.10.09 342 5 8쪽
13 사자성어 게임 16.10.02 511 3 12쪽
12 동구몽 대사 16.09.27 454 3 9쪽
11 두 번째 도피 16.09.25 406 3 11쪽
10 특종 폭로 사건 16.09.23 339 4 11쪽
9 콩나물 국밥 16.09.21 655 3 12쪽
8 만남의 밤 +3 16.09.18 447 3 10쪽
7 제보자 16.09.15 453 4 9쪽
6 노교수의 강의 16.09.11 432 3 11쪽
5 목포항 16.09.10 554 1 10쪽
4 대통령 후보 추대식 +1 16.09.09 706 4 10쪽
3 한강 +1 16.09.06 962 5 11쪽
2 방문자 +1 16.09.04 1,189 12 9쪽
1 프롤로그 +4 16.09.04 1,274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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