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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무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감정을 작품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8.10 12:15
최근연재일 :
2017.01.22 04:57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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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04
추천수 :
80
글자수 :
93,027

작성
16.09.18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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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만남의 밤

DUMMY

서울 호텔 대 연회실


김혜숙 대통령 후보의 후원 만찬회가 있는 날이다.

세계 각국의 재외동포 한인회 대표의 주체로 세계 여러 나라의 대사들을 초청하여 여 김혜숙 후보의 연설이 있을 예정이다.

실내는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동그란 테이블에는 정장 차림의 신사 숙녀들이 앉아 있다. 모두 세계 각 지역의 한인들을 대표하는 기관이나 단체의 인사들이었고 외국인들의 모습도 간간히 보였다. 외국인들은 주로 각 나라의 대사와 외교관들이다.


여러 명의 초청 인사들의 찬조 연설이 있고 난 뒤에 김혜숙 대표가 단상에 올라섰다.

여기저기에서 환호성의 소리가 났다.


"김혜숙! 대통령!"


누군가가 큰소리로 외쳤다. 사람들이 웃음소리와 함께 우렁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

김혜숙 후보는 그쪽을 향하여 미소로 답하고 단상에 섰다.

푸른빛이 나는 정장에 같은 색의 바지를 입은 그녀는 하얀 블라우스를 안에 받쳐 입고 블라우스의 하얀 깃을 밖으로 내어 얼굴을 화사하게 받쳐 주고 우윳빛 목에는 디자인이 단순한 금목걸이가 반원을 그리며 아름답게 걸려 있다.


"세계 각국에서 먼 길 오신 동포 여러분! 환영합니다. 그리고 초청에 응해주신 세계 각국의 외교사절 여러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세계로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동포 여러분들의 의지와 땀으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의 세계적인 입지가 그 위상을 떨치고 있습니다···."


김 후보의 연설은 짧았지만 여러 번의 박수와 환호 소리에 중단되었다. 단상 옆에는 대형스크린에 김 대표의 연설 내용이 영어로 동시 통역되어 자막으로 보여 주었다.

연설을 마친 그녀는 손을 흔들며 단상을 내려와 가 테이블을 돌며 일일이 악수하고 간단한 환담을 나누며 연회석을 한 바퀴 돌았다.

김 후보가 한가운데 좌석에 앉아 있고 옆에는 당대표 그리고 비서진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폈다. 줄리아 신을 찾았다.

연회장의 한쪽 구석에 주방으로 드나드는 문 앞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 있던 줄리아 신이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김 후보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줄리아 신의 바로 옆에는 한 사나이가 앉아 연회장을 사람들을 일일이 주시하며 살펴보고 있다.

그의 옷차림은 회의장의 사람들과는 좀 달라 보였다. 모두 고급 신사복에 화려한 넥타이와 반짝거리는 금빛 커프의 말쑥한 차림에 비하여 그는 무광택의 양복에 가느다란 넥타이를 매고 있어 어쩐지 다른 사람들에 비해 고리타분하고 초라해 보이면서도 어쩐지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반 곱슬머리에 은색 테의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의 앉아 있는 자세는 의연했다. 결코, 주위의 분위기에 눌려 있지 않고 꼿꼿한 자세로 당당하게 앉아 있었다.

김혜숙 후보는 주위의 양해를 구한 다음 조용히 일어나 줄리아 신이 앉아 있는 테이블 쪽으로 왔다.

몇몇 초청 인사들이 김 후보의 움직임에 눈길을 주었으나 이내 그들의 대화에 열중하였다.

줄리아 신의 앞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은 김 후보가 다가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김 후보님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반갑습니다. 이태조입니다."


김 후보는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며 물었다.


"이태조 씨, 우리가 언제 만난 적이 있습니까?"


"오래전의 일이고 짧은 순간이었으므로 기억나시지 않을 것입니다만 10년 전 전주 새 나라당 중앙 전당 대회에 오셨을 때 한번 뵈었습니다."


"아 그래요 그럼 우리는 구면이군요."


김혜숙 후보는 그의 얼굴이 눈에 익다고 생각하였는데 그것은 십 년 전에 만난 것이 이유가 아니였다. 그동안 수천 명의 사람을 만났는데 단 한 번 본 사람을 기억할 수는 없다.

그의 얼굴은 바로 며칠 전 큰아버지가 주신 갈색 봉투 속의 사진 속에 있는 바로 그 사람이었다.


그제야 김혜숙은 그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천만에요 제가 영광입니다. 항상 뵙고 싶었습니다."


"혹시 제 큰아버님이신 김석우 교수님과는 잘 아는 사이입니까?"


" 김석우 교수님! 제가 존경하는 분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친분이나 관계는 없습니다."


"현재 어업에 종사하신다고 들었는데···."


"어업이라기보다는 고기잡이배를 탔을 뿐입니다. 지금은 목포 항만에서 하역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이때 미군 군복을 입은 장교가 김혜숙 후보에게 다가왔다.


"킴, 오늘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이만 실례하겠소."


"제네랄 써먼,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의 정복 가슴에는 휘황찬란한 휘장과 훈장들이 가지런히 장식되어 있다.

제네랄 제임스 써먼 주한 미국 사령관이다.

김 후보는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하며 유창한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줄리아 신과 이태조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연설 아주 환상적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참석해주셔서 영광입니다."


김 후보는 줄리아 신과 이태조를 그에게 소개하였다.


"줄리아 신, 당신도 하버드대 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숨인 인재들이 아주 많아요."


그는 이태조와 가볍게 악수를 하였다.


"반갑습니다. 미스터 리."


"네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 병장 이태조입니다."

(Republic Of Korea Army Reserve Sergeant Lee)


그의 영어로 화답하였다.

영어 발음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의 발음은 또박하고 정확하였다.

모두 얼굴에 웃음을 지었다.

제임스 써먼 사령관이 돌아가자 줄리안 신이 이 대표에게 눈짓으로 주의를 시켰다.

줄리아 신이 가리키는 쪽에 카메라맨을 대동하고 마이크를 손에 쥔 황철순 실장이 나타났다. 그는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았다.


"일이 번거롭게 되겠어요. 저들을 만나면 시끄러워질 텐데 어떻게 하지요?"


이들이 구석에 있어서 아직 황철순은 김 후보 일행을 발견하지 못했다.

김 후보가 이태조의 손을 잡아끌었다.


"이쪽으로···. 줄리아 저들을 다른 데로 따돌리도록 해봐요."


김 후보와 이태조는 연회장에 연결된 문을 열고 그 안으로 사라졌다.

주방으로 통하는 문이었다.

이와 동시에 연회장에 최용호가 들어섰다.

의문의 남자가 제보 해 준 곳은 바로 이곳이었다. 이제 김혜숙 대통령 후보와 만나는 남자가 누군지 밝혀 낼 것이다.


주방을 통하여 복도를 지나 문을 열고 나오니 호텔의 수화물과 식품 재료를 받는 곳으로 뒷골목과 연결된 곳으로 트럭과 몇 대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밝은 앞쪽 큰길과는 달리 어둡고 한산하였다.

김혜숙 후보와 이태조는 막상 기자들을 피하여 밖으로 나왔지만, 특별히 갈만한 곳이 있는 것이 아니다. 끈질기게 질문하는 기자들을 잠시 피하고자 한 것이다.

이태조가 말했다


"이길 모퉁이를 돌아가면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있는데 커피 한잔 어떻습니까?"


김 후보는 잠시 망설였다. 지금 호텔 안에는 본인 때문에 온 손님들이 있다. 그들을 두고 주인공이 사라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한 김 후보의 입장을 알아챈 듯 이태조가 웃으며 말했다.


"잠시 자리를 피하는 것뿐입니다. 커피 한잔 마시고 다시 이 문으로 돌아가면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김 후보는 결정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마침 바깥바람 좀 쐬고 싶었어요."


둘은 골목길을 걸어 큰길로 나갔다.

초저녁 시간이라 스타벅스 커피숍은 한가하였다.

연인인 듯한 커플과 여대생들의 한 그룹만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고 랩톱 컴퓨터에 열중하고 있는 남자도 있고 혼자 있는 사람들은 손바닥에 핸드폰을 올려놓고 열중하느라 아무도 커피숍에 들어선 두 중년 남녀를 의식하지 않았다.

커피를 받아 들고 한쪽 구석에 자리 잡았다.

요란하게 수다를 나누던 여대생그룹이 조용해졌다. 그중 한 여자가 둘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여자 친구에게 뭐라고 속삭였다.

김 후보와 닮은 여자라고 할 것이다. 설마 대통령 후보가 이 시간 시내의 한 커피숍에서 어떤 남자와 한가하게 커피를 마시러 나오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 후보가 커피 컵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아 스타벅스 커피! 이게 도대체 얼마 만인가?. 미국 유학 시절 학교 도서관 옆에 스타벅스가 있었어요. "그때 매일 마시던 커피였는데 한국에 와서는 한 번도 마셔 본 적이 없네요."


그녀는 마치 젊은 대학생으로 돌아간 것처럼 기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로 돌아오자마자 국회의원이 되고 당 대표자를 지내고 대통령 후보에 나섰으니 이런 스타벅스 커피샾에 한가하게 앉아 있을 기회가 없었다.

이때 아까부터 유심히 바라보던 여학생 중 하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게 다가왔다.


김혜숙 후보와 이태조는 그 학생이 김 후보를 알아 본 것으로 여겼다.

그들의 테이블 앞에 온 여학생은 김 후보가 아닌 이태조를 보며 인사했다.



"이태조 선생님 안녕하세요?"

"에 안녕하세요? 그런데 누구시지요? 미안하지만 제가 기억이 안 나는데···."


"물론 저를 모르실 거예요. 오래전 이 선생님의 문화강연을 들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자연환경운동에 대해 강의를 하셔서 감명 깊게 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여기서 만나 뵙게 되다니 영광이네요."


" 아 그랬어요?"


이태조는 그 학생에게 악수를 청해 나누었다.


"그리고 앞에 계신 분은 누구랑 많이 닮았네요."


그리고 다시 인사를 하고 친구들이 있는 쪽으로 돌아갔다.

김혜숙 후보와 이태조는 서로의 얼굴을 한참 마주 보다가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이 선생님이 저보다 더 유명하신가 봐요."


김 후보의 하얀 이가 가지런히 보이며 까르르 웃었다.


"한동안 환경보호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습니다. "


이때 길 건너편에 황철순이 카메라맨과 함께 나타났다. 김 후보를 찾아 나온 것이다.


"저기 김 후보님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군요. 이쪽으로 올 것 같은데요."


김 후보를 본 모양으로 커피숍을 향하여 허겁지겁 길을 건너온다.


"어떡하지요? 돌아갈 수도 없고···."


"일단 뒷문으로 나갑시다."


이태조는 김 후보의 손을 덥석 잡고 일어섰다.

이태조는 이 지역의 지리를 잘 아는 듯 김 후보를 끌고 뒷문으로 나가 골목길을 따라 뛰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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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 (끝) +1 17.01.22 315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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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최용호의 취재 16.10.17 343 2 12쪽
15 기자회견 16.10.12 337 5 10쪽
14 고사범 +1 16.10.09 342 5 8쪽
13 사자성어 게임 16.10.02 511 3 12쪽
12 동구몽 대사 16.09.27 455 3 9쪽
11 두 번째 도피 16.09.25 406 3 11쪽
10 특종 폭로 사건 16.09.23 340 4 11쪽
9 콩나물 국밥 16.09.21 655 3 12쪽
» 만남의 밤 +3 16.09.18 449 3 10쪽
7 제보자 16.09.15 453 4 9쪽
6 노교수의 강의 16.09.11 432 3 11쪽
5 목포항 16.09.10 554 1 10쪽
4 대통령 후보 추대식 +1 16.09.09 706 4 10쪽
3 한강 +1 16.09.06 962 5 11쪽
2 방문자 +1 16.09.04 1,189 12 9쪽
1 프롤로그 +4 16.09.04 1,274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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