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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무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감정을 작품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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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8.10 12:15
최근연재일 :
2017.01.22 04:57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1,605
추천수 :
80
글자수 :
93,027

작성
16.09.04 13:07
조회
1,189
추천
12
글자
9쪽

방문자

DUMMY

2011년 여름, 서울 ,


뜨거웠던 한낮의 열기는 밤이 깊어도 식을 줄 모르고 휘황찬란한 불빛의 도시 서울의 밤을 불가마속으로 몰아 넣었다.


서울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 주택가의 길은 듬듬이 서 있는 가로등만이 희미하게 비추어 주고 그 길을 따라 승용차들이 나란히 주차해 있을 뿐, 이렇게 늦은 시간에는 사람의 통행이 거의 없는 고요한 밤이다,


유난히 눈에 띄게 고풍스러워 보이는 붉은 벽돌 양옥집이 큰길 쪽을 향하여 우뚝 서 있고 그 붉은 벽돌집의 2층 창문에는 환한 불빛이 비치고 있다.

그 창문에는 실루엣처럼 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그림자는 큰길로 뻗어있는 주택가 사이의 길로 서울의 밤을 내려다보며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 서울시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때 검은 그림자 하나가 주택가 사이에 나타났다. 검은 그림자는 천천히 또박또박 반듯한 걸음으로 큰길을 향하여 걸어가고 있다.

붉은 벽돌집 2층 창문에 비치는 사람은 고개를 돌려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림자를 주시하였다.

그림자 사나이가 문득 가로등 아래 멈추어 섰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았다.

마치 벽돌집 이 층 창문의 사람이 자기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잠시 응시하였다.

이윽고 그는 큰길 모퉁이를 돌아 건물 사이 불빛 속으로 사라졌다

창문의 그림자는 사나이가 보이지 않는데도 오랫동안 그곳에 서 있었다.

밤하늘은 잿빛으로 반사되어 은색의 불빛이 촘촘하게 박힌 서울의 빌딩들을 감싸고 있다.

창가의 그림자는 마치 굳어버린 석고상처럼 서 있는 그림자는 오랫동안 서울의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대로 날이 밝는 새벽이 될 때까지 서 있기라도 할 것 같은 그 사람은 천천히 몸을 돌려 안으로 사라지고 텅 빈 불빛만 창가에 남았다.

창가에서 돌아와 서재의 책상에 앉았다. 책상 뒤에는 참나무로 만들어진 대형 책장이 서 있고 책장은 책들로 빈틈없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불빛에 모습을 드러낸 그 사람은 머리가 하얀 노인이었다. 금테의 안경을 걸친 얼굴에서 근엄함을 풍기는 학자 타입의 노인이었다.

그는 한국 대학에서 50여 년을 교수로 재임하고 이제는 은퇴한 노교수 김석우.



55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여 당선이 유력하였다가 의문의 괴한에게 총격을 당해 살해 되었던 김한구 박사의 큰아들이 바로 김석우 교수다.

김한구 박사의 작은 아들인 김석한 씨는 외교관 출신으로 외교부 장관 시절 동남아 순방 때 폭탄테러로 순직하였다.

폭탄테러의 배후는 북한의 공작원으로 밝혀졌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석연치 않은 의문점이 남아 있다.

김석한 씨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는 국민연대가 결성되고 나서 바로 폭탄 테러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2012년 지금, 새 나라 당을 대표하여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고 있는 김혜숙 씨는 김석한 씨의 딸이고 김석우 노교수는 김혜숙 후보의 큰아버지이다.

할아버지 김한구 그리고 아버지 김석한에 이어 3대에 걸쳐 대통령에 출마한 것이다.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후보 김혜숙의 큰아버지인 김석우 교수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학문연구와 교육에만 평생을 바쳐온 학자로 대한민국 국민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오랫동안 창밖을 응시하던 김석우 교수는 창가에서 돌아와 서재의 책상에 앉았다. 무엇인가 심각하게 고민하는 표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골목길로 사라진 사나이를 생각하고 있다.

그는 맞은편 책상에 놓여 있는 한 장의 종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방금 다녀간 사나이가 놓고 간 한 장의 종이다.

그 하얀색의 종이 위에는 단 세 글자만 적혀 있었다.

초저녁에 불시의 방문을 한 그 사나이는 무려 3시간 동안을 머물러 있었다.

그가 한 이야기들을 처음부터 곰곰이 되새겨 보았다.

과연 그의 이야기가 가능한 일인가?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인가?

믿을 수 있는가?

도대체 저 사나이는 누구인가?

정체는 무엇이고 본심은 과연 무엇일까?

그가 한 말들은 논리정연하고 지금의 정세를 정확하게 보고 있으며 이론적으로 반박의 여지가 없는 현실적인 타당성 있는 이론이다.

그보다 그의 눈에 확고한 의지와 결의가 차 있었다.


김석우 노교수는 고민에 잠겼다.

내가 나이가 90이 다 되도록 살아왔고 수많은 제자를 키우고 살아왔지만 그처럼 강한 인상을 주는 사람은 이제껏 본적이 없었다.

죽기 전에 내 나라 내 조국을 위하여 마지막으로 할 일이 이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 벽 쪽으로 갔다.

거기엔 김한구 박사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아버님!’


그는 나직이 불렀다.

김한구 박사가 대통령에 출마했을 때의 사진으로 여유 있게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서 선거 유세중 암살당했으니 그 사진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다.


‘아버지 당신의 꿈을 당신의 손녀딸이 이루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상황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승부의 돌을 던져야 할 순간인데 결정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

아버님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그는 다시 걸음을 옮겨 그 옆에 사진을 바라봤다.

거기에는 김한석 박사의 사진이었다. 폭탄테러로 죽기 얼마 전 외교통상부 장관 때의 사진이었다.


‘여보게 아우님, 잘 있었는가?

아우님의 딸이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고 하네. 아우는 혜숙이가 평범한 여자로서 가정을 꾸미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했지만 50이 넘도록 독신으로 살고 있어 가슴 아프겠지. 그러나 피는 속일 수 없었나 보구려.

지금 새 나라 당의 대표로 대통령에 출마하여 지금 당선이 거의 확실해지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해서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네.

아우님이 살아 있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가?

말 좀 해 보시게 아우님!’


거실의 tv에서 뉴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노교수는 리모컨을 들어 볼륨을 높였다.


[...검찰은 김혜숙 대통령 후보의 동생인 김동선 씨에 대한 비리 수사 결과로 검찰에 소환되었습니다.]


클릭! 채널이 바뀌었다.


[김동선 씨의 뇌물 혐의 수사 .]


클릭!

[또한, 고위층과의 관계를 빌미로 부동산 투기혐의]


클릭!

김동선 씨의 세금포탈 혐의]


클릭!

[미국의 전투기 수입 계약에 김동선씨가 전적으로 개입되어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되어 수사를 받고 있는... 국방부에 압력을 가한 혐의로···. 군 회사와의 접촉과 비리를...]


돌리는 채널마다 모두 똑같은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이것이 현 정권을 가진 자들의 위력이다.

언론과 방송사들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힘과 권력이 있는 것이다.


클릭!

[현재 대통령 출마자들의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때 40%까지 국민의 지지를 받아 당선이 확실시되던 김혜숙 후보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지지율 30%로 곤두박질쳤습니다.

한편 30%에 머물던 정민당의 후보는35%로 급상승되어 상황은 역전되었습니다. 한편 가장 늦게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대선 경쟁에 뛰어든 신재야 세력의 후보는 새바람을 일으키며 두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그는 tv를 끄고 큰 걸음으로 벽 쪽에 걸린 사진 앞으로 성큼성큼 갔다.

마치 중대한 결정을 내리기라도 한 것처럼···.


“아버님! 아버님의 유업을 혜숙이가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보살펴 주십시오.”


“그리고 아우님! 아우님의 뜻대로 혜숙이에게 행복한 가정을 갖도록 하겠네. 부디 도와주시게나”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대한민국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그는 다시 서재의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책상 위에 있는 하얀 종이를 집어 들고 다이얼을 돌렸다.

수화기에 대고 그는 나지막이 말했다.


"심 국장인가? 날세!"


"그래그래, 건강하네."


"다름 아니라 부탁이 하나 있는데 극비로 진행해 줄 수 있겠나 ?"


"오직 자네와 나만 알고 있어야 하네."


"아주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네."


"이 사람에 대한 신상 조사를 해주시게 그래 아주 철저하게 말이네."


"가족 친구 직장 일가친척까지 아주 세밀하게..."


"그래."


"아니 내 사적인 문제라네."


"부탁하네."


"1957년 전주 출생이고 이름은...]


심석우 교수는 종이에 적혀 있는 이름 세 글자를 찬찬히 또박또박 읽었다.


"이. 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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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한사대 +1 16.11.12 628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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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기자회견 16.10.12 337 5 10쪽
14 고사범 +1 16.10.09 342 5 8쪽
13 사자성어 게임 16.10.02 511 3 12쪽
12 동구몽 대사 16.09.27 455 3 9쪽
11 두 번째 도피 16.09.25 406 3 11쪽
10 특종 폭로 사건 16.09.23 340 4 11쪽
9 콩나물 국밥 16.09.21 655 3 12쪽
8 만남의 밤 +3 16.09.18 449 3 10쪽
7 제보자 16.09.15 453 4 9쪽
6 노교수의 강의 16.09.11 432 3 11쪽
5 목포항 16.09.10 554 1 10쪽
4 대통령 후보 추대식 +1 16.09.09 706 4 10쪽
3 한강 +1 16.09.06 962 5 11쪽
» 방문자 +1 16.09.04 1,190 12 9쪽
1 프롤로그 +4 16.09.04 1,274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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