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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의무는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감정을 작품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8.10 12:15
최근연재일 :
2017.01.22 04:57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1,634
추천수 :
80
글자수 :
93,027

작성
16.09.15 00:07
조회
454
추천
4
글자
9쪽

제보자

DUMMY

M 방송사는 아주 노골적으로 김동선 씨의 비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하였다.

7시 저녁뉴스 시간에는 황철순 보도부장이 직접 나서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국회의원을 초청하여 진행하는 대담회를 생생하게 보여 주었다.

물론 모두 여당 측 인사와 극우파들로만 구성되어 김동선 씨의 군수물자 계약과 세금 포탈 혐의 그리고 징집면제 기록까지 샅샅이 악랄하게 파헤쳤다.

그들의 목표는 김혜숙 대통령 후보의 추락을 노리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대다수 선량한 국민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

김혜숙 후보에 대한 신뢰에 커다란 실망을 하게 된다.

바로 여론조사에 의한 김 후보에 대한 지지도의 하락이 바로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때 40%까지 올랐던 지지율이 지금은 25% 선이다.

상대적으로 정민 당의 후보는 35%를 넘어섰다. 그 뒤를 신재야 출신 후보가 30%를 유지하며 급상승하고 있고 국민노동당의 민주 선진당 통일민주당 대표가 각각 5% 선의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


H일보 편집국 사무실


최용호는 컴퓨터 스크린에 김혜숙 대통령 후보의 사진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그녀가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그녀와 가까워지고 대화 몇 마디라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급스럽고 아늑한 레스토랑에서 그녀와 함께 저녁을 먹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녀의 활짝 웃는 모습이 보고 싶다.

현재 상황으로는 불리한 선거 판도를 뒤집기에는 어려웠다.

그녀를 위한 기사를 작성하기 위하여 며칠째 고심하고 있지만 한 줄의 칼럼도 쓸 수 없었다.

그때 양복 안주머니에서 가벼운 진동이 울렸다.

핸드폰에 찍힌 전화번호를 확인했다 모르는 전화번호였다.


“네 최용홉니다.”


-아 최용호 기자님이십니까?


생소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네 H 일보 기자 최용홉니다.”


-저는 최용호 기자의 팬입니다. 20년 전 한 신문에서 김혜숙 의원에 대한 칼럼을 읽었을 때부터 최 기자 님을 좋아했습니다.


20년 전이라 무슨 칼럼이었는지 기억할 수 없었다.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그런데 누구이십니까?”


-누구라고 이름을 밝혀도 모르실 것입니다. 또 누구라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일입니다. 다만 최용호 기자님과 같이 김혜숙 후보가 대통령이 당선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입니다.


"내가 어떻게 김혜숙 후보를 후원한다고 감히 단적으로 말 할 수 있습니까?”


-그동안의 최 기자 님이 쓰신 사설과 칼럼을 읽은 사람이면 어린애도 알 수 있는 사실이지요.


사실 그렇다. 기자의 관점에서 사실대로 작성한다. 하지만 은연중에 그런 뜻을 비친 것은 최용호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는 일이다.


”전화하신 용건은 무엇입니까?”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로 최 기자 님의 손끝에 달려 있습니다.


전화를 건 사나이는 수초의 시간을 두고 있다가 말을 꺼냈다.


“무슨 뜻입니까?”


-이번 대통령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 최용호 기자이십니다.


“그래요? 그럼 제가 대통령에 출마할까요? 대관절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것입니까?”


-먼저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진정으로 김혜숙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라십니까?


최용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기자의 신분으로 그러한 말을 내뱉기는 위험스런 일이다.


-남자대 남자로 최용호 님의 목소리로 직접 듣고 싶은 것뿐입니다.


그렇다고 대답하기에는 내키지 않았으나 김혜숙 후보에 대한 정보일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 궁금증이 생겼다.


“그렇소. 김혜숙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오. 이제 됐소?”


-아, 감사합니다.


“이제 용건을 말씀하시지요."


전화를 건 사나이는 수초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가 나직하게 속삭이듯 말하였다.


-김혜숙 후보에게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네에~? 뭐라고요?"


최용호는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올라갔다.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은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한결 목소리를 낮추어 되물었다.


“남자라니요? 무슨 의미의 남자를 뜻하는 겁니까?”


-사랑하는 남자를 말합니다. 아마도 결혼까지 가능한 남자를 의미합니다.


최용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평생 독신으로 살 김혜숙 여사이다. 대한민국에는 감히 그녀를 넘볼 남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온 최용호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이요. 절대적인 증거가 있으면 몰라도···.”


-확실한 사실입니다. 다만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을 뿐이요.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그렇다면 김혜숙 후보에게 도움 될 일은 아닌듯한데···.”


-그래서 최용호 기자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만약 이 정보가 M 방송의 황 실장에게 먼저 가게 되면 아주 큰 낭패지요. 그래서 최 기자 님께서 먼저 손을 써 주셔야 합니다.


“황 실장도 아십니까?”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다 알지요. 당신과는 대학 동기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는 철저한 여당 편으로 이 정보가 그에게 흘러들어 가면 김혜숙 후보를 사정없이 깎아내리고 난도질할 것이라는 것은 최 기자 님도 잘 아실 것입니다.


최용호는 전화 속의 이 사나이가 누굴까 궁금해졌다.

아무도 모르는 남자관계를 알고 있다면 김혜숙후보의 최측근일 거라는 추측만 가능할 뿐 도무지 누구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문득 허위제보나 거짓 제보일 거라는 의심이 들었다.

웬만한 소식은 누구보다도 빠르게 접한다. 김혜숙 대통령 후보에게 남자가 있다면 최용호 자신이 더 먼저 알게 되었을 일이다.

그럴 리가 없다. 김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기자들에게 노출되어 있고 그녀의 활동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만일에 남자가 있다면 벌써 세상에 알려졌을 것이다

이 제보자는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김혜숙 후보에게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역시 강하게 부정하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김혜숙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한민국의 남자가 과연 누구인지, 도대체 어떤 남자이기에 감히 그녀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 사람이 누구입니까?"


의의로 전화를 걸어온 사나이의 제보는 간단했다.


이름 이태조

나이 54

전북 전주 출생

직업 현재 어업에 종사하고 있음

전 부인과 이혼, 딸 하나 있음


별로 특이한 점은 없었다. 아니 기대 이하로 형편없었다.

나이로도 김 후보보다 3살이나 아래이고 더구나 이혼남이라니?

어업이라면 선박을 수십 척이라도 소유한 재벌이라는 말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럴만한 어업 재벌을 떠올릴 수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그를 흥분시키는 것은 그다음 제보였다.

최근 만나는 장소와 시간을 다시 알려 줄 테니 그때 최 기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는 전화를 끊었다.


최 기자에게는 충격이었다.

아무래도 거짓 제보일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선거기간인 만큼 온갖 흑색선전과 비방이 난무하고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이 의문의 제보자가 시간과 장소를 알려올 때 과연 가서 확인해야 하는가?

아니면 허위제보로 그냥 헛수고가 될 것인가?

아무래도 누군가의 장난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혜숙 후보의 나이가 지금 57세, 정계에 입문한 지 30여 년 동안 단 한 번도 남자 이야기가 없었고 또 당연히 없으리라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생각이다.

최용호 자신도 김혜숙 대표가 결혼을 한다는 상상은 할 수가 없었다.


사무실을 나가기 전 편집 자료실에 들려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건네주면서

전화번호의 소유주 이름을 조회 달라고 부탁했다.

전화 건 사나이가 누군지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기대는 금방 무너졌다.

자료실 여직원의 대답에 의하면 그 전화번호는 강남 터미널에 있는 공중전화 번호라는 것이다.

멍청한 제보자가 아니라면 이름을 밝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기 전화를 쓸 이유가 없다.

최용호는 얼마 전 동창들 모임에서 만난 친구가 떠올랐다.

장비라는 친구다. 이름이 장비가 아니고 그의 별명이다. 생긴 것이 삼국지의 장비를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 그가 바로 강남에 있는 경찰서의 경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 친구라면 이 제보자의 신원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전화번호를 찾아 다이얼을 돌렸다.


"어이 장비? 나여어 용호."


"그래그래, 한잔 꺾어야지."


"어디가 좋을까? 그려 거기서 만나세."


최용호는 전화를 끊고 의자를 뒤로 젖히고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김혜숙 대통령 후보의 남자라···. 도대체 누굴까? 이게 사실이라면 이제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어떻게 변화가 올 것인가?'


전화를 한 제보자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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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대통령을 사랑한 남자 (끝) +1 17.01.22 316 1 7쪽
21 황철순의 비밀 17.01.19 317 1 10쪽
20 세기의 결혼식 17.01.16 320 3 8쪽
19 취임식 +1 17.01.11 286 2 9쪽
18 대사남 16.12.14 335 2 8쪽
17 한사대 +1 16.11.12 631 2 10쪽
16 최용호의 취재 16.10.17 343 2 12쪽
15 기자회견 16.10.12 339 5 10쪽
14 고사범 +1 16.10.09 343 5 8쪽
13 사자성어 게임 16.10.02 513 3 12쪽
12 동구몽 대사 16.09.27 456 3 9쪽
11 두 번째 도피 16.09.25 407 3 11쪽
10 특종 폭로 사건 16.09.23 342 4 11쪽
9 콩나물 국밥 16.09.21 655 3 12쪽
8 만남의 밤 +3 16.09.18 450 3 10쪽
» 제보자 16.09.15 455 4 9쪽
6 노교수의 강의 16.09.11 433 3 11쪽
5 목포항 16.09.10 556 1 10쪽
4 대통령 후보 추대식 +1 16.09.09 708 4 10쪽
3 한강 +1 16.09.06 963 5 11쪽
2 방문자 +1 16.09.04 1,190 12 9쪽
1 프롤로그 +4 16.09.04 1,277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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