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오수정

샌드박스능력으로 힐링생활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3.02.10 15:49
최근연재일 :
2023.03.31 16:53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48,214
추천수 :
3,842
글자수 :
201,764

작성
23.03.05 21:13
조회
3,250
추천
105
글자
9쪽

24.곡괭이 영웅(1).

계속 시험하고 있습니다.




DUMMY

24.곡괭이 영웅(1).



키메라와 대적하기 전.


겁이 많은 나였기에 많은 준비를 미리 해왔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빌드'. 만드는 것을 빨리 하는 것이었다.


'녹타와 검술 훈련을 함과 동시에 빠르게 벽을 만드는 일을 매일 반복연습했지.'


쾅! 쾅! 쾅! 쾅!


"크륵?!"


뻗은 손과 집중력이 가득한 두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조약돌'로 벽을 쌓는다. 단숨에 네칸짜리 벽이 세워지자 달려오던 '키메라'는 화들짝 놀라 제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야만 했다.


마치 가드레일을 들이박기 전 브레이크를 밟는 자동차와 같이 말이다.


하지만.


콰아아앙!


"됐어!"

"!"

"!"


저 커다란 몸뚱이를 가진 녀석이 단숨에 달려오던 몸을 멈출리 없었다. 덕분에 내가 만든 'I'모양의 벽에 대가리를 박아버리고 말았고 덩달아 그 충격으로 몸이 바닥으로 튕겨나가 버렸다.


씨익-


"작전 제대로 시작이에요!"


그 모습과 동시에 나는 조금은 얼떨떨해 있는 녹타, 비욘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힘차게 대삼림을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나 역시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바닥에 바둥거리는 키메라를 의식하며 인벤토리 창에서 '철삽'를 꺼내들었다.


저번에 새로 만들어서 흠하나 없는 녀석으로 말이다.


팟-


"자, 너는 나를 따라 오는 거야."


어줍짢은 도발. 하지만 녀석은 내 목소리를 알아들은듯 이를 바그득바그득 소리내 씹어대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버둥댔다.


'그래도 물리적으로 고통을 느꼈어. 분명.'


이내 나도 등을 돌려 대삼림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우리의 작전계획에 맞추려면 녀석보다 좀 더 빠르게 그리고 너무 느리지도 않게 움직여야 했으니까.


타-앗-!


'뛰어 우준호!'


믿어준 이들 때문에 어떻게든 용기를 내보긴 했지만... 솔직히 달리는 동안에도 삽을 쥔 손이 파르르 떨려오는게 심장이 뛰고 두려워 미칠 노릇이었다.


하지만 해야만 했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나'였으니까.



#



"직접 미끼가 되신다고요?"

"...네."


키메라를 상대하기 며칠 전, 회의 시간 먼저 충격적인 발언을 한 우준호를 보고 비욘은 입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녀석은 그리 만만한 놈이 아닙니다! 까딱 하다간 준호가 죽을 수도 있다고요!"

"알고있어요. 하지만... 녀석을 완벽하게 해치우려면 제 능력이 필요해요. 아시잖아요. 제가 좀 특별한 것을..."

"준호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무모합니다."

"너무 걱정마세요. 문제가 있더라도 갑옷이 어느정도 지켜줄 거고, 평소 훈련을 하면서 녹타에게 달리기 만큼은 잘 배웠거든요. 그렇지 녹타?"

"......"


비욘은 뭔가 말이라도 해보라는 듯 녹타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옅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미 여러번 말 했던 내용입니다. 그런데도 계속 고집을 부리시죠. 절대로 꺾이지 않더군요."

"아."

"미안. 하지만 정말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니까. 비욘도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제 설명을 들으면 이해하실 거예요."


우준호는 피식 웃음을 지으며 회의에 모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작전을 들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후우... 설마 땅을 파신 이유가 그것 때문이셨습니까?"

"다른 이유도 있지만... 땅을 파다보니 생각이 나더라고요. 하하."

"솔직히 준호의 설명을 들으니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작전인지라..."

"맞아요. 오라버니, 준호의 말에 따르면 충분히 녀석도..."

"그래. 아이리. 네 말이 맞아. 하지만 준호...."


충분히 훌륭한 작전이었다. 그래도 그 작전을 실행하려면 준호가 미끼가 되어야만 했다.


목숨을 걸고서 말이다.


씨익-


"해볼게요."


우준호는 걱정하는 그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담백하게 말을 해본다.


탓-!


"비욘!"

"...아. 녹타."

"정신 차리십시오. 아직 작전이 시작된 것은 아닐테니까요."

"...그렇죠. 준호가 걱정 되어서 그만..."

"준호 님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언제나 준호 님에게 놀라기만 했거든요."


시작된 계획 그리고 한참 준호의 영토로 달리고 있던 녹타와 비욘. 녹타의 자신있는 표정에 비욘은 마른침을 꿀꺽 삼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믿으시죠. 준호 님을."

"...후. 그러죠. 믿고 있습니다!"

"저 앞에 방벽이 보이는 군요! 어이이이!"


손을 흔드는 녹타의 모습에 대기 하고 있던 자칼과 윈터가 반응을 하며 손을 흔들었고 그에 이전과는 다른 요새형 땅굴문이 열리며 '이리나'가 튀어나왔다.


"이쪽으로!"

"고맙다 이리나!"

"녹타도 어서!"

"저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이리나와 함께 있죠. 준호 님을 보호해야 하기도 하고요."

"...그럼. 그러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녹타는 그녀와 함께 밖으로 나왔고 서둘로 땅굴문 안으로 들어간 비욘은 대기 하고 있던 엘프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분주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컥철컥- 무장을 하고 '만들어진'계단을 타며 방벽 위로 올라서는 엘프들.


몇몇은 활을 들고 있었고 다른 몇몇은 검을 들고 비욘과 함께 미리 만들어진 비밀스러운 '뒷문으로'나가 대비를 해본다.


'준호... 이런 장치들을 일주일 만에 만들어 놓았다니. 정말이지 대단한 능력을 지닌 인간이야.'


그러면서 비욘은 찔끔찔끔 식은땀을 흘렸다. 그도 그럴게 만약 이런 대단한 능력을 지닌 준호가 엘프들의 적이었다면? 그런 일은 상상도 하기 싫었으니 말이다.


"비욘!"

"자, 키메라가 올 것이다. 다들 제대로 대기 하고 있어- 놈이 나타나면 준호의 지시대로 사각을 노린다!"


그는 비장한 표정으로 엘프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저 멀리, 아무도 보이지 않는 대삼림과 우준호의 영토 중간지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남들이 본다면 어째서 대삼림이 아닌 아무도 없는 공터를 보느냐고 뭐라 했겠지만.


쿠웅----!


쿠구구....


"땅에서-"

"지, 진동이..."

"다들 진정해! 녀석이, 녀석을 준호가 제대로 데리고 오고 있다는 증거니까!"


한 차례의 진동.


땅이 흔들리자 앞서 있던 아이리와 녹타는 마치 커다란 일이 일어날 것 처럼 긴장된 표정으로 마른침을 꿀꺽 삼키기 시작했다.



#


다다다다닷!


크허어어어엉!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탓-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나 달려오는 키메라. 녀석의 속도에 내 공포심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하지만 저런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서 준비한게 있으니까.


그것을 믿고 뭣 빠지게 달려보는 거다.


"크오오오옷!"

"씨부레--------!"


평소 욕도 잘 하지 않는 타입이지만 오늘 만큼은 그래야 했다. 왜냐고?


촤아아악-!


캉!


"!?"

"허으으-"


녀석의 기다란 손이 내 등을 건드렸으니까. 대삼림에서 본 나무들 처럼 날카로운 상처를 낼 요량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리는 깡! 소리 뿐. 내 등은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다.


[내구도90]


"와아아아 씨이이- 죽을 뻔했네."


철갑옷이 있었으니까. 오히려 그 갑옷이 녀석의 공격을 어느정도 확실히 막아준다는 사실에 감탄하며 입꼬리를 씰룩 거릴 수 밖에 없었다. 당황해서 제 손을 바라보며 고개를 잠시 갸웃 거리는 녀석. 단숨에 몸통이 잘려나가야 했는데 그러지 않으니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오만한 녀석!


"바보! 이거 철갑옷이야 이 키메라새끼야!"

"크륵?"


과거 유명 영화의 명대사를 따라하며 가볍게 검지를 내밀어 녀석에게 보이고는.


냅다 손에 들고 있던 삽을 이용해 삽질을 마스터한 소설 속 주인공처럼 땅을 파기 시작했다. 딱 이 지점. 나무에 표시를 해둔 이 지점이거든!!


파바밧-


나무삽에 비하면 두부, 아니 순두부 처럼 파지는 땅. 그리고 이내 사각 흙큐브하나가 내 인벤토리에 들어가는 순간. 어두우면서도 공허한 지하의 공간이 드러났고.


녀석이 내가 뭔가 할 것이라 판단하고 이제 정신을 차렸는지 단숨에 달려와 다시금 손을 뻗었으나.


쏙!


"따라 올테면 따라와봐."


나는 유유자적하게 구멍속으로 내 몸을 밀어 넣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바닥으로 빠졌다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겠지.


그리고.


크아아아아아아!


쿵! 쿠웅!


쫓기에 급급한 녀석은 그 구멍으로 제 머리를 밀어 넣으며 어떻게든 나를 쫓아오려고 시도했다. 그래, 좀 더 노력하면 바닥으로 떨어져 날 잡을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스팟-


"곡괭이 어서오고."


나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바닥아래 깔린 장엄한 건축물을 바라보며 인벤토리에서 꺼낸 철곡괭이를 슥슥 쓸어본다.


"자, 본격적인 게임의 시작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샌드박스능력으로 힐링생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입니다. 23.04.03 814 0 -
공지 3월 11 - 3월 14일 까지 휴재입니다. 23.03.11 195 0 -
공지 3/7일 개인사정으로 휴재를 알립니다. 23.03.06 150 0 -
공지 후원목록(언제나 축복이 가득하시길) 23.03.06 1,962 0 -
36 36.새벽이슬. +10 23.03.31 1,321 63 11쪽
35 35.암살자. +8 23.03.30 1,437 70 12쪽
34 34.엘프들의 도움. +7 23.03.27 1,540 68 13쪽
33 33.됐어요. +6 23.03.26 1,695 60 12쪽
32 32.강요. +9 23.03.25 1,881 60 13쪽
31 31.질투. +7 23.03.24 1,941 57 12쪽
30 30.쌀. +7 23.03.22 2,027 61 13쪽
29 29.제라드. +13 23.03.21 2,166 75 12쪽
28 28.엘프의 나무. +2 23.03.10 2,854 100 14쪽
27 27.곡괭이 영웅(4). +7 23.03.09 2,773 93 12쪽
26 26.곡괭이 영웅(3) +4 23.03.08 2,855 91 11쪽
25 25.곡괭이 영웅(2) +8 23.03.06 3,083 101 11쪽
» 24.곡괭이 영웅(1). +4 23.03.05 3,251 105 9쪽
23 23.키메라. +5 23.03.04 3,439 116 9쪽
22 22.철갑을 두른듯. +12 23.03.03 3,718 111 19쪽
21 21.괴물에 맞서기 위해. +9 23.03.02 4,022 124 8쪽
20 20.오염된 토지. +12 23.02.28 4,261 117 12쪽
19 19.뭘 좋아할지 몰라서. +8 23.02.27 4,303 133 15쪽
18 18.엘프. +10 23.02.26 4,322 129 11쪽
17 17.이방인. +6 23.02.25 4,448 125 11쪽
16 16.교환. +5 23.02.24 4,425 109 13쪽
15 15.광광광. +3 23.02.22 4,549 119 12쪽
14 14.철이 필요해. +14 23.02.21 4,584 110 13쪽
13 13.물물교환(2). +2 23.02.20 4,681 117 17쪽
12 12.물물교환(1). +1 23.02.19 4,870 112 11쪽
11 11.수확행. +7 23.02.17 5,102 11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