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오수정

샌드박스능력으로 힐링생활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3.02.10 15:49
최근연재일 :
2023.03.31 16:53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48,235
추천수 :
3,842
글자수 :
201,764

작성
23.03.03 22:23
조회
3,718
추천
111
글자
19쪽

22.철갑을 두른듯.

계속 시험하고 있습니다.




DUMMY

22.철갑을 두른듯.



엘프들은 당분간 우리땅에서 지내기로 했다. 장기간 체류를 하게 된다면 집이라도 만들어 주려고 했으나 비욘과 아이리는 영역을 찾으면 되돌아 갈 것이고 내게 너무 많은 도움을 받는다면서 한사코 거절하곤 6명이 지낼 수 있는 제법 큰 텐트를 쳤다.


그렇게 우리 셋과 엘프들의 당분간 동거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엘프들은 참 부지런한 종족이었다. 새벽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 녹타와 밖으로 나올 때 엘프들도 함께 나와 주변을 청소하고 내게 도울일이 없느냐고 항상 물어왔다.


"가만히 있으라뇨. 이대로 가만히 있다간 천벌을 받을 지도 몰라요."


영역 찾는 것을 돕기로 했기 때문인가, 엘프들은 나를 정말 하늘에서 내려준 은인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그래도 돕게 해주세요!"

"준호 영역에서 신세를 지는 것이니까요."

"그런... 그래도 손님인데."

"꼭요!"

"부디!"

"......"


그래도 계속 돕고 싶다는 말을 하자 어쩔 수 없이 농사에 관련된 일을 시키게 되었다. 작물에 물을 주는 역할은 자칼이 하고 있으니 수확에 관련된 일을 맡겼다.


"이, 이렇게 빨리 자란다고?"

"어제만 해도 허리만 했는데..."


금방 자라난 밀과 옥수수 그리고 지난번 심은 사과나무까지. 엘프들은 내 능력에 크게 놀라며 입을 벌릴 수 밖에 없었고, 그 모습에 자칼은 한껏 뿌듯해 하며 어깨를 올렸다.


"우리 준호 님 능력이거든요! 에헴!"

"정말... 대단하군요."

"역시 비범하신 분이셔. 보통 인간분이 아니야."

"그래, 역시 우리들은 가이아 님으로 부터 이곳으로 인도된 게 틀림없어."

"자자, 이제 다 자랐으니 수확하는 일을 할게요. 우선 낫부터 받으세요."

"아. 알겠습니다."

"열심히 할게요!"


자칼과 함께 열심히 일을 시작하는 엘프들. 그리고 나는 훈련을 마치자 마자 곡괭이를 꺼내들었다.


팟-


"녹타, 미안하지만 식사를 부탁할게."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너무 무리하지 마시길..."

"알았어."


일전에 구한 철로만든 곡괭이. 더 많은 철을 구하기 위해 나는 지난번 만들어 놓았던 '땅굴'로 내려가 본다.


쾅! 쾅!


[조약돌x10]


'철을 찾아야 해.'


오지를 돕기 위해 철을 구했던 지난 날엔 그를 돕고 나면 광질에 손을 댈 일이 별로 없을 거라 판단했었다. 하지만 운명인지 아니면 필연인지, 나는 다시금 곡괭이로 광질을 하고 있었다.


스티브.. 도대체 당신은 어떤 삶을 살아오신 겁니까?


쾅!


[철광석x1]


"아싸 하나 찾았고."


그래도 뭐랄까, 생각보다 이게 재밌다. 현실처럼 힘들고 지치면 곡괭이질은 하고 싶지 않겠지만 레벨업 덕에 힘도 강해졌고, 곡괭이질을 하면 마치 두부처럼 매끄럽게 돌덩이가 깨지니 힘들고 귀찮다기 보단 짜릿함과 희열까지 느껴졌으니까.


이거, 생각보다 제법 내 적성에 맞을 지도?


[철광석x1]

[철광석x1]

[철광석x1]

....

..


"좋아!"


그렇게 계속!


나는 집요하게 철광석을 노린다. 물론 종종 흙이 나오고 석탄도 나왔지만 상관 없었다. 인벤토리는 충분하니까. 그런데 내게 이렇게 철광석을 집요하게 노리는 이유가 뭐냐고?


'갑옷이 필요해. 녀석을 상대할 튼튼한 방어구가 필요하다고.'


철갑옷.


그것이 내 궁극적인 목표였다.


'키메라는 마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했어. 그러면 물리적으로 상대를 해야 돌파구가 있을 가능성이 커. 그러면 결국 근접전이 될거고... 그래서 철갑옷이 필요한 거야.'


아이를 빼면 엘프들의 수는 다섯 게다가 나와 녹타 자칼까지 포함하면 총 8명이 녀석을 상대해야 했다. 그렇기에 8명의 방어구를 만들어야 했고 더불어 무장까지 하면 상당수의 철광석이 필요했다.


'투구, 흉갑, 각반, 부츠. 그 모든 것을 만들기 위해선 적어도 24개의 철주괴가 필요하지 그것을 8명이 착용해야 하니...'


목표가 생기니 조금 지쳐도 다시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땅을 파고 라인을 따라 일자로 쭉 파고, 어두움이 있으니 횃불도 놓으며 광질에 몰입해본다.


광광광.


게임은 별로 안 해보았지만 결국 샌드박스 게임의 꽃은 광질 아니겠나.



#



준호의 영역에서 지낸지 언 사흘. 엘프의 우두머리 비욘은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동생 아이리에게 말을 걸어본다.


"아이리, 나는 좀 걱정이 드는 구나."

"왜 그러세요 오라버니?"

"준호를 믿지 않는 것은 아니다만, 우리를 돕는다고, 강하게 만들 준비를 한단 말만 하곤 계속 땅만 파고 있으니까."

"아."


준호만의 생각이 있기에 땅을 계속 파는 것이었지만, 사정을 잘 모르는 엘프들은 사흘동안 곡괭이 질만 반복하는 준호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하긴 자신들의 영역을 되찾는 것을 돕겠다면서 집요하게 땅만 파고 있으니 불안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그건 그렇네요. 저 역시..."


비욘의 동생 아이리 역시 이리 준호에 땅에서 평화롭게 지내도 되는 걸까를 두고 걱정하고 있긴 했다. 외 생활을 하며 텐트에서 지내고 있지만 준호 덕분에 먹는 것, 자는 것 걱정없이 엘프들은 너무도 편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까.


"너무 잘 지내서 문제에요! 뭔가 더 조급한 마음도 들고요..."

"으음... 이해한다. 동생아."


게다가 그 은혜에 돕겠다고 했어도 그들이 별로 하는 일이 없었다. 지금 영역의 요새화를 돕는 것만 잠깐 힘들었지 그것 빼곤 금방 자라나는 신비로운 준호의 작물을 수확하고 주변을 정리하고 자칼과 함께 물을 주는 것이 일의 전부였으니까.


"휴우... 그의 의중을 모르니 괜히 심란하군."

"오라버니..."


그러던 그때였다.


"무슨 일 있습니까?"

"아, 녹타."


한참 요리준비를 하고 남은 시간에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녹타가 근심하고 있는 엘프 남매에게 발견하고 다가왔던 것이다.


처음엔 엘프들에게 별로 마음을 주지 않았던 녹타였지만 주인인 준호의 뜻을 따르기로 했기에 그들에게 차근차근 다가가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 우리들하고 친구니 친하게 지내.>

<아, 불편한 거 없는 지 잘 봐주고.>


'준호 님의 말씀도 있었으니.'

"그게..."


조금 말하긴 민망했지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자신들의 생각을 녹타에게 말 하는 엘프 남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녹타는 이해는 한다며 고개를 끄덕이곤 답했다.


"본래 우리 주인이신 준호 님은 비범한 생각을 지니신 분이십니다. 때문에 그 의중을 쉽게 파악하긴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저 역시 같은 일을 겪기도 했고요."

"그런... 가요?"

"하지만 특별하신 분입니다."


녹타는 멀찍이 있는 땅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겠죠.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아..."


주인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그 믿음이 걱정하고 있는 엘프 남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저런 믿음이라니...'

'분명, 뭔가가 있는 것이겠지. 우리도 의심말고 계속 믿어보는 것이 좋겠어.'


덕분에 잠시 걱정했던 마음을 내려 놓는 두 엘프들이었다.


"아참. 그리고 준호 님의 전달 사항이 있었습니다."

"전달 사항이라면..."

"여러분들의 가지고 있는 재주를 확인해 보라고 하시더군요."

"?"



#



열심히 광질을 하고 밖으로 나오자 내게 수건을 건네는 자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고생많으셨어요. 준호 님!"

"아아. 고마워."

"뀨이!"

"아, 윈터도 있었구나? 밥은 잘 먹었니? 낮잠은 자고?"


건넨 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다른 한 손으로 윈터의 털을 쓸었다. 땀냄새도 나고 지저분 한데도 녀석은 나를 퍽 잘 따른다. 골골골그릉그릉 소리도 내면서 기분좋게 배를 내밀다니... 정말 사기적인 귀여움이었다. 지구에 사슴여우가 있다면 당장 기르고 싶다는 사람들이 줄을 설게 분명했다. 동물농장같은 프로그램에도 나오고 말이야. 흐흐.


"윈터는 엘프 아이 담당이에요. 항상 재밌게 놀아주거든요."

"오호라- 역시 똑부러지는 사슴여우네. 자신의 일도 하고 말이야. 대단한데?"

"뀨이!"


그럼! 하고 고개를 들어올리는 녀석. 나는 다시금 녀석의 턱을 쓸어주며 열심히 일한 자칼도 칭찬해주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준호 님!"

"아, 녹타. 고생이 많지?"


내게로 녹타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뛰지 않아도 되는 데 굳이 더 빠르게 오려고 잔발로 뛰는 모습이라니, 정말 내 호위무사 답다니까.


"아닙니다. 준호 님이 더 고생이 많으셨죠. 힘드시진 않으십니까?"

"아니. 그것보단 일은 어떻게 되었어?"


낮에 시켰던 일을 말하니 녹타는 빙긋 미소를 지으며 내게 입을 열었다.


"역시 엘프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인간보다 오래 살다 보니 재주가 많았습니다."

"아, 역시 오래 사는 구나?"

"비욘과 아이리만 해도 40은 넘더라고요."

"40살이면 엘프 치곤 어린거 아냐?"

"네?"

"에?"

"?"

"?"


녹타에게 이세계에 있는 엘프들은 내가 알고 있는 소설 속 내용과는 좀 달랐는데, 그 중하나가 바로 나이였다. 기본적으로 200, 300살은 되는 소설 속 엘프들과 달리 이곳의 엘프들은 퍽 현실적이었다. 조금 동안에다 인간보다 좀 더 오래사는 설정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수준이어서 비욘과 나는 고작 10살 정도 차이가 났었다.


'뭐, 그래도 수명이 100살은 가뿐히 넘는다고 하니 참, 장수하는 구나.'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이곳에서 100년 이상을 산다는 것은 진짜 대단한 일이니까. 아,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참.


"재주라면?"

"대부분 어느정도 검술도 하고 활쏘기 자체는 수준급이라 하더군요. 마법은 현재 아이리 밖에 사용을 못하지만요."

"그래? 그래도 대부분 검술을 사용 할 줄 알아 다행이다."


검술이라는 말과 함께 내가 실실 웃으니 녹타는 감을 잡았다는 듯 가볍게 손뼉을 치며 내게 물었다.


"엘프들에게 검을 만들어 주실 생각이시군요?"

"오. 녹타... 나와 함께 있더니 용케 거기까지 생각이 도달했구나? 하지만 땡! 정답은 아니야. 100점 만점에 50점이라고 해야 하나?"

"네? 아닌가요?"

"실망하지마 정확하겐 반만 맞았다는 뜻이니까."

"그럼..."

"나머진 나하고 레토 마을 다녀오고 온 후에 말해줄게."

"마을 말입니까?"

"응 오지를 만나서 네 검도 찾고, 겸사겸사 잡화점도 들리고 말이야."


내가 빙글 웃자, 녹타는 자신이 뱉은 답이 50점이라는 것에 아쉽다는 듯 머리를 쥐며 끙끌거렸다. 이럴때 보면 조금 딱딱해도 19살이 맞다니까.


그렇게 나와 녹타는 레토 마을로 가서 '녹타의 검'과 '다양한' 것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저녁시간 자칼과 함께 식사를 준비하던 엘프들에게 잠시 할 이야기가 있으니 모여달라고 말했다.


웅성웅성-


"뭐지?"

"상냥한 인간 준호가 갑자기 엘프들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나 봐."

"뭘까?"


모닥불 아래, 엘프들이 모이고 나는 그 앞에 서서 그들에게 중대한 사실을 말 할 준비를 했다.


"아아. 오늘 진지하게 할 이야기가 있어서 여러분을 모이게 했어요. 우두머리인 비욘에게 이야기 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번에 일을 끝내고 싶었거든요."

"준호?"

"일단, 아마 요 며칠동안 여러모로 맘고생을 했을 여러분께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드겠습니다. 영토를 찾기 위해 돕겠다고 해놓은 사람이 계속 땅만 파고 있었으니까요."

"......"

"사실 제가 땅파는 것에 고집을 부린 이유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여러분께 함부로 공개하긴 어렵습니다. 녹타가 예전에 언급한 만큼 제 능력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 이유를 제외한 다른 것을 보여드려 여러분들의 불안과 불신을 잠재우려 합니다."


얼떨떨한 표정의 엘프들 그리고 녹타와 자칼. 나는 그 모습에 여유롭게 웃으며 손으로 비욘을 가리켰다.


'발표에서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방법 중 하나는 눈에 띄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거지.'

"...준호?"

"비욘 제가 말을 했었죠? 엘프들을 강하게 만들어주겠다고요."

"그래... 그랬었지요."

"지금 비욘을 강해지게 해드리겠습니다. 앞으로 나와주세요."


내가 앞으로 나와 달라고 하자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조심스레 앞으로 나오는 그. 다른 엘프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걱정스레 쳐다보기 시작했다. 특히 동생인 아이리가 그랬는데, 나는 그런 그들에게 괜찮다고 말 하며 앞으로 나온 비욘에게 손을 내밀었다.


"비욘. 전 엘프들을 돕기로 했죠. 절 믿으시나요?"

"...그래요. 준호. 전 믿습니다."

"고마워요. 그리고 믿어준 만큼 저도 열심히 돕겠습니다. 이렇게요."


나는 숨을 가볍게 들이마시며 인벤토리에서 제작대롤 꺼냈다. 그리곤 단숨에 머릿속에 상상력을 불어 넣어본다.


팟!!


"!"

"이게, 키메라와 싸울 여러분들을 강해지게 만들 물건입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비욘은 물론이고 엘프들 그리고 녹타와 자칼도 화들짝 놀라 입을 크게 벌렸다.


번쩍-


철그럭..


"이, 이건..."

"어때요? 한번 상의만 입어보시겠어요?"


한긴 그들이 놀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눈깜짝할 사이에 자신의 우두머리 비욘의 앞에 은빛 갑옷세트가 튀어 나왔으니까.


[철갑옷 세트-철주괴를 활용해 만든 갑옷, 상당한 내구성을 지녔기에 방어구로서 훌륭한 역할을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철갑옷 이지만.'

"비욘 앞에..."

"갑옷이 튀어나왔어!"

"뭐지? 저 튼튼해 보니고 가벼워 보이는 갑옷은?"

"갑자기 튀어나왔잖아!"

"마, 마법인가?"


놀라는 엘프들과 갑옷을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관찰하는 비욘. 그런 그에게 나는 제빨리 철검하나를 더 들려주었다.


"영구적이지는 않지만 충분히 충격을 잘 버텨주는 철갑옷과 날카로운 철검입니다. 아, 혹시 몰라 마을에서 활도 좀 구했어요. 사냥꾼들이 사용하는 활이라고 하더라고요."

"...아."

"상대인 키메라는 마법에 강한 녀석이니 우리는 물리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녹타에게 물어보니 엘프들은 검과 활을 다룰 줄 안다죠?"


비욘은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상기시킨다. 그리고는 마치 귀신에게라도 홀린듯 갑옷을 입어보기시작했다. 어려워 보이니 나도 함께 돕고 말이다. 철컥철컥 소리에 엘프들은 긴장했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갑옷 입은 제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더니.


철그락!


"준호! 이, 이 갑옷은 도대체 뭐죠? 가볍고 움직이기 편한 것은 물론이고 보기에도 튼튼해 보이니... 마치 드워프 장인들이 만든 것 같습니다!"

"하하. 과한 칭찬이에요. 전 드워프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런 갑옷이라도 모두가 입고 키메라 녀석과 싸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요?"

"자, 잠깐... 모두라고요?"

"네. 일단 지금은 시범으로 비욘의 갑옷만 만들었는데..."

"만들었다?..."


나는 주변의 엘프들의 모습을 두 눈으로 스캔하곤 사이즈를 상상했다. 그런다음 다시금 손을 뻗어 '철갑옷'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상상해서... 만든다!'


팟-! 팟-!


철컥! 철컥!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철갑옷 세트가 나오는 장면! 그 장면에 다시금 오오옷- 소리가 연신 발생하기 시작했다. 엘프들 리액션이 상상이상으로 좋은데? 유튜브 해도 좋을 듯.


방긋-


"엘프 전원의 갑옷도 준비 되었거든요."

"!!!"

"저, 전원..."


꿀꺽-


"준호 님 이걸 준호 님께서 만들었다는 건가요? 네? 네??"

"그.. 그- 아이리 너무 가까워요. 가까워서 무서워요!"

"죄, 죄송합니다. 이런 환상적인 장면은 난생 처음인지라..."


그 얌전한 아이리가 화들짝 놀라 내게 다가와 궁금증을 물을 정도로 내 능력을 본 엘프들은 크게 놀란 모양이다. 아이리의 실눈이 번쩍 떠질줄은 꿈에도 몰랐어...


"죄송해요 준호. 동생이 너무 놀라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그정도로 이건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하하, 변변찮은 제 능력일 뿐인걸요."

"변변찮다뇨!! 이건 엄청난 능력입니다!"


이정도로 반응이 좋으니 역시 기분이 좋다. 단숨에 녀석을 잡는 다거나 마왕을 무찌르는 대단한 능력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비욘의 말이 맞습니다. 준호 님. 엄청난 능력입니다. 철갑옷이라... 역시 준호 님은 상식의 상식을 뛰어넘는 분이시군요. 후후."

"맞아요 준호 님!"

"녹타.. 자칼?"

"그 갑옷... 탐이 날 정도로 튼튼하고 가벼워 보이거든요. 실재로도 그럴테고요."

"귀족이었을 때, 기사들이 입던 것을 자주 봤거든요. 대게 투박하고 무겁고 그래보였어요. 하지만 준호 님이 만들어 낸 것은 달라보여요!"

"아. 너희들 것도 있어."


나는 손을 뻗어 녹타와 자칼의 것도 만들어 줬다. 녹타는 아무래도 호위무사이다 보니 눈을 반짝 거렸고 자칼도 자신의 것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듯 내게 무한 존경의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짜식들.. 가지고 싶었구나.


"크흠. 아무튼. 이런 방어구와 무기를 마련해 드리는 것 바로 여러분을 강하게 만들 제 능력입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준호..."

"말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괴물, 키메라. 녀석을 상대로 우리는 싸워야죠. 하지만 이번에야 말로 녀석은 우리를 쉽게 상대 할 수 없을 겁니다."


깡-


나는 갑옷 하나를 손으로 두드리며 맑은 소리를 내본다. 집중하는 비욘과 아이라 그리고 엘프들은 비장한 표정으로 내게 시선을 모았다.


"엘프들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도록 하죠!"


그리고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와아아아아아아!


'어, 어라?'


엄청난 함성이 터져나왔다. 엘프들 그리고 녹타와 자칼, 윈터까지 모두가 날 바라보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내 엘프의 우두머리인 비욘이 다가와 내 손을 잡더니.


덥석-


"한때나마 걱정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군요."

"비욘..."

"준호의 말이 맞습니다. 준호가 만든 이 갑옷과 무기로 서로 힘을 모아 녀석을 무찌릅시다!"


번쩍!!


우와아아아!


비욘이 내 손을 하늘 위로 들어올렸다. 그러자 엘프들이 다시금 소름돋게 환호성을 지른다. 강하게! 강하게!! 서로 다른 종족. 그 사이에서 오는 불신. 나 역시 지구에서도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하나의 마음이 되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 역시 가슴이 뜨거워졌다. 함께라는 이야기에.


"함께 영토를 구해보죠!"


엘프 만세! 준호 만세!


엘프 만세! 준호 만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샌드박스능력으로 힐링생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입니다. 23.04.03 814 0 -
공지 3월 11 - 3월 14일 까지 휴재입니다. 23.03.11 195 0 -
공지 3/7일 개인사정으로 휴재를 알립니다. 23.03.06 150 0 -
공지 후원목록(언제나 축복이 가득하시길) 23.03.06 1,962 0 -
36 36.새벽이슬. +10 23.03.31 1,321 63 11쪽
35 35.암살자. +8 23.03.30 1,437 70 12쪽
34 34.엘프들의 도움. +7 23.03.27 1,540 68 13쪽
33 33.됐어요. +6 23.03.26 1,695 60 12쪽
32 32.강요. +9 23.03.25 1,881 60 13쪽
31 31.질투. +7 23.03.24 1,941 57 12쪽
30 30.쌀. +7 23.03.22 2,028 61 13쪽
29 29.제라드. +13 23.03.21 2,167 75 12쪽
28 28.엘프의 나무. +2 23.03.10 2,854 100 14쪽
27 27.곡괭이 영웅(4). +7 23.03.09 2,773 93 12쪽
26 26.곡괭이 영웅(3) +4 23.03.08 2,856 91 11쪽
25 25.곡괭이 영웅(2) +8 23.03.06 3,083 101 11쪽
24 24.곡괭이 영웅(1). +4 23.03.05 3,251 105 9쪽
23 23.키메라. +5 23.03.04 3,439 116 9쪽
» 22.철갑을 두른듯. +12 23.03.03 3,719 111 19쪽
21 21.괴물에 맞서기 위해. +9 23.03.02 4,022 124 8쪽
20 20.오염된 토지. +12 23.02.28 4,262 117 12쪽
19 19.뭘 좋아할지 몰라서. +8 23.02.27 4,303 133 15쪽
18 18.엘프. +10 23.02.26 4,322 129 11쪽
17 17.이방인. +6 23.02.25 4,448 125 11쪽
16 16.교환. +5 23.02.24 4,425 109 13쪽
15 15.광광광. +3 23.02.22 4,549 119 12쪽
14 14.철이 필요해. +14 23.02.21 4,585 110 13쪽
13 13.물물교환(2). +2 23.02.20 4,682 117 17쪽
12 12.물물교환(1). +1 23.02.19 4,871 112 11쪽
11 11.수확행. +7 23.02.17 5,103 11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