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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샌드박스능력으로 힐링생활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3.02.10 15:49
최근연재일 :
2023.03.31 16:53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48,580
추천수 :
3,873
글자수 :
201,764

작성
23.03.30 06:01
조회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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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글자
12쪽

35.암살자.

계속 시험하고 있습니다.




DUMMY

35.암살자.



“조금 늦네.”

“···그러네요.”

“누군가 찾아왔다고 그랬지?”

“정확히는 불손한 자들이죠. 엘프들의 말이 맞을 겁니다. 그들은 거짓말을 하지 못하니까요.”

“아하.”


나는 식탁에 음식 놓는 것을 도우며 엘프들이 나간 현관을 바라보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이 되었다. 우리 영토로 찾아오는 나쁜 이들을 그들이 해결해준다고 나섰다는 것이니까.


하지만 녹타는 걱정도 많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내게 말했다.


“아마 대삼림 숲에서 일이 벌어지는 모양인데, 숲 안에서 엘프들을 쉽게 이길 이들은 없을 겁니다. 키메라정도 되어야겠죠.”

“아.”

“다들 승패를 확실히 파악하고 간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래···?”

“예. 사실 저도 그들을 따라 나가고 싶었습니다만, 준호 님께서 요리를 담당하라 하셨기에.”

“오, 감자볶음 잘 했네. 양파에 감자채 그리고 기름과 소금의 절묘한 조화라니.”

“준호 님 요리를 보면서 배웠습니다.”

“녹타, 역시 요리에 소질이 있는 것 같아.”

“용병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손재주가 는 것이지요. 자칼 식기는 다 가져다 놓았니?”

“이! 네. 다 놓았어요.”

“자, 그럼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건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현관문에서 반응이 일어난다.


저벅-


“다녀왔습니다.”

“조금 늦었죠? 죄송해요.”

“아. 아니에요. 어서들 와요.”


집 밖을 나섰던 엘프들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뭐랄까··· 속이 다 시원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비욘의 손등에 핏물이 살짝 묻은 것은······ 그냥 못 본 것으로 하자.


“그··· 저 때문에 고생해주셨네요.”

“아닙니다. 살기를 품고 영토를 노리는 이들이었기에 오히려 속이 후련하더군요.”

“오랜만에 활을 쏴서 그런지 기분이 좋았네요. 호호.”

‘유쾌하고 상쾌한 대화 같은데 그 안에 뼈가 있네. 하하.’


그나저나··· 도대체 어떤 이가 내 영토에 찾아온 것이었을까?


“암살단이더군요.”

“암살단이요?”

“아마 누가 사주를 한 듯 했습니다. 준호, 혹시 최근 누군가에게 원한을 산 적이 없나요?”

“···원한이라.”


나는 원한이라는 말에 끄응- 하고 머리를 굴려보았다. 그런 내 모습을 흉내내는 건가? 윈터도 날 따라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끄응- 거려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원한을 살 만한 일은 한 적이 없는데···.


“글쎄요··· 딱히 그런 일을 한 적이···.”

“···뭐, 준호라면 원한보다는 선행이 먼저였겠죠.”

“그러면 도대체 누가 사주를 한 것일까요?”

“배후를 묻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패착이 깊어지자 스스로 자살을 택하더군요. 못내 아쉬웠습니다.”


아이리와 비욘이 궁금하다는 듯 턱을 쓸었다.


그에.


“당연 록페라, 그 인물의 소행이겠지요.”

“?”

“엉?”


록페라가 여기서 왜 나와- 라는 표정으로 녹타를 바라보자, 녀석은 한숨을 작게 쉬며 말을 이었다.


“록페라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셨잖습니까. 아마 그 거절이 록페라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생각났다.


처음 록페라의 제안을 거절했던 순간. 분명 그는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했었지···.


‘이후에 나는 계속 찾아오는 그의 직원들을 만나 거절 의사를 명확히 했어. 덕분에 자존심이 엄청 상했다는 건가?’


그렇다고 암살자를 보내? 나는 어이가 없어서 머리가 핑그르 돌아갈 것 같았다.


“록페라의 성정을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지 않겠습니까?”

“하아··· 설마 암살단을 보낼 줄은 꿈에도 몰랐지···.”

“이런··· 뭔가 일이 틀어진 모양이군요.”

“그게···.”


나는 엘프들에게 내가 겪었던 일들을 설명해주었다. 그러자 비욘과 아이리는 놀란 표정으로.


“아니, 그 무슨 이상한 자가 다 있단 말입니까?”

“분명. 스스로 거래가 되지 않으니 밀가루를 공급하고 있는 준호를 없애겠다는 뜻이에요. 지독한 인간.”

“···저도 놀랐어요. 그래도 오늘 엘프분들이 와주셔서 다행이죠. 만약 없었다면 암살단에게 당했을 지도 몰라요.”


자칫 생명을 잃었을 지도 모를 상황이었다는 사실에 등골에 땀이 주르르 흘러내려갔다.


“아하하. 뭘 이런 것 가지고. 우린 친구잖습니까.”

“맞아요. 준호! 준호가 말했잖아요. 친구끼리 돕는 거라고.”

“하하··· 그러네요. 역시 친구가 좋긴 좋아요.”


친절한 엘프들의 말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식탁으로 안내했다. 자리가 좀 없어서 바닥에 앉아야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과 함께 즐거운 점심식사를 하며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냈다.


그 후.


“일주일 후에 다시 와주시겠어요? 그때가 되면 갑옷은 완성이 되어있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그럼 그때 다시 오겠습니다.”

“아! 그럴게 아니라 제가 직접 갈게요. 제 능력으로 보관해서 가면 이동하기도 편하고 좋죠.”

“아하. 그러면 일주일 후에 저희 영토로 놀러 오시지요. 처음 보았던 광경과는 많이 달라져있을 겁니다.”

“맞아요. 준호, 녹타, 자칼 그리고 윈터까지 모두 환영이에요.”

“와아! 신난다!”

“···엘프들의 영토라. 아마 그때와 많이 달라졌겠군요. 흥미롭습니다.”

“뀨뀨이!”


엘프들의 영토로 놀러간다는 이야기에 다들 즐거워하네. 하긴, 나도 얼마나 바뀌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저렇게 두 눈을 반짝일 정도면 충분히 아름다워졌다는 이야기일 테니까.


‘나도 기대되네. 후후.’


그렇게 우리들은 엘프들과 인사를 나누고 떠나보냈다. 대삼림으로 사라지는 엘프들 그리고 난 뒤.


“준호 님, 혹시 모를 암살자를 대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록페라가 또다시 그들을 보낸다면···.”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했어 녹타. 가볍게 생각했던 일이 아니었나봐. 설마 록페라, 그가 이정도로 끔찍한 생각을 가진 인물이었다니···.”

“저도 무척이나 놀랐어요.”

“뀨이!”


심상치 않은 일에 다들 불안한 듯 했다. 하긴 소리소문없이 다가와 목을 긋는 암살자를 생각하니 그냥 온몸에 소름이 쫘악 돋는다니까.


‘방벽을 더 높게 쌓아야겠어.’


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며 요새를 좀 더 보강하리라 다짐했다.






“······.”

“로, 록페라 님.”“후우. 그래,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 실패할 수도 있을 거라고.”

“······.”

“그런데 이정도 까지는 아니었는데. 허.”


우준호를 처리하는데 실패했다는 보고. 덕분에 돈도, 시간도 잃어버린 록페라는 혀를 차며 몸을 깊게 뒤로 뉘였다.


“새벽이슬이라고 했나? 그를 찾았다고 제발 말해줘.”

“차, 찾았습니다. 겨, 겨우 접촉을 하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그것 참 다행이군. 만약 만나지 못했다면 당장이라도···.”

“꿀꺽-”

“조치를 취했을 거야.”

“로, 록페라 님!”

“일 해서 돈 벌고, 돈 벌어서 가족들 먹여 살리고···.”

“흑, 흑흑.”

“그래야지. 안 그런가? 다들.”

“······.”


록페라의 말에 암살단 일을 관여하지 않았던 다른 부하들도 고개를 숙이며 굳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지금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으니까.



그렇게 록페라의 지시로 부하들은 어렵게 접촉한 새벽이슬을 데려왔다. 검은 로브에 여우가면을 쓴 인물.


도드라진 몸과 얇은 선의 얼굴에 록페라는 새벽이슬이 본능적으로 여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자군.”

“···문제 있나?”

“아니. 주어진 일만 성공한다면 성별이 무슨 상관있나.”

“돈은?”

“절반의 선금을 먼저 주겠다. 그리고 성공하고 돌아오면 나머지 잔금을 주도록 하지.”

“······.”


맑은 미성은 아니었다. 하지만 묵직한 끄덕임이 록페라에게 신뢰를 주기 충분했고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금화가 들어있는 자루가 새벽이슬에게 전달되었다.


“대삼림 중심에서 집을 짓고 살고 있는 놈들이 있다. 그들을 모조리 죽여라.”

“쉽군.”

“쉽다라···. 전에 다가갔던 암살단을 실패했다. 자신 있나?”


그러자 여우가면을 쓴 그녀는 그저 뒤로 돌아.


쒜엑!


팍!


“헉!”

“무, 무슨 짓이오!”

“······.”


몸 안에 숨겨둔 비도를 방 한곳에 던지곤 유유히 사라졌다. 그리고 부하들이 그것을 자세히보니···.


“파, 파리입니다. 파리를 잡아 죽였습니다!”

“크, 크하하핫! 역시 대단하군. 새벽이슬의 실력이 허명은 아니었어.”

“대, 대단한 실력입니다.”


물음에 자신의 실력을 보여준 새벽이슬. 그에 록페라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비볐다.


이제야 말로 우준호를 세상에서 지울 수 있다고 말이다.






엘프들이 떠난 지 며칠 후.


“와. 눈.”

“엄청 쏟아지네요.”

“이러다 허리까지 오는 거 아닌가 몰라.”


아침이 밝자 계속 내리는 눈에 나와 녹타는 혀를 내두르며 빗자루를 꺼내들었다. 자칼도 옆에서 돕겠다며 빗질을 시작했고 우리들은 아침부터 재설작업에 몰입했다.


“눈이 내리는데도 작물은 자라네요.”

“그러네···.”


놀랍게도 눈이 내리는 환경임에도 작물이 자라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그 게임처럼. 덕분에 겨울에 혹시 식량이 떨어지면 어쩌나 싶었던 걱정이 단숨에 사라져버렸다.


퍼석-


“후우- 이거 계속 오는데.”

“일단 요새 안쪽은 다 정리를 했습니다.”

“저도요!”

“뀨이!”

“뭐야, 윈터는 놀기만 했잖아. 여기서 끼면 안 되지.”

“뀨이···.”

“다들 수고했어. 일단 집에 들어가서 몸 좀 녹이고 있자. 점점 추워지고 있으니까.”

“후우- 으으. 준호 님은 괜찮으십니까?”

“응. 이상하게 괜찮은 것 같네.”


밖에서 그렇게 재설작업을 열심히 했음에도 춥거나 힘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내 능력 때문인 것 같기도 해.


게임에서도 이곳저곳 상관없이 잘 다니잖아. 그런 능력이 내게 발현이 된 모양이다.


“나는 밖에서 군고구마나 굽고 있을게.”

“호오··· 군고구마요?”

“군고구마!”

“뀨뀨이!”


이전에 한번 구워주었던 군고구마의 달콤한 맛을 기억하는 녀석들은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하긴, 간식도 마땅히 없는 이곳에서 군고구마의 달콤함은 각별하지.


‘일정한 재료만 더 모으면 김장도 할 거야. 군고구마에 김치라··· 크으. 그건 못 참지.’


그리 생각하며 대장간에서 만든 냄비를 인벤토리에서 꺼내들었다. 지구에 있었을 때 구입했었던 군고구마 통을 떠올리며 만들어 달라고 한 물건인데, 냄비 안에 도넛 같은 구멍이 솟아 오른 것이 특징이었다.


무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고구마를 넣고 불을 지핀 낙엽 안으로 밀어 넣으면···.


‘안에서 군고구마가 익어지지.’


사실 집안에서 만들어도 상관은 없는데, 이 추운 날 호호 불어가면서 먹는 재미도 있어야 하니까.


그렇게 인벤토리에서 꺼내든 고구마를 열심히 혼자 굽고 있던 때였다.


덜컹!


“···어?”


갑작스레 들려오는 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렸고 그 소리에 놀란 녹타와 자칼도 허겁지겁 집안에서 뛰쳐나왔다.


“녹타! 이건···.”

“아무래도 발동 된 것 같습니다.”

“설마 될 줄이야···. 아니, 걸렸다고 해야 하나?”


나는 머릴 긁적이며 요새 밖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왜냐고? 방금 그 덜컹 소린, 우리가 만든 함정에 무언가가 걸렸다는 신호였으니까.


작가의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다음 글이 생각이 잘 안 나서요. 여러모로 힘을 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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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암살자. +8 23.03.30 1,445 70 12쪽
34 34.엘프들의 도움. +7 23.03.27 1,548 69 13쪽
33 33.됐어요. +6 23.03.26 1,702 61 12쪽
32 32.강요. +9 23.03.25 1,888 61 13쪽
31 31.질투. +7 23.03.24 1,950 58 12쪽
30 30.쌀. +7 23.03.22 2,038 62 13쪽
29 29.제라드. +13 23.03.21 2,175 76 12쪽
28 28.엘프의 나무. +2 23.03.10 2,864 101 14쪽
27 27.곡괭이 영웅(4). +7 23.03.09 2,781 94 12쪽
26 26.곡괭이 영웅(3) +4 23.03.08 2,865 92 11쪽
25 25.곡괭이 영웅(2) +8 23.03.06 3,091 102 11쪽
24 24.곡괭이 영웅(1). +4 23.03.05 3,260 106 9쪽
23 23.키메라. +5 23.03.04 3,446 117 9쪽
22 22.철갑을 두른듯. +12 23.03.03 3,728 112 19쪽
21 21.괴물에 맞서기 위해. +9 23.03.02 4,031 124 8쪽
20 20.오염된 토지. +12 23.02.28 4,271 1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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