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vo**** 님의 서재입니다.

방망이 마스터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vophsi
작품등록일 :
2023.10.05 17:50
최근연재일 :
2024.05.20 07:00
연재수 :
42 회
조회수 :
3,889
추천수 :
35
글자수 :
218,143

작성
24.04.01 07:00
조회
28
추천
1
글자
11쪽

35화. 날아오는 바위

DUMMY

*


마을에서는 부대원들이 생사를 건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녹림투왕의 무위는 실로 대단했고, 초절정의 경지에 이른 고수를 상대하는 일은 일류 고수 몇 명이 모여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전투는 치열했다.

녹림투왕의 거대한 도끼는 밤의 어둠 속에서도 달 빛에 번쩍이며 위협적인 광채를 발하고 있었다.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흘러나오는 기세는 마치 거센 폭풍처럼 주변을 압도했고, 그의 무기는 마치 무거운 철퇴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짓누르는 듯했다.


“크아악!”

“조심해! 부상자를 뒤로 옮겨라!”

“인원이 점점 줄고 있어! 조심해!”


그야말로 전장이 되어버렸다.

부대원들이 칼을 겨누었지만, 녹림투왕의 거대한 도끼 앞에서는 한 없이 무색해 보였다.

주변의 작은 가옥들은 전투의 여파로 일부가 파손되었고, 길가의 나무들도 전투의 여파로 부러지거나 넘어진 채로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무고 집이고 도끼로 썰어버리고 있어!”

“도끼에 정면으로 맞서지 마!”


부대원들은 일류 고수들이었지만, 그들의 기량은 녹림투왕 앞에서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그들의 패기는 녹림투왕의 도끼질 한 번에 쉽게 무너져 내렸다.

녹림투왕의 움직임은 거칠면서도 강력했다.


마을 곳곳에 꽂혀 있는 횃불이 현장을 비추고 있었지만, 그 빛조차도 녹림투왕의 압도적인 기세 앞에서는 희미해 보였다.


전투가 진행될수록 녹림투왕의 도끼는 점점 더 번쩍이며 그의 악명을 증명하는 듯했다.

주변에서는 부대원들이 아픔을 호소하는 비명 소리와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만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후우.. 여기서 잠시 기다려!”

“나도..! 싸울 수..! 쿨럭!”

“아니야 여기 가만히 있어봐.”


부상당한 부대원들은 녹림투왕의 눈을 피해 잠시 숨어 있었다.

그들을 부축하고 온 부대원들은 다시 녹림투왕을 향해 나갈 준비 중이었다.


“후우..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어! 생각지도 못하게 반마이가 4산주를 처리하고 이젠 5산주까지 상대 중이야.”

“끄으윽! 하아..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윽!”


부대원들은 방금 일어난 상황들을 믿을 수 없었다.

아무리 차이안에게 가르침을 받았다고 해도, 두 명의 산주와 수 많은 산적들을 혼자서 상대한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겁 먹은 똥개처럼 숨어 있지 말고 이리 나오거라! 너희가 안 나오면 내 저것들부터 끝내주마!”


그 때, 녹림투왕의 목소리가 마을을 쩌렁쩌렁 울렸다.

벽 너머로 보니 투왕은 마을 주민들이 모여 있는 집 쪽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었다.


녹림투왕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산적들이 택한 또 다른 방법.

주민들을 확실히 제압해 놓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이미 주민들이 모여있는 집 앞에도, 수 많은 산적들이 그 곳을 지키는 부대원들에게 덤비는 중이었다.


“투왕님이 이 쪽으로 오신다!”

“피해!”


하지만 녹림투왕이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자 다들 혼비백산 하였다.

부대원들과 싸움을 멈추고 피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런 산적들을 신경도 안 쓴다는 듯이 녹림투왕은 그 자리를 지키는 부대원들에게 달려들었다.


“크하하하! 여기도 잔챙이가 두 놈 있구나! 죽기 싫으면 피하거라! 으하하하!”


주민들이 있는 집 앞에는 그 곳을 지키려 남아있던 부대원이 두 명 있었다.

녹림투왕은 그들을 향해 커다란 도끼를 휘둘렀다.

그런데 궤적이 일반적이지 않았다.

마치 집을 통째로 베어버리기라도 할 기세였다.


“안돼!! 피하면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 죽는다!”


두 명의 검으로는 막을 수 없는 공격이었다.

이미 수 많은 산적들과의 싸움으로 인해서 체력도 거의 다 빠져있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부대원들이라고 해도, 지금 상태에서 맞부딪힌다면 운이 좋아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공격을 피하면,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이 그대로 녹림투왕의 공격에 피해를 입게 될 상황이었다.


카아아아앙!!!!


도끼가 무언가에 크게 부딪힌 소리가 마을에 퍼졌다.

그런데 날아들던 도끼의 방향이 크게 뒤틀려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도끼를 손에서 놓친 채 쓰라린 손을 바라보는 녹림투왕.

도끼에 부딪힌 대상은 부대원들의 검이 아니었다.

그의 옆에 떨어진 작은 돌멩이 하나.

제 역할을 다 했다는 듯 모든 힘을 잃고, 잠잠하게 땅 위에 떨어져 있었다.

녹림투왕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돌이 날아온 쪽을 바라보았다.


*


반마이 주위에 몰려 들었던 산적들도 궁금함에 돌이 날아간 곳을 바라보았다.

5산주는 그런 산적들에게 주의 하도록 경고했다.


“한 눈을 팔게 만들려는 놈의 계략이다! 주의를 기울여라!”


하지만 산적들은 신기한 광경에 넋을 잃고, 날아가는 돌을 향해 시선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내력이 실린 돌은 땅으로 떨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거스르며 점점 더 빠른 속도가 붙어서 날아가고 있었다.

마치 애초에 의도한 목표가 저 멀리에 있는 듯했다.


반마이 또한 누가 덤벼도 상관 없다는 태도로 날아가는 돌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참 동안 소리쳐도 아무도 자신의 명령을 따르지 않자 5산주도 돌이 날아가는 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대체 이것들이 왜 말을 듣지도 않고..”


5산주는 이런 긴박한 상황 속에서 부하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투덜거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뒤를 돌아본 순간, 그들이 왜 그런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저 멀리 있는 돌은 이 곳에서도 명확하게 보일 만큼, 담겨있는 내공을 흩뿌리며 점점 더 가열차게 날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날아간 돌이 멈춰선 종착지는 이 혼란의 근원지였다.

산적들이 모두 그 곳에서 눈을 떼지 못한 이유는, 녹림투왕의 반응에 따라 앞으로의 판세가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이.. 정신나간 놈이..! 지금 누구를 건드리는 것이야!”


자신들이 여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이유는 녹림투왕의 심기가 불편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작 눈 앞의 상대는 자신들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저 멀리 있는 녹림투왕의 화를 돋우고 있었다.


“죽여라! 지금 저 놈에게는 아무런 무기도 없다!”


반마이는 주변에 있는 낡은 울타리에서, 손에 쥐기 적당한 나무 하나를 뽑아 들었다.

나무 막대기는 마치 오랜 세월을 함께한 듯 자연스러웠다.

오히려 웬만한 검들보다도 손에 익었다.


“그 따위 나무 막대기로 뭘 어쩌려고!”


산적들이 다가오자, 그는 침착하게 자세를 낮추고 막대기를 휘둘렀다.

마치 빗자루로 먼지를 쓸듯이 다가오는 산적들이 쓸려 나가기 시작했다.


“치야아!!! 막대기 따위 백 개라도 부숴주마”


그때, 산적들의 틈새에서 5산주가 몸을 숨긴 채 다가와 달려들었다.

그의 칼이 반마이의 나무 막대기를 겨냥했다.


콰장창!!!


하지만 그 순간, 반마이는 침착하게 검기를 모아 막대기에 휘감았다.

막대기에서 솟아오른 검기는 번개처럼 5산주의 칼을 향해 솟구쳤고, 예상치 못한 반격에 5산주의 무기는 순식간에 부서졌다.


“으어억!?”


5산주의 놀란 표정과 함께, 그의 칼이 부서져 내리는 소리가 어둠 속에 메아리쳤다.

반마이는 당황한 5산주의 멱살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러자 손에서 밝은 빛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


녹림투왕은 여전히 주변에 떨어진 자신의 거대한 도끼와, 그를 놓침으로 인해 상처가 난 손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주변에 있는 부대원들이 달려들어도 상관 없다는 듯이 한참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무인에게 무기를 놓치게 됨은 곧 죽음을 뜻했다.


“이..! 이 놈이..!”


부끄러운 일이었다.

녹림을 이끌어본 뒤로 타의에 의해 무기를 놓게 된 적은 처음이었다.


터벅터벅 걸어가서 다시 거대한 도끼를 들었다.

그리고 돌멩이가 날아온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미 다른 쪽에 볼일은 더 없다는 태도였다.


“어.. 어떻게 된 일이지?”

“잠깐 저길 봐! 반마이라는 자가 산주들을 모두 처치했어!”

“어..?”


부대원들은 자리를 벗어나는 녹림투왕을 보며, 방심한 듯한 지금 그의 뒤를 노릴까 생각했다.

하지만 일부는 반마이가 한 일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그들이 본 곳에는 두 명의 산주들이 조금 떨어진 곳에 쓰러져 있었고 산적들은 겁을 먹고 모두 물러나 있었다.


“합공을 할까?”

“글쎄, 방해만 되지 않을까?”

“대체 저런 실력을 어디서 길렀지?”

“그러면 우리는 나머지 산적들을 맡도록 하자!”


그들이 반마이를 도울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이미 두 명의 산주를 혼자서 처리한 반마이에 비하면 자신들의 수준이 한참 부족함을 깨닫고 있었다.

반마이 또한 다급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내린 결정은 남아있는 산적들을 맡기로 했다.

아마 녹림투왕이 반마이를 상대하러 가면, 다른 산적들은 한 건이라도 하기 위해 이 집으로 와서 어떻게든 마을 사람들을 잡아가려고 할 가능성이 높았다.

심지어 산적들의 수는 여전히 너무 많았다.

이미 지쳐버린 부대원들이 그들을 모두 막아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저 놈들을 다 막아 내려면..”

“다들 체력 안배에 주의하면서 싸워야 해!”


그 순간, 무시무시한 기운이 공기를 진동시키며 잠시 동안의 정적을 깨뜨렸다.

녹림투왕은 그의 무거운 발걸음은 땅을 울리며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손에 쥔 거대한 도끼는 달빛에 번뜩이며 위협적인 기세를 뽐냈다.

그의 목적지는 다름 아닌 반마이.


반마이는 나무 막대기 하나를 굳건히 쥐고 있었다.

막대기에는 내력에 의해 생성된 검기가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순식간에, 녹림투왕은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며 반마이에게 빠른 속도로 내리쳤다.

움직임은 무겁지만 빨랐고, 바람을 가르는 도끼가 주변의 공기를 울렸다.

초절정의 경지에 이른 고수가 자신의 실력을 가감없이 보이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반마이는 차분했다.

유심히 거대한 도끼가 그리는 궤적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런 움직임도 취하지 않고 기다렸다.


녹림투왕의 돌진은 마치 거대한 바위가 날아오는 듯한 압박감을 자아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바위를 받아 쳐 내야 했다.

그것도 단 하나의 나무 막대기로.


“으으윽!”


멀리서 지켜보는 부대원들조차 녹림투왕의 위압적인 모습에 겁을 먹을 정도였다.

누군가는 귀를 막고 누군가는 몸이 얼어서 움직이지도 못했다.


하지만 반마이는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적의 공격을 받아 칠 최적의 순간이 오기까지.


그리고 기다리던 순간.

반마이는 망설임 없이 나무 막대기에 검기를 둘러 휘둘렀다.

짧지만 정확한 궤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나무 막대기.


‘쾌검.’


거대한 도끼의 옆 면에서 카아아아앙 소리가 났다.

사실 녹림투왕의 이번 공격은 일종의 자존심 회복용이었다.

자신의 무기를 놓친 모습을 만회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모인 이들에게 강력한 충격을 선사해주려고 했다.


그 때문에 도끼를 더욱 꽉 쥐었고, 놓치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도끼를 쥔 채 하늘을 날아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방망이 마스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당분간 월요일 연재로 이어갑니다. 24.02.06 39 0 -
42 42화. 인사 24.05.20 5 0 12쪽
41 41화. 나뭇가지 24.05.13 13 1 13쪽
40 40화. 같은 공간, 다른 시간. 24.05.06 14 1 12쪽
39 39화. 각자의 길 24.04.29 19 0 12쪽
38 38화. 새로운 제안 24.04.22 23 1 11쪽
37 37화. 배신 24.04.15 33 0 12쪽
36 36화.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 24.04.08 25 1 11쪽
» 35화. 날아오는 바위 24.04.01 29 1 11쪽
34 34화. 살아남을 방법 24.03.25 31 0 11쪽
33 33화. 누구라고? 24.03.18 35 0 12쪽
32 32화. 청출어람 24.03.11 34 0 12쪽
31 31화. 옥영문 침략 24.03.04 38 0 11쪽
30 30화.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 24.02.26 38 0 11쪽
29 29화. 흡수 24.02.19 42 0 12쪽
28 28화. 집결 24.02.12 50 0 11쪽
27 27화. 마주침 24.02.06 47 0 11쪽
26 26화. 내공심법 24.02.05 48 0 11쪽
25 25화. 녹림 24.02.02 43 0 12쪽
24 24화. 약탈자 소탕 24.02.01 43 0 13쪽
23 23화. 시합 끝 24.01.31 53 0 12쪽
22 22화. 깃발 24.01.30 53 0 12쪽
21 21화. 훌륭하군요. 24.01.29 53 0 11쪽
20 20화. 화살보다 빠를까? 24.01.26 58 0 11쪽
19 19화. 시합의 결과는? 24.01.25 59 0 12쪽
18 18화. 시합 24.01.24 67 0 12쪽
17 17화. 시합 대비 24.01.23 71 0 11쪽
16 16화. 선생님이 누구라고? 24.01.22 79 0 11쪽
15 15화. 중간 평가 24.01.19 74 0 11쪽
14 14화. 닭 대신 꿩 24.01.18 76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