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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 님의 서재입니다.

방망이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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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phsi
작품등록일 :
2023.10.05 17:50
최근연재일 :
2024.05.13 07:0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744
추천수 :
35
글자수 :
212,893

작성
24.01.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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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5화. 중간 평가

DUMMY

*


옥영문에는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훈련 가능한 이들이 모두 모여있는 시간.

차이안이 그들의 맨 앞에 나와서 단체훈련을 이끌어가고 있었다.


“매일 열심히 따라와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훈련 받는 사람들은 각 조별로 나뉘어 서있었다.

천강과 조원들은 훈련 중에도 반마이를 계속 쳐다보았다.

이전에는 신경 쓸 일 없었지만 반마이에게 배우고 난 뒤, 훈련 받는 중인 그의 동작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차이안은 훈련 받는 사람들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애초에 그들이 강해지면 옥영문을 지키는 전력이 보강되기 때문에 차이안을 비롯한 부대원들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갈수록 훈련의 성과가 보이는군요! 모두들 잘 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훈련 받는 인원들도 차이안에게 감사한 마음이었다.

자신들은 옥영문에서 적들과 싸우며 살아남아야 하는 입장이었고, 그 때문에 차이안의 훈련은 생존에 도움이 되었다.

그 때문에 훈련 시간에는 모두가 차이안의 말에 잘 따라주었다.

뿐만 아니라 업무에서도 차이안을 비롯한 부대원들에게 호의적으로 대하는 효과까지 생겨났다.

단순히 업무 상 위계를 따르는 범위를 벗어나 인간적으로 존경하고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훈련을 마치기 전에 중요한 발표를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조장과 조원으로 만나서 훈련하는 시간은 잘 진행되고 있으신가요?”


차이안의 깜짝 발언에 훈련 받던 인원들은 모두 집중했다.

특히 조장과의 관계에 관한 일이라니 더욱 신경이 쓰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떤 이들은 조장과 엮이게 되는 일에 그저 기대와 긴장을 했다.

하지만 천강 같이 조장과의 관계가 불편한 몇 사람들은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서, 조원들과 조장 사이의 대결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


차이안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기본적으로 지금까지의 분위기는 조장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침을 받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조장에게 맞서 싸우라니.


“내가 잘못 들은건가?”

“자네도 잘못 들었나?“

“우리보고 조장님과 대결을 펼치라고?”


조원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실력 차이가 얼마나 나는데, 말이 안 돼”

“엄청 뚜드려 맞게 생겼네.”

“차이안님 너무하시네.”


일부 조원들은 조장과의 실력 차이를 언급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차이안을 향해 의문을 표시하는 눈빛을 보냈다.

그래서 차이안은 부연 설명을 이어갔다.


“맞대결을 하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일종의 중간 평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차이안도 그냥 조장과 조원들이 실력을 겨루라는 말이 아니었다.

그렇게 하면 절대 조장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결론부터 간단히 말하자면 여러분이 하시게 될 시합은 꼬리 자르기입니다!”


차이안은 아주 보람차게 자신이 작명해온 이름을 말했다.

꼬리 자르기 놀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대충 예상되는 바가 있는지 조원들이 수근거림을 멈추고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당일 날 조장들은 꼬리를 달고 지정된 물건을 탈취해서 모두 목적지에 가져다 놓아야 합니다. 또한 어떤 공격도 하지 못합니다.”


차이안은 좁고 기다란 천을 꺼내서 자신의 허리 뒤 쪽에 다는 시늉을 했다.

다리 끝까지 내려와 꽤 긴 꼬리는 움직일 때마다 바람에 나풀거렸다.

때문에 몸을 움직였어도 꼬리는 아직 그 자리에 잔상처럼 남아있었다.


“조원분들은 물감을 적신 솜을 죽도에 검의 날처럼 달고 조장의 꼬리를 가르거나 조장을 직접 타격하면 됩니다.”


말 그대로 조장에게 피해를 가했음을 증명하면 되는 일이었다.

다만 실전이 아니었기에 대나무로 만든 검인 죽도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타격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서 물감에 적신 솜을 달자고 했다.


‘에휴, 근데 저거 해서 뭐하냐’

‘그래도 우리가 조장님에게 어떻게 닿을 수나 있을까.’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흥미를 갖지 못했다.

조장과의 격차가 너무나도 큼을 알기 때문에 별로 의지가 샘솟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들을 위해서 차이안은 또 한가지를 준비해 왔다.


“성공한 조원분들에게는 보상으로 간단한 선물을 준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같아서는 몇일 동안의 휴가도 생각 중입니다!”


조원들에게 단기 휴가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 때문에 눈을 번쩍 뜨고 관심 갖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약 열흘 뒤 진행 될 예정이니, 다들 그날까지 열심히 연습하시기 바랍니다!”


차이안의 인사말을 끝으로 그 날의 단체 훈련은 끝이 났다.


*


반마이는 오늘 배운 기술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자연스럽게 천강과 조원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미 반마이의 일은 모두 끝나 있는 상태였다.

물론 반마이가 혼자 하지는 않았고 천강과 조원들이 함께 도와주었다.


‘와 반마이님은 벌써 몇 번째 검을 휘두르시는 건지. 게다가 속도도 전혀 줄어들지 않아.’


반마이는 검을 수차례 휘둘렀다.

이번에 차이안에게 배운 기술은 쾌검이었다.

빠르고 경쾌하게 공중을 가르고 있는 반마이의 목검.

약 천여 번이 넘는 횟수를 내리치는 동안 단 한 번도 속도가 줄지 않았다.

반마이 또한 이를 의식하고 있었다.


‘저번에 차이안이 건네준 약을 먹고 난 뒤로 몸에서 알 수 없는 기운들이 솟아나는데, 어떻게 가다듬어야 할 지 모르겠어.’


지난 번 산왕이 쳐들어왔던 몇일 뒤, 옥연성이 차이안을 통해서 반마이에게 건네 준 약을 다 먹었다.

내공을 키워주지는 않지만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준다고 했었다.

흡성대법을 개량한 북명신공으로 산왕의 내공을 흡수했다고 생각했지만 딱히 새로운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빠른 시일 내에 몸 안에 넘치는 기운을 다스리는 법을 알면 좋겠는데. 차이안에게 부탁 해봐야겠다.’


몸에 힘이 넘치는 기분은 좋았지만, 그걸 다스릴 수 없다는 사실이 신경 쓰였다.

가능하다면 이런 기운도 다스릴 수 있는 기술을 차이안으로부터 빨리 배우고 싶었다.

그럴 게 아니라 자신의 조장이 차이안이기도 하니까 기회가 될 때 직접 물어보면 좋을 일이었다.


“반마이님, 지치지도 않고 정말 대단하십니다”

“덕분에 정석 자세를 반복해서 볼 수 있었지요.”

“이름처럼 쾌활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 정도라면 꼬리 정도는 가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천강과 조원들은 이번에 들은 조장과의 대결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듯했다.


“제발.. 꼭 한 방만 먹일 수 있으면 좋겠어.”

“자네 휴가 때문이지?”

“어? 어.. 그럼~ 당연히 휴가 때문이지”

“그래. 자네 맘 다 알아. 나도 그러니까. 그래도 누가 들을지 모르니 말은 조심하게”

“어.. 어 그래야지.”


규칙 상으로는 꼬리에만 닿아도 된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이들의 조장인 천우최는 꼬리가 아닌 몸통이 노려질 듯했다.


“어쨌든 오늘도 저희가 미진했던 부분들을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반마이님 덕분에 이해가 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저는 이해한 줄 알았는데 부족한 점이 많더군요. 반마이님 덕분에 깨달았습니다.”


천강과 조원들은 쾌검에 대해 한 발짝 더 이해하게 된 사실에 대해 반마이에게 고마워했다.

이번에 차이안에게 배운 쾌검은 보다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했었다.

천강은 스스로 어느정도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반마이와 대화를 나누어보면서 자신이 미진했던 부분이 있음을 깨달았다.

덕분에 쾌검의 진정한 속도에 어느 정도 다다를 수 있었다.

반마이가 보기에도 천강이 충분히 이해한 듯 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젠 이렇게 훈련에 몰두하는 일상이 익숙해졌어.’


반마이는 사부들이 부대원들에게 가르치던 장면들이 생각났다.

멀리서 빗자루를 쓸면서 우연히 듣게 된 이야기들.

그 당시에는 직접 훈련을 해보고 싶어서 일이 끝나면 빗자루를 들고 연습하곤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자신의 일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옆에서 함께 시간을 내서 훈련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덕분에 자신도 좋아하는 훈련 얘기를 마음껏 할 수 있고, 그 덕분에 동료들과 함께 수련하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어.’


수련하면 강해지는 효과도 있었지만, 그냥 그 자체로 즐거웠다.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고 새로운 경지로 나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렇게 점점 더 훈련에 몰두하게 되는 날들이었다.


*


“몸을 숨기고 있어라! 절대 들켜선 안돼!”


옥영문의 일꾼들은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인근 마을로 내려와 있었다.

그런데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마을의 풍경은 두려움과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산적의 잔당들이 마을을 장악한 모습은 마치 어두운 그림자가 햇살 가득한 날을 집어삼킨 것 같았다.

그들은 거칠고 위협적인 무기를 들고 다니며, 상인들을 협박했다.


“내가 이날까지 돈을 준비해 놓지 않으면 다 죽인다고 했었을텐데!”

“아이고.. 저희에게 그런 돈이 어디 있습니까.”

“이게 아직도 말대꾸를 하네. 얘들아 이거 다 엎어 버려라!”


칼을 찬 산적들이 가게 안에 있는 물품들을 가리지 않고 베어내기 시작했다.

상품 가치는 사라졌고 상인들은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다.


“꺄아악!”

“안됩니다!!!”

“이 개자식들!!! 크헉!”


마을 곳곳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반항하는 이들은 가차없이 폭력 당했다.


“이제 좀 감이 오나? 이제부터 이 마을은 우리 산채에서 관리한다. 불만 있는 놈들은 떠나라.”

“멍청하면 몸이 고생이죠. 이놈들 살림살이 좀 나아지게 직접 관리해 준다는데도 이렇게 말을 안 들으니 원..”


이 마을은 관의 영향이 닿지 않는 외진 곳에 있었다.

그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어디에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이런 사태들로 인해 지난번 내려왔을 때까지만 해도 평화롭던 거리는 마치 전쟁터를 연상케 하듯 변해 있었다.


“저놈들은 누굴까요?”

“지난번 옥영문에 쳐들어왔던 놈이 사라진 후로 세력이 바뀐 모양이다. 굉장히 거친 녀석들이군.”

“뒤가 없는 녀석들 같습니다.”


옥영문의 사람들이 거래하던 가게 또한 이미 문을 닫았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장사를 할 수 있을리 만무했다.

그 때문에 필요로 하는 재료는 이제 얻을 수 없게 되었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데 큰일이군.”

“품질에도 큰 차이가 있지요.”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의 선택은 오직 하나, 조심스럽게 몸을 숨기며 도망치고 있었다.

도망치는 동안, 그들은 주변의 비명과 고통의 소리를 들었다.

그들의 마음속에 마을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함께 산적들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이..! 잔인하고 포악한 놈들입니다.”

“지난번 놈들과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설쳐대는군요”

“꼭 우리 재료 수급이 아니더라도 큰일이군.. 주변이 한동안 꽤나 시끄럽겠어. 어서 돌아가서 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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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시합 끝 24.01.31 51 0 12쪽
22 22화. 깃발 24.01.30 5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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