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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 님의 서재입니다.

방망이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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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phsi
작품등록일 :
2023.10.05 17:50
최근연재일 :
2024.05.20 07: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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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수 :
218,143

작성
24.03.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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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1화. 옥영문 침략

DUMMY

적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기운.

산왕에게서 보았던 흡성대법을 더 강력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녀석이 손을 뻗은 방향의 주변에 있는 풀과 나무들까지 함께 흔들리고 있었다.


달려가고 있던 추진력에 녀석의 흡성대법까지 더해지자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거의 날아가다시피 녀석에게 돌진하고 있었다.

점점 가까워지며 선명하게 보이는 적의 모습.

쓰러지기 전에 건너편 산에서 달아나던 사람이 입고 있던 옷의 색과 같았다.

그리고 그 위에 쓰여진 이름.

녹림.

얼핏 들어서 알고 있는 산적들의 집단.


‘산왕이 녹림과 연관이 있었구나. 그러면 옥영문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겠네.’


적의 신원을 얼추 짐작할 수 있었다.

산왕이 없어지고 난 후에 그에 대한 앙갚음 또는 집단의 이득을 위해 쳐들어 왔겠지 싶었다.

적어도 그들이 단순히 물러설 상황은 아님은 확실했다.


그에 더해서 옥영문의 주된 병력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었다.

심지어 목숨을 끊으려 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싸움은 이기지 못하면 죽게 되는 상황이다.


더 이상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다.

손을 들어 올렸다.

처억.


“북명신공”


나무 사이로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나뭇잎들이 폭풍에 휩쓸린 듯 날아다녔다.

손끝에서 피어 오른 빛은 밤하늘의 별처럼 찬란했고 어두운 산 속을 밝히기 시작했다.


촤아악! 소리가 근방에 울려 퍼졌다.

어둠으로 휘감겨 있던 손과, 빛을 뿜어내는 손이 부딪혔다.

그 순간, 제 1산주의 표정에 당황함이 스쳤다.

이제 거꾸로 그의 내공이 힘에 이끌려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크읏! 이게 어찌 된 일인게야! 네 놈은 누구냐!”


1산주의 표정이 한껏 일그러졌다.

주변의 공기가 진동하며, 두 사람 사이에서 터지는 기의 충돌은 근방의 나무들을 떨게 만들었다.

제 1산주의 옷자락이 바람에 휘날리고, 반마이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두 사람의 기운이 충돌하며 마치 폭풍의 중심에서 바람에 버티는 듯한 모습을 만들었다.

1산주는 이 상태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서 허리춤에 있던 단도를 빼어 들려고 했다.


“에이잇!”


하지만, 그의 미세한 움직임조차 허락할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그에 적합한 기술도 알고 있었다.


‘점혈’

파파파팍.


순식간에 제 1산주의 몸이 굳어버렸다.

그리고 저항할 수도 없이 이제 고스란히 내공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크커..컥!”


그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눈을 돌려 반마이를 바라보았다.

녹림의 7산주.

그 중 가장 강하다고 알려졌으며, 녹림투왕을 제외한 모든 산적들 위에 군림하는 자.

그 이름도 지금까지였음을 받아들일 시간이 왔다.


털썩.


*


밤 하늘에 달이 떠오르는 가운데, 옥영문의 고요한 정원이 격렬한 전투의 장으로 변해 있었다.

달빛이 차가운 검 날 위에 은은한 빛을 더했고, 차이안의 호흡은 바람처럼 날카로웠다.

그의 눈빛은 녹림의 산적들을 향해 번뜩였고, 그의 검은 마치 춤을 추듯 적들 사이를 헤집었다.


‘이 놈들은 어디서 왔지? 분명 지난 번에 주변을 빠짐 없이 정리 했었는데. 수가 너무 많군. 산왕 때와는 달리 위험할 수도 있겠어.’


하지만, 수적으로 우세한 산적들이 두 명의 산주와 함께 차이안을 무자비하게 몰아붙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산주의 명령을 받아서 함께 온 각 산채의 우두머리들이 옥영문의 사람들을 위협했기에, 조장들은 그들을 막아내는데 전력을 쏟아야 했다.

개인으로 상대한다면 순식간에 끝날 싸움이었지만, 누군가를 지켜내는 일이란 쉽지 않았다.


‘특히, 여기 두 명의 고수는 전력을 다해 덤벼도 쓰러뜨릴 수 있을지 모르겠군. 버티는 게 한계로 느껴질 정도야. 그 외에도 각 산채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들이 많아. 제대로 배우진 않았지만 각자의 무공을 익혔군. 옥영문의 무사들이 감당하기엔 벅찰 수 있겠어.’


게다가 절정의 경지에 오른 2산주와 3산주를 차이안 혼자서 상대하고 있었다.

부대원들의 대부분은 산채의 우두머리들과 함께 밀려오는 엄청난 양의 산적들을 떠맡고 있기 때문이었다.

호위무사들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병력이었다.


차이안이 상대하는 두 산주들의 움직임은 그림자처럼 빠르고 예측 불가능했다.

그둘의 합공은 차이안을 몰아세우기에 충분했다.

다른 조장들이 차이안을 도우러 왔지만 절정의 고수를 상대하기에는 무리였다.


“사람들을 지켜라!”


그러나 차이안은 단 한 순간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산주들과의 난전 속에서도 달려드는 산적들을 격퇴시키며, 옥영문의 사람들을 지켜내고 있었다.


차이안에게 훈련 받은 옥영문의 호위 무사들도 성장한 실력을 보이며 산적들을 상대로 잘 버텨주고 있었다.

그들은 이제 산적 개개인은 수월하게 상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한 명을 쓰러뜨려도 그 뒤에 또 다른 산적이 덤벼들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체력이 바닥나 최후를 맞이 할지도 몰랐다.


‘하아.. 이대로 가면 몰려드는 적으로부터 옥영문을 지킬 수 없어. 어떻게 해야 하지?’


그렇게 싸우는 와중, 옥영문 바깥에서 달려오는 반마이가 보였다.

전투 중이라 오래 볼 수는 없었고 아주 찰나의 순간만 보았다.

밖에 나가서 내공 심법을 수련하고 오는 길로 보였다.


‘반마이? 도망가도 되는데.. 굳이 올 필요 없다. 너라도 살아야지. 안타깝구나.. 조금 빨라진 모습인데. 내공을 수련하기 시작했구나.’


난전 속이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달려오는 속도가 조금 빠른 듯했다.

그것보다 지금 반마이가 이 속에 들어와 합세해서 산적들을 상대하려는 모양이었다.

한 명의 목숨이 안타까웠다.

그냥 돌아서 혼자라도 살아남길 바랐다.

그 또한 지켜내야 할 사람들 중 한명이었으니까.

엄밀히 말하면 반마이는 전투 인력은 아니었기 때문에 밖으로 살려서 보내야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차이안은 우선 자신의 싸움에 집중해야 했다.

반마이에게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적들의 공세는 점점 거세어져 갔다.

산주들의 검기가 어둠 속에서 번뜩이며, 차이안을 위협했다.

차이안은 끊임없이 공격을 피하고 막아내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 노력했지만, 그의 내면 깊은 곳에서는 이미 싸움의 패배를 직감하고 있었다.


‘적들에게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 정말 끝이야! 일류 고수들은 우리가 더 많으니까, 저 두 명의 고수만 쓰러뜨린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거야!’


그러나 그는 옥영문과 그의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한 방울의 기력까지도 쏟아 붓기로 결심하고 있었다.

녹림의 세력은 두 명의 산주가 대부분의 전력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류 고수들이 힘을 모아 그들을 쓰러뜨릴 수 있다면,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사이에 옥영문의 사람들이 입을 피해였다.

조장들이 목숨을 걸고 두 명의 산주를 상대해야 할 상황에, 옥영문의 사람들까지 지켜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선택해야만 했다.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전세를 역전시킬지, 아니면 이대로 체력이 다할 때까지 사람들을 지키며 보이지도 않을 희망에 기댈지.

마음이 아팠다.

누군가 적들에게 당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했다.

하지만, 일부라도 확실히 지킬 수 있는 방법.

옥영문의 사람들을 지킬 책임이 있었다.

결단을 내렸다.


“지금부터 부대원들은 나와 함께 산주를 노린다!”


파파팟.

순식간에 모여든 부대원들.

부대원들도 얼핏 눈치 채고는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전력만 소모되고 말 뿐이라는 결론을.

그래서 차이안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금까지 뒤에서 지키고 있었던 사람들을 놔두고 떠나오는 발걸음이 가벼울 수가 없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함께 지내던 사람들.

그들을 칼을 든 산적들 앞에 내버려 둔 채 와야 했다.


하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았다.

호위 무사들은 사력을 다해서 산적들을 막아섰고, 옥영문의 사람들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각종 무기를 항전하고 있었다.


어느새 열 명 남짓한 조장들이 두 명의 산주를 둘러쌌다.

그런데 산주들도 이런 전투를 많이 겪어본 탓에 가만히 당해줄 생각은 없었다.


“놈들이 우리 둘에게 모여 들었으니 적당히 시간을 끌도록 하지.”

“그러지. 인질을 잡으면 더 수월할 것이니.”


두 산주는 전력으로 포위망을 뚫고 조장들과의 거리를 벌리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일류의 경지에 오른 부대원들이었지만, 절정의 고수들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도망칠 수 있었다.


“시간을 끌면 안된다!”


희생을 감수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시간을 끌면 피해만 늘어난다.

결정을 내린 이상, 빠른 시간 안에 두 명의 산주를 무찔러야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다.

다급해지는 마음.

그 순간에도 옥영문에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잘못된 판단을 내렸구나.’


차이안은 눈물이 핑 돔을 느꼈다.

억울함인지 무력함인지 분노인지 미안함인지.

눈 앞의 두 산주를 따라잡지 못하는 시간 동안 눈시울이 점점 뜨거워짐을 느꼈다.


그 때문에 조금씩 시야가 일렁였다.

정신을 다잡아야 했다.

괜한 눈물에 눈 앞의 적들을 놓쳐선 안된다.

벌써 눈에서 흩날리는 물 때문에 놈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왜곡되어 보였다.


‘마음을 다잡자. 제대로 보고 쫓아가야 해!’


하지만 놈들의 움직임은 더욱 더 이상해져 갔다.

조금씩 일렁거리던 놈들의 움직임이 이제는 아예 한 쪽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보였다.

단지 시야가 왜곡되었다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확실한 변화였다.


‘무슨 일이지!?’


산주들은 팔다리를 흩날리며 어딘가로 빨려 들어가듯이 날아가고 있었다.

그들도 당황했는지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다.


“이게 무슨!”

“끄어어어!”


산주들이 날아가는 쪽을 바라보았다.

옥영문을 둘러싼 나무들 중 가장 높은 나무의 꼭대기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한 손을 뻗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빛.

일반인들은 볼 수 없었지만 내공을 수련한 자라면 느낄 수 있었다.


‘저 기술은.. 설마?’


문득, 차이안은 나무 위에 서 있는 사람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방금 전에 옥영문으로 다급하게 달려온 사람.

달빛 아래 은은한 빛을 받고 서 있는 반마이가 보였다.


반마이가 분노한 얼굴로 두 명의 산주들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지?’


혼란스러웠다.

이미 전투 속에서 혼란스러웠지만 다른 의미로 혼란스러웠다.

강대하게 뿜어져 나오는 내력은 대체 설명할 길이 없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반마이가 휘두르는 검.

달빛에 비춘 반짝이는 검 날이 순식간에 다섯 번 휘둘러졌다.


‘오호단문도..! 저게 오호단문도구나!’


경이로웠다.

달의 색으로 물든 다섯 마리의 호랑이가 달려드는 모습이 어두운 밤 하늘에 그려졌다.

그리고 힘없이 떨어지는 두 산주.

모든 내력을 잃고 바닥에 털썩 내려앉았다.


그 순간, 차이안의 심장은 새로운 희망의 불꽃으로 타올랐다.

아직 머리 속에 반마이의 변화에 대한 혼란스러움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머리 속에 있는 의문과 상관 없이, 지금부터 무슨 명령을 내려야 할 지는 명확해졌다.


“다시 흩어져서 옥영문을 지켜라! 산적들을 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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