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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 님의 서재입니다.

방망이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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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phsi
작품등록일 :
2023.10.05 17:50
최근연재일 :
2024.05.13 07:00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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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수 :
212,893

작성
24.03.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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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2화. 청출어람

DUMMY

침입한 산적들의 거친 발걸음.

무자비한 웃음을 터뜨리며, 산적들은 칼과 번뜩이는 창을 들고 옥영문 사람들을 위협했다.

그들의 눈빛은 야수처럼 번들거렸고, 그들의 살기가 서린 찬 바람처럼 옥영문 내부를 가득 메웠다.


옥영문의 호위 무사들은 방패와 검을 들고 산적들에 맞서고 있었다.

하지만 산적들의 수는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들은 무자비한 공격으로 옥영문의 무사들을 몰아붙였다.


무사들은 옥영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지만, 점점 체력이 빠져가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들의 검은 갈수록 무거워지고, 팔은 힘이 빠져 갔으며, 방패는 차츰 무너지고 있었다.

하지만 싸움은 끝 없이 지속되었다.

더군다가 방금까지 일당 백의 역할을 하던 조장들이 두 명의 산주를 잡으러 갔기에 그 부담은 더욱 커졌다.

산적들의 야만적인 웃음과 호위 무사들의 필사적인 저항이 옥영문 내부를 가득 메우며, 평화로운 공간은 전쟁터가 되어있었다.


“헉.. 허억..”


호위 무사들은 호흡도 가다듬지 못한 채 남아있는 힘을 짜내어 검을 한번 휘두르고, 또 다시 힘을 짜내어 한번 휘두르는 동작만을 반복할 수 있었다.

언제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모습이었다.


“비켜라! 이제 내가 직접 나서마!”


그 순간, 여러 산채의 우두머리들 중 한 명이 지칠대로 지친 호위 무사들 앞에 나타났다.

그는 기다란 창을 들고 와서는 산적들을 밀치며 앞으로 나왔다.


우두머리의 등장은 산적들 사이에서도 일종의 위엄을 갖고 있었다.

그의 창은 무척이나 길고 날카로워, 그것만으로도 이미 위협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투박한 산적들의 옷차림과 달리 그의 복장은 비교적 정제되어 있었으며, 창의 손잡이에는 복잡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스스로가 녹림의 일원임을 누구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려는 듯했다.


호위 무사들은 그의 등장에 순간적으로 긴장의 끈을 더욱 조였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들 정도로 위압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여전히 굴하지 않고, 옥영문과 그 안의 사람들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산적 우두머리는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무거운 발걸음으로 호위 무사들에게 다가갔다.

그의 움직임은 느렸지만, 이미 지쳐버린 호위 무사들에게는 충분히 위압감이 들 정도였다.


"감히 녹림에게 거스르려 들어?"


산적들은 그의 말에 기세등등해졌고, 호위 무사들은 마지막 힘을 짜내며 검을 더욱 굳게 쥐었다.

이 순간, 옥영문 내부는 긴장과 두려움, 그리고 의지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산적 우두머리의 창과 호위 무사들의 검이 마침내 격돌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크아악!”


하지만 비명이 들려오는 곳은 반대 쪽이었다.

어느새 돌아온 조장들이 뒤편에서부터 산적들을 물리치며 다가오고 있었다.

산채의 우두머리는 다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조장들이 녀석을 베어버렸다.


“살았다..!”


반마이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일.

조장들이 자리를 비운 시간은 다행히 길지 않았고, 그 틈은 호위무사들이 훌륭히 버텨주었다.

그리고 산주들을 상대하러 떠났던 자리에 다시 돌아와서 산적들로부터 옥영문을 구할 수 있었다.


옥영문 곳곳에서도 다른 산적들을 정리해 나가고 있었다.

산주가 없는 산적들의 전력은 조장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본래 녹림의 대부분의 전력은 산주들이 담당했고, 산적들은 일개 병력 채우기 용에 불과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충분히 위압감을 줄 수 있었지만 무림인들에게는 어림 없는 소리였다.


반마이도 차이안과 함께 빠른 속도로 산적들을 정리해 나갔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뜻 밖의 말을 꺼냈다.


“차이안, 내가 잠시 옥영문을 떠나 있어도 될까?”


갑작스레 구해오는 허락.

옥영문에 파견된 무림맹의 인원들을 책임지는 이는 차이안 본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옥영문을 떠나 있겠다면 허락을 받아야 함이 당연했다.

그렇기에 반마이가 자신에게 물어오는 상황 자체는 이상하지 않았으나, 하필 지금 상황에서 떠나야 한다기에 의아했다.


“응? 이제 곧 산적들을 전부 정리할 수 있는데 무슨 일이야? 혹시 밖에 나갔던 옥영문 사람이 더 있어?”


확인해봤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옥영문 내부에 있었다.

하지만 난전 속이라 철저히 확인할 순 없었다.

그래서 혹여 밖에서 또 다른 산적에게 쫓기고 있을 옥영문 사람들이 있는지 물어봤다.


“아니야. 하지만 확인하고 싶은 곳이 있어.”


*


잠시 후, 반마이는 산 속을 빠르게 내달리는 중이었다.

가끔 벌레 소리만이 들려오는 산 속에서, 적막한 밤의 정적을 가르고있었다.

날렵한 몸놀림으로 숲속을 가로지르는 중에도, 깃털이 땅에 닿듯이 발 소리는 거의 나지 않았다.

그만큼 높은 경지에 오르고 힘을 갖게 되었음을 뜻했다.

그렇기에 누구를 맞닥뜨리더라도 당당히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내면에서는 작은 걱정이 뒤섞여 있다.


‘도윤이가 무사해야 할텐데’


옥영문에서의 치열한 전투를 뒤로하고, 이제 걱정은 오롯이 도윤을 향해 있었다.

무림맹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들 중 가장 어렸던 동생.

지난 번 차이안이 주변에 산적과 약탈자들을 정리하러 나갔다가, 주변에 파견된 부대원들을 만난 적이 있다고 했었다.

그리고 그 때 도윤이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녹림은 산왕이 사라졌음에 분노하여 쳐들어왔다.

그리고 조장들이 주변을 정리할 때도 도윤이가 있는 부대의 사람들을 만났다면 그 쪽에도 충분히 공격이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었다.

게다가 이만한 규모의 산적들이 공격해 왔다면,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


늦은 밤, 달빛 아래 조용한 산골짜기의 한 마을.

때 아닌 산적들의 횡포 때문에 주민들의 비명이 가득했다.

이 곳은 관이 없는 외진 마을.

주민들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올 사람들은 없었다.


대신 그 자리에는 녹림투왕과 두 명의 산주가 마을을 휩쓸고 있었다.

4 산주와 5산주.

그들은 녹림투왕의 눈에 들고자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

절정의 경지에 오른 두 명의 고수가 마음 먹고 주변을 황폐화 시키고 있었다.

그들은 이 마을에서 얻어내고자 하는 바가 없었다.

단지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뿐이었다.


“감히 누가 녹림을 거스르는가!”


산주들은 크게 소리치며 일부러 더 과장되게 행동했다.

주민들에게 두려움을 주기 위함이기도 했지만, 이 모습을 녹림투왕이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다.


‘투왕님, 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산왕의 빈 자리는 어떻게든 메우겠습니다.’


녹림투왕.

그는 마을 가운데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주변 상황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마치 누가 더 열심히 날뛰는지 확인하려는 감독자 같았다.


이 무시무시한 밤, 녹림투왕은 그의 거대한 도끼를 휘둘러 마을 한가운데 서 있던 거대한 나무를 마치 종이처럼 쉽게 베어냈다.

그 나무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무너져 내리며 마을 사람들의 심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었다.


“우리 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나무가..!”

“아.. 안돼.”

“저 두꺼운 나무를 저리도 쉽게 베어내다니!”


나무가 쓰러진 뒤, 녹림투왕은 그 쓰러진 거대한 나무 위에 걸터앉았다.

그의 모습은 마치 야만의 왕좌에 앉은 왕과도 같았다.

도끼를 어깨에 걸치고, 그는 자신의 부하들이 마을을 휩쓸고 있는 모습을 냉담하게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잔혹함과 무관심이 뒤섞여 있었다.


녹림투왕의 부하들은 마을 곳곳에서 날뛰며 파괴의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집들은 부서졌고,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숨죽여 울고 있었다.


“도윤아 절대 나오면 안된다. 사람들하고 함께 들어가 있어.”


그 중 한 집 안에서는 도윤과 다른 사람들이 떨고 있었다.

그리고 부대원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한 집으로 모이게 했다.

여러 곳에 흩어져 있기보다는 한 곳에 모여 있어야 지키기 수월하기 때문이었다.

부대원들은 이 마을을 지켜내라는 임무를 부여 받은 상태였다.

그렇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마을을 적으로부터 사수해야 했다.


하지만 이리도 강한 자들이 쳐들어 오리라는 생각은 못했었다.

녹림의 일곱 산주들은 대부분 절정의 고수에 달했고, 녹림투왕은 그들을 뛰어넘어 초절정의 경지에 이른 자였다.

그에 비해 부대원들은 대부분 일류 고수.

게다가 녹림의 산주들은 갖은 전투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부대원들은 무림에서의 여정을 첫 시작한 자들에 불과했다.


‘윽! 대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버티면 그 후에는.. 누가 도우러 올 사람도 없어.’

‘살아나갈 방법이 없을까? 누구라도 도움을 청해야 돼.’


입구를 지키는 부대원들과 호위 무사들의 모습은 절망적이었다.

그들의 눈빛은 희망이 사라진 듯 텅 비어 있었다.


산적들 정도는 충분히 뚫고 나갈 수 있었다.

산주들도 많은 부대원들을 모두 쫓아올 수는 없기에 따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뒤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녹림투왕이 문제였다.


마치 나가볼 테면 나가보라는 태도로 우직하게 마을의 입구를 가로막고 있었다.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다고 말하는 듯했다.

녹림투왕은 마치 이 혼란과 공포의 지배자처럼, 자신의 부하들이 저지르는 잔혹한 행위를 묵묵히 지켜보며 그들의 폭력과 파괴의 광란을 즐기고 있었다.

그 때문에 부대원들은 밖으로 나가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주변에 차이안이 이끄는 부대가 있던데, 그 곳까지만 도달할 수 있다면..!”


차이안.

무림맹에서 훈련 받던 인원들 중 최고라고 손꼽히던 인재들 중 한 명.

그들의 도움이 있다면 산적들을 쫓아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면 그 틈에 무림맹에 지원을 요청해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겠지.

하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저기 버티고 있는 녹림투왕과 산주들을 뚫고 나가는 일은 불가능해 보였다.


‘죽음을 기다리는 기분이야..’

‘이대로 버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부대원들과 호위 무사들은 계속해서 희망이 없는 절망적인 싸움을 벌였다.

그들은 마치 죽음을 기다리는 듯한 처절함 속에 맞서 싸웠으나, 이는 단지 죽음의 시간을 늦추는 것에 불과했다.


그러던 중, 녹림 투왕이 두 명의 산주들을 불러들였다.

그가 크게 부르지도 않고 단순히 손짓을 했을 뿐인데도, 그 혼란 속에서 두 명의 산주들은 항상 주시하고 있었는지 빠르게 녹림투왕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녹림 투왕은 거대한 도끼의 평평한 부분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금까지의 상황이 흡족한 모습이었다.


“이제 됐다. 돈을 낼 것들은 남아 있어야 하니, 저기 무공을 익힌 놈들만 처리하고 한 두 놈만 살려서 데려와라. 어디에 속한 놈들인지 알아야겠다.”

“예!”

“알겠습니다!”


명령이 떨어졌다.

이제 더 이상 녹림 투왕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서 과장되게 행동할 필요가 없어졌다.


4산주는 품 속에서 작고 날카로운 쇠조각들을 꺼내어 한 손에 집어 들었다.

그리고 다른 손에는 단도를 꺼내 들었다.

밤의 암살자.

그는 암기술과 단검의 달인으로 불리는 자였다.


5산주는 칼처럼 생겼지만 날에 홈이 여러 개 패여 있는 특이한 무기를 꺼냈다.

철의 파괴자.

그는 주로 다른 이들의 검을 부러뜨린 뒤 상대하는 특기를 지녔었다.


드디어, 절정의 고수 두 명이 이제 부대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아무런 가식도 연기도 할 필요 없었다.

남은 일은 이 상황을 종식시키는 일뿐이었다.


“응? 헌데, 저 놈은 누굴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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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약탈자 소탕 24.02.01 41 0 13쪽
23 23화. 시합 끝 24.01.31 51 0 12쪽
22 22화. 깃발 24.01.30 51 0 12쪽
21 21화. 훌륭하군요. 24.01.29 5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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