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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그리고 나만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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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0.17 11:06
최근연재일 :
2024.01.06 23:1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1,561
추천수 :
245
글자수 :
547,302

작성
23.12.13 16:10
조회
85
추천
2
글자
12쪽

마탑 (2)

DUMMY

‘환상 마법은 어떻게 빠져 나가는 하는 거냐?’


사실 그동안 레전디아에 있으면서 이런 종류의 마법은 딱 한 번만 경험해 봤다.


바로 얼음 마녀 노레시아를 처치할 때.


하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상황이라 예전의 경험에서 건질만한 정보가 별로 없어 보였다.


일단 나는 내 정화 스킬을 생선파이에게 사용해 보았다.


모든 상태 이상 효과를 풀어내는 스킬이니까 녀석의 두뇌가 마법이나 저주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것이라면 아마 벗어날 수 있을 터.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음...그러고 보면 내 정신 세계는 [고룡의 혼] 특성이 지켜주고 있을 텐데 아무런 변화가 없는 걸 보면 우리의 두뇌를 조종하는 방식의 마법은 아닌가 보군.’


나는 관점을 바꾸어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내 생각의 꼬리가 혈룡단에까지 이르렀다.


혈룡단이 사파가 휘어잡은 세상의 공적이 되어 도망치다가 들어간 산속의 동굴.


그리고 그 동굴 깊은 곳까지 들어갔다가 갇혀 버린 세상.


‘그래!’


키워드는 ‘장소’였다.


혈룡단이 갇혀 버린 지하 공동.

그리고 얼음 마녀의 환상 마법이 펼쳐져 있던 얼음 지하 공동.


그 둘의 공통점은 그 지역을 벗어나게 되면 그 마법이 자동으로 풀린다는 것이었다.


즉, 지금의 상황도 환상 마법이 펼쳐져 있는 회의장 장소만 벗어나면 이 모든 게 해결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마탑의 놈들도 그걸 알고 있기에 저렇게 수많은 지네들을 보내어 우리가 계속 같은 자리에 서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일 테고.


‘그럼 결국에는 이 거대 분화구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다시 원점이었다.


처음에 아무 생각없이 하려고 했던 행동이 이 모든 사태의 해결책인 셈.


서거거걱!


나는 내 뒷발목을 물어 뜯는 조그마한 지네들을 다시 한 번 쳐냈다.


그런데...


‘.............!!’


내 창끝에 쓸려나가는 지네들과 함께 지면에 살짝 파인 홈.


번뜩 다른 방법이 떠올랐다.


“야. 너 혹시 땅 파는 스킬 같은 거 있냐?”


나는 다급하게 생선파이에게 물었다.


“없습니다...그런데 왜?...”


하기사 두더지 성좌도 아니고 물고기 성좌에게 땅을 팔 줄 아냐고 물어 본 내가 바보다.


아무튼 나는 내가 생각한 바를 그녀에게 전했다.


“그래서...땅굴을 파서 이 지역을 벗어나면 지네들이 전부 사라질 것이라는 말씀이십니까?...”

“아마도?”

“그렇다면....가능한 게 하나있습니다.”

“그래?!”


잠시 후.


우리 둘은 큰 기술을 사용해 주변에 공간을 찰나 만들어냈다.


“아쿠아 라피스!”


콰콰콰콰콰콰콰!


생선파이가 원래 형체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회전하며 땅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그리고 나도 그녀가 만들어 놓은 구멍 속으로 몸을 던졌다.


콰콰콰콰콰콰!


‘땅 파는 스킬이 없기는...이건 완전 아스팔트에 구멍 뚫는 기계 수준이구만.’


솔직히 감탄했다.


이 스킬은 원래는 수중에서 적을 공격하는 스킬이라는데 이런 식으로 써먹으니 인간계의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땅 뚫는 기계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아무튼 우리는 계속해서 땅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작은 형태의 지네 녀석들이 계속 쫓아오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내 선에서 처리가 가능했다.


쿠웅!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장소.


“헉...헉...”


아까 지나왔던 마탑의 1층이다.


엄청난 거리를 파 내려 온 것 같은데 사실 4층에서 1층으로 내려온 것 밖에 안됐다.


하지만 어찌됐든 이제 덤벼드는 지네들은 더 이상 없었다.


뽀드득!


“이것들이 감히!....”


생선파이가 분노에 찬 두 눈을 이글거렸다.


마치 생선파이가 뜨거운 오븐에 들어간 모습 같다.


앗! 뭔 쓰잘데기 없는 생각이냐.

정신 차리자.


“그럼. 당한 것 만큼 되돌려 줘야겠지.”


나도 먼지를 털며 더블 에이스를 다시 꼬나쥐었다.


“물론입니다!”


푸슈융!


우리는 바람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콰콰쾅!

퍼어어엉!


나와 생선파이는 우리를 공격해 오는 모든 것을 빠르게 처리하며 탑을 올랐는데, 대부분의 상대는 그냥 벽의 한쪽 구석에 숨겨진 마법 장치들이었다.


인력이 부족해서 저딴 허접한 장치들로 우리를 막는 건가 싶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알바냐?


아무튼 누가 마탑 아니랄까봐 참 이딴 걸 많이도 숨겨놨다.


한 10층 올랐을까?


우리는 잠시 쉬면서 호흡을 고르기로 했다.


“마탑 주인 자식은 어디에 숨어 있는 거야?”

“비리크는 꼭대기 층인 30층에 있을 겁니다.”


마탑 주인의 이름이 ‘비리크’라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이름도 아주 거지 같은 놈이다.


“이름만 들어도 비린내 쩌는 썩은 생선 같은 놈인 줄 금방 알겠군.”

“음흉한 느낌이 드는 자인 것은 사실입니다.”

“딸은 그렇지 않던 것 같던데...엄마를 닮은 건가?”

“딸이요?”

“응. 이본넬리라고. 몰라?”


나는 고대 신 레셰프를 처치하면서 구해낸 이본넬리 이야기를 짧게 들려주었다.


그러자 생선파이가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비리크는 자식이 없습니다. 결혼을 한 적도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뭐?!”


뭔가 잘못되도 크게 잘못됐다.


아무래도 내가 진짜 산 사람을 호랑이 굴에 던져 놓은 모양이다.


“젠장! 가자!”


우리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20층이 지나자 이젠 마법사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실력 좋은 놈들로.


콰드드드드드드!

중력 마법.


화아아아아아아!

쩌저저저저적!

원소 마법.


쿠쿠쿠쿠쿠쿠!

상태 이상 마법


아주 종합 선물 세트들로 구성을 하셨다.


“큭!....”


그리고 나와 생선파이는 이렇게 100% 마법으로만 구성된 연계 공격 대응에 아주 효과적인 조합이 아니라는 점을 뼈아프지만 인정해야만 했다.


‘이런 걸 창잡이들의 슬픈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생선파이나 나나 전형적인 전사 스타일이다.


플레이어들의 게임 용어로 치면 ‘데미지 딜러’였는데, 저런 마법사들을 쉽게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쪽에도 원거리 공격수가 있거나, 또는 몸빵을 해주는 탱커가 있어야만 했다.


그러다 보니 게놈과 후타딘 생각이 절실하게 난다.


생선파이 대신에 차라리 그 녀석들이 지금 내 옆에 있었다면 진작에 꼭대기 층에 올랐을 터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냥 생선파이를 여기로 보낸 네르갈 자식을 욕하는 걸로 내 성질을 달래는 수 밖에.


‘초롱 갈치. 이 개자식. 마탑에 마법을 할 줄 아는 성좌를 보내야지 말야. 저런 생선파이 같은 닥치고 돌격 스타일을 보내면 어쩌자는 거야?’


아무튼 후회하기에는 늦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냥 대충 몸으로 때우며 길을 뚫었다.


그리고 드디어 30층에 도달했다.


나는 문을 열기 이전에 마법 주머니에서 포션을 두 개 꺼내 하나를 생선파이에게 건넸다.


그런데 녀석이 포션 병을 잡지는 않고 그냥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한다.


“뭐해? 안 마셔?”

“..............”

“혹시 자존심 상한다고 생각하는 거냐?”

“조...조금은...하지만 윈스턴님께서 그걸 주셨기 때문에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전 그냥 마탑이 파놓은 함정 따위에 성좌인 제가 이 정도까지 몰렸다는 사실에 자책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쯧쯧쯧. 너도 인생 참 어렵게 산다. 도움은 받을 수 있을 때 받는 게 좋아.”


사실 나도 최근에 깨달은 바다.


나도 예전에는 ‘신’ 이라는 존재가 인간 따위에게 도움을 받는 것은 엄청난 수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 레전디아에서 살아남으며 그 생각을 바꿨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신계에서 ‘신’ 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그 어떤 존재도 모든 걸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그들도 필요하면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는다.


그러니 남에게 도움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 ‘남’ 이라는 존재가 누구이던 간에.


덥석!


생선파이 녀석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녀석은 내가 건넨 힐링 포션을 잡아채서는 꿀꺽꿀꺽 마셨다.


“자. 그럼 이제 비리 덩어리를 만나러 가 보실까.”


콰아앙!


우리는 동시에 문짝을 발로 차 깨부수며 꼭대기 층에 들어섰다.


그런데...이건 또 뭔 일이냐?


“파키히. 케마. 아니...어째서 너희들이 여기에?!....”


그곳에는 싸늘한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두 명의 메자이들이 있었다.


한 놈은 내가 잘 아는 놈이다.


‘썩은 동태 눈깔...’


파키히 자식도 나를 알아봤는지 자신의 대형 시미터의 날끝을 혀로 낼름거리며 핥는다.


미친 놈이 아닐 수 없다.

그 더러운 걸 왜 핥고 자빠졌는지.


“네가 마탑의 주인인 비리크냐?!”


나는 메자이들 넘어로 반대편 끝 왕좌에 앉아 있는 녀석에게 시선을 주며 물었다.


신분은 왕도 아니면서 왕좌 형태로 만들어 놓은 자리에 앉아 있다니 저 자식도 아무튼 정상은 아니다.


어딜가나 비정상적인 놈들 뿐인 이놈의 거지 같은 게임.


아무튼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금 저 자식이 취하고 있는 태도가 매우 이상하다는 게 더욱 중요하다.


마탑이 케멧 대륙 그리고 하이트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은 앞에 서있는 두 명의 메자이들이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으니 이해하기는 쉽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메자이들이 비리크의 호위 무사인 마냥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뭐지? 마탑의 위상이 하이트의 스핑크스 수준이란 말인가?’


만약 그게 답이 아니라면 나머지 답은 정해져 있다.


바로 저놈이 메자이보다 강하다는 뜻.


하지만 녀석의 레벨은 보이지 않았다.


[윈스터님. [여신의 통찰력]으로도 비리크의 능력이 보이지 않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생선파이도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나 보다.


그리고 이어서 물어보니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가 비리크를 마지막으로 본 시점은 대략 2년 전.


그때 그의 레벨은 240이었고, 내뿜는 기운도 지금처럼 강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신의 통찰력으로 보이지 않으면 도대체 어떤 특성인 거냐?’


성좌의 갑옷마다 기본적으로 장착 되어 있는 [여신의 통찰력].


나는 그 능력 때문에 성좌들과 메자이들 그리고 심지어 성녀의 레벨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고작 마탑의 주인을 볼 수 없다니...


“곧 뒤질 쥐새끼들이라 그런지 눈깔을 아주 요리조리 돌려 대는구나?! 크하하하! 바로 죽여주마!”


부우우우웅!


파키히가 시미터로 크게 반원을 그리며 먼저 덤벼들기 시작했다.


카가가가각!


“썩은 동태 눈깔. 네놈이 똥줄 타도록 도망치던 게 바로 어제다. 눈깔 뿐만 아니라 머리도 썩어서 기억을 못하나?”

“뭣이? 이노오오옴!”


파키히가 나만 바라보고 덤벼들자 생선파이는 자연스럽게 ‘케마’ 라는 요상한 마법을 부리는 여성 메자이와 붙게 됐다.


케마는 양쪽 옆구리와 등에 모래 주머니를 달고 있었는데, 빠르게 움직이며 모래를 허공에 던져댔다.


그러자 흩날린 모래들은 각종 동물의 형태를 이루더니 생선파이에게 달려들었다.


콰아아아아!


아까는 모래뱀 여러 마리를 날려 보내더니 이번에는 모래 악어가 나타나 커다란 꼬리로 생선파이의 등짝을 후려쳤다.


"으윽!"


동시에 날아드는 수십 개의 모래 스콜피온들.


생선파이는 또 다시 마법 공격에 몰려 공격할 틈을 찾기 힘든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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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구출 작전 (1) 23.12.14 83 2 12쪽
67 마탑 (4) 23.12.14 81 2 12쪽
66 마탑 (3) 23.12.13 81 2 12쪽
» 마탑 (2) 23.12.13 86 2 12쪽
64 마탑 (1) 23.12.12 82 2 12쪽
63 미궁 속으로 (2) 23.12.12 81 2 12쪽
62 미궁 속으로 (1) 23.12.11 81 2 12쪽
61 황도에서의 전투 (3) 23.12.11 82 2 12쪽
60 황도에서의 전투 (2) 23.12.10 85 2 12쪽
59 황도에서의 전투 (1) 23.12.09 89 2 12쪽
58 각자의 기로 23.12.08 89 2 12쪽
57 월드 포커 대회 (4) 23.12.07 87 2 12쪽
56 월드 포커 대회 (3) 23.12.07 86 2 12쪽
55 월드 포커 대회 (2) 23.12.06 83 2 12쪽
54 월드 포커 대회 (1) 23.12.06 85 2 12쪽
53 블러드 드래곤 길드 23.12.05 89 2 12쪽
52 먹으면 탈나는 돈 23.12.05 93 2 12쪽
51 고대 신 레셰프 (2) 23.12.04 86 2 12쪽
50 고대 신 레셰프 (1) 23.12.04 91 2 13쪽
49 오레가 왕궁 지하 (2) 23.12.03 91 2 12쪽
48 오레가 왕궁 지하 (1) 23.12.02 93 2 12쪽
47 전무후무한 각성 클래스 23.12.01 91 2 12쪽
46 영끌 경매 23.11.30 89 2 12쪽
45 다른 세계의 신분증 23.11.29 87 2 12쪽
44 노레시아 레이드 23.11.28 87 2 12쪽
43 환상 마법 (2) 23.11.27 103 2 12쪽
42 환상 마법 (1) 23.11.26 9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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