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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마뇌검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아는 그리고 나만 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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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제마뇌검
작품등록일 :
2023.10.17 11:06
최근연재일 :
2024.01.06 23:1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1,729
추천수 :
245
글자수 :
547,302

작성
23.12.09 23:10
조회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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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황도에서의 전투 (1)

DUMMY

나는 뒤에 후타딘과 게놈을 달고 중앙 대륙으로 향했다.


근데 뭔가 굉장히 어수선한 분위기다?


센트랄레 평대원들이 경계를 서야 하는 곳들도 군데군데 비어 보이고.


뭔 일이 났나?


혹시...내가 없는 틈을 타서 단체 회식이라도 하나?


하지만 나는 신경을 끄기로 했다.


그리고 다른 이들도 제발 나에게 신경을 꺼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복면으로 얼굴을 가렸다.


“후우....”


나는 황도로 향하는 포탈 앞에 서서 긴 숨을 내쉬었다.


긴장이 된다.


예전에 한 번 거절 당해서 그런가?


물론 현재 내 200레벨이 아이템의 보정 수치를 얻어서 그렇게 되었다는 점에도 살짝 걱정이 드는 게 사실이다.


8개의 레벨이나 그렇게 채워져 있는데 이 멍청한 포탈 시스템이 인정해 줄지 모르겠다.


만약 그것 때문에 안된다고 하면 안 그래도 힘든 레벨업을 8개나 더 해야 된다는 건데...솔직히 상상만 해도 토 나온다.


“저기...”


후타딘의 말에 나는 살짝 들어올렸던 내 손을 다시 내렸다.


“왜?”

“저는 상관없지만, 미사고씨에게는 작별 인사를 하고 가시는 게...”

“응? 무슨 소리냐?”


작별 인사라니.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밖에 없었다.


‘아! 내가 맨날 성녀를 만나서 이 거지 같은 레전디아 세상을 나갈 것이라고 했더니 그런가?’


하지만 성녀가 그런 능력을 가졌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심지어 성녀가 나를 만나줄 거라는 보장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그렇게 그녀를 만나기 위해 노력해 왔던 건, 내 손에 쥐어져 있던 찢어진 메모 조각 때문이었다.


- 윈스턴. 반드시 살아 남아라. 그리고 성녀를—


아직도 이 메모를 남긴 자의 정체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는 자가 썼다는 생각에는 거의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일단 성녀를 만나는게 중요했다.


그 다음은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따라 결정하면 될 테고.


“후타딘. 걱정마라. 그런 일은 절대 생기지 않을 테니까. 만약 성녀가 나를 바로 밖으로 내보내려고 하면 그 여자의 멱살을 잡는 한이 있어도, 너희들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고 갈 것이다.”


내말에 후타딘의 얼굴에 갑자기 화색이 돌았다.


“그런데 너는 이제 어쩔 셈이냐? 너와 나의 약속은 내가 레벨 200이 될 때까지였다. 너는 이제 자유다.”

“훌터!”


게놈 녀석이 갑자기 후타딘의 어깨를 잡고 자기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징그러운 놈.

가만 있어 봐라?

혹시 취향이 그쪽인가?...


“마스터님. 저는 어디에도 가지 않습니다. 저는 마스터님에게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니 언젠가 돌아오실 마스터님의 자리를 죽을 때까지 지킬 것입니다.”


뭐. 그리 비장할 것 까지야.


하지만 고맙다.


그리고 정말이지 그 단어 말고는 그 어떤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좀 더 멋있는 말이 떠올랐으면 좋았으려만...


“고맙다.”


나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포탈에 손을 대었다.


그리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요망스러운 시스템 메세지와 함께 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



황도.


그곳에 대한 소문은 무성했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그것들 중에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것은 단 한 개도 없어 보였다.


센트랄레 본부에는 황도의 성좌들과 직통 연결되는 통신 장치가 있었고 그걸로만 소통을 하기에 센트랄레 대원들 중에 그 누구도 황도 안으로 발을 들여 놓은 이가 아직까지는 없었기 때문.


하지만 그 소문들 중에 작은 부분 한 가지는 맞았다는 사실을 지금 깨닫고 있는 중이다.


저 멀리 보이는 엄청나게 큰 신전.


양자리 성좌의 문양이 큼직막하게 잘 보인다.


‘각각의 성좌들이 커다란 신전을 가지고 있다더니 사실이었군. 그런데 저건 뭐하는 짓들이지?’


그 신전 앞에서 피 튀기는 고함 소리가 난무하고 있었다.


- 죽여라! 황도의 건방진 녀석들을 모두 죽여 버려라!

- 밀어붙여!

- 막아라! 대형을 유지해!

- 궁수들을 보호해라!


“뭐냐? 금붕어들이 떼로 몰려와 갈치들과 싸우는 이 어이가 없는 상황은?”


하이트에서 몰려온 공격 병력들이 황도의 수비 병력들과 전쟁을 벌이는 중인가 보다.


"도대체 왜 싸우는 거지? 그것도 하필이면 지금?"


내가 황도에 들어왔다고 누군가가 마중 나와 꽃길을 만들어 주는 상황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런 싸움판을 구경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흠. 그럼 내가 알아서 길을 찾으면 되지.”


나는 더블 에이스 쌍창을 꽉 쥐었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서거거걱!


“컥!”

“비켜라. 죽고 싶지 않으면...음.”


생각해 보니 내 대사의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이미 죽여 버린 다음에 그런 말을 내뱉다니.


뭐. 상관없다.

죽은 놈이 다시 살아와서 따질 것도 아니고.


나는 무작정 앞으로만 나아가며 일직선으로 달리지는 않고, 최대한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동선을 잡았다.


‘내 앞길을 막는 놈들은 전부 죽인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돌진해 봐야 피곤해 지는 건 나다.


불필요한 충돌을 최대한 줄여야 나의 체력도 보존되고 이래저래 좋다.


게다가 현재 상황상 성녀를 만나서 뭔가를 부탁해야 하는 쪽은 나다.


그러니 성녀를 모시는 갈치 병력들을 무작정 베어내는 것도 지금으로써는 아주 좋은 판단이 아니다.


그녀가 열 받아서 나를 안 도와주겠다고 하면 그것도 곤란한 일이니까.


“허락도 없이 어딜 가는 것이냐!”


그런데 저쪽에서 메자이 하나와 열심히 치고받던 성좌 녀석이 나를 보고 소리를 지른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처음 보는 얼굴인데...저렇게나 건방진 말투라니.

저걸 확?!


‘양자리 성좌면 이름이...아리스던가?’


난 아직도 대부분의 성좌들 이름이 헷갈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리 성좌 녀석의 이름만은 정확히 기억한다.


왜냐면 이 녀석이 성좌들 이름표들 중에 가장 맨 앞에 있는 녀석이어서.


아무튼 아리스와 열심히 싸우고 있는 메자이 녀석도 처음 본다.

당연히 이름도 모르고.


“그냥 하던 일 봐라. 살찐 갈치.”


나는 무시하고 계속 달렸다.


“뭣! 저 자식이!”


카가가가가각


“크윽!....”


아리스는 내 뒤를 쫓을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을 미친듯이 밀어 붙이는 메자이 녀석에게 발목을 잡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도박판에선 지가 배팅할 순서인지도 까먹고 남에게 훈수를 두는 허접한 놈들이 있는데, 딱 저 놈 꼴이다.


저런 놈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딱 이거다.


"니나 잘 하세요."


계속 달리자 이번에는 황소자리의 신전이 나왔다.


그런데 그곳도 전쟁터인 것은 마찬가지다.


‘뭐냐? 12개의 신전이 전부 다 이런 걸까?’


만약 그렇다면 생각을 달리 할 필요가 있었다.


혹시나 해서 폴라리스의 망토에 달린 비행 능력을 아끼고 있었는데, 그냥 지금 사용해서 성녀가 있는 장소까지 쭈욱 날아가는 게 좀 더 현명한 방법 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저쪽에서 아는 목소리의 외침이 들려왔다.


“저 자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라!”


황소자리의 성좌 알데바란이었다.


그리고 그의 명령에 황도의 병력들이 대형을 재배치하며 나에게 신전을 통과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었다.


나름 감동이다.


한창 싸우는 중에 급하게 대형을 바꾸느라 원치 않았던 피해가 추가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나를 위해 했다니.


“윈스턴 가라! 성녀님께서 기다리고 계신다!”

“.............”


나는 알데바란이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길레 보답하는 차원에서 녀석에게 달라 붙어 있는 이름 모를 메자이 녀석을 처치하는 데에 조금 도움을 줄까 했다가, 녀석의 외침에 생각을 바꿨다.


성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럼 내가 황도에 발을 들여 놓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인가?


‘그래. 뭐가 됐든 일단 성녀부터 만나고 보자.’


나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저 멀리에 쌍둥이 자리의 신전이 보이기 시작했다.


‘네르갈...’


초롱 갈치 녀석이 주인으로 있는 신전.

역시 그곳도 전투가 한참이었다.


나는 그 재수 없는 녀석이 죽도록 처맞고 있는 장면을 상상했다.


그렇다고 죽는 건 안된다.


내 살생부에 척결 대상으로 올라가 있는 녀석이니 반드시 내 손으로 죽여야만 했다.


"응?!"


그런데 저기 하늘에서 뭔가 날아온다?!


콰아아아앙!


“..............??”


두 녀석이 내 코 앞에 착지하며 뿌연 흙먼지를 흩날렸다.


“윈스턴.”


말하는 사내는 한 번 본 적이 있는 녀석이다.


“생선 가오리?”

"누가 가오리냐?!"

"너."

"내 이름은 멜리크다."


그랬던가? 그러던가 말던가.

내가 너 따위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어야겠냐?


"그래서?"

“오. 이제 나를 기억하는 모양이군.”


뭐라냐?...


아무튼 물론 잘 기억하고 있다.


이 가오리 자식.


고대 신 레셰프를 처치할 때 힘들어서 도움을 좀 받을까 했더니, 메자이 녀석이랑 싸우는 척하더니 냅다 튀어 버린 치사한 놈.


“나는 물고기자리의 성좌 파이시스다.”


옆에 있던 삐적 마른 여자 갈치가 말했다.


누가 물고기자리 성좌 아니랄까봐 무척이나 마른 몸매다.


눈은 양쪽으로 갸늘게 찢어져 있었고, 등에는 큼직막한 창을 메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매우 날카로운 느낌.


“그런데?”

“............”


녀석이 눈썹을 꿈틀거린다.


내 말이 성질을 건드린 것일까?


그럼 뭐. 내가 ‘어이구 성좌님들 반갑소’ 이럴 줄 알았나?


“우리를 경계할 필요는 없다. 우린 성녀님의 명을 받고 너를 데리러 왔을 뿐이니까.”


멜리크 자식이 갑자기 내 왼쪽 팔짱을 꼈고, 파이시스는 내 오른쪽 팔짱을 꼈다.


그리고 갑자기 날아올랐다.


부우우우웅!


나는 그렇게 두 녀석들에게 양팔을 잡힌 채로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음....'


기분이 썩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왠지 강제로 끌려가고 있다는 기분이 드니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이상 귀찮게 길을 뚫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만족감이 들었다.


하늘을 날아가면서 보니 하이트의 병력들은 궁수자리 신전 뒤로는 보이지 않았다.


“다비흐가 병력을 끌고 저쪽으로 합류했으니 당분간은 괜찮을 거다.”

“.............”


안 물어봤다. 이 자식아.


다비흐면 염소자리의 그 키 작고 성질 더러운 놈 아니던가?


그 자식이 쌍코피 터지게 처맞고 있는 것을 잠깐 보고 가면 좋으려만.


아무튼 나를 데리러 가기 위해 왜 이 두 녀석들이 왔는지는 알겠다.


하이트의 병력들이 아직 이들의 신전까지는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 번쩍이더니 두 개의 황금 빛이 우리쪽으로 빠르게 날아오기 시작했다.


“녀석들이 눈치챘다!”


이놈들은 바보인가?


이렇게 대놓고 저공 비행으로 날아가는데 그럼 메자이들이 눈치채지, 안 채겠냐?


“멜리크. 가라. 내가 시간을 벌겠다!”


차창!


마른 멸치가 내 오른쪽 팔을 놓더니 등에서 창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쫓아오는 두 명의 메자이 녀석들에게 오히려 공격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걱정마라. 그녀는 강하니까.”

“.............”


안 물어봤다고!

그리고 하나도 걱정 안되고 궁금하지도 않다고! 이 자식아!


저 마른 멸치...이름이 뭐더라?


관심이 없어서 주의 깊게 듣질 않았더니 벌써 까먹었다.


물고기 파이던가? 생선 파이였던가?


아무튼 멸치의 목이 따이던 똥이 빠지던 나는 별 관심이 없다.


얼마를 더 날아서 나는 마침내 성녀가 살고 있는 신전에 도착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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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마탑 (4) 23.12.14 82 2 12쪽
66 마탑 (3) 23.12.13 83 2 12쪽
65 마탑 (2) 23.12.13 88 2 12쪽
64 마탑 (1) 23.12.12 84 2 12쪽
63 미궁 속으로 (2) 23.12.12 83 2 12쪽
62 미궁 속으로 (1) 23.12.11 83 2 12쪽
61 황도에서의 전투 (3) 23.12.11 84 2 12쪽
60 황도에서의 전투 (2) 23.12.10 87 2 12쪽
» 황도에서의 전투 (1) 23.12.09 92 2 12쪽
58 각자의 기로 23.12.08 91 2 12쪽
57 월드 포커 대회 (4) 23.12.07 89 2 12쪽
56 월드 포커 대회 (3) 23.12.07 88 2 12쪽
55 월드 포커 대회 (2) 23.12.06 85 2 12쪽
54 월드 포커 대회 (1) 23.12.06 87 2 12쪽
53 블러드 드래곤 길드 23.12.05 92 2 12쪽
52 먹으면 탈나는 돈 23.12.05 95 2 12쪽
51 고대 신 레셰프 (2) 23.12.04 88 2 12쪽
50 고대 신 레셰프 (1) 23.12.04 93 2 13쪽
49 오레가 왕궁 지하 (2) 23.12.03 94 2 12쪽
48 오레가 왕궁 지하 (1) 23.12.02 95 2 12쪽
47 전무후무한 각성 클래스 23.12.01 93 2 12쪽
46 영끌 경매 23.11.30 91 2 12쪽
45 다른 세계의 신분증 23.11.29 89 2 12쪽
44 노레시아 레이드 23.11.28 90 2 12쪽
43 환상 마법 (2) 23.11.27 106 2 12쪽
42 환상 마법 (1) 23.11.26 96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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