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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h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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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sa
작품등록일 :
2018.06.04 15:30
최근연재일 :
2018.06.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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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932

작성
18.06.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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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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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아스가르드는 빛의 풀장으로 온조와 성무가 돌아오기 전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이 들어오고 나서야 앞에 펼쳐진 상황이 조금씩 인식되기 시작했다. 아스가르드는 처참히 부서지고 내동댕이쳐진 빛의 풀장 내부 장식품들을 보았다.

아수라장 같은 그곳에서 한쪽 구석에 쓰러져 있는 소화를 발견한 건 온조와 성무가 달려들어 소화를 부축하고 있을 때였다.

아스가르드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왜 소화가 상처를 받아 쓰러져있는지, 크리스털 원기둥 안에 있던 자신이 어떻게 회당 중앙에 떠서 그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소화님 괜찮으십니까?"

온조와 성무가 소화를 일으켜 세워 안았다. 그러나 소화는 이미 깨어날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입고 별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성무는 소화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미즐검을 꺼내 회당 중앙에 떠 있는 아스가르드에게 달려들었고,

크리스털 원기둥 안에 들어가느라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았던 아스가르드는 급하게 피하는 수 밖에 없었다.

아스가르드가 자신의 공격을 가볍게 피하자 곧바로 방향을 전환한 성무가 아스가르드를 향해 다시 검을 내리친다. 성무의 공격은 전광석같이 빠르고 위력적이었다. 첫 번째 공격을 피하느라 벽 쪽으로 몰렸던 아스가르드는 두 번째 공격은 피할 수 없었다. 어쩔도리 없이 손을 올려 검을 막아야 했다. 그러자 고막을 찢는 듯한 미즐검의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았던 아스가르드 손에 붉은 미즐검이 한 자루 들려있었다. 아스가르드는 왜 그의 손에 붉은 미즐검이 들려있는지 알 수 없었다.

"성무 그만하고 이리 내려와!"

성무가 다시 공격하려는 찰라 온조가 성무를 불러들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온조의 물음에 아스가르드는 입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머릿속도 하얀 백지 같아 아무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빛의 풀장을 둘러보며 자신이 정신을 잃었던 시간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궁금해할 뿐이다.

빛의 풀장을 살펴보던 아스가르드는 온조가 소화를 부축하고 있는 방향 벽과 바닥에 만들어진 검의 흔적을 보았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지만, 자국의 형태로 보건대 자신의 검술로 만들어진 자국 같았다.

"왜 대답이 없으신 겁니까?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소화 님은 왜 쓰러져 계시는 겁니까? 답을 하지 않으면 더는 손님으로 대우하지 않겠습니다."

소화를 부축하고 있던 온조가 성무에게 소화를 넘기고 검을 빼 든다. 성무는 온조의 지시를 받아 소화를 크리스털 원기둥에 넣으려 한다.

그러나 온조의 별빛으로 녹인 크리스털 원기둥은 완전히 용해되지 않아 소화를 완전히 넣기에는 뻑뻑한 상태였다.

"기억이... 없습니다. 빛의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는데... 상당한 고통이 찾아왔고... 그런 다음 기억이 없습니다."

아스가르다가 처음 있었던 자리를 돌아보자 깨어진 크리스털 조각이 널브러져 있는 게 보인다.

별빛의 치료가 끝나더라도 신들은 크리스털 원기둥을 깨고 나오지 않는다.

"소화 님의 상처는 당신의 공격으로 생긴 겁니까?"

"...모릅니다... 아마도... 하지만..."

빛의 풀장에는 외부의 침입 흔적이 없었다. 결국, 소화와 아스가르드 둘뿐이었다는 것이고, 소화가 상처를 입었으며, 붉은 미즐검을 손에 쥐고 있는 건 아스가르드 자신이었다. 하나하나 단서를 종합해 갈수록 답은 하나로 모여진다고 생각했다.

"검은 내려놓으시겠습니까?"

부드러운 표정의 온조가 단호한 어조로 아스가르드의 다음 행동을 지시한다.

잠깐의 망설임은 누구에게도 지시를 받아 본 적없는 아스가르드의 무의식적 반항이었고, 이내 손에 힘이 풀리면서 붉은 미즐검을 바닥에 떨군다.

검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와 동시에 온조 뒤에 있던 성무가 소리를 친다.

"소화 님의 상태가 위중합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소멸할 수도 있겠습니다."

성무의 목소리가 빛의 풀장을 메아리친다. 온조는 아스가르드를 바라보는 눈빛을 거두지 않고 뒤로 물러서 소화가 담겨있는 크리스털에 손을 뻗어 빛 에너지를 쏟는다. 그러나 소화가 잃어가는 빛을 겨우 현상유지만 할 뿐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는다.

"어머니태양이라도 깨어 계시면 도움을 받을텐데..."

아스가르드에게 별빛을 나누어 주느라 가사상태에 빠져있는 어머니 태양에게 소화를 치료해달라는 도움을 청할 수 없었다. 난감해하는 온조가 아스가르드를 보며 중얼거린다.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온조의 독백 뒤에 빛의 풀장은 잠깐의 정적이 찾아온다. 그 사이 아스가르드는 몸의 기운을 돌려본다. 가슴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었고, 별빛 또한 충만했다. 살포시 느껴지는 찌릿한 고통의 흔적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치료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아스가르드는 소화가 치명상을 입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지금 자신을 변론해줄 상대는 아무도 없을 거란 사실과 오해든 아니든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고 있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일단 자리를 비켜나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바닥에 내려놓은 붉은 미즐검을 바라봤다. 무엇이 어떻게 되었든 무기는 손에 쥐고 있었어야 했는데 무리를 내려놓은건 놀란 마음에 경솔한 결정이었다.

아스가르드는 붉은 미즐검을 회수하려 오른손에 중력을 집중한다. 그러자 온조가 눈치채고 그를 제지한다.

"가실 더라도 검은 놓고 가십시오, 그 검은 소화 님의 검입니다."

그러나 이미 검은 아스가르드의 중력에 이끌려 그의 손에 쥐어진 뒤였다.

"아시겠지만, 난 소화의 도움으로 이렇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벌어진 상황이 나로서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검을 다시 내려놓으시지요!"

"당신들에게 이해를 구하지는 않겠습니다. 소화가 깨어나면 알겠지만, 나에게도 소화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아직 기억해내지는 못하지만, 푸른 별을 공유했다던 형제였고, 외톨이가 된 나를 받아준 단 하나의 존재입니다. 그래서 당신들 만큼이나 나에게도 중요한 신입니다."

아스가르드가 다시 손에 잡아든 붉은 미즐검을 치켜올려본다.

"그렇기에 그녀가 다친 원인을 '나'라고 단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 또한 이 사태의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당신의 어떤 말도 검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진실되어 들리지 않습니다. 검을 내려 놓으십시오."

온조의 반복되는 요청에 아랑곳없이 올려잡은 검에 빛 에너지를 돌려본다. 이내 작은 불꽃이 검의 외부를 휘감는다.

아스가르드는 자신의 몸이 완전히 회복된 이상 온조와 성무는 자신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검은 내려 놓을 수 없습니다.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온조 뒤에서 소화가 들어있는 크리스털을 소리 없이 내려놓은 성무가 아스가르드를 향해 검을 던지며 날아온다.

아스가르드가 가볍게 날아오는 검의 방향만 바꾸자 아스가르드 옆을 지나쳐 뒤쪽 벽에 날아가 꽂혔다.

뒤이어 성무가 몸을 날려 덤벼든다. 작은 단검으로 아스가르드의 가슴을 향해 파고든다. 방어하자니 성무가 다칠 것 같아 몸을 돌려 피해버린다.

자신의 검이 꽂혀있는 벽까지 날아간 성무가 검을 빼 들고는 자세를 고쳐 잡는다.

그 사이 아스가르드가 재빨리 출입문 방향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온조가 앞을 막으며 공격해 들어온다. 가볍게 온조의 검을 튕겨낸 아스가르드 뒤로 성무가 미즐검을 찌르며 달려든다. 이내 싸움은 두 명의 협공과 한명의 방어가 지속되는 싸움이 되어버렸다. 아스가르드는 자신이 마음만

먹는다면 쉽게 둘을 제압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자신이 무리하면 둘 중에 하나는, 혹은 둘 다. 깊은 상처를 입어야 할 것이란 생각도 했다.

소화의 일도 있는데, 더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온조가 공격을 멈추고 뒤로 물러선다.

"성무, 그만해 잘못하면 소화 님이 들어있는 크리스털이 깨지겠어."

온조는 금세 아스가르드의 실력을 간파했다. 그리고 절대 자신들이 이길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적당한 선에서 멈추어야만 했다.

온조가 성무를 데리고 검을 거두며 뒤로 물러서자 아스가르드도 검을 거두며 싸우던 자리에 멈추어 선다.

"좋은 판단입니다. 나도 당신들이 다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실력은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힘으로 모든 걸 덮어버릴 수는 없을 겁니다. 소화 님이 당하신 일에 대한 책임과 해명은 당신이 해야 합니다."

"이 일에 대한 책임을 피하는 게 아닙니다. 소화가 깨어나면 모든 걸 알수 있을 겁니다. 그때까지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스가르드는 혼란스러운 사태와 복잡해지는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검은별과 지가르데의 죽음을 지켜보며 불안정해졌던 마음이 소화를 만나면서 조금씩 진정되기 시작했는데, 무엇 때문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으나. 소화의 일은 그에게도 또 다른 충격이었다.

더욱이 소화를 다치게 한 범인이 자신일 수도 있다는 현실과 직시해야만 하는 아스가르드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당신의 의사는 존중하겠습니다. 그러나 그 검은 소화 님의 것입니다. 소화 님이 깨어나시면 돌려드려야 하는 검입니다. 내려놓고 가십시오."

아스가르드는 검을 들어 전체를 한번 쓸어보고는 온조에게 무심한 듯 던져 주었다.

몸이 확실히 회복되었다는걸 느낀 아스가르드는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뺏어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불필요한 논쟁거리를 만들 필요가 없었다.

"믿어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난 소화를 공격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일이 생긴 건... 저로서도 설명할 수 없는 너무나 불행한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우리도 당신의 마음을 헤아릴 여유가 없습니다. 떠나실 거라면 그냥 떠나가십시오."

아스가르드는 온조의 냉랭한 말을 들으며 빛의 풀장을 나섰다. 밖에는 이 태양계의 모든 추종자가 전투준비를 하고 있었다.

온조라는 신의 대비책이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그 사이를 빠져나온 아스가르드가 잠시 서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크게 한숨을 내리 쉬고 행성을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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