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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h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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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sa
작품등록일 :
2018.06.04 15:30
최근연재일 :
2018.06.09 09:1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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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3,932

작성
18.06.0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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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3

.




DUMMY

먼지 성운 속에 한동안 갇혀있던 히타티아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처음 얼마간은 리디아와 형제들이 히타티아를 찾으러 성운을 헤집고 다니는 움직임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숨바꼭질 하듯 숨어다녀야 했다. 그들은 히타티아가 성운 속에 숨어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찾으려 하지는 않았다. 네 명이 그물을 치듯 다가오면 충분히 히타티아를 잡을 수도 있었을 텐데 무언가 손발이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 어설픈 추격도 시간이 점차 흐르자 뜸해지더니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더 도망 다니지 않게 된 히타티아는 먼지 성운 속에서 자신이 처한 현실을 처음부터 정리해 보기 시작한다.

어머니 태양 메더칸의 별빛이 흔들리다 사라졌다. 그래서 자신의 추종자 리디아를 먼저 보내고 자신도 따라 왔다. 도착한 메더칸의 태양계는 깨끗한 어둠뿐이었다. 그리고 검은점. 알 수 없는 검은점은 블랙홀이라 불리는 검은별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 검은별에서 리디아와 형제들이 나왔다. 이는 어머니 태양 메더칸이 검은별이자 블랙홀로...

여기까지 생각이 들자 표정이 일그러졌다. 절대 인정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어머니 태양 메더칸이 검은별이 되어버린 게 틀림없다. 이성적으로는 판단을 하는데 감성적으로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두 손으로 얼굴을 비비던 히타티아가 고개를 들고 다시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자신이 본 태양계의 현실과 예전에 만났던 늙은 신의 검은 별에 관한 이야기가 어느정도 맞아떨어졌다. 어머니 태양은 검은별로 형제들은

검은별의 신으로 변한 것이 틀림없다. 이런 결론이 없다면 리디아가 자신에게 했던 행동들이 설명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리디아는 어떻게 된 것이지? 그녀는 분명 빛의 추종자였다. 신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검은별의 신처럼 행동하는 것이지?

결론이 나는 듯 했던 히타티아의 정리가 다시 미궁으로 빠져든다. 다만 한가지는 확실했다. 그녀는 지금 한순간에 모든 걸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녀의 어머니 태양도 형제도 그리고 추종자 리디아까지, 가슴이 먹먹해졌다. 도저히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자 그대로 눈을 감아버린다.

'이 어두운 성운 속에서 살아야 할까?'

하지만 그것도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검은 별의 중력 때문인지 성운은 검은 별 쪽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었다. 히타티아는 어디든 이 성운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그제야 했다.

성운을 빠져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자 목적지는 단번에 떠올랐다. 암울한 기분과 다르게 간단히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었던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녀는 구상성단 북쪽 외곽의 백색왜성으로 가기로 한다. 그 태양은 아주 오래된 별 중 하나였다. 백색왜성은 가벼운 원소를 모두 핵융합하여 무거운 원소만 남아 열기가 점점 식어가는 늙은 태양이었다. 히타티아에게 검은별의 이야기를 해주던 늙은 신이 이 백색왜성의 신이었다.

그 백색왜성의 신은 그의 태양만큼이나 오랜 세월을 우주에서 보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시간 만큼이나 우주에 대해 많은 것을 깨우쳤다고 했다. 그는 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모르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히타티아에게 우주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푸른별이 검은별이 되는 이야기도 그중 하나였다.

그와 헤어질 무렵 그는 기회가 된다면 자신의 태양계로 찾아올 것을 권했다. 자신의 어머니 태양계에도 히타티아 만큼 무술에 관심이 많은 신이 있다고 했다. 그 신도 히타티아처럼 무술을 수련하기 위해 우주를 많이 돌아다녔다고 했다. 지금은 식어가는 백색왜성을 돌보고 있지만, 무술 실력 만큼은 구상성단 내에서 한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고수라고 했다.

목적지가 결정되자 마음이 조금은 홀가분해 졌다. 히타티아는 떠나기 전 어머니 태양을 다시 확인해 보고 싶어졌다. 혹시라도 자신이 잘못 보고 오해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상황으로 추리해 보건대 그럴 리가 없겠지만, 작은 한가지 희망으로 예전처럼 밝은 푸른빛이 빛나는 어머니 태양이 그 자리에 있어 주길 바래본다.

성운을 벗어나 바라본 어머니 태양이 있던 태양계는 얼마 전 히타티아가 확인한 그 모습 그대로였다. 밝은 거대 푸름 태양과 열여덟 개의 행성이 돌던 태양계에는 시커먼 어둠과 그보다 더 어두운 검은점 하나가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다.

히타티아는 모든 걸 체념하며 구상성단 북쪽을 향해 날아간다.


구상성단은 은하에서 튀어나온 물방울과 같다. 거대한 회오리를 만드는 은하에서 살짝 간격을 두고 둥그런 별 무리를 따로 만들고 있는 모양은 은하계에서 독립적으로 떨어져나온 섬이라 할 것이다. 이렇게 회전하는 은하에서 떨어져 있는 구상성단은 별 무리 개수가 천여 개에서 수천만 개까지 다양한 숫자의 무리를 구성한다.

그 중 우리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구상성단은 수천만 개의 별 무리가 은하에서 떨어져나온 517번째 거대 구상성단이다.

거대하다고 소개는 했지만 사실 은하 전체에 비교하면 코끼리 발에 비슷킷도 안되는 작은 크기인 것도 사실이다.

구상성단은 은하와 다르게 빈 공간이 없다. 나선형으로 돌고 있는 은하는 별들이 모여있는 날개와 날개 사이의 공간이 존재하지만, 구상성단은

둥그렇게 모여있는 별들이 빈 공간없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그러나 구상성단도 외곽으로 갈수록 별의 개수가 적어진다.

개수뿐만 아니라 밝기도 별빛이 빽빽했던 구상성단 중심보단 어둡다.

히타티아가 곧 있으면 도착하는 백색왜성도 구상성단의 외곽의 간헐적으로 별빛이 보이는 곳이었다.

은은한 백색의 태양을 그나마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건 그런 한가로운 풍경 때문이었다.

백색왜성의 태양계는 중앙의 백색 태양처럼 군더더기 없이 서너 개의 행성만 거느린 깔끔한 모습이었다.

별빛은 반짝인다는 표현보다. 검은 바탕에 하얀색 물감이 칠해져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하얀색 점이 조금씩 커질 뿐 눈부시지 않았다. 태양계 안으로 들어서니 삭막한 황갈색의 행성들이 보인다. 생명의 기운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행성들이다.

그중 태양 가장 가까이에서 돌고 있는 행성의 중앙 적도 부근 초록색이 허리띠처럼 둘려 있는것이 보인다. 히타티아는 그 행성 한곳에서만 생명체 기운이 느껴지는 걸 알고 그 행성으로 가면 이 태양계 신을 만나볼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렇게 내려간 행성은 잎이 무성한 나무들이 정글처럼 빽빽하고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백색 태양과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구름 한점 보이지 않는 맑은 날씨에 하늘 중간 떠 있는 태양의 햇볕은 뜨겁지 않았다.

태양이 밝지 않아 행성 내부는 구름 아래처럼 어두웠다.

모자란 태양 빛을 경쟁상대보다 더 많이 받으려 하는지 나무들의 잎사귀는 넓게 펴져 있었다.

그런 나무들이 있는 숲 위를 천천히 돌고 있는 히타티아는 생명체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게 신기했다.

분명 숲 전체에서는 생명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정도 식물들이 자라는 숲이라면 어우러져 있어야할 동물들이 있기 마련인데, 나무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자세히 살피지 않아서 그런가 싶어 숲의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보아도 빽빽한 나무들만 보일 뿐 동물은커녕 곤충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지상으로 내려가 확인을 해볼까 생각하는데, 아래에서 히타티아를 향해 다가오는 물체가 보인다.

"지나가다 그냥 들어오신 건 아닌 거 같은데, 잃어버린 물건이라도 찾고 있습니까?"

히타티아 앞으로 날아온 물체는 태양의 신이 분명했다. 빛의 기운은 그리 세게 느껴지지 않지만, 말총머리로 묶은 하얀 백발과 누런 황토물이 들은 겉옷에서 깊은 연륜이 풍긴다.

갑옷도 입지 않고 무기도 없이 땅을 짚고 다니는데 쓰이는 것처럼 보이는 막대 하나를 어깨에 짊어진 사내는 태양을 방어하는 신이 아니라 행성을 가꾸는 일을 하는 신처럼 보였다.

"옛 친구를 찾고 있습니다. 오래전 잠깐 인연이 있었던 분인데, 자신의 백색왜성 위치를 가르쳐 주며 지나는 길이 있으면 들리라는 말에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이 태양의 신은 저와 제 형제 하나뿐인데 누구를 만나셨던 겁니까?"

"'페이다'라고 늙은 백색왜성의 신이었습니다. 이 태양계가 그분의 태양계가 아닙니까?"

"아~! 페이다를 만나셨군요. 반갑습니다. 저는 이 태양계의 신 제롬이라고 합니다."

페이다라는 이름을 듣고는 금세 굳은 표정이 풀어진 제롬은 살며시 미소도 지으며 히타티아를 반겼다.

제롬은 히타티아가 만났던 페이다 보다 젊어 보이고 체격도 건장하기는 했지만 페이다처럼 하얗게 센 머리를 그대로 들어내며 자신도 늙은 백색왜성의 신이라는 걸 감추지 않았다.

모든 신이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태양의 신 머리카락 색은 자신의 태양 빚과 닮아간다. 백색왜성의 신들은 자신의 태양이 하얀색이 되면 그에 따라 신들의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히타티아가 만났던 페이다도 하얀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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