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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님의 서재입니다.

star h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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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sa
작품등록일 :
2018.06.04 15:30
최근연재일 :
2018.06.09 09: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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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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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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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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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히타티아가 대기하고 있는 장소는 벨로우니칸 태양계 외곽의 소행성대 벨트와 더 멀리 얼음 소행성대의 중간 어디쯤이었다.

푸른 태양 사냥을 준비하면서 줄곧 대기하던 장소였다. 그녀는 벨로우니칸이라는 푸른 태양의 푸른빛을 바라보고 있다.

거리가 워낙 멀어서 벨로우니칸도 다른 별보다 조금 더 커다란 별빛으로 보일뿐 태양처럼 보이지 않는다.

별과 태양, 우리는 이 두 가지 천체를 다른 의미로 알고 있다.

태양계 안에서 보이는 태양은, 다른 어떤 천체와 비교할 수 없는 우주의 중심이고 별은 어둠 속에 빛나는 작은 빛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양계 밖에서 태양을 보자면 태양 역시 작은 빛을 내는 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이는 관점에 따라 달라 보이는 것이지 별이 태양이고 태양이 별이라 말할수 있다.

히타티아가 벨로우니칸의 별빛을 지나쳐 은하수를 바라본다.

그녀는 별 사냥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스가르드와 같은 별사냥팀에서 히타티아가 맞고 있는 역할은 싸움이 붙었을 때 태양계 외곽에서 중앙을 향해 지원사격을 해주거나, 외 우주로부터 오는 지원군을 막아주는 일로, 어쩌면 허드렛일 같은 일이다.

그런 이유에 별 사냥이 끝난 뒤 그녀가 받아가는 배당도 작은 게 사실이다.

그녀가 좋아하지도 않고 배당도 조금밖에 받지 못하는 별 사냥을 계속 하고 있는 이유는 그녀의 푸른 태양때문이다.

그녀는 푸른 태양의 신이다. 검은 별의 신이 주류를 이루는 별 사냥꾼들 속에 다른 태양의 신이 끼어있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아니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도 그녀가 별 사냥꾼 틈에 끼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의 출중한 전투 실력 때문이었다. 그냥 출중한 게 아니라. 중력이나 빛의 힘을 논하지 않는 순수한 전투능력으로는 거의 최고 수준의 고수였다.

히타티아는 우주 곳곳을 다니며 싸우는 법을 익히고 다른 신들과 무술대결을 즐기는 호전적인 별의 신이었다.

검은 별의 신과도 자주 무예를 겨룰 정도로 싸움꾼인 그녀가 별 사냥을 탐탐치 않게 생각하는 건 별 사냥이 그녀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의 태양계에서는 전쟁의 신으로 모셔지기도 하지만, 그녀가 무술을 익히는 이유는 순수한 무예의 연마를 위한 것이지 다른 누군가를 괴롭히고 파괴하는 걸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었다.

더더욱이 싸움과 전쟁의 결과로 보상을 받는다는 건 그녀가 원하는 게 절대 아니었다.

그런데도 히타티아는 그녀의 어머니 태양의 요구에 따라 희귀원소를 구하러 다닐 수 밖에 없었다.

푸른 태양인 그녀의 어머니 태양은 정확히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태양계 밖으로 나와 있는 희타티아에게 희귀원소를 구해올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붉은 태양이나 노란 태양, 푸른 태양이 욕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붉은 태양이나 노란 태양이 한 단계 높은 온도의 태양으로 진화하려면 어느 정도 우주의 천체나 원소, 희귀원소들을 빨아들여 몸집 키워야 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검은 별처럼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언제나 순리대로 천천히 그들의 생에 대한 궤적을 즐기며 단계를 거쳐 간다.

그러나 히타티아의 푸른 태양은 달랐다. 아니 달라졌다. 우주의 원소들, 특히 희귀원소를 원하는 푸른태양의 요구를 히타티아로서는 거부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여행 중 조금씩 미즐과 같은 희귀원소가 구해지면 어머니 태양에게 보내고는 했다.

한동안은 작은 양의 희귀원소만 보내도 만족해하던 어머니 태양이 최근 들어서 히타티아가 여행 중 구할 수 있는 양을 훨씬 넘어서는 희귀원소를 보내올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별 사냥꾼들 틈에 끼어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제가 주변을 한 바뀌 돌아보고 올게요."

히타티아 곁을 가만히 지키고 있던 리디아가 태양계 주위를 확인하겠다고 나선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아직 본격적인 사냥이 시작된 것도 아닌데 뭐하러.."

무표정한 히타티아의 대답에 안색을 살피던 리디아가 다시 한번 히타티아에게 말을 건넨다.


"이번 사냥이 끝나면 어머니 태양에게 돌아가 보실 건가요?"

"무슨...."

말을 잊지 못하는 히타티아는 자신이 한참이나 스피어를 손에 들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빛에너지를 전기 속성으로 바꾸어주는 은색 미즐 스피어는 무술 수련을 위해 우주로 나올 때 어머니 푸른 태양이 만들어준 무기였다.

갑옷과 같은 방어 구는 한 번씩 좋은 미즐이 나오면 바꾸고는 했는데, 스피어 만큼은 더 좋은 미즐이 나와도 쉽게 바꿀 수가 없었다.

이제는 끊어질 듯 이어져 있는 어머니 태양과의 연결고리라 더 애틋해지는 거 같다. 히타티아가 어머니 태양을 떠나온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어머니 태양의 제지에도 그녀의 의지에 따라 떠나온 여정이기에 쉽게 돌아갈 생각을 하지 못했던 탓이다.

"그렇게 할 것처럼 보이니?"

리디아의 말을 들은 히타티아가 투명한 크리스털 헬멧을 쓰고 있는 리디아를 돌아보며 묻는다.

"스피어를 매만지시는 날엔 하루 중 한번은 어머니 태양에 대해 말씀하셨었으니까요! 이번엔 직접 희귀원소를 전해주셔보는 건 어떨까 해서요"

사냥이 끝나고 분배받은 희귀원소는 항상 리디아를 통해 보냈었다.

"그래 한번 찾아가긴 해야겠지.."

"그럼 가시는 건가요?"

리디아가 방긋 웃으며 히타티아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이 녀석은 쓸데없이 맹랑하다는 생각과 함께 피식 웃어버린다.

그러던 찰라. 푸른태양 주위를 돌던 가스행성 하나가 폭발한다. 아스가르드가 별 사냥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와 같았다.

태양을 건너 약간 좌측으로 가스행성의 파괴된 잔해가 뭉게뭉게 퍼져 간다.

태양을 사냥해 파괴될 때 나오는 커다란 먼지구름이나, 엄청난 충격파도 없이 검은 우주에 물감 번지듯 밝은 회색 얼룩이 만들어진다.

만약 그 행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었다면 그들에게는 모든 것을 잃는 재앙이 되겠지만,

히타티아가 보기에는 작은 불꽃놀이와 같았다. 별 사냥꾼이 태양이 아닌 행성 따위에 줄 만한 관심은 없다.

히타티아도 자신의 본연의 임무를 위해 빛 에너지를 몸속으로 돌릴 뿐 우주의, 은하계의, 구상성단의, 푸른태양의 가스행성 따위가 폭발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희미해지고 있어요!"

"어떤 물체든 폭발이 끝난 뒤 우주 속으로 흩어지면, 희미하게 사라지는 게 당연한거야."

"아니요 히타티아님 어머니 태양의 빛이 깜박거려요."

희타티아가 리디아를 바라본다. 리디아는 바로 전 폭발한 행성의 잔해가 퍼져 나가는 얼룩을 지나쳐 검은 우주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간 자리에 그들의 어머니 태양이 자리하고 있었다. 별빛으로 보이는 그녀의 어머니 태양은 원래는 밝은 푸른빛이 났다.

지금은 마치 옅은 구름에 가린 태양처럼 빛이 흐려져 있었다. 그리고 흔들흔들 거리는 별빛이 노랗게 다시 푸르게 일렁였다.

"방금 폭발한 행성의 잔해 때문에 흐려 보이는 거 아닐까?"

"글쎄요... 그렇다고 해도 너무.."

검은 우주 속에 별빛이 흐려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작은 경우를 들자면 구름에 태양이 가리듯, 지나가는 성운에 가려지는 수가 있었고, 그보다 더 큰 경우를 들자면 파괴되면서 별빛이 흐려지는 수가 있었다.

히타티아와 리디아가 흐려지는 그들의 어머니 태양 별빛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을 때였다. 외부 침입자가 태양계로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아주 빠르고 급하게 다가오는 침입자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벨로우니칸의 외부 지원군일 가능성이 컸다.

"리디아 넌 어머니 태양에게 좀 다녀올래?"

"하지만 지금은 별 사냥 중인데.."

"네가 없다고 특별히 힘들어질 건 없으니까, 어머니 태양에게 갔다 와. 별일은 아닐 거야 그렇지만 확인은 해봐야지."

히타티아가 서둘러 리디아를 어머니 태양에게 보낸다. 그리고 자신은 침입자가 다가오는 방향으로 갔다.

한 명의 신이 서너 명의 추종자를 데리고 급하게 오고 있었다.

그들은 리디아가 자신들의 앞길을 막자 그대로 공격해 들어왔다. 리디아의 은색 미즐 스피어와 침입자의 푸른색 미즐 검이 어우러진다.

리디아가 태양의 신이라는 걸 알아본 상대의 추종자들은 자신의 태양신 뒤에 숨어 한번씩 검을 내밀어 히타티아를 귀찮게 한다.

두 개의 푸른 미즐검을 쓰는 태양의 신은 상당히 뛰어난 실력을 갔고 있었다. 하지만 히타티아를 힘들게 하는건 그의 실력이 아니라 어머니 태양의 별빛이었다. 히타티아는 리디아를 보내고도 중간중간 어머니 태양의 별빛을 확인하느라 그들을 제대로 상대할 수 없었다.

침입자들도 히타티아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어느 별의 신인지 모르겠으나, 그만하고 돌아가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보아하니 검은 별의 신도 아닌 거 같은데 왜 남의 태양을 노리는 겁니까?"

몇 번의 칼무가 더 돌아가고 잠깐 떨어져 숨을 고르고 있을 때 상대가 히타티아에게 건넨 말이다.

"쓸데없는 소리. 별 사냥을 검은 별의 신만 하라는 법이 어디 있다더냐? 너와 너의 태양의 운이 여기까지라고 생각하거라."

히타티아가 상대하는 별의 신도 그녀처럼 태양계 밖으로 나가 있던 벨로우니칸의 신이었다.

태양의 신 중에는 그녀와 그녀가 상대하는 신처럼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신들이 더러 있었다.

히타티아도 길게 싸움을 지속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계속 깜박이는 자신의 어머니태양 별빛이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맞닥뜨리는 두 신의 압도하지도 압도당하지도 않는 전투가 한동안 팽팽히 지속되었다.

처음에는 자신이 어머니 태양의 별빛을 신경 쓰느라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히타티아도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히타티아는 전력을 다해 상대할 수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 태양의 별빛이 계속 눈에 밝혔기 때문이다.

한동안 지속하던 싸움은 히타티아가 방심한 사이 침입자가 칼을 빼고 자신의 태양 쪽으로 도망가면서 싱겁게 끝이 났다.

금방이라도 뒤쫓으면 따라잡을 수 있겠지만 히타티아는 달아나는 상대를 뒤쫓지 않았다.

그리고 어머니 태양의 별빛이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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