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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hu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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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sa
작품등록일 :
2018.06.04 15:30
최근연재일 :
2018.06.09 09:1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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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수 :
153,932

작성
18.06.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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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9

.




DUMMY

테온에게는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잘려나간 두 다리와 한쪽 팔은 소멸하였고 잘려나간 곳에서는 빛이 새나가고 있었다.

검을 잡고 있는 온전한 한쪽 팔도 중첩된 중력 그물에 몸과 함께 걸려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필요한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조르도가 마르두크에게 보고하듯 이야기한다.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바로 갔다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테온은 어떻게 할까요? 끝을 내도록 할까요?"

"아니요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조만간 소멸할 거 같군요. 마지막 정리할 시간이라도 주어야지요 한때는 동료였던 신에 대한 호의가 아닐까요?"

마르두크는 테온이 아스가르드를 풀어줄 때 하던 이야기를 그대로 되돌려주며 빙그레 웃는다.

테온의 몸은 누더기처럼 해어진 갑옷과 같이 걸레가 되었다.

아래를 향해 떨구어진 고개는 소진된 기력 때문인지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자괴감 때문인지 올라올줄 모른다.

우주에서 지내온 시간 만큼이나 많은 신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했던 테온이었다.

이제 자신 앞의 시간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지혜가 충만하다고 자부하던 그였다.

그런 그에게 지금 닥친 시련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일이었다. 조금씩 정신이 혼미해지자 꿈인지 생신지 모를 환상이 눈 앞에 펼쳐진다.

꿈결을 걷는 몽롱한 머릿속에 마르두크가 처음 자신을 찾아왔던 시간이 펼쳐진다. 별 사냥꾼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칼자국 하나 없는 하얀 얼굴과 무표정으로 가만히 있어도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던 눈빛은 테온이 주위에서 보아오던 욕심 많은 별 사냥꾼과 전혀 다른 부류의 것이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하게 자신의 의도를 표현하는 맑은 목소리는 테온의 믿음을 더해주기 충분했다. 믿고 싶어 믿은 게 아니라 믿을 수 있어 믿었다.

아다마스의 검이 검은별을 가를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도 테온은 마르두크에 대한 믿음 하나로 모든 걸 계획했다.

서로에게 다른 목표가 있다는 것도 동업할 수 있는 충분한 동기가 되었다. 한 치의 의심도 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테온은 아스가르드의 검은별을 사냥한 후에 보았던 마르두크의 표정이 떠올랐다. 목표를 이루어낸 환희가 잘 나타나지 않는 가벼운 미소지만,

그 표정의 눈빛은 테온이 쉽게 보아오던 눈빛이었다. 별 사냥꾼들의 욕심 가득한 눈빛, 바로 그것이었다. 테온은 그 눈빛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 실수가 일생에 가장 큰 실수였다는걸 테온은 그제야 깨달았다.

마르두크의 눈빛이 주는 의미를 알아차린 테온의 정신이 현실로 돌아온다. 그 순간 눈앞에 다가오는 폭발의 충격파가 테온과 그를 가둔 중력 그물을 우주로 날려 보낸다. 파동을 타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중력 그물 속에서 테온의 정신이 다시 혼미해진다.


--


아스가르드를 떠나 보낸 페이다가 검은별이 있던 자리에서 남은 조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제롬으로부터 전갈을 받은 추종자가 찾아왔다.

태양계에 손님이 찾아왔다는 전갈이었다. 급한 일은 아니라지만 자신을 찾아온 손님이라고 하니 하던 조사를 마무리하고 돌아가려 했다.

짐을 모두 꾸렸을 무렵이다. 우주의 한쪽에서 또 다른 폭발이 보였다. 평범한 폭발이라면 그냥 무시했을 것인데. 이번 폭발도 아스가르드의 검은별이 폭발했을 때와 위력이 비슷했다. 페이다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손님에 대한 전갈을 받아온 추종자에게 다시 돌아가 조금 늦을 것이란 전달을 하게 하고 곧장 별빛이 폭발했던 방향으로 날아갔다.

폭발 방향으로 가던 중 첫 번째 파장을 지나갈 때였다. 이상한 물체 하나가 옆으로 지나가는 게 보였다.

꽤 떨어진 거리였지만, 암석이나 금속 덩어리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어서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가 그 물체를 잡았다.

페이다는 중력 그물에 갇힌 테온을 볼 수 있었다. 힘껏 중력 그물을 걷어내고 겨우 테온의 상태를 확인한 페이다는 놀랄수 밖에 없었다.

페이다가 알고 있는 테온은 노련한 별 사냥꾼이자 싸움꾼이었다. 나이가 들어 기량이나 힘이 떨어졌을 수도 있지만 어디에 있으나 항상 우두머리 자리에서 카리스마 있는 지도력을 보여주던 신이었다. 그런 그에게 함부로 도전하는 신도 없었고 테온 또한 누군가에게 원한을 갖을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페이다는 지금 테온의 상태를 이해할수 없었다. 페이다는 빠르게 테온의 상처를 치료해 갔다. 치료하는 인기척 때문인지 테온의 몸이 꿈틀거린다.


[무슨 일이야? 몸이 왜 이렇게 됐어?]

어둠 속에 있던 테온의 정신에 작은 불빛이 들어오는 듯하다. 질문의 목소리는 테온의 검은별이었다. 꿈처럼 들려오는 검은별의 목소리에 테온은 안도감이 밀려온다.

"파괴되지 않았던 건가? 아마도 내가 헛것을 본 모양이네.. 허허"

[뭐가 파괴되지 않았다는 건가? 이 상처들은 다 뭔가?]

"별일 아니야 언제나 있던 작은 상처들이지 뭐 검은별이 옆에 있으니 금방 좋아지겠지."

[작은 상처들이라고? 자네 상처들이 심각해 눈도 못 뜨고 있지 않은가?]

테온은 검은별의 목소리가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근 같은 눈꺼풀을 들어 올려본다. 흐릿하게 하나의 상이 눈 안에 맺힌다.

검은별과 함께 있어야 할 어둠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어둠 대신 자신을 바라고보있는 페이다의 얼굴이 보인다. 늙은 백색왜성의 신 페이다는 테온의 오래된 친구였다. 테온은 구상성단의 신들과 정보교류가 활발한 편이었다. 그 중 페이다와는 우주에 나온 초기부터 여러 가지 정보를 공유하는 친구였다.

"페이다?.. 어떻게 검은별과 같이 있지?"

그 질문을 마지막으로 다시 정신을 잃어버렸다. 테온을 치료하는 페이다의 손이 점점 빨리 진다.

"마르두크를 막아야 해! 검은별에게 가면 안돼 검을 안 돼 아다마스검은..."

페이다는 치료를 하는 중 테온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간간이 듣고 있었다.

"정녕 이것이 아다마스검의 힘인가.."

다른 말도 많았지만 페이다의 기억에 남는 단어는 딱 한 가지 였다. 아다마스의 검. 두세 번 반복 되지 않았는데 웬지 페이다의 머릿속에는 아다마스의 검에 대한 생각이 가득 차고 있었다.

운명인 듯 우연인 듯 찾아온 검은별의 주검과 아스가르드, 그리고 그가 보았다는 붉은 검. 또 다른 폭발과 예상하지 못했던 테온과의 만남 그리고 그의 입에서 헛소리처럼 들려오는 아다마스의 검.

연결이 될 듯 되지 않는 단서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페이다는 아다마스의 검에 대한 전설을 믿지 않았다. 긴 세월을 우주에서 보낸 페이다에게 자신이 확인하지 못한 이야기는 사실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신념에 도달해 있었기 때문이다. 페이다는 아다마스검에 대한 이야기가 과연 실체 없는 이야기 인지 아니면 그 전설을 마주하게 되는 것인지 약간 흥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다마스검에 대한 생각은 잠시 미루기로 한다. 혼절해 있는 테온을 데리고 어디로든 피해야 했다.

지금까지 사실로 유추해 보건대, 테온이 날아온 곳은 폭발이 있었던 장소가 틀림없다. 그리고 그 장소에서 테온이 이런 상처를 얻었다면 그 곳에 테온의 적이 있는 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들은 테온을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태의 테온을 데리고 사방이 뚫린 우주 공간에 있는 건 페이다에게도 테온에게도 위험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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