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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노후던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전학생
작품등록일 :
2014.06.13 23:49
최근연재일 :
2014.09.12 14:24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97,611
추천수 :
2,221
글자수 :
146,771

작성
14.06.19 16:50
조회
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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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글자
10쪽

노후던전 - 8

DUMMY

차원 던전을 출시한 KS 회장의 자택. 잠을 자기엔 이른 시각. 회장은 잠을 청하기 위해 침대 위에 몸을 뉘였다. 새로 출시한 제품 때문에 그 동안 몇 일 밤을 샜다. 그래서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기 위해 일찍 퇴근했다.


갑자기 문가에서 인기척과 함께, 야시시한 옷차림을 한 여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여보~”

쳇~ 마누라네. 김 샜다.


“왜?”

당연히 무뚝뚝한 반응이 나왔다.


“요즘 당신이 힘든 거 다 알아요~ 그래서 제가 당신을 위해 서비스로 이렇게 입어 봤는데 어때요? 아잉~”

오 쉣. 결혼전이라면 몰라도, 아니 신혼 때라면 몰라도 이건 아니지. 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만족할 만한 반응이 없다면 인생이 피곤해지리라.


“오~ 죽이는데~~ “

바로 달려들어서 침대에 눕히곤 상의 한쪽 어깨부터 벗길려고 하는 찰나! 이놈의 여편네가 손을 제지했다.


“아잉~ 왜 그렇게 급해요~~ “

아니. 급하게 만든 게 누군데!


“원래 남자는 급해!”

“아잉~ 그나저나 요즘 어르신들이 먼가 하고 싶어 하시던데. 어떡할 가요?”


“그 영감들은 나이를 그렇게 먹고, 또 뭘 하고 싶어 하신데?”

아 또 부탁할게 있나? 늘 이런 식이다.

“그 이번에 출시한 던전 있잖아요. 그거 뒷구멍 좀 열어달라고 하시던데.”

“응? 뒷구멍? 왜?”


“참가자들의 공격위주의 방식은 좋은데요. 죽어도 죽지 않는다는 룰 때문에 참가자들이 아이템, 랭킹에만 연연하지, 자기 목숨에 대한 애착이 없어서 스릴이 없다네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관전하는 재미가 없다고들 투정이세요.”

“그래서 뒷구멍만 열어주면 알아서 하시겠데?”


“그렇겠죠? 실력이야 뭐 워낙 쟁쟁하신 분들이잖아요. 알아서들 하시겠죠.”

“응. 그래. 내일 열께.”


“여봉~ 아니 오빠~ 제가 벗을까요? 아님 벗겨주실래요?”

“아이구 우리 이쁜이~ 내가 벗겨줘야지~~ 아니다. 걍 찢어줄게~ 흐흐흐”





꿈을 꾸었다. 실제 만난 적은 없지만, 꿈에서 몇 번 날 찾아왔던 분이시다. 이름은 모른다. 하지만 매우 아름다우신 분이시다.


“낮에 불꽃놀이가 있을 거야.”

“?”

어리둥절 했다. 난 언제나 지하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으니까.

불꽃놀이를 할 하늘이 없을 뿐 더러, 나는 성녀가 된 후로 눈이 보이지 않는다. 성녀라는 삶의 무게였다. 그런 나에게 왜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걸까.


“구경하라는 의미로 눈은 고쳐줄게. 그리고 여긴 폐쇄될 거야. 이제 곧 이곳의 재앙은 지구 전역에 걸쳐서 일어날 거야. 한국으로 가.”

“아니. 어째서 그런 일이.. 혹시 저희가 신들의 분노를 샀나요?”

2000년에 이르는 동안 철벽처럼 완벽하게 방어 해오던 일이다. 잘못은 있을 수가 없었다. 억울함인지 아니면 앞으로 고통 받을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


“아니. 신들의 변덕일 뿐이야.”

그 분의 목소리는 아름다웠고 툭툭 던지듯이 말씀하시지만 내용은 참혹하리만치 가혹했다. 그리고,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분했다.


“예전에 한번 이런 일이 있었지. 그때는 멸종 당했어. 오로지 새와 약간의 포유류만이 살아 남았지. 지금의 너희들이 공룡이라 부르는 건 그때 멸종 당했어. 지금처럼 하면 문제없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너희 인간도 멸종 당할 거야. “


“어찌해야 하나요..”

지금의 힘으로선 감당이 안될 터였다. 지금은 한 곳이고,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여럿 있긴 했지만 소수였다. 하지만 세계는 너무 넓었다. 한 곳만 바라보며 달려가던 길 잃은 어린 양에겐 이정표가 필요했다.


“한국으로 가. 그리고 힘을 키워.”



잠에서 깨어 벌떡 일어났다. 온 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아직 새벽이지만 낮까지는 시간이 얼마 없었다. 우선 포털이 있는 곳으로 갔다.


“성녀님!”

급히 달려오던 성기사와 마주쳤다.


“포털이 닫히면서 몬스터들이 점점 뜸해지고 있습니다.”

성기사의 보고를 들으며 급히 포털로 이동했다.


포털은 이제 완전히 닫혔다. 여기는 우리가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었다.


“모두 지상으로 간다!”








[로마가톨릭 교회의 성녀가 교황에게 한국 방문 허락 요청] 이라고 대서특필한 신문들이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그 동안 공식적으로 외부에 모습을 보인 예는 성녀 잔다르크 외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 성녀가 몇 세기 만에 모습을 보인 것이다.


성녀는 교황이나 투표를 통해서 선출이 되지 않는다. 오로지 신탁에 의해서만 성녀가 될 수 있었다. 성녀가 되면 눈이 멀게 되고, 그 후로는 절대 외부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다. 근데 이번에 그게 깨진 것이다. 전세계가 성녀를 주목했다.


‘몇 세기 만에 존재를 드러낸 이유는 무엇인가?’

‘왜 한국으로 향하나?’

이런 진지한 뉴스들이 방송되고 있었지만, 정작 인터넷 사이트에선 성녀의 외모를 평가하기 바빴다.


“오 성녀 대박. 개이쁨”

“나도 봄. 근데 내 스타일은 아님.”

“미친 놈. 넌 2D나 좋아하셈.”

“사실. 비밀인데 성녀 나한테 반해서 나 쫓아 오는 거임. 나 얼마 전 로마에 있었음”

“혹시 성형하러 한국에 오나?”

“역시 성형강국. 성괴에서 이젠 성녀까지!”

“혹시 아이돌 멤버한테 반해서 가출하는 거 아님? 누구 소문 못 들었음?”


등등, 무수히 많은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침이 지나 낮이 되자마자 하늘에서 피처럼 붉은 유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하나에서 곧 수십 수백 수천 개 천천히 낙하했다. 차원이 괴리되면서 기이한 소음을 내며 천천히 낙하하고 있었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절망어린 표정으로 바라 보았다.


하늘이 울부짖으며 피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오늘은 수요일. 내가 미친 건지 하늘이 미친 건지 모르겠다. 어제 차원의 문 소동 때문에 회사 일은 마비가 됐다. 그리고, 낮에 하늘에서 예고도 없던 붉은 유성우가 내리자, 회사에서는 빠른 퇴근 조치가 내려졌다.


오늘은 일 좀 할려고 했는데.. 벌써 업무상으로 수요일은 끝 이였다. 이러다가 일주일 동안 일 하나도 못하게 생겼다. 하지만 그런 걱정도 1초도 안되게 잠시. 바로 퇴근하고 지하철에 올랐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이 가관이다. 내 표정도 저들과 같을까?



집 근처 지하철역에서 내린 나는 하늘을 보았다. 회사에서 집까지 약 1시간 거리인데도 붉은 유성들은 아직도 지면에 도착하지도 않고 하늘에서 천천히 하강 중 이였다.



티비를 켰다.


“현재 붉은 유성우들은 20km에서 50km까지인 성층권을 지나, 20km 이내인 비행기가 다니는 곳인 내류권으로 진입한 상태입니다. 곧 붉은 유성우들이 지면에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천문학 박사이신 박동성 박사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박동성입니다.”

40대의 아저씨였다.


“지금 무수히 많은 유성들이 지상으로 떨어지고 있는데요. 학계를 비롯하여 여러 곳에서 많은 의견들이 있다고 합니다. 혹시 이러한 현상이 예전에도 있었나요?”


“아니요. 이런 현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만약 저 정도 크기의 정상적인 유성이라면 지구는 골프 공 같이 되었을 겁니다. 즉, 단연코 없었습니다. “


“정상적인 유성이 아니라고 하셨는데요. 어떤 점이 그렇습니까?”

“네, 우선 유성의 겉으로 보이는 모습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유성은 떨어지면서 대기권에 진입할 때, 공기 마찰에 의하여 유성 바깥부분이 타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 현상과 비슷하긴 하지만 타 들어 간다기 보단 공간간섭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


“음.. 너무 어려운 말씀이라 바로 알아 듣기는 힘든데요. 정상은 아니란 말씀이군요. 일말의 희망이 보이는군요. 죄송하지만 중간과정 다 건너뛰고, 당장 결과가 제일 중요할 거 같은데요.

정상적인 유성이라면 전문적으로 유성에 관한 공부를 하지 않는 저로서도 확연히 알 정도로, 인류는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결과만 물어보겠습니다. 저희는 살수 있는 것입니까? ”

앵커 및 패널들 모두 숨죽여 박사만을 간절히 바라봤다.


“네. 말씀하신 것처럼 정상적인 유성이라면 그렇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직접 지면에 부딪혀봐야 알 것 같습니다.

지금 저희 분야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관련 있는 전공자 분들도 의견이 많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입니다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유성이 재앙을 초래할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그 증거로는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중력에 의한 떨어짐이어야 하는데, 마치 자전거를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내려오고 있다고 할까요.

그리고, 지면에 가까울수록 속도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결과가 좀 전에 나왔습니다.

‘지금의 감속계수가 유지가 된다’라고 가정한 후의 충돌이라면 어느 정도 흔들림이 있겠지만 해일이나 지진이 일어날 정도의 규모는 아닌 거 같습니다. 자전거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으면 결국엔 멈추는 것처럼요. “


“다.. 다행이군요. 저 역시도 박사님 의견처럼 저희가, 저희 지구가 무사하길 바랍니다. 지금 이 방송을 지켜보시는 국민 모든 분들의 하나된 염원일 것입니다. 좋은 의견 감사드리구요.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티비를 껐다.


세상이 말세다. 그나저나 급 배가 고프네. 저녁은 뭘 먹지?


오늘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사과나무는 개뿔! 저녁밥은 먹고 죽어야겠다.


근데 지금 배달 되려나?


작가의말

네네. 배달됩니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태풍이 불어도 저희 가게는 배달되요~

제가 배달하는건 아니거든요. 알바가 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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