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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노후던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전학생
작품등록일 :
2014.06.13 23:49
최근연재일 :
2014.09.12 14:24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97,614
추천수 :
2,221
글자수 :
146,771

작성
14.06.14 18:33
조회
7,828
추천
205
글자
8쪽

노후던전 - 2

DUMMY

탁자 위에 놓인 A4용지에는 몇 가지가 적혀 있었다.


- 구슬로 모든 것을 컨트롤 할 수 있으며, 각인을 통한 분실 방지 기능 내장

- 던전은 양도 불가능!

- 사용자 부주의로 인한 손해는 책임 안 짐

- 다른 차원에도 던전 설치하러 가봐야 돼서 먼저 감.

- 개통은 따로 해피콜 하지 않고 자동으로 해피콜이 될거네


추신. 2억을 빨리 입금하지 않으면 매일 몸이 점점 아파가고, 죽은 후에는 영혼이 고통받음.

작성자 : KS 던전 설치기사 1급 자격증 보유자 DeepSea King Teemo


이런 퍽킹 티모 같으니. 아 요즘 모처럼 재미있게 하고 있는 LOL이 떠오른다. 분명히 나를 약 올리려고 이름도 저따구로 적었으리라.

이것은 완전히 나를 위한 특급사기인게 분명했다. 하지만 어쩌리. 사기친 할배는 지금 눈앞에 없는데.


꼬르륵~

몇 시간 동안 기절해 있던 걸까. 배가 고프다는 신호가 왔다.

“그래. 먹고는 살아야지”

구슬을 챙기고 체념을 하면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왔다.

그새 날씨는 어둑어둑해져 가게 간판들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그저 평범하게 가게 하나 차릴려고 했건만, 아쉬움이 더해가는 발걸음을 한발 한발 내딛어 집으로 향했다.




“끄응~ 아 몸이 왜 이렇게 아프지? 몸살인가?”

어제 밤에 라면을 2개 끓여먹고 잤는데, 몸이 몸살 걸린 것처럼 아팠다. 하긴 어제 무리해서 돌아다니고, 사기까지 당했는데, 정신과 몸이 탈 나는 게 당연할지도 몰랐다.

다행이 오늘은 일요일. 티비를 켜본다.


“무한~~도전!”

아 끝났네. 시박. 어쩌지. 약국 가서 약이라도 사먹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던 찰나!

헉! 어제 분명히 돈을 입금 안 하면 몸이 슬슬 아플 거라는 글을 봤는데 설마?

아니야. 분명히 어제 일어났던 일 중에 사실만 적는다면, 할배가 사기를 칠려고 했지만 난 그저 기절만 했을 뿐이고 그게 다였어.

아 구슬 하나 챙기긴 했는데. 그냥 어제 개꿈 꾸었다고 생각하자! 그래 그거야!


“음. 구슬이 어딧더라”

어제 입었던 옷에서 구슬을 꺼내서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별 특징은 없었다.

‘이게 뭐라고 모든 기능을 이 구슬로 컨트롤 할 수 있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구슬에서 빛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위위위윙~~

“빰빠밤 올레~~”

오잉 어디서 많이 듣던 멜로디와 노래인데?


“저희 ks 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께서 구입하신 던전은 2년 약정으로 구입하셨습니다.그리고 새롭게 던전 출시를 맞아 분실을 방지할 수 있는 각인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 개통하지 않으셨는데, 개통하시겠습니까? ”

‘?’

어디서 많이 듣던 핸드폰 개통 해피콜 같은데? 세상이 바뀌었나?


“저 죄송하지만 환불 안되나요? 아직 구입한지 하루도 안되었거든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를 가든 환불이라는 정책은 있었다. 피 같은 돈을 떼이지 않을려면 우선 계약을 취소하고픈 마음 뿐 이였다.


“아 저희가 방문 설치한 던전은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계약서를 잘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개봉 후 환불은 불가능합니다. 고객님”

뭐? 머라고? 아니 이런 날도둑놈들이 있나!

거기다가 마지막에 붙인 고객님 이라는 소리가 마치 ‘호갱님’이라고 부르는 듯한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들렸다. 아… 내가 그동안 그렇게나 무시했던 호갱이 된것인가..


“게다가 저는 구입을 하지 않았고, 강제로 계약을 맺어서 생돈 날리게 생겻다구요! 아니 이럴 수가 있는 겁니까?”

난 구입한 게 아니였다. 계약을 했을 뿐이지. 그것도 강제로! 이 점을 상담원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잠시만요. 조회해 볼게요.”

찰칵 찰칵.

잠시 상담원이 열심히 키보드는 아니고 예전 구시대의 타자기 같은 음이 핸드폰에서 들려왔다. 잠시 타자 소리를 듣는 동안 조회가 다 되었나 보다.


“고객님 이거 티모라는 분이 구입하신 후 직거래로 고객님에게 판매 하신 것 같은데요? 약정 승계로요”

엌! 이게 뭔 일이란 말인가!!


“그럼 방법이 없는겁니까? 그냥 써야 하나요?”

혹시나 방법이 있나 하고 여쭤봤다. 제발!! 방법이 있어야 해!


“없습니다. 고객님. 그리고 약정 2년입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

아……………… 하늘이 노란 건 우연일거야. 아마 해가 지고 있는 거겠지. 지켜지지 않는 나의 멘탈이여~.


“근데 그 티모라는 분 누굽니까? 네?”

기왕 이렇게 된거 그놈이 어떤놈인지 알고 싶었다. 내 노후계획을 망친 그 젓 같은 놈을!


“검색해보니 저희 외주업체 사원이시구요. 우수사원이세요. 이번 신규 출시한 던전을 맞아 설치하시러 이차원 저차원을 쉬지도 않고 발로 뛰시는 분이세요. 설치도 하시고 온라인 판매도 하시고 직거래도 하시구요.”

아. 우수사원이라.. 니미. 조또. 개 같은 할배 같으니. 씹어먹어도 성에 안찰 그런 놈이 우수사원이라니. 내가 당한 게 있는데! 내 돈 2억!!! 콩 같은 내 돈!!!! 아……


“그.. 근데 요금이 어.. 어떻게 돼나요?”

아무래도 2년 약정이 맘에 걸렸다. 2년동안 쓴다 하면 바로 요금이 있을것이 아닌가 말이다.


“요금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던전에서 벌어들이는 금화로 자동결제가 되니까요. 만약 금화가 모자라면 던전이 확장되지 않으니 문제가 없습니다. 그 상태로 금화 계속 버실 수는 있으니까요. 하지만 요금은 계속 쌓이니 요금보다 계속 적게 버시면 확장이 안되고 그 상태로 계속 유지가 되세요.”

다행이다. 이게 내 피를 평생 쪽쪽 빨진 않겠구나. 그나마 위안이였다.


“근데 이거 달랑 던전만 있는데 설명서 같은 거 없나요? 있는 거라곤 탁자 하나 뿐인데.”

개 같은 던전. 있는 거라곤 탁자 하나뿐이다.


“아 저희는 물건 팔 때 설명서까지 책자로 해서 넘겨드리는데, 저희 외주업체 분께서 바쁘신지 빠뜨리시고 가셨나 봐요. 근데 어쩌죠. 던전이라는 모든 차원 어디에도 없는 물건을 야심 차게 제작해서 판매를 시작한지라 저희가 아직 물건을 보낼만한 기능은 없어서요. 그냥 쓰셔야 할거 같아요.

게다가 말만 설명서지 설명서도 원래 좀 부실해요. 그냥 구슬로 그까이꺼 대충 이리저리 하다 보면 누구나 쉽게 쓰실 수 있으세요. 고객님~”

가관이다. 설명서도 부실하단다. 어느 회사나 그렇지만 상담사에게 더 이상 얻을 건 없어 보였다. 나보다 아는 것도 없는 거 같은 이 느낌은 도대체 뭐지?


상담사랑 통화를 계속하다 보니 설치하면 설치 인센티브, 판매하면 판매 인센티브가 나와서, 외주업체 분들이 잠도 자지 않고 밤낮으로 뛰신단다.


“네 그럼 어쩔 수 없네요. 그냥 쓰죠 뭐.”

그래. 포기하면 편해. 하……

이 퍼킹 티모는 이걸 노린 거였을지도 몰랐다.



“근데 상담사분이랑 통화 할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아무래도 나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유일한 동아줄인 상담사였다. 놓치고 싶지 않았다.


“구슬을 쥐시고 ‘고객상담’이라고 하시면 되요. 간단하죠?”

오? 꽤 쉬운데? 좋아 좋아.


“네 알겠습니다. “

아 나의 정신이여. 너무나 많은 이야기가 오간 터라 내용이 정리가 안되었다. 내 기존의 상식과는 궤를 달리하기 때문일까. 아니 내 상식이 상식이 아닐지도 몰랐다. 우물 안에서만 통하던 상식 이였을까? 난 말하고 싶다. 우주에도 생물이 살고, 사기꾼도 있으며, 우주를 돌아다니면서 설치하는 기사 분도 있음을. 빨리 통화를 끊고 싶다.


“바로 개통해 드렸구요. 상담사 김미영 이였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응? 김미영? 혹시? 아니겠지 설마.


구슬에서 뿜던 빛이 사그라들고 자취하는 방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초라한 방에 월세 내는 나의 돈.. 이제는 영원히 날아가버린 2억이 다시 떠오르면서 내 눈에 눈물이 맺혔다.

또르르륵…


작가의말

2년 약정 노예됨.

버스도 아니고 출고가 그대로 주고 산듯

역시 출시할때 사는건 호갱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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