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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칸슬로프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다미달
작품등록일 :
2022.08.01 22:22
최근연재일 :
2023.03.28 22:20
연재수 :
134 회
조회수 :
10,614
추천수 :
514
글자수 :
1,060,207

작성
23.03.2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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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라이칸슬로프 (2) - 완결

DUMMY

"전에 말했듯이 다른 주술사에게 가서 도움을 청해볼 생각이오."


아간은 포근한 바람을 맞으며 말했다.

발치까지 자라난 풀들은 속닥거리는 소리를 내며 이리저리 흔들렸다.


"그라면 충분히 도움을 줄 거요. 주술과 마법에 깊은 조예가 있는 자라고 알고 있으니."


게티아르는 고개를 슬쩍 돌렸다. 조금 떨어진 곳에 이셀레딜과 실리스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실리스는 이셀레딜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서 풍광을 바라보고 있었다.

게티아르는 턱을 매만졌다.

지난 두 달 동안 가다듬지 않은 탓에 수염이 촘촘히, 그리고 길게 자라나 있었다.

게티아르는 이내 한숨과 함께 손을 내리더니 아간에게 말했다.


"라자살라는 여전히 그 안에?"

"있소."

"죽일 수는 없는 건가?"

"나도 그러고 싶소. 하지만.. 이 자와 끊을 수 없는 약속을 맺었소."

"그게 문제로군."


아간이 게티아르를 쳐다봤다. 게티아르가 날이 선 눈으로 아간을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때처럼 라자살라가 또 행패를 부릴 수도 있다는 소리겠지. 어떻게 보장하지? 실리스가 네 아들이 당했던 것처럼 똑같이 당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느냔 말이다."

"그럴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요. 이번에야말로 확실히 묶어두었으니."

"그건 모르는 일이지. 그와 같은 불상사가 또 일어날 수도 있다."

"일어나길 바라시오?"

"뭐라고?"

"실리스가 당하길 바라는 것처럼 들려서 말이오."


게티아르는 격분하여 아간 멱살을 잡았다.

실리스가 이를 보더니 일어나려고 했다.

아간은 실리스를 안심시킨 뒤 동요하지 않고 말했다.


"믿어달라는 얘기를 얼마나 더 하길 바라는 거요. 맹세? 진정 원한다면 해주겠소. 다만 가급적이면 하지 않겠소. 맹세는 맺는 건 쉬우나 푸는 건 절대 불가능하오. 신중을 기하는 일이지. 그러니 내가 당신에게 할 말은 이것뿐이오. 믿으라는 것. 심지어 당사자인 실리스도 날 믿고 있소. 하물며 아비란 자가 아들보다 못한 행동을 보이면 어쩌자는 거요?"


게티아르는 어금니를 세게 물었다.

턱이 갈리는 소리와 함께 주먹을 힘껏 쥐었다. 뼈마디가 하얗게 질려 있는 것이 육안으로 똑똑히 보였다.

하지만 곧 손에 힘을 풀더니 아간을 놓아주었다.

아간이 한 말이 옳다는 걸 스스로도 깨달은 것이다.

게티아르는 언덕바지에 홀로 서 있는 나무에 가더니 등을 기댔다.

길게 늘어선 나뭇가지에 나뭇잎이 이슬처럼 맺혀 있었다.

게티아르는 멍한 눈으로 그걸 보다가 말했다.


"도움을 청하러 간다던 그 주술사는 어디 있는 거지?"

"사나셀라."

"음?"

"그 주술사 이름이 사나셀라요."


짧게 말한 아간은 손을 들어 서쪽을 가리켰다.


"저기 있소."


게티아르는 미간을 좁혔다.


"이 지방에 있나?"

"아니오. 밖이오."

"그럼 다른 지방이라는 말인데. 엔담? 아니면 파니?"

"그렇게 말하면 모르오. 난 지명을 잘 모르니. 단지 저쪽 방향에 있다는 느낌만 들 뿐이오."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는.."

"모르오."


그렇다는 말은 언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얘기였다.

아간은 게티아르가 무얼 염려하는지 잘 알았다.


"그래도 1년에 두 번은 실리스와 함께 찾아오겠소. 봄과 가을 혹은 여름과 겨울에 말이오. 실리스가 원한다면 좀 더 일찍 갈 생각도 있소."

"1년이나 걸린다고?"

"그보다 일찍 끝나면 물론 좋은 일이겠지. 그러나 장담은 못하겠소."


두 사람의 시선이 얽혔다.

게티아르는 대낮에도 푸르게 빛나는 아간의 눈을 보았다.

저주에 걸리지 않았던 시절에도 푸른색이었는지는 게티아르로서는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왠지 다른 색이었을 거라는 짐작이 들었다.

게티아르는 아간에게 물었다.


"말해봐라. 지금도 보름달이 뜨면 미치나?"

"아니오."

"아니라고?"

"아니오. 보름달이 뜨건 말건 이제 나는 미치지 않소. "

"그래도 괴물로는 변할 수 있겠지."

"내가 그러길 원한다면. 그렇소"

"난 실리스가 완전히 낫길 원한다."

"당연히 그러겠지. 이해하오."

"그러나-."


게티아르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정말로 방도가 없을 땐. 그때는 실리스가 너처럼 되는 것도.."

"아니오."


아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일은 내가 용납하지 않을 거요. 반드시 치료할 방법을 찾을 테니 그리 알고 있으시오. 난 다른 주술사와 다르니까."


게티아르는 처연한 얼굴로 아간을 바라보았다.

푸른 눈에 서려 있는 각오를 읽은 것일까. 게티아르는 순간 고맙다고 말할 뻔했다.

애써 고개를 돌려 실리스를 바라보는 게티아르.

실리스는 이셀레딜 품에서 폭 안겨 있었다.

노래가 자그맣게 들려오고 있었다. 이셀레딜이 실리스를 위해 콧노래를 불러주는 듯했다.


'아직 어머니의 품을 더욱 좋아할 나이에, 험난한 세상 속으로 뛰어든다니.'


물론 아간이 대동하고 있으니 위해를 당할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거기에 실리스도 평범한 아이는 아니니 여행길로 인해 몸살을 앓을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그럼에도 게티아르는 근심에 잠겼다.

되도록이면 더 늦게 갔으면 좋으련만. 이토록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


"그러니 당신도 내 약속을 지켜주시오."


그때 아간이 말했다.

지금껏 무뚝뚝한 어조로 말하던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게티아르는 그 미세한 떨림을 알아차렸다. 게티아르는 이전에 아간이 말했던 조건을 떠올렸다.


"디아프가 성소원에 계속 있게 해달라는 거였지."

"그렇소."

"안 그래도 그것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솔직히 말하지. 나도 장담할 수 없다."


아간은 곧바로 눈에 쌍심지를 켰다.


"한 도시를 다스리는 자가 그런 것도 못 한다는 거요?"

"그게 아니다. 저기를 봐라. 지금 도시에도 멀쩡한 건물이 몇 없어 사람들이 밖에 나와서 살지 않나. 성소원도 마찬가지야. 사제들은 물론이고 신부들도 몸을 뉠 곳을 찾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보육원은 피해가 그리 크지 않은 건물 중 하나다."


아간이 곧바로 눈에 쌍심지를 켰다.


"아이들을 내쫓을 거란 소리요?"

"다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어떻게 그리 잔인할 수가 있소!"


게티아르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는 데에 일조한 네가 할 말은 아니겠지."


아간은 화를 삭였다. 물론 온전히 그의 잘못이라고 하는 건 과하다.

실상 아간이 무너뜨린 부분은 내성에 국한되어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아간은 크게 반박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래서 아간은 원래라면 꼬리별 지방에 있는 모든 성소원, 아니 어쩌면 온 대륙에 있는 성소원으로부터 쫓겨다녀야 할 입장이었다.

전말을 아는 게티아르와 아프리오가 아간을 죽은 것으로 위장해서 망정이었다.

아간도 그 점을 잘 이해했기에 곧 입을 다물었다.


"그렇다 하여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다른 방법이 있소?"

"꼭 성소원에 있을 필요가 있는가."

"그곳 말고 디아프가 편히 있을 곳은 없소."

"글쎄. 성소원 만큼은 아닐 지라도 그래도 다른 곳보단 편한 것이다."


아간이 고개를 갸웃했다. 게티아르는 오묘한 얼굴로 보다가 말했다.


"내 성에서 같이 지내는 것도 방법이 될 수도 있겠지."



*



아간은 침묵했다. 겉으로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그는 한껏 놀랐다.

디아프가 설마 성에서 지내게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굉장한 호의라는 생각이 언뜻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놀람도 잠시.

아간은 곧 긴장이 깃든 얼굴로 게티아르를 보았다.


"설마 디아프를 하인으로 부릴 생각이오?"

"실리스가 바깥에서 겪을 고통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할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논리요. 그렇다면 디아프가 다친다면 실리스도 다쳐도 되는 거요?"

"네 아들이 다치는지 안 다치는지 어떻게 알지?"


아간이 거칠게 손을 휘저었다. 게티아르는 순간 자신을 공격하려는 건가 싶어 곧장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아간은 다른 의미로 팔을 휘둘렀다.

검은 기운이 약간 감도는 듯하더니,

어디선가 황조롱이가 날아와 아간의 어깨에 앉았다.


"난 원한다면 언제든지 아들을 볼 수 있소. 혹여 착각할까봐 말하는데, 새 말고도 조종할 동물은 많소. 하늘의 눈을 가렸다고 해서 안심할 생각은 하지 마시오."


황조롱이는 깊고 순한 눈으로 게티아르를 빤히 바라보았다.

도중에 눈을 돌리는 일도 없이 바라보는 모습은 마치 먹잇감을 바라보는 맹금류와 같았다.


"물론 그렇다고 감시하겠다는 말은 아니오. 당신이 디아프를 잘 대해준다면 나 또한 실리스를 잘 대해줄 거요. 무엇보다 실리스는 착하니 말이오. 함부로 대할 생각은 추호도 없소."


결국 서로가 서로의 목덜미를 물고 있는 셈이었다.

어느 한쪽이라도 이빨에 힘을 주는 순간, 자신의 목덜미에도 그와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아간이 손을 내밀었다. 게티아르는 짧게 코로 숨결을 내뱉고는 맞잡았다.


"알겠다. 잘 대해주도록 하지."

"그럼 됐소."


두 사람은 너무도 다르다. 지위도, 살아온 환경도, 겪은 경험도 모두.

서로의 대척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공통점은 있었다. 그 공통점은 냉철한 이성마저 굴복시킬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아간과 게티아르를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했다.

두 사람은 누구랄 것도 없이 동시에 손을 놓았다.


"실리스."


게티아르가 실리스를 불렀다. 실리스는 얼른 몸을 일으켰다.

잔디밭에 누워 있던 탓인지 머리와 얼굴에 풀이 조금 묻어 있었다.

게티아르는 다가가더니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직접 손으로 실리스 얼굴에 묻은 풀을 떼어내주었다.

실리스는 다소 푸른 기가 맴도는 눈으로 게티아르를 보고 있었다.

게티아르는 괜히 실리스의 옷을 터는 시늉을 보였다.

이제 털 곳은 없었다. 일부러 먼지를 묻히지 않는 이상.


"떠날 준비됐느냐?"


실리스가 고개를 위로 올렸다. 이셀레딜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엄마를 힘껏 안아드린 실리스는, 곧 게티아르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여비는 넉넉히 넣어두었다. 그래도 되도록 아끼거라. 여행길에는 예상치 못한 일이 수도 없이 발생하니."

"걱정 마세요. 아간 선생님 옆에서 떠나지 않을게요."


실리스는 아간을 존칭해서 불렀다.

그것이 아버지, 게티아르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걸 알면서도 꿋꿋이 그렇게 불렀다.

실리스 예상대로 게티아르는 눈살을 약간 찌푸렸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았다.

게티아르는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말했다.


"그래. 그러면 됐다."


이셀레딜은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몇 번이고 실리스를 안고 놓아주지 않으려 했다.

이 때문에 게티아르는 이셀레딜을 억지로 떼어놓아야 했다.

아간 곁에 나란히 선 실리스. 아간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러면.."


아간이 말을 흐렸다. 갑자기 시선을 들더니 저 언덕 너머를 바라본 것이다.

실리스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선생님?"

"디아프!"


그때 뜻하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언덕 밑에서 나고 있었다.

목소리가 채 사라지기도 전. 한 소년이 땀을 마구 흘리며 언덕바지에 나타났다.

소년은 주변을 둘러보는 시늉도 없이 곧바로 아간을 바라보았다.


"디아프?"


아간은 짐을 다 내팽개치고 디아프에게 다가갔다.

디아프는 손을 그러모으고는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아간은 입술을 떨었다.


"디아프?"


다시 디아프를 부르는 아간.

디아프는 혼란스러운 얼굴로 아간을 보았다. 목에 맴도는 말이 있는지 자꾸만 입을 열었다.

그러나 나오지 않았다. 디아프도 그 말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결국 디아프는 답답함에, 그리고 속상함에 눈물을 흘렸다.

아간은 무릎을 꿇고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괜찮아. 괜찮아."


뭐가 괜찮은 건지 아간도 몰랐지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디아프 뒤로 타샤가 나타났다. 타샤는 놀란 눈으로 아간과 디아프를 쳐다보았다.


"문득 떠올랐어요. 여기서 어떤 화가 아저씨가 그림을 그려준 기억이요."


디아프가 울음 속에서 말했다. 아간은 계속 닦아주었다.


"근데 저만 있지 않았어요. 아저씨도 같이 있었어요. 아저씨가 절 보면서 환하고 웃고 있었어요."

"그랬니?"

"그 기억을 떠올리니 가슴이 너무 뛰는 거예요. 여기로 와야 할 것만 같았어요. 그래서 왔어요."

"그 밖에 뭔가 더 떠오르는 게 있니?"

"모르겠어요. 저도 모르겠어요."

"괜찮아. 그럴 수 있지."

"영원히 기억 못하면 어떻게 하죠? 아저씨가 누군지 알아야 되는데, 그래야 하는데.."


아간은 디아프를 안아주었다. 조그마한 몸이 속에 고인 울음을 토해내느라 들썩이는 게 느껴졌다.

아간은 디아프의 작은 등을 쓰다듬어주었다. 오래 전, 지니에게서 태어난 디아프를 받았을 때처럼.

디아프는 자신을 쓰다듬는 그 손길에서 더할 나위 없는 온정을 느꼈다.

울음이 조금 멎는 듯하자 아간은 디아프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중에 아저씨가 또 올게. 그래. 꼬리별이 무수히 떨어지는 날. 그날 이 언덕 위에서 널 기다릴게. 그때 되면 날 만나러 와주겠어?"

"어디 가요?"

"응."

"멀리요?"

"그럴 것 같아."


디아프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아간은 마음이 미어졌다.

디아프는 바닥을 내려다보더니 말했다.


"이곳에서 절 기다린다고요?"

"꼬리별이 마구 떨어지는 날. 간혹 밤하늘을 보면 별이 떨어지곤 하지? 그걸 꼬리별이라고 해."

"그럼 꼬리별을 아저씨라고 생각해도 돼요?"


아간은 한껏 미소를 지었다. 얼마 만에 진심으로 웃어보는 걸까.

아간은 진실로 기쁜지 디아프를 다시 안았다.


"그래. 그래도 돼."


디아프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간은 이셀레딜의 마음을 이해했다.

디아프를 두고 떠나려니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아간은 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애초에 디아프를 위해서 이 여행길에 오르지 않았는가.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가자, 실리스."


아간이 실리스를 불렀다.

실리스는 따라가는 듯하더니 갑자기 등을 돌렸다.

그리고 뒤에 서 있는 디아프에게 손을 작게 흔들었다.

디아프는 실리스가 누군지 알지 못했다. 한 번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마법으로도 쉬이 따라할 수 없는 그 능력을, 세상 사람들은 직감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그래서 디아프는 실리스가 어떤 마음을 품었는지 '직감'으로 이해했다.

디아프는 실리스가 그랬듯이 자신 또한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 앞길에 축복이 있기를 바라며.

아간과 실리스는 곧 언덕 밑으로 내려갔다.

두 사람 모두 서두르지 않았다.

어차피 늦든 빠르든 목적지에 도착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아참. 가는 길에 누굴 좀 보러 가자."

"그분도 주술사신가요?"

"응? 아니. 그냥 선생님 친구."

"그분도 선생님처럼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나요?"

"있지. 나조차도 함부로 따라할 수 없는 능력이."


실리스는 한껏 기대했다. 아무래도 라이트가 아간보다 더한 주술사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떨어지는 햇살을 만끽하던 아간은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막으려고 했지만 웃음이 새어나오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아간이 소리 내어 웃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실리스는 조금 놀란 눈치였다.

아간은 실리스를 안심시켜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웃음은 계속 나왔다.

아간이 흘린 웃음은 그가 새겨놓은 발자국에 남아 오래오래 머물렀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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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42 월야1234
    작성일
    23.08.08 18:17
    No. 1

    이거 다른 곳에서 재연재하면 눈여겨봐줄라나... 너무 아까운 수작인데...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50 환자69
    작성일
    23.08.12 19:09
    No. 2

    즐감했습니다. 멋진 이야기였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2 lcen
    작성일
    23.08.28 21:28
    No. 3

    재밌었습니다. 이 작품이 무료라는게 믿기지 않네요...작가님의 꾸준한 필력으로 마지막까지 즐거웠습니다. 차기작도 기대됩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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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서로를 위해 (2) 23.03.16 43 3 17쪽
123 서로를 위해 (1) 23.03.13 62 3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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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400년의 기다림 (7) 23.03.09 53 3 22쪽
120 400년의 기다림 (6) 23.03.07 63 3 24쪽
119 400년의 기다림 (5) 23.03.06 56 3 19쪽
118 400년의 기다림 (4) 23.03.03 60 3 14쪽
117 400년의 기다림 (3) 23.03.02 55 3 19쪽
116 400년의 기다림 (2) 23.03.01 56 3 15쪽
115 400년의 기다림 (1) 23.02.28 59 3 14쪽
114 절망 23.02.26 61 3 24쪽
113 꼬리별과 늑대 (5) 23.02.25 67 3 17쪽
112 꼬리별과 늑대 (4) 23.02.24 63 3 18쪽
111 꼬리별과 늑대 (3) 23.02.22 72 3 15쪽
110 꼬리별과 늑대 (2) 23.02.17 72 3 18쪽
109 꼬리별과 늑대 (1) 23.02.16 62 3 15쪽
108 계획 시작 (14) 23.02.14 62 3 18쪽
107 계획 시작 (13) 23.02.13 59 3 20쪽
106 계획 시작 (12) 23.02.12 55 3 13쪽
105 계획 시작 (11) 23.02.11 59 3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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