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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달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칸슬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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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다미달
작품등록일 :
2022.08.01 22:22
최근연재일 :
2023.03.28 22:20
연재수 :
1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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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514
글자수 :
1,060,207

작성
23.03.1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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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서로를 위해 (3)

DUMMY

추운 겨울을 지나 봄의 숨결을 맡은 들판에는 초록빛 생기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에이젤은, 그 생기를 깊이 받아들이고 싶은지 크게 숨을 쉬었다.


"그러면 언제 오시는 거예요?"

"모르겠어. 한동안 바쁠 것 같거든."


라자살라는 그리 말하며 검지를 들었다. 녹빛 가루가 총총거리며 나왔다.

일렬로 늘어선 녹빛은 은하수처럼 허공을 수놓았다.

에이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예뻐요. 나도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뭐하려고? 남자애들 괴롭히게?"

"그런 거 아녜요. 아빠한테 나 잘 있다고 보여주려고요."


라자살라는 속으로 울었지만 겉으로는 상냥한 얼굴을 지었다.


"아빠한테?"

"네. 나야 여기서 하늘을 보면 아빠가 보이지만 아빠는 내가 보이지 않을 거 아녜요. 난 아빠처럼 반짝이지 않으니까. 그런데 라자살라 님처럼 그런 힘이 있으면 마음껏 반짝일 수 있잖아요."


에이젤은 하늘을 가리켰다. 밤이 아닌지라 푸른 하늘에는 별 대신 해가 떠 있었다.

하지만 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오면.

에이젤은 짚더미에 누워 잠이 들 때까지 아빠를 바라볼 것이다.

자신을 그토록 어여삐 여기던 아빠를 그리워하며.

라자살라는 가슴이 미워졌다.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다.

아빠를 죽게 만든 장본인이 여기 있노라고.

네가 그토록 따르고 좋아하는 그 자가 사실은 속이 시꺼멓게 검은 녀석이라고.

그러나 라자살라는 이번에도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에이젤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아직도 그리움과 슬픔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는데 거기에 소금물을 뿌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라자살라가 말하지 못한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에이젤을 위해서라는 명목도 있었으나,

사실은 라자살라 스스로가 버틸 수가 없었다. 에이젤에게 원망을 받는 게 두려웠던 것이다.

이토록 상냥하고 착한 소녀가 경멸 어린 눈으로 바라볼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어쩜 이렇게 비겁할 수가 있을까. 자신을 위해서 진실을 감춘다니.

라자살라는 이런 자신이 무척 싫었다.


"..그래도 아빠는 널 볼 수 있을 거야. 네가 어디에 있건, 어떤 순간에 있건 항상 널 지켜볼 거야."

"정말 그럴까요?"

"그럼."

"그래도 항상 보는 건 아니겠죠?"

"음. 그러게. 계속 보면 조금 부담스럽긴 하겠다."


두 사람은 작게 키득거렸다.

라자살라가 에이젤에게 손을 내밀었다.


"손 줘봐."


에이젤이 맞잡자 녹빛이 얕게 빛났다. 에이젤은 어리둥절하며 제 손을 바라보았다.


"뭐한 거예요?"

"하늘에 대고 손을 펼쳐 봐."


라자살라 말대로 행동한 에이젤은 이내 경탄했다.


"우와! 빛이 나요!"

"아빠에게 어디 있는지 알려주고 싶다면 그렇게 해. 그러면 바로 알아차릴 거야."

"라자살라 님 떠나도 계속 이렇게 빛이 날까요?"

"그럼. 근데 주변에 사람 있을 때는 하지 마. 우리만의 비밀이니까."

"안 할 거예요. 절대로."


에이젤은 라자살라에게도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라자살라는 웃으며 그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갰다.

누군가 마을 어귀에서 에이젤을 불렀다. 양조장이였다.

그는 폴의 친구이자 에이젤의 대부이기도 했다. 술을 마시면 조금 괴팍해지긴 했지만 평상시에는 무척 상냥한 자였다.

에이젤은 손을 흔들며 화답하고는 엉덩이를 털며 일어났다.

웃으며 같이 일어난 라자살라는, 그러나 에이젤의 등에 멍이 든 걸 발견했다.

아쉽게도 금방 옷에 가려져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라자살라는 잠시 보여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만두었다.

에이젤이 웃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들를 수 있으면 꼭 와줘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렇다고 너무 기다리지는 말고. 기대가 클수록 상심도 커지거든."

"저도 알아요. 그래도 기대할래요. 내일을 기대해야 오늘을 재밌게 보낼 수 있거든요."


라자살라는 푸핫 웃었다. 보면 볼수록 참 똘똘한 소녀였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만 있으면 더욱 좋으련만.


"저기 친구 왔네요."


에이젤이 라자살라 뒤를 보며 말했다. 라자살라는 고개를 돌렸다.

브렌세라가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에이젤이 작게 손을 흔들자 브렌세라도 흔들었다.


"잘 갔다 와요."

"응. 갔다 올게."


라자살라는 에이젤을 안아준 뒤 자리를 떴다. 에이젤은 빙긋 웃고는 방방 뛰며 양조장이에게로 갔다.

곧 어귀에 들어선 에이젤은 양조장이와 함께 마을로 돌아갔다.

브렌세라가 다가오는 라자살라에게 말했다.


"좀 더 있다 가도 됐는데."

"아니. 어차피 가야 할 시간이었으니까. 게다가 앞으로 할 일도 많고."

"상처는 좀 어때? 심해지진 않았어?"

"그대로야.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라자살라가 얼굴을 찌푸리며 배를 감쌌다.

에필레라와 사나셀라를 불러 같이 대화하던 그날.

결국 참을 수 없던 에필레라는 거하게 날뛰고 말았다.

자기 땅이 아닌데도 그렇게 격렬히 힘을 발산하는 건 라자살라, 아니 세 주술사 모두 처음 봤다.

만약 에필레라의 땅에서 만나기로 했다면 그날, 라자살라는 꼬리별로 돌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어서 다행이야. 그걸 생각하면 이 정도 상처야 거저지."

"하지만 에필레라하고는 완전히 틀어지고 말았어. 그럴 만도 하지. 억지로 맹세를 맺게 했으니."


그건 라자살라도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나중에 만날 날이 있다면 정식으로 다시 사과할 작정이었다.

물론 에필레라는 절대 받아주지 않겠지만.


"그보다 사나셀라는? 결정했어?"

"그래. 한다고 하더군. 저주를 풀다보면 자연스레 마법에 대해서도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좋아."


라자살라가 기분 좋게 손을 맞비볐다. 그러다 어떤 시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돌렸다.

브렌세라가 진지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됐어. 저주를 풀 때까지, 우린 쉬지 않고 나아가야만 해. 죽지도 못하고."

"그래. 알고 있어."

"아니, 몰라. 너도 나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세월을 무시하지 마. 어쩌면 도중에 미칠 수도 있어. 저주고 뭐고 다 팽개치고 도망칠 수도 있다고."

"글쎄. 그럴 여유가 있는지도 모르겠군. 미칠 시간도 없이 바삐 움직여야 할 거야."

"그랬으면 좋겠어. 진심으로."


라자살라가 브렌세라 어깨를 두드렸다. 이제 움직일 시간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정했어?"


문득 생각난 듯 라자살라가 물었다. 브렌세라가 고개를 갸웃했다.


"뭘?"

"대가 말이야."

"아."


브렌세라는 깊이 숨을 쉬고는 말했다.


"생명. 내 생명을 걸었지."

"그거.."

"알아. 그래도 주술을 강하게 만드는 방법 중 이게 제일 간단하더군. 머리 아프게 이것저것 따지고 싶지 않아."


침묵이 무겁게 흘렀다. 아무리 죽지 않는다 해도 늙는 것마저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만약 주술을 남발할 경우, 브렌세라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게 된 채로 침대 신세를 지어야 할 수도 있었다.

라자살라는 하고픈 말이 많았지만 참기로 했다. 브렌세라도 생각 없이 저지르진 않았을 테니까.

분명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결정했을 것이다.


"아무쪼록 조심하도록 해."

"그러지. 아, 넌 뭘 대가로 삼았지?"


브렌세라가 물었다. 라자살라는 푸른 하늘을 배경 삼아 날아가는 새 무리를 바라보았다.


"생각 중이야. 아직 정하지 못했거든."



*



에이젤은 옷을 추스렸다.

숨이 넘어갈 듯한 코골이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에이젤은 양조장이가 자는 것을 몇 번 확인한 뒤에 밖으로 나갔다. 바깥은 고요했다.

횃불은 물론이고 등화도 없어 길거리는 아주 어두웠다.

하지만 에이젤은 능숙하게 길을 걸어갔다. 달과 별이 아름답게 반짝이며 지상을 비추고 있었으므로.

이윽고 언덕에 올라선 에이젤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밤하늘에 있는 별들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에이젤은 아빠 별이 어디 있는지 찾았다. 저기 중앙에서 누구보다도 빛나고 있는 저 별이 바로 아빠 별이었다.

그 별을 향해 손바닥을 펼치니 녹빛이 새어나왔다.

미소를 짓던 에이젤은, 그러나 실망하며 손을 거두었다.

녹빛이 예전 같지 않았다. 3년 전에는 얼굴도 비출 정도로 밝게 빛났었는데.

지금은 간신히 빛이 나오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라자살라 님. 불 붙여주세요."


혼잣말로 중얼거린 에이젤은 홀로 키득 웃었다.

저도 모르게 파이프 담배를 피는 걸 즐기는 노인처럼 말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에이젤은 오래 웃을 수 없었다. 옆구리가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때릴 거면 차라리 등을 때리지. 거기는 맞아도 아무렇지 않은데.

그래도 얼굴에는 손찌검을 하지 않아서 좋았다.

에이젤은 양조장이를 원망하지 않았다. 자신만 맞는 게 아니었기에.

양조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자신 말고도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양조장이의 아들이었다. 에이젤보다 두 살 어린 그 아들도 실수하거나 잘못을 하면 어김없이 맞았다.

아들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분하겠지만, 그로 인해 에이젤은 다소 미안한 감정이 들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양조장이가 차별을 두지 않는다는 의미니까.

물론 그렇다 하여 언제까지고 양조장에 있을 생각은 없었다.

성년에 접어들게 되면 아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지금이야 다른 사람이 잠시 이용하고 있다지만 그것도 머지 않았다.

몇 개월 뒤에 있는 성년식을 치룬다면 에이젤은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에이젤은 얼른 그날이 오길 기다렸다. 그곳에 딸린 대장간에서 도구를 만들고 싶었다.

라자살라를 위한 선물도 같이 만들면서.

이번에는 좀 더 멋들어진 단검을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빠, 잘 자요."


에이젤은 기분 좋게 손을 흔들고는 양조장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이 개월 뒤.

에이젤은 성인식을 치르기 바로 전날에, 보다 큰 마을에 있는 양조장으로 팔려가게 되었다.



*



인간은 나약하다.

개인으로서도, 집단으로서도.

개인은 힘이 부족하고 집단은 분열과 갈등 때문에 도무지 뭉칠 줄을 모른다.

이들에게 화합이란 하늘에서 내려오는 천사처럼 이상향에서나 볼 법한 단어인 듯하다.

그러나.

동시에 사람은 강하다. 특히 사랑을 품고 있는 자는 더욱 강하다.

그들은 그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기쁨을 표현하고 아픔을 호소한다.

사랑을 갖고 있기에 동정을 하고 포용을 한다.

그 동정과 포용이,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

나는 모든 인간이 사랑할 줄 안다고 생각한다.

상종 못할 원수처럼 보이는 자도 사실은 표현 방식이 서투를 뿐이다.

받지 못한 사랑에 좌절하여 비뚤어진 것일 뿐, 결국 그들도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

그렇기에 나는 사람을 사랑한다.

약하다는 걸 알면서도 꿋꿋이 나아가려는 이들을 사랑한다.

죽음이라는 확실한 끝이 존재함에도 웃으며 긍정하는 이들을 사랑한다.

불확실한 미래를 받아들이려는 이들의 무한한 포용력에 감탄하며 사랑한다.

사랑하고 사랑한다.

그러니 이들을 힘껏 안아주고자 한다.

본래 사람은 팔이 두 개 밖에 없기에 여러 사람을 한번에 안을 수 없다.

그러나 나에겐 특별한 힘이 있다.

이 힘이라면 수십 명, 아니. 수백 명이라도 한 번에 안을 수 있다.

개개인이 어떤 자든 상관하지 않는다. 죄를 저지른 자라 해도 상관없다.

설령 저주에 물들어 절망하는 자라 할지라도 상관없다.

모두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돌아다녔다.

라이칸스로프로 인해 고통 받는 곳이 있다면 가서 안아주었다.

두려움에 떠는 그들을 위로해주고 라이칸스로프도 위로해주었다.

가해자는 없다. 모두가 피해자일 뿐.

그러니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나서서 도와주었다.

그럴 힘이 있으니 응당 그래야 했다.

이를 보고도 외면하는 건 주술사로서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기에.

그로부터 1년이 흘렀다.

두 팔 벌려 나를 맞이하는 사람들.

동굴 깊숙한 곳에 숨어 나를 맞이하는 라이칸스로프.

여전히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 라이칸스로프도 눈물을 흘린다.

나는 그들에게 팔을 뻗어 안아주었다.

2년이 흘렀다.

두 팔 벌려 나를 맞이하는 사람들.

숲속 깊숙한 곳에 숨어 나를 맞이하는 라이칸스로프.

여전히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 라이칸스로프도 눈물을 흘린다.

나는 그들에게 팔을 뻗어 안아주었다.

3년이 흘렀다.

다소 애매한 얼굴로 나를 맞이하는 사람들.

사람 고기를 먹으며 나를 맞이하는 라이칸스로프.

여전히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 라이칸스로프도 웃으며 눈물을 흘린다.

나는 그들에게 팔을 뻗어 안아주었다.

4년, 5년이 흘렀다.

그리고 어느덧 6년이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날 맞이하지 않았다.

멀리서 보이면 애써 외면하거나 거친 욕석을 내뱉으며 쫓아냈다.

내가 지나간 곳에는 항상 라이칸스로프가 습격한다는 것이다.

나는 오해라고 항변하려 했지만 그들은 듣지도 믿지도 않았다.

오히려 불길한 괴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여전히 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존경스러운 주술사 님이라 부르며 극진히 대접해주었다.

그러나 나는 두려웠다. 이들도 머잖아 날 쫓아낼 것만 같았다.

이토록 상냥한 얼굴을 한 자들이 욕을 한다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라이칸스로프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다행히도 그들은 받아주었다. 당연했다.

자신들을 치료할 수 있는 이는 오직 나밖에 없었기에.

다른 주술사들은 자기 땅에서 활동하기 바빴다.

나는 라이칸스로프를 성심성의껏 봐주었다. 그들은 내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이 또한 오래 가지 못했다.

저주의 끔찍한 속삭임과 치료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일쑤였던 것이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의지를 북돋아도 그들은 듣지 않았다.

기약 없는 치료에 심신이 지치고 만 그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나를 잘 믿지 않으려 했다.

틈만 나면 치료가 아니라 실험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던졌다.

몇 번이고 부정했지만 의심은 깊어져만 갔다.

7년이 흘렀다.

문득 에이젤이 잘 지내는지 궁금해졌다.

그전에도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엄두가 잘 나지 않았었다.

혹여 너무 오랫동안 자신을 만나러 오지 않은 탓에 원망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

이번에는 미루지 않기로 결심했다.

난 기억을 더듬으며 오래 전에 오고 갔던 길을 따라갔다.

새록새록 샘솟는 추억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오랜만에 도착한 에이젤의 마을. 우려와 달리 그들은 아직도 날 반갑게 맞아주었다.

촌장 흐로르도 여전히 건장하게 잘 살아 있었다.

나는 에이젤이 어디 있는지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물어보니 떠난지 꽤 되었단다.

에이젤의 대부이자 마을의 양조장이기도 한 베르그에게 이를 묻기 위해 찾아갔다.

베르그는 이미 세상을 떠나 있었다.

대신 그의 아들이 나타났다. 아들은 내게 그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었다.

나는 곧바로 에이젤을 찾으러 갔다.

높다란 바위산이 인상적인 마을에 도착한 나는 이곳에도 양조장이 있다는 걸 알았다.

나는 양조장에 가서 에이젤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그들은 경계 어린 눈으로 바라볼 뿐 말해주지 않았다.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수소문을 했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 때문인지 나만 보면 다들 쉬쉬하며 물러났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돌아다닌 나는, 마침내 에이젤을 발견하게 되었다.

에이젤은 마을 안에 있지 않았다. 뜬금없게도 축사에 있었다.

가축들 사이에서, 구유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주인 모르게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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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400년의 기다림 (7) 23.03.09 53 3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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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400년의 기다림 (4) 23.03.03 60 3 14쪽
117 400년의 기다림 (3) 23.03.02 53 3 19쪽
116 400년의 기다림 (2) 23.03.01 55 3 15쪽
115 400년의 기다림 (1) 23.02.28 59 3 14쪽
114 절망 23.02.26 59 3 24쪽
113 꼬리별과 늑대 (5) 23.02.25 65 3 17쪽
112 꼬리별과 늑대 (4) 23.02.24 62 3 18쪽
111 꼬리별과 늑대 (3) 23.02.22 71 3 15쪽
110 꼬리별과 늑대 (2) 23.02.17 71 3 18쪽
109 꼬리별과 늑대 (1) 23.02.16 61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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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계획 시작 (13) 23.02.13 59 3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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