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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ldone 님의 서재입니다.

미래로 가서 지구를 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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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ldone
작품등록일 :
2019.04.01 17:44
최근연재일 :
2019.05.06 01:46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761
추천수 :
13
글자수 :
55,622

작성
19.04.09 08:15
조회
45
추천
1
글자
9쪽

6화

DUMMY

“반갑네. 차한열이네,”

“이도현입니다.”


사령관은 내 행색을 물끄러미 보았다.


“학도복은 왜 입었나?”

“학도니까요.”

“....하하 재밌는 친구구만. 어쨌거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자네가 호위괴수 넷을 쳐죽이고 지휘괴수까지 사멸시켰다고 들었네. 정말인가?”

“그렇습니다.”

“정말 대단해! 자네 덕분에 괴수들의 지휘체계가 망가져서 다시 전선을 복구시킬 수 있게 되었어. 이 공로를 상부에 올려야 하는데... 자네의 정체를 알려주지 않겠나? 어디서 왔는지, 온 이유는 무엇인지, 또 원하는 건 무엇인지.”

“보시다시피 저는 학도신분입니다. 아까부터 계속 말했는데 믿질 않으시더군요. 학도생 기록을 조회해보시면 나올 겁니다.”


사령관은 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정말인가? 일단 조회해보겠지만 아니라면 장난이 좀 심하군.”

“조회해보십시오. 정말입니다.”

“.....알겠네.”


그 후 사령관은 누군가를 불러 사관학교에 이도현이라는 사람이 있나 기록을 조회해 보라고 시켰다.


“크흠. 조회해보는 건 1분도 안 걸리니 잠깐 기다리지. 나머지는 나가 봐.”

“알겠습니다.”


차태성과 조원들이 나간 후 사령관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걸었다.


“난 사령관으로서 지금 같은 전시에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네. 왜 이러는지는 모르겠다만 조회결과에 학도가 아니라고 나온다면 아무리 자네라도 그냥 넘어가지 못해.”

“문제없습니다.”


그 때 사령관에게 명령받은 남자가 들어왔다.


“사령관님 조회결과입니다.”

“후....그래. 어디보자...... 어?”


사령관이 험상굳은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동그래진 눈으로 나와 손에 들린 종이를 번갈아 보았다.


“정말이었어?”


나는 사령관을 향해 씨익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네 그게 접니다. 3개월 만에 최단기간으로 졸업반에 승급한.”

“들은 적 있네....근데 그게 자네였을 줄이야....놀랍군.”


잠깐의 정적. 아직도 사령관은 믿기지 않는지 내 얼굴과 종이의 사진을 계속 대조해봤다.

그리고


“하하하! 이럴 수가! 3개월 만에 2급 영웅의 실력이라고?! 불세출의 천재라는 게 이런 건가? 아니, 언제부터 힘을 숨겨온 거야?”


사령관은 지금 엄청나게 흥분해 있었다. 원래 1~2등급의 영웅은 10년 전 대격변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영웅들이 대부분 꿰차고 있었으니까. 최소 5년에서 10년은 수련하고 마나를 쌓아야 될 수 있는 것이 1등급과 2등급이다. 그런데 나는 고작 3개월 만에 2등급의 실력을 쌓아올린 것이니 충분히 흥분할 만하다.


“사관학교에서는 여러모로 귀찮은 일이 많아서요. 졸업하고 전장에 나설 때 가진 걸 다 내보일 생각이었습니다.”


사관학교에서 내가 가진 재능을 보이면 여러모로 귀찮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귀찮기보다는 동기들의 시선, 외부의 러브콜, 정치인들의 특혜와 회유 등 이런 것에 소비할 시간과 체력이 없었다.

근데 먼저 물어봐놓고 대답하니까 대꾸도 하지 않고 사령관은 혼자 중얼거리기만 했다.


“이정도면 미국의 필립스보다도 더.... 그렇다면....”

“사령관님?”

“....어! 그래 왜 그러나?”


사령관의 표정은 아까와 확연히 달라진 얼굴이었다.


“그렇다면 저는 바로 2등급영웅으로서 활동 할 수 있나요?”

“음... 전례가 없는 일이긴 하지만 가능할걸세 내가 윗선에 강력히 추천하지!”

“감사합니다.”


나는 의자에서 엉덩이를 뗐다. 더 이상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그럼 저는 이만 일어나겠습니다.”

“응? 그래. 야전병원으로 어서 가게나. 내가 아픈 사람을 너무 오래 붙잡아놨군.”




“내상은 약 먹었으니까 시간 지나면 나을 거구요. 뼈도 마나순환 열심히 하시면 며칠 안에 나을 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아군진영이 승기를 잡아서 부상병도 꽤나 줄어 야전병원도 환자들이 전보다는 확실히 줄어들었다.

치료를 받고 밖으로 나와서 괴수와 전투중인 최전선을 보았다. 아까는 전선이 바로 앞에 보였는데 몇 시간 만에 전선이 저 멀리 언덕까지 밀려났다.

지휘체계가 망가진 후로 괴수들은 통제를 잃고 본능에만 충실한 상태가 돼 버렸다.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본능과 죽음의 두려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결국 체계화 된 인간의 군대에 몰살당한다. 아주 간단하고 기초적인 전략으로도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괴수가 돌격과 후퇴라는 단 두 개의 명령체계만으로 인간을 이렇게나 몰아세운 것이다. 저것들에게 사람과 비슷한 지능을 가진 지휘괴수가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


꽤나 무서운 발상이다. 몇몇 괴수를 제외한 하위 괴수의 지능이 더 이상 발전할 여지가 없다는 건 이미 입증된 사실인데 말이다.


앞으로 내가 잘 해 나갈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 사관학교에서 수없이 되뇌던 질문이다.

이제 첫 단추를 꿰었을 뿐인데 막막한 기분이 드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다시 하지 않기로 했는데도.


“후우...”


나를 믿자, 할 수 있다고.




***




다음 날이 밝았다.

괴수와의 전선 쟁탈전은 밤중에도 쉬지 않았고 해가 뜬 지금도 괴수들과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었다.

전선이 아마 내일 안에는 원래대로 복구되지 않을까 싶다.


눈을 뜨자마자 마나 호흡을 한 뒤 뼈를 단단하게 만드는 마나순환을 했다. 부러진 뼈는 어제 다 맞추고 아물게 했다.

천막 밖으로 나오자 소리만 들렸던 치열한 전쟁의 순간이 보였다.

이제는 저 지평선 너머에 전선이 위치하고 있었다. 승리가 코앞이다.

아니, 승리라고 할 수 있을까. 잃은 것을 되찾는 것 뿐 인데.

나는 천천히 거닐며 학도들이 모여 있는 천막으로 갔다. 이제 병력이 부족하지 않으니 학도들은 전투에서 제외된다. 그럼 저 천막에는 살아남은 학도들 전원이 모여 있겠지.


천막 안으로 들어가자 열 댓 명의 학도들이 보였다.

대부분 마나수련을 하고 있어서 딱히 건들진 않고 누워서 놀고 있는 성진수에게 다가갔다.


“넌 왜 놀고 있냐?”

“어? 형 왔어?”

“넌 다친 곳도 없네?”

“난 공중에서 떨어질 때 격추되지 않아서. 운이 좋았지.”


십대의 소년도 주변사람의 죽음에 의연하다. 이 나이 대는 어릴 때부터 죽음이 익숙해서일까 정말 친한 게 아니면 주변사람의 죽음에도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성진수 뿐만이 아니라 학도 대부분이.


“근데 형은 어디 갔다 이제 오는 거야? 한 번도 안보이던데. 몸 멀쩡한 거 보니까 어디서 싸우다 온 것도 아닌 것 같고.”


아. 내 몸은 지금 하루 만에 완전히 치유 되서 어제와는 딴 판이다.

내 상황을 말 해 주기는 귀찮으니 대충 둘러댔다.


“뭐, 그냥 학도들 도와주면서 다녔지.”

“크크. 형답네.”


우리 둘은 저 멀리 지평선 너머의 전투를 말없이 쳐다봤다.


“지금 이렇게 이기면서 전선을 다시 미는 것도 지휘괴수를 누군가가 죽여서래. 누굴까? 호위괴수를 잡을 수 있을 만 한 영웅들은 호위괴수가 많을 때 다 죽어버렸는데.”

“....글쎄, 지원이 온 게 아닐까. 다른 전선은 대부분 다 괴수웨이브를 거의 물리쳤다고 하니까.”

“그렇겠지?”


성진수가 문득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겠지.”

“....형, 근데 형은 가끔 무서울 정도로 속내를 알 수 없을 때가 많은 것 같애”

"....그러냐."


성진수가 나를 보며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난 이만 가볼게. 마나 호흡 좀 해야지 나도.”

“그래. 가라.”


후우....

나도 마나호흡이나 해야겠다.





“사령관님이 부르십니다.”


벌써 인가.


나는 나를 안내하는 여성을 따라 사령관실 앞에 도달했다.


“사령관님. 들어가겠습니다.”

“들어와.”


소파에 앉아있던 사령관이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이리 앉게나.”


나는 하석에 앉아 앞에 놓여진 차를 홀짝였다.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음 오늘로 전선이 완전히 돌아왔거든 원래 전선에 있던 터렛들도 수리 중이고. 그래서 오늘 상부에서 자네의 영웅승급 승인이 났네. 자, 영웅증이네.”


사령관은 내게 네모난 영웅증을 건넸다. 은색에 금색 테두리가 칠해져 있는 단순한 명패였다.


“사관학교를 나오자마자 2등급이라니 정말 대단한 친구군. 하하하.”

“과찬이십니다.”

“겸손은, 자네정도면 세계급 재능인 건 아나?”

“압니다.”


사령관과 나는 가만히 앉아 마주보며 차를 마셨다.

이러려고 나를 부른 게 아닐 텐데.


“자네는 이제 어디로 갈 생각인가?”


이러려고 불렀구만


“토벌대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토벌대에?”

“예. 제 팀을 꾸리려고요.”

“흠.... 내가 이끄는 부대에는 들어올 생각이 없나? 최고의 대우를 약속 할 수 있는데.”

“죄송합니다. 제가 옛날부터 하고 싶었던 일 이여서요.”

“아쉽구만. 마음이 바뀐다면 꼭 나에게 연락하게.”

“알겠습니다.”


사령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나왔다.


이제 서울로 가서 토벌대 등록을 해야 한다.

그 전에 대원들을 모집해야겠지만.

일단 여기서 내가 눈여겨보던 사람들부터 시작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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