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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이님의 서재입니다.

메신저 : 메시아를 닮은 아이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지이이
작품등록일 :
2022.10.08 00:44
최근연재일 :
2022.10.14 17:00
연재수 :
9 회
조회수 :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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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2,854

작성
22.10.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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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5_ 단서

DUMMY

무언가를 가리고도 남을만한 큼지막한 나무들이 우거진 산속,

그 사이로 보일 듯 말듯 한 중세풍의 웅장한 저택 마당에서 원화 심볼의 목걸이를 찬 도베르만이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자기만의 코스 루틴이 있는 듯 자연스럽게 마당 곳곳을 누비다 희미하게 흘러오는 맛있는 무언가의 향기에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점점 향기에 가까워질수록 도베르만의 코는 바쁘게 킁킁 거렸고 마침내 누군가 흘리고 간 잘 구워진 바비큐 한 덩이를 마주하게 되었다.

흡족한 표정으로 귀를 팔랑거리며 고기를 베어 무려는 순간 강한 바람이 세차게 불며 고기를 덮는 그림자가 점점 드리우기 시작했고 도베르만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는 날개를 피면 족히 2미터 가량 되 보이는 수리부엉이가 뒷짐을 지고 큰 눈으로 고기와 도베르만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말도 안되는 크기에 도베르만은 살짝 당황했지만 고기를 양보할 수 없기에 둘은 잠시 서로를 살피다 동시에 서로 엉켜 고기를 위한 결투를 시작한다.



[득의 저택 정문]


“우와.. 이건 거의 성 아닙니까?”

‘이 정도 크기인데 예전에 여행갈 때는 왜 도로에서 안 보였지’


지한은 영화에서나 볼 법한 크기의 저택을 보며 감탄을 자아냈다.

정문 앞에 다다르자 큰 철창문이 열리며 메이드차림의 멀리서 봐도 상당한 미모의 여자가 오준을 발견한 듯 웃으며 달려왔다.


“서 실장님 오신다는 얘기에 제가 여기까지 마중 나왔어요!”


“잘 지냈어요 수진씨? 얼굴이 더 좋아지셨네요!”

“안까지 같이 들어가시죠”


오랜만에 만난 듯 서로의 대화는 끊이질 않았고 지한은 중간중간 수진의 얼굴을 힐끔 쳐다본다. 지한은 평소 연예인에게 관심도 없었고 여자를 보고 이쁘다 생각해 본 적도 없던터라 수진의 미모가 마냥 신기한 듯 계속 눈길이 갔다.

그런 지한의 시선이 의식 되었는지 수진은 아차 싶은 표정으로 지한에게 말을 건다.


“아!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는 이 별장에서 득 회장님을 모시고 있는 이수진입니다! 회장님이 무척이나 지한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요..? 들어가시면 회장님과 식사부터 하시고 얘기 나누시죠”


“네.. 배가 좀 많이 고프네요..”


지한은 집 앞에 놓고 온 닭꼬치 생각이 들었는지 배를 움켜쥐며 관리가 잘 된 저택 정원이 펼쳐진 창문을 바라 보았다.

몇 분이 지났을까 저택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편한 차림에 슬리퍼를 끌며 지한과 오준을 보며 중년의 모습으로 회장의 무게감은 찾아 볼 수 없이 방방 뛰며 소영이 손을 흔들며 걸어온다.

소영의 뒤로 6명의 집사들과 느긋하게 소영을 따라오는 달러 심볼의 목걸이를 한 러시안블루 종으로 보이는 고양이와 원화 심볼의 목걸이를 한 얻어터진 몰골의 도베르만이 따라 걸어오고 있었다.

소영은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시동도 꺼지지 않은 차의 조수석 문을 열어 지한의 팔을 잡아 끌어내 로비로 등을 떠밀며 말한다.


“서비서가 너무 갑자기 찾아가서 놀랐죠? 그러니까 연락 한번은 했어야죠!”

“나 물어볼 거 엄청 많으니까 얼른 들어가요!”


들어선 로비는 웅장함 그 자체였고 벽 곳곳에는 거대한 크기의 고풍 있게 앉아있는 선대 회장들부터 득 회장까지의 액자가 차례로 걸려 있는게 눈에 띄었다.

먼지 한톨 없어 보이는 로비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시선이 뺏겨있는 지한의 발 앞으로 상처투성이 도베르만이 지한의 바지의 베어있는 닭꼬치 냄새를 킁킁대고 있었다.

도베르만을 발견한 지한은 씨익 웃으며 도베르만의 머리부터 몸까지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고 그런 지한의 손길이 좋은지 도베르만은 배를 보이며 드러누워 헥헥거리며 행복한 듯 웃는다.


“얘는 돈그 녀석이구요, 똘똘한데 사고를 얼마나 치고 다니는지 철이 없어요 아직”

“그리고 캐시라고 러시안블루종 고양이는 아까부터 보이질 않네요”

“이 두 녀석들은 회장님이 직접 애기 때 데리고 오시고 애지중지 하셨죠”


드러누워 있는 돈그의 엉덩이를 톡톡 쳐주며 얘기를 하던 오준은 득이 생각이 났는지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쳐진 눈썹으로 얘길한다.


“돈그, 캐시 녀석들은 마냥 속 좋죠..? 회장님 이렇게 멀리 가신 줄도 모르고..”


“식사 준비 됐데, 다들 가자 나 배고파!”


분위기를 깨는 소영의 목소리에 제일 먼저 돈그가 벌떡 일어나 소영에게 뛰어갔고 지한과 오준도 뒤를 따라 들어갔다.



[저택 안 서재]


식사를 마치고 서재로 모인 지한과 오준은 대리석의 큰 테이블에 앉아 잠시 쉬고 있다.

소영은 아직 대체 된 중년의 아저씨의 몸이 어색한지 살짝 나온 배를 만지며 한숨을 푹 쉬고 있을 때 수진이 차와 커피를 들고 들어와 이내 놓고 나간다.


“그나저나 몸은 어떠세요 회장님”


“퍽이나 궁금 하셨겠어요, 병문안 한번 안 오시던 분이!”


"연락처랑 병원 주소를 알려주신 적이.."


지한이 곤란한 표정을 짓고 머쓱해 하자 오준이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다.


“소영 회장님 혹시 기침이나 호흡이 곤란하시진 않으신가요?"


“응! 그런거 하나 없어! 오히려 이 아저씨 몸은 원래 내 몸보다 힘이나!”


소영의 말을 들은 오준은 고개를 갸웃하며 말한다.


“회장님이 폐렴으로 오래 고생을 하고 계셨는데 이상하게도 저번 검사 때 폐에 염증 하나 없이 깨끗하게 나와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건강하시다니 다행인데 그래도 원래 드셨던 약 복용을 중단 하신 건 좀 맘에 걸립니다..”


‘그러고 보니 길에서 봤을때랑 다르게 기침을 전혀 하지 않네..’


“폐렴 얘기랑 약은 됐고! 나 지한 오빠한테 물어볼게 있어”

“우리 언제 만난 적 있어? 그 날 이후부터 계속 같은 꿈을 꿔”

“꿈 속에 또 다른 내가 자꾸 계속 오빠를 찾으라고..”


‘만난 적이 있었나? 혼이 관통했을 때를 말하는건가’

“제 기억에도 저희가 만난 적은 없는것 같은데..”


지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을 했고 소영은 두 검지 손가락을 부딪치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몸이 바뀐 후부터 내 원래 기억들이 희미해지는 것 같아.. 기억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잘 떠오르지도 않고.. 우리 엄마 핸드폰 번호조차 선명하게 기억이 나질 않아 이제..”


득의 몸이지만 아이같은 소영의 모습을 본 오준은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 듯 당황을 하며 바지 뒷주머니에 핸드폰을 꺼내 소영에게 건넨다.

슬며시 핸드폰을 건네주는 오준을 의아해 하면서 받은 핸드폰 화면을 본 소영의 얼굴은 순식간에 상기되기 시작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건 엄마의.. 이걸 어떻게?..”


“지한님께서 장례식장을 알려주셔서 사람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오준은 이 말을 하곤 소영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멀찌감치 떨어져 서재 한쪽 구석으로 자리를 옮겨 섰다.

어머니의 번호가 찍혀있는 오준의 핸드폰 액정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소영을 보며 지한은 휴지를 한 칸 떼어 건네주며 말했다.


“..힘드시면 굳이 지금 하지 않으셔도 되요”


지한의 말에 소영은 쭈뼛쭈뼛 주머니에서 빼곡히 적은 메모지 한 장을 주며 말한다.


“생각을 해봤는데.. 지금 이 아저씨 몸으로 통화를 할 수도 없고.. 괜찮으면 오빠가 대신 좀 전해 줄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얘기들, 다 적어봤어 그대로 읽어주기만 하면 되..”


소영은 핸드폰을 건네받은 지한은 발신버튼을 누르려다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소영에게 핸드폰을 주며 말한다.


“그래도 어머니 목소리는 먼저 듣고 주시죠, 그 폰”


소영은 지한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양손을 가슴에 대고 크게 심호흡을 하며 발신 버튼을 누른다.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틱!


“네.. 여보세요? ..어디서 전화 주셨죠?”


핸드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너무나 친근하고 익숙한 목소리에 소영은 그동안 참고 버텨왔을 모든게 한순간에 무너진 듯 핸드폰을 양 손에 꼭 쥐며 파르르 떨고 있었고 양 볼에는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미안해 엄마.. 내가 다 미안..’


그렇게 잠깐 동안 복잡한 마음을 쏟아내듯 울어대던 소영은 이렇게 어머니의 목소리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는지 휴대폰을 얼굴에 가져간다.

그러나 착잡한 마음으로 소영을 지켜보던 지한과 오준의 예상과는 다르게 슬픔이 가득했던 얼굴에서 한순간 정색으로 변하는 소영을 보며 지한과 오준은 알 수 없는 소름이 돋았다.

이어서 분위기까지 차갑게 변한 소영의 입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격앙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나쁜 계집년아! 네가 네 딸을 죽인거야! 네 딸은 죽어서도 네 년을 원망할거고! 그것도 평생으..ㄹ..”


소영이 핸드폰 너머의 어머니에게 다짜고짜 소리를 치자마자 지한과 오준의 눈은 커지기 시작했고 소영의 얘기가 쏟아질수록 무언가 잘못 됐음을 감지한 지한은 바로 소영에게서 핸드폰을 뺏고 재빠르게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이어서 구석에 있던 오준도 방금 자신이 들은 걸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소영에게 다가왔다.

한동안 서재에는 정적이 흘렀고 소영은 혼이 나간 사람처럼 눈에 초점이 사라진 채 멍하게 있었고 지한과 오준은 소영과 서로를 번갈아보며 이 상황을 이해 해보려고 노력한다.

잠시 후 이성이 돌아온 소영은 자신이 뱉어 낸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 떠올랐는지 가슴을 부여잡고 오열을 한다.


“으아아앙..! 내가 그런게 아니야..! 절대 내가 그런게 아니라고..”

“뭔가 말을 하려고 하니까 속이 갑자기 엄청 뜨거웠어.. 그리고 분노가 나를 집어 삼키는 것 같았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또 타 버릴 것 같아..! 으으으..”


지한은 충격적인 소영의 모습에 여운이 가시질 않았지만 눈 앞에서 죽을 듯이 괴로워하는 소영을 지켜보는것이 이상하게 더 힘이 들었다.

그런 소영을 지켜보던 지한은 과거 자신의 어머니와의 한 순간이 떠올랐는지 잠시 생각에 잠기다 곧이어 지한의 눈빛에는 하얀빛줄기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더 이상 후회에 갇혀 살지 않아'


지한이 눈을 감자 몸 속 깊은 어딘가에서 펼쳐지지 않고 웅크리고 있는 하얀빛의 한 쌍의 날개가 보였고 잠시후 한 쪽의 날개가 곧 펼쳐질듯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며 동시에 지한은 눈을 떴다.

지한의 눈을 뜨자 두 눈엔 하얀빛이 강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오른쪽 어깨엔 하얀 빛 아지랑이 하나가 튀어나와 일렁이고 있었다.


'..! 뭐지 이 힘은..'


순간 지한은 무언가에 홀린 듯이 소영의 손을 꽉 잡았고 하얀빛이 감도는 눈으로 자신의 팔을 바라보자 그 빛은 지한의 시선을 따라 팔을 휘감고 사라졌다.

빛이 사라지자마자 검은 긴 생머리의 지한에게 익숙한 실루엣의 혼이 득의 몸에서 분리 되어 나오기 시작했다.

소영의 혼은 점점 지한에게 겹쳐지기 시작했고 소영의 혼이 빠져나간 비워진 득의 몸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맥없이 쳐지고 있었다.

소영의 혼이 지한에게 빈틈없이 온전히 겹쳐지자 지한의 눈앞의 소영의 모든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빠르게 지나가기 시작했고 지한은 이 과정에서 체력이 많이 소모된 듯 잠시 휘청거린다.


‘지금 무슨일이 벌어진거야..’


한참을 멍하게 선 채로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살피던 지한의 머릿속에 순간 청아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집중하려 노력 할 수록 목소리는 더욱 선명해졌다.


(“여기가 어디야..? 설마 나 오빠 몸 안으로 들어 온거야?”)


“소영씨..?”


지한은 처음 들어 본 여자의 목소리였지만 소영의 목소리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어울리네요, 목소리가”


(‘아.. 내 목소리는 처음이겠다, 근데 오빠는 저 아저씨 몸하고는 다르게 이상하게 편하다..’)


“편하다고요?”


(“..! 지금 내 생각을 읽은 거야?”)


“읽었다기 보다는 제 생각처럼 들리네요”


(“그래도 민망하게 생각을 읽는게 어딨어.. 다신 하지마 그거!”)


“그나저나 조금전에.. 괜찮아요 소영씨..?”


오준은 조금 전 소영의 통화에 지한이 큰 충격으로 혼잣말을 하는것처럼 보여 안쓰럽게 옆에서 지한을 쳐다보던 오준은 의자 옆으로 힘 없이 넘어가는 득을 보며 깜짝놀라 재빠르게 다가가 가까스로 바닥으로 넘어가기 전에 부축한다.


“회장님! 괜찮으십니까?”

“지한님 회장님한테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지금 소영씨가 회장님 몸에서 잠시 나와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그럼 회장님은..”

‘..!’


놀란 오준은 서둘러 득의 호흡과 맥박을 살폈고 다행히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다리가 풀렸는지 득의 옆으로 털썩 주저앉는다.

호흡만 붙어있는 득이 걱정되는지 오준은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지한님.. 회장님께 무슨 일이 생기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아.. 알겠습니다 서비서님, ..자 그럼 소영씨?”


(“오빠 설마 지금.. 다시 돌아 가 라는 얘긴 아니지?”)

(“이대로 조금만 더 있을게.. 저 아저씨 몸은 나라.. ㅇ..”)


지한은 소영의 혼을 다시 돌려놓을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고 소영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힘 없이 축 쳐져 있는 득의 손을 잡아 살짝 쥐며 눈을 감자, 잠시후 득은 얕은 신음을 내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으으.. 머리아퍼..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러는게 어딨어..”


“회장님을 저렇게 오래 의식이 없는 상태로 두기가 걱정이 되서..”


오준은 회장님의 상태를 확인하자마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휴대폰을 꺼내 주치의를 불렀고 소영은 다시 득이 된 자신의 몸을 보며 허무한 표정으로 지한에게 말한다.


“후회하지 않으려고 한 선택이었는데.. 이런 식이면 자꾸 미련이 생기잖아..”

“나.. 다시.. 평범한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있을겁니다, 방법은..”

“..그리고 소영씨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지한이 체념한 듯 한 소영을 위로해주며 말했고 그 말을 들은 소영은 눈을 크게 뜨고 지한을 쳐다본다.


“오빠는 다 알게 된 거지? ..조금 전에 뭔가.. 사소한 기억 하나까지도 전해지는 느낌 이었어”


지한과 소영의 대화를 듣고 있던 오준이 물어본다.


“저에게도 소영 회장님이 왜 그런 선택을 하셨는지 알려 주셨으면 합니다..!”


오준의 질문에 지한과 소영은 동시에 대답했고 소영은 그 때의 기억이 떠올라 치가 떨리는지 주먹을 쥐고 말을 이어간다.


“건영건설 본부장 이진형, 그리고 대출회사 캐시풀 대표이사 공렬..”


소영의 얘기에서 나온 이름을 듣고 오준은 심경이 복잡한 듯 상당히 어두운 낯빛으로 안경을 벗어 들어 주머니에서 꺼낸 손수건으로 안경 렌즈를 닦는다.


‘..! 캐시풀의 공렬이라.. 쉽지 않겠는데..?’


[지한의 집 근처 골목]


지이이잉..


남자가 진동이 울린 핸드폰의 알림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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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혁은 수신 된 문자를 보고 살기가 느껴지는 투로 말한다.


“허락도 안한 내 개인정보를.. 캐시풀 찾아가서 다 죽여 버릴까..?”


화를 내던 기혁은 더 중요한 걸 잠시 까먹었다는 듯 서둘러 특정 번지수를 읆조리며 발걸음을 옮긴다.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골목 좌우로 번지수만 확인하며 걷던 기혁은 나이가 지긋한 검은 비닐봉투를 든 중년 남자와 어깨를 부딪쳤고 기혁과 남자는 동시에 서로를 쳐다봤다.

기혁은 자신과 부딪친 남자에게서 고약한 냄새가 나자 순간 거리를 뒀고 그 남자는 기혁에게 허리를 굽히며 거듭 사과하고 지나갔다.


‘고약하네 냄새.. 근데 뭔 노인네 어깨가 벽돌이야?’

‘그나저나 지한 이 새끼는 어디 숨어 살고 있는거니’


대오는 어떠한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밝고 순수한 표정으로 진심으로 사과를 전했고 반면 기혁은 쳐다보지도 않고 가던 길을 마저 갔다.


“쯔쯧.. 요즘 것들은 너무 삭막해졌어.. 콜록..! 켈록..!”

‘그나저나 저 청년 품고 있는 기운이 특이하네..’


대오는 이상하게 기혁에게 느껴지는 강한 찝찝한 기운에 석연치 않은 듯 고개를 갸웃거리다 잠시 멈춰 돌아보자 어느새 매끄럽게 윤이 나는 손을 꺼내 들며 대오 앞에 기혁이 서 있다.


“뭐야 네 정체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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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 메시아를 닮은 아이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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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_ 스승 22.10.14 20 0 13쪽
8 #8_ 기연 22.10.13 17 0 14쪽
7 #7_ 발현 22.10.13 22 0 14쪽
6 #6_ 함정 22.10.12 19 0 19쪽
» #5_ 단서 22.10.11 20 0 17쪽
4 #4_ 메신저 22.10.10 20 0 16쪽
3 #3_ 감각자들 22.10.09 24 0 15쪽
2 #2_ 경계 22.10.08 28 0 19쪽
1 #1_ 변수 22.10.08 3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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