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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도 막내손자는 못 참지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Stay.
작품등록일 :
2023.11.03 16:19
최근연재일 :
2023.12.14 19:41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312,386
추천수 :
6,258
글자수 :
211,779

작성
23.12.04 19:40
조회
8,620
추천
148
글자
16쪽

쟁탈전

DUMMY

검귀가 흥미를 보였고, 나도 깜짝 놀랐다.


[영력으로 망령을 복속시킨다?]

“연혼공으로 가능한 거야?”


엔마는 자신있게 외쳤다.


[연혼공이니까 가능하지. 내 방식은 제사를 통한 영혼의 지배지만, 연혼공이라면 불필요한 방식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어.]

“혹시...흑마법이야?”


마족을 숭상하고 사자 부활을 모략한다는 대륙 마법사들의 적.

어려서부터 흑마법사들이 사악하다는 말을 듣고 자라왔던 내게, 엔마의 방식은 삿된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오호호호호! 그런 천박한 것들과 내 우아한 방법은 하늘과 땅 차이란다.]

“그럼 엔마의 연원은 뭔데?”

[자세히 말해주고 싶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난 이 단검 ‘엔마’에 갇혔다는 것과 대제사장으로서의 능력만 기억나. 내가 정확히 누구였고, 내가 무엇을 받들었으며, 어디서 지내왔는지 전혀 몰라.]

[영혼이 찢겨져서 그렇다.]


검귀가 불쑥 끼어들었다.


[보아하니 대부분의 영력이 상실되어 이 단검에 갇힌 듯한데, 그나마 핵심인 제사는 영혼에 깊숙이 각인 된 것 같군.]

“엔마는 내게 영력까지 보급해주잖아. 영혼이 찢겼는데 그게 가능해?”

[찢겼으니 이것밖에 못 하는 것이다. 저 거추장스러운 보석만 둘둘 두른 녀석이 온전한 상태였다면 넌 이미 영혼공 7성을 이루고도 남았어.]

“........!”


연혼공의 7성!

세상 만물의 영혼을 내 손안에 움켜쥔다는 가히 입지적인 경지다.

검귀는 내가 연혼공 6성만 이르러도 세상에 떵떵거리며 살거라고 했었다.

7성은 불가능한 일이니, 크게 욕심을 두지 말라고 했었다.

인간의 한계.

엔마가 온전한 자신을 되찾는다면 검귀가 규정한 선을 넘을 수 있는 걸까?


[괜한 생각 말거라. 영혼이란 다시 붙인다는 것 자체가 어렵거니와, 저 녀석이 얼마나 오랜 세월을 살았는지 모를 만큼 영혼이 그 자리에 남아있는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엔마가 완전해질 수 있다면?”

[그럼 뭐......불가능한 일을 시도해볼 수도 있겠지.]


그리고 검귀는 혀를 찼다.


[쯧쯧, 이 요망한 녀석이 기어이 루인에게 불을 지폈구나!]

[호호호, 서로 돕고 살면 좋은 거지. 검귀씨는 너무 까탈스럽다니까?]

[뭐라?]

[루인이 날 도와준다면, 나도 루인을 위한 모든 것을 내어줄 수 있어. 그 편이 검귀씨가 원하는 것을 찾을 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크흠, 아직은 이르다. 갈 길이 멀어.]

[호호, 승낙한 걸로 알게.]


엔마의 목소리가 내게 향했다.


[이 세상에 오직 한 명 뿐인 고귀한 아이야. 내가 잊어버린 것들을 되찾아준다고 약속하면, 대제사장의 모든 것을 너에게 줄게.]


연혼공을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내게도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연혼공 7성을 바라 볼 아주 좋은 기회이지 않은가.

내가 훗날 아그네스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면, 이 거대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엔마의 진실을 추적할 수 있을지 모른다.


“지금 당장은 어려워. 더 강해져야 돼. 내가 언젠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손에 넣을 정도로 성장하게 된다면 널 도와줄 수 있어.”

[강해지는 건 네 마음 먹기에 달렸어. 내가 있고 검귀 씨가 도와주는데 뭔들 어렵겠니. 그럼 나도 함께하는 걸로 생각할게. 잘 부탁해, 루인.]

“잘 지내보자, 엔마.”


내가 검신을 톡 두드리자 엔마가 웃었다.


[호호호호! 그럼 우리 아가한테 뭣부터 가르쳐줄까. 아! 시간이 제법 필요한 것들부터 익숙해지자.]

“뭔데?”

[특정한 조건에서 발동되는 아주 고귀한 ‘위업’이야. 그 자체로 강대한 빛을 내뿜어 한 맺힌 혼령들을 이 땅에 다시 불러내는 작업이지. 우린 소울 다이브라고 불렀어.]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엔마는 소울 다이브에 필요한 지식을 읊기 시작했다.


[소울 다이브는 이 땅에 한 맺힌 혼령들이 떠돌아다니고 있어야 돼. 혹은 시체와 그들의 기억이 담긴 물건들이 묻혀야 하지. 이를 바탕으로 생전 그들이 마지막으로 담은 모습을 불러내게 되는데, 이 모든 통솔권이 너에게 주어져.]

[군대를 조직하는 것처럼 들리는 군.]

[비슷해. 아니지. 내 기억이 맞다면 난 한 번 소울 다이브를 펼친 적이 있어. 그 때, 지평선을 모두 나의 수족들로 가득 채웠지. 아마, 대규모 제사를 지냈을 거야.]


지평선을 가득 채울 정도면 대체 얼마나 많은 망령을 휘하에 뒀다는 건지 상상이 안 간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제사를 지낸다 함은, 인간이 가질 수 없는 영력을 하늘에게서 받기 위함이야. 넌 연혼공으로 영력을 쌓고 있잖니. 이런 불필요한 작업을 전혀 거칠 필요가 없어. 그래서 제사를 제외한 필수 작업을 알려줄게. 우선.....]


난 소울 다이브에 필요한 지식을 머리에 새겨넣었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실전에서 쓸모가 있어 보이는 기술이었다.


[.......것들이 필요해. 특히 네 영력이 퍼지는 짧은 시간이 관건이지. 모든 망령에게 네 영력이 스며들어야 비로소 통솔권을 가지게 되거든. 그리고 네 명령과 망령들의 한이 서로 맞닿으면 더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되어 있어. 이를 ‘결속’이라고 불러.]

“결속?”

[망령들이 너를 따르는 만큼, 망령들이 원하는 걸 네가 이뤄주는 만큼, 망령들이 가지는 힘의 일부가 네 한계를 계속 자극하는 특별한 현상이지.]

“그럼 위험하지 않아?”

[맞아. 그릇을 두드린다는 건, 언젠가 부서진다는 뜻이지. 해서, 특별한 상황에서 발동되는 결속은 상당한 리스크를 주기 때문에 장시간 운용하는 걸 권장하지 않아. 망령의 한을 들어준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결속은 생각만 해두는 편이 좋지.]


소울 다이브에 이은 결속 방식까지 모두 듣고 있을 때였다.


[편하게 생각해. 결속은 망령과 네가 서로 일치단결하는 상황에서만 사용 가능한 거라고.]

“알았어. 명심할게.”

[호호호, 우리 아가는 어쩜 이렇게 똑똑할까. 소울 다이브를 찰나에 발동할 정도가 된다면 다음으로 넘어가자.]

“어디서 연습하는게 좋을까?”

[묘지가 있으면 좋지. 음......아쉽게도 이 근방에는 망령이 없네. 그런데 망령 보다 더 시끄러운 것들이 저기서 떠들어대고 있어.]

“응?”


검귀가 클클 웃으며 나섰다.


[그 시답잖은 놈들. 갈수록 기세를 높이는 구나.]

“12 무객들을 말하는 거야?”

[어우, 시끄러워. 주제도 파악 못하는 것들이 대체 우리 아가한테 왜 꼬리치는 거람?]


엔마까지 거들자 검귀가 맞장구쳤다.


[어쩔 수 없느니라. 이미 나라는 위대한 스승을 뒀다는 걸, 어찌 저 우매한 인간들이 알 수 있으리요.]

[가만 보면 검귀씨는 세상에 못 벨 게 없는 귀신처럼 보인단 말이야.]

[허허, 이를 말이냐! 내가 소싯적엔 말이다. 검 한 번 휘둘러서 바다를 갈랐다!]

[으응, 그렇구나. 하지만 바다를 가르면 뭐해. 난 기도 한 번 올리면 세상의 망령들이 앞다퉈서 적에게 달려들었는 걸.]

[쯧쯧쯧, 그래봐야 망령. 어찌 본신의 힘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검사에게 도달할 수 있으리요.]

[결국, 다수 앞에 개인은 무력하더라고.]

[그건 나라는 검사를 못 만났기 때문이지. 끌끌끌.]

[검귀씨, 자빡이 너무 심하다. 호호호호.]


보이지 않는 12 무객들보다 두 영혼이 더 시끄러웠다.

그래도 두 영혼이 사이 좋아 보이는 것 같아 다행이다.


[....네가 완전체가 되어봐야 내 발끝에도 못 미친다니까! 제사고 나발이고 그냥 확 베어버린다니까?]

[오호호호호호! 검귀씨 웃긴다. 칼 뽑고 달려들기전에 이미 쓸린다니까? 확 쓸려나간다니까?]


엔마의 한계시간이 5분 정도 남았나.

난 조용히 침대에 누워 오늘의 지식을 되새겼다.


***


“여기, 오늘 하루 전세 낼 테니 아무도 들이지 마시오.”


가르시오가 뒷마당 딸린 식당에 돈 주머니를 내려놓았다.

가뜩이나 사람이 없어서 심심했던 주인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바로 주머니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가르시오가 중앙 테이블에 앉았다.

페르난도와 페르소나 그리고 메릴, 나린, 제인이 순서대로 착석했다.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비장함마저 느껴지는 것이, 흡사 원탁회의를 보는 듯했다.


“무혼식도 끝났겠다 우리 솔직해지자고. 모두 루인 탐나지?”


페르난도가 음침한 웃음을 흘렸다.


“끌끌, 다 알면서 뭘 떠보누. 내일이면 이 자리에 없는 나머지 무객들도 저 집에 찾아갈 것이다.”

“알아. 그러니까.”


가르시오가 탁자를 가볍게 내리치며 모두의 시선을 모았다.


“나한테 줘라.”

“지랄.”


보랏빛 머리칼의 아름다운 여성, 제인이 이죽거렸음에도 가르시오의 표정은 진지했다.


“내가 담당했어. 내가 찾아낸 보석이야.”

“말은 똑바로 해야지. 그냥 떠맡은 것뿐이잖아.”


나린이 끼어들었음에도 가르시오는 태연하게 얘기했다.


“운명이란 말 몰라?”


순간, 모두 헛웃음을 터트렸다.

뻔뻔하기가 철면보다 더 했다.


“나한테 루인 양보해주면 내가 너희들 부탁 하나씩 다 들어준다.”


페르소나가 무심히 끼어들었다.


“우리가 양보하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야. 결국, 선택은 루인의 몫이다.”

“그 선택이 누구에게 향할지 정하도록 만들어 줄 순 있잖아.”


가르시오가 씨익 웃었다.


“가령, 너희들이 모두 포기하고 일체의 관계를 끊으면서 인상을 팍 찌푸리면, 그 애는 당연히 자신에게 잘해주는 쪽으로 가지 않겠어?”

“악역이라도 도맡아 해달라는 것이냐.”


페르난도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을 짓자 가르시오는 당당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 혼자 선물 주고, 너희는 방관하고. 간단하지 않아?”

“껄껄껄. 그놈 목구멍에 포도가 턱 걸렸구나. 사문의 이름까지 걸 정도로 안달 나서 못 견디고 있어. 그런데 말이다. 나도 같은 제안을 할까 하는데.”


모두의 시선이 페르난도에게 모였다.


“우리 독문의 이름으로 너희와 너희가 거둘 제자에게 피독주를 선물해주지. 천 개의 독을 방어해줄 수 있는 아주 귀한 보물이다.”


탁! 소리가 나도록 섭선으로 탁자를 내리친 나린이 무심하게 말했다.


“깔끔하게 대련으로 결판 낼까?”


그 순간, 좌중에 살기가 들끓었다.

기막까지 흔들리려 할 때, 부드러운 바람이 기운을 흐트러뜨렸다.


“염병들을 하세요.”


녹색 머리카락의 곡도를 등에 찬 거한이었다.


“하....기어이 왔구나, 그람.”


가르시오가 눈살을 찌푸리자 그람은 어깨를 으쓱했다.


“다른 놈들도 모이고 있어. 이곳에 12 무객이 다 꼬일 것 같은데, 계속 살기만 내보낸다면 베인이 뭐라 할지 궁금하네.”

“그람.”


팔짱 낀 메릴이 싸늘한 눈으로 그람을 돌아보았다.


“베인은 우리의 상관이 아니다. 우리보다 일찍 이곳에 들어와, 귀찮은 일을 대신 맡아주기에 강자로서의 대우를 해줄 뿐. 사문의 미래가 걸린 일에 앞뒤를 따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어.”

“내 말이 그 말이야. 앞뒤 안 재고 싸우다가 베인이 손 쓸 방도를 넘어서게 되면, 그 다음은 누가 나설지 뻔히 알잖아.”


일순, 블레이크를 떠올린 모두의 살기가 훅 가라앉았다.


“눈깔 뒤집힌 건 알겠는데, 애도 아니고 좀 더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자고.”


그람이 자리에 앉기 무섭게 익숙한 얼굴의 방문객들이 연달아 들어온다.

베인을 제외한 11명의 무객들이 원형으로 자리잡았다.


“루인을 원하는 건 피차 마찬가지. 하지만 가주님께 결례를 보여선 안 돼.”

“어쩌자는 거야?”


제인이 짜증스럽게 묻자, 그람이 단호하게 말했다.


“시간과 순서를 정해서 루인을 방문하자. 그리고 각자의 방식으로 루인을 꼬드기는 거지. 간별식 전에 루인이 누구를 더 찾아가는지 보고, 그 사람을 밀어주는 거야.”

“뭐, 선물 공세라도 해야 해?”

“그거야 너희들 알아서 할 일이지. 하지만 잘 생각해봐. 이대로 가면 어차피 루인은 가장 강한 쪽을 선택하겠지. 인정하기 싫지만 지금 우리 대표는 베인이잖아. 우리끼리 싸워서 베인이 선택받는 걸 두고 볼 거야?”

“결과가 정해진 승부는 지루한 법이지.”


페르난도가 음침한 미소를 흘렸다.

그것을 기점으로 다른 무객들의 기류가 변화했다.


“결정난 것 같네. 시간과 날짜를 정해서 그 인원이 루인을 방문하는 동안은 다른 누군가가 끼어들지 않도록 하자고.”

“간별식 전에 루인이 가장 많이 찾는 사람을 다른 무객들이 밀어준다, 이 말 다들 동의하는 거지?”


가르시오가 묻자, 무객들은 침묵으로 긍정했다.

그러자 그람이 말을 덧붙였다.


“지원받은 사람은 방랑 생활을 청산해준 대가로 최대한의 성의를 표시해야 할 거야.”


그람이 테이블 중앙을 갈라 원판을 만들었다.

그곳에 자신의 이름과 시간을 새기자, 다른 무객들도 적당한 시간을 잡았다.

그리고 모두 말없이 일어났다.

제일 먼저 시간을 잡게 된 페르난도가 씨익 웃었다.


“피독주, 준비해두마.”


***


아침에 일찍 일어나, 엔마가 알려준 소울 다이브를 머리에 새기고 창고의 전리품을 정리하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이른 아침부터 수양이라니, 요즘 아이 답지 않게 똑부러졌구나.”


열린 문으로 페르난도가 들어왔다.


“독마 어르신을 뵙습니다. 아침부터 어떤 용무십니까?”

“저번에 대화를 하다 끊겼지 않느냐. 마침 이 근처에 볼 일도 있었고, 못 다한 얘기를 더 나누고 싶어서 왔다.”

“아버지를 모셔오겠습니다.”

“괜찮다. 제이드 도련님께는 어제 충분한 설명을 드렸어.”


페르난도가 웃으며 소매에서 알록달록한 구슬을 꺼냈다.


“얘야. 독의 고상함을 배워보고 싶지 않느냐?”

[오, 저건 피독주구나.]


피독주?


[입에 물고만 있어도 어지간한 독에 저항을 갖추게 되지. 피독주의 상태에 따라 몰아낼 독의 종류도 다양한데, 저건 꽤 값나가는 물건인 것 같구나.]


오, 어떤 느낌인지 알겠네.


[보아하니, 저 놈이 꽤 달아오른 것 같은데 어쩌겠느냐?]


어쩌긴 뭘 어째.

준다고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있나.

난 공손히 손을 모아 얘기했다.


“독이란 소리소문 없이 찾아와 사람을 해하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것이기에 독마 어르신 말처럼 참으로 고상한 힘인 것 같습니다.”

“껄껄껄. 그래. 네 말에 틀린 부분이 없다.”

“하온데, 저는 독을 배울 준비가 안 됐습니다. 가주님께서는 독이란 무서운 것이어서 함부로 손대지 말라고 하셨고요.”

“걱정할 것 없다. 내 그럴 줄 알고 좋은 것들을 준비해왔지. 이걸 입에 물어보겠느냐?”


페르난도가 피독주를 내밀었을 때, 난 속으로 웃었다.


“송구하오나, 다른 사람의 물건을 함부로 손에 쥐지 말라고 배웠습니다.”

“허허허, 이것도 옳은 말이라 난감하구나. 하면, 이렇게 하자꾸나. 네가 내게서 오늘 뭔가를 배워간다면 이 구슬을 네게 주도록 하마.”

“그 구슬 하나만 말입니까?”

“네가 배운 만큼 가져줄까 하는데, 어떠냐. 예쁜 구슬 하나라도 가져가 보겠느냐?”


페르난도가 피독주를 사탕처럼 흔들었다.

하나도 못 가져갈 거로 생각하는 모습에서 나는 웃음을 삼켰다.


[피독주는 하품이라도 비싼 값에 팔리지.]


검귀는 분명 검의 달인이지만 생전에 수많은 독을 만져 본 해박한 지식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아이처럼 눈동자를 크게 뜨며 외쳤다.


“부족하지만 열심히 배워보겠습니다!”


내 당찬 모습에 페르난도는 기꺼워하며 활짝 웃었다.


“처음은 어려워도 배우다 보면 능숙해질 테니, 독이야말로 네게 딱 어울릴 것이다! 껄껄껄!”


난 페르난도가 슬그머니 소매춤으로 집어넣은 피독주들을 바라보며 마당 한 편으로 이동했다.


[저게 다 얼마짜리야. 흐흐흐.]


검귀가 웃고 있었다.


작가의말

제목에 맞춰 표지도 만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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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격돌 +12 23.12.08 7,175 167 16쪽
26 격돌 +14 23.12.07 7,024 157 15쪽
25 격돌 +7 23.12.06 7,172 146 13쪽
24 격돌 +11 23.12.05 7,860 140 14쪽
» 쟁탈전 +9 23.12.04 8,621 148 16쪽
22 쟁탈전 +7 23.12.02 9,126 161 15쪽
21 쟁탈전 +17 23.12.01 9,729 182 17쪽
20 무신의 가르침 +10 23.11.30 9,745 18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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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무신의 가르침 +16 23.11.27 10,755 216 15쪽
16 무신의 가르침 +23 23.11.24 11,387 242 17쪽
15 깨달음 +14 23.11.23 11,038 240 13쪽
14 깨달음 +11 23.11.22 11,022 246 14쪽
13 백인쟁투 +9 23.11.21 11,014 232 15쪽
12 백인쟁투 +5 23.11.20 11,124 201 16쪽
11 무신지로 +13 23.11.17 11,180 223 17쪽
10 무신지로 +10 23.11.16 11,326 231 15쪽
9 무신지로 +6 23.11.15 11,657 21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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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밤하늘 +6 23.11.13 11,680 23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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