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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도 막내손자는 못 참지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Stay.
작품등록일 :
2023.11.03 16:19
최근연재일 :
2023.12.14 19:41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312,378
추천수 :
6,258
글자수 :
211,779

작성
23.12.01 19:41
조회
9,728
추천
182
글자
17쪽

쟁탈전

DUMMY

달짝지근하면서 고소한 냄새가 풍겼다.

나도 모르게 눈을 떠보니, 열기만 남은 모닥불에서 무언가를 굽고 계시는 할아버지가 보였다.


“일어났느냐.”


정신을 번쩍 차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할아버지는 대뜸 잘 구워진 고기를 내밀었다.


“먹거라.”

“지금 말인가요?”

“괜찮다.”


간 밤에 입을 벌리고 잤는지 목이 텁텁하다.

아직 반쯤은 흐리멍덩해서 빵 한조각 목구멍으로 넘어갈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무심히 고기를 내미니 억지로라도 먹는 시늉을 해야 했다.

난 잠에서 깨자마자 고기를 살짝 베어물었다.


“.........?!”


어? 이거 왜 이렇게 달콤하지?

예상했던 기름진 맛이 아니었다.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즙이 입안에 가득 차오르면서, 물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목을 촉촉하게 적시는 상쾌함이 내 식도를 부드럽게 넘어갔다.

세상에 이런 고기는 처음이었다.


“원래 먹으려 했던 바모스의 허벅지 살이다.”

“바모스가 무엇입니까?”

“열대지방에 서식하는 독물이다. 하지만 공력으로 잘 손질하여 독을 벗겨낸다면, 활력을 불어넣는 아주 훌륭한 양식이 되지.”


블레이크도 바모스의 고기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바모스의 고기는 갈증을 해소시키며 오장육부에 부담 없이 스며들어 장기 기능을 활발하게 발달시킨다. 삭막한 환경에서 물이 필요 없을 정도다.”

“신기한 고기네요. 우물우물.”

“먹고 나면 속이 편할 것이다.”


씹을수록 은은하게 올라오는 감칠맛이 어느새 지난 밤의 서늘함마저 몰아내는 듯했다.

한참 동안 촉촉한 고기를 씹어먹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을 때였다.


“도시락 통......?”

“내가 제이드에게 보내뒀다.”


당황이 치솟기도 전에 할아버지가 말을 잘랐다.


“다른 소지품부터 챙기도록 하거라.”


언제 도시락통을 가지고 나가셨던 걸까.

신출귀몰한 할아버지는 겉옷에 묻은 흙을 공력으로 털어내며 예의 깨끗한 모습이 되었다.

나는 딱히 이곳에 챙겨온 물건이 없었다.

무신지로를 떠나기 전에 가볍게 운공만.....


“헉!”


.....아니다. 하나 있었다.

갑작스러운 상황들에 적응하느라 잠시 잊었던 물건!

내 생활비를 보장해 줄 그 병기들!


“왜 그러지?”


그런데 하필 눈앞에 할아버지가 있다.

이거 말 실수 하면 어떤 결과가 펼쳐질지 생각하기도 싫다.

난 살 발라 먹고 남은 뼈를 내려놓으며 공손히 말했다.


“제가 이곳에 가져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음.....밤하늘이라도 챙겨왔더냐?”

“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라니?”

“실은 저와 무혼식에서 겨뤘던 자들이 무기를 흘리며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뭐라?”

“감독관들도 따로 챙기지 않아서 제가 모아뒀습니다. 혹여, 시험자들이 무기를 잃어버린 상실감에 좌절할까봐 제가 가지고 나가려 합니다.”


내 욕망을 뺀 나머지는 진실이다.

할아버지가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봐야 하는데......응?

주변의 온도가 냉각되는 것 같다.


“그것들을 다시 시험자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예. 응당 그것이 맞는 수순 아니겠습니까?”


할아버지의 눈이 싸늘해졌다.


“무혼식은 예비 전장이다. 넌 그곳의 승자고, 패자들은 자신의 애병 하나 간수 하지 못했다. 승자는 전리품을 챙길 자격이 있다. 오히려 자기 몸만 돌보며 수족 같은 애병을 내팽개쳐둔 탈락자들이 수치스러워해야 할 것이다!”


아그네스는 무인의 혼을 지향하는 단체답게 병기를 자신의 수족처럼 여긴다.

하여, 애병을 간수하지 못한 상황을 치욕으로 여긴다.

검귀도 무혼식에서 애병을 쉽게 빼앗긴 시험자들에게 수치도 모르는 것들이라며 혀를 찬 적이 있었다.

그대로 돌려주라는 인심 좋은 말이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런 면에서 할아버지는 칼 같은 성격이었다.


“어디 있느냐.”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할아버지와 함께 동굴을 날아 내 은신처에 떨어졌다.

가림막을 치우고 안에 들어가니 온갖 무기가 처음 넣었던 그대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를 훑어보던 할아버지의 눈길이 한곳에 머물렀다.


“이건.....”


직계 일곱째의 막내 아들, 마르코의 애병이다.


“아! 마르코 형님을 만났었습니다!”

“네가 쓰러뜨린 것이냐.”

“예.”


망설이듯 조심스럽게 말하자 할아버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 무기들은 모두 너의 것이니, 네가 좋을 대로 판단해서 행동하거라.”

“하지만 이건 마르코.....”

“자신의 수족을 잃어버렸다면, 최선을 다해서 그것을 본인이 되찾아야 옳다.”


할아버지가 공력으로 수십 개의 애병을 동시에 띄웠다.


“수레에 실어 네 집으로 옮겨주마. 그리고 무력으로 이 무기를 다시 찾아가는 녀석들이 오거든 수치를 알라고 전하거라.”

“예, 할아버지!”


그래, 이거지!

이게 아그네스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나는 전리품을 챙겨 할아버지와 밖으로 돌아왔다.


***


내성 한편의 조용한 나무 밑이었다.

총관은 미리 마차를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두 분, 좋은 시간 보내셨.....”


총관이 말을 멈췄다.

블레이크의 심기가 조금 불편한 듯 보였다.


“루인을 조심히 태워 보내거라. 그리고 저 무기들을 집까지 ‘꼭’ 옮기도록.”


블레이크가 대전으로 걸어가자, 루인이 다가와 총관에게 속삭였다.


“제가 무혼식에서 챙긴 자제들의 무기입니다. 다시 돌려주려고 했는데, 가주님께서 화가 나셨어요.”

“아......”


쓱 훑어본 무기 더미에 마르코의 애병도 보였다.

그건 분명 마르코의 7살 생일에 블레이크가 직접 건네준 선물이었다.


‘가주님은 자기 무기를 간수 하지도 못하는 반푼이들을 싫어하시지.’


죽더라도 무기를 가지고 함께 죽어라.

그것이 너와 함께 인생을 다진 수족들에 대한 예우다.


블레이크는 어려서부터 자제들에게 무기와 한 몸처럼 지내라는 조언을 강조했었다.


‘가주님 성격을 감독관들이 알고 있을 텐데, 용인했다는 건 시험자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루인과 대련했다는 얘기를 꺼낼 때만 해도 기분이 좋았던 블레이크의 심기가 왜 불편해졌는지 알 것 같았다.

총관이 피식 웃으며 수십 개의 무기를 허공에 띄웠다.


“수레에 무기를 따로 싣도록 하겠습니다. 저흰 마차를 타고 가지요.”

“예.”


총관과 루인이 마차에 올라타자 힘찬 투레질 소리가 내성을 가로질렀다.

총관은 맞은편의 루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블레이크가 검명을 울렸다고 했었는데, 그 평가가 결코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기의 짜임새가 탄탄하다.


‘이제 이걸 다룰 수 있겠군.’


총관이 품에서 한 쌍의 가죽 장갑을 꺼냈다.


“제가 도련님께 선물을 드린다고 했었죠. 이걸 드리겠습니다. 한 번 착용해보시겠습니까?”

“제가 쓰기엔 너무 큰데요?”

“괜찮습니다.”


루인이 얼떨결에 장갑을 받아 두 손에 끼워 넣었다.

놀랍게도 장갑이 수축하여 루인 손에 딱 맞도록 변형되었다.

눈을 동그랗게 뜬 루인에게 총관이 웃으며 말했다.


“아티펙트입니다. 3가지 기능이 있는데, 하나는 보시다시피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로 조절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다른 하는 투명화입니다.”

“투명화요?”

“장갑이 흐릿해진다고 상상해보십시오.”


눈앞의 장갑이 어떻게 흐릿해진다는 건지......


“어?”


....눈 깜빡할 사이였다.

장갑이 손안에 없다고 생각한 순간 감쪽같이 투명해졌다.

분명 손에 장갑의 감촉이 느껴지는데 겉으로는 맨손만 보인다.

심지어 통풍까지 완벽하다.


“마지막 한 가지 기능은 주인과 함께 성장한다는 점입니다.”


성장형 아티펙트.

주인의 성취에 따라서 무기의 강도가 달라지는 희귀한 보물이다.


“착용한 시점부터 도련님을 주인으로 인식했습니다. 다시 처음 단계부터 시작하겠군요. 지금은 가죽 정도의 강도겠지만, 성장할수록 보검에도 잘리지 않는 수준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성장형 아티펙트는 따로 관리가 필요 없다.

하루가 지나면 다시 복원되기 때문에 무인들에겐 천금을 줘도 아깝지 않은 아티펙트계의 명품이다.


“그 장갑의 이름은 글래일. 제 고향 리드갈에선 가장 밝은 달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젊은 시절을 누비고 다녔지만, 이젠 도련님께 의미 있는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군요.”


권왕은 야차라고도 불렸었다.

두 주먹으로 모든 적을 때려 부수며 패도의 길을 걸었던 괴물 중의 괴물.

항상 맨 손으로 누볐다고 하지만, 이제 보니 글래일을 투명화시켜서 따로 무기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다.

권왕의 전성기와 함께했던 보물이 내 손에 감겨 있다는 사실이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벅차올랐다.


“이런 귀한 선물을 제가 받아도 될까요?”

“그것 말고 따로 드릴 게 없군요.”

“하지만 글래일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이....”

“누가요?”


총관이 싱긋 웃었다.

자상한 모습에서 야차란 별호가 전혀 상상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마디에 담긴 자신감이 뒷일을 걱정하지 않게 만들어줬다.


“감사합니다! 제 분신처럼 아끼면서 사용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거칠게 쓰셔야 해요. 글래일은 두드릴수록 강해집니다, 도련님처럼 말이죠.”


어느새 마차가 집 앞에 도착했다.

뒤이어 수레가 따라왔다.


“도련님.”

“예!”


총관이 마차에서 고개만 살짝 내밀었다.


“간별식 때는 가장 강한 사람을 뽑으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총관은 미소 지으며 마차와 함께 내성으로 돌아갔다.

한바탕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듯했다.

루인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 글래일을 계속 쥐었다 폈다 하며 히죽 웃고 있을 때였다.


“도련님. 이것은 어디에 두면 될까요?”

“아! 이 안으로 오십시오.”


하인들이 수레의 무기를 한 아름 안고 루인이 열어준 대문 너머로 들어가는데...


“호호호호, 말씀만으로도 감사드려요.”

“제가 볼 때 부인께선 이 약만 제대로 챙겨 드셔도 손가의 주름이 쫙 펴질 겁니다. 껄껄껄.”


....어디선가 느껴본 기운이 마루에서 부모님과 웃고 있었다.


“어머, 루인!”

“이제 왔니, 아들!”


부모님이 루인을 반기며 다가올 때, 그자의 시선도 함께 움직였다.


“무신지로는 잘 다녀왔어?”

“예. 인사하고 오는 길인데....”


루인이 그 노인을 빤히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저분이 왜 이곳에 계세요?”


에이나가 활짝 웃으며 답했다.


“이곳에 지나가는 길에 인사차 찾아왔다고 하시더구나. 엄마랑 아빠한테 몸에 좋은 약도 지어주셨어.”

“예?”


제이드가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하하하, 우리 아들이 무혼식에서 감독관님의 사랑을 아주 듬뿍 받았구나.”


루인이 눈을 끔뻑이며 가만히 서 있자, 마루에서 차를 홀짝이던 노인.

12 무객에서 세 손가락에 꼽는 독마 페르난도가 루인에게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


“밖에서 보니 더욱 훤칠하구나. 그래, 가주님과 대화는 잘 끝냈더냐?”


담당 감독관도 아닌 이 사람이 갑자기 왜 나타나서 친한 척하는 걸까.

난데없는 상황에 루인은 눈만 끔뻑였다.


***


최근 아그네스엔 한 사람의 이름이 급부상하고 있었다.


루인 아그네스.


다시 돌아온 여섯째의 장남.

가문의 최연소 익시드 1급.

가주와 함께 무신지로에 들어섰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가문의 식솔들은 생각했다.


루인의 재능이 게빈보다 위일까?


그리고 누구보다 정보에 민감한 아그네스의 지지 세력들은 빠르게 답을 내놓았다.


“루인이 게빈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 다만, 실전에서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다들 게빈과 비슷한 정도라고 여기지.”


지지 세력들 중 최고의 성세를 자랑한다는 흑룡상단의 주인은 지금까지 모은 정보를 토대로 가감 없이 얘기했다.


“하지만 난 루인의 재능이 게빈보다 위라고 생각한다.”


충실한 심복은 한쪽 무릎을 꿇고 공손히 귀를 열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가주님이 왕국의 사절단까지 떼어놓고 루인과 단둘이 외유를 즐기진 않았을 테니까.”

“그런 특혜는 다른 직계들도 받지 못했었습니다. 그 고고한 직계들의 자존심이 꽤 상했겠군요.”

“간별식이 시작되면 보다 확실해지겠지. 우리는 소문으로 답을 내리지만, 12 무객들은 직접 루인의 실력을 봤을 테니까.”


간별식.

무혼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은밀히 타고 흐른 정보가 현실이 되는 순간을 상단주는 기다리고 있었다.


“하오나, 12 무객들은 간별식 때 루인을 고르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들이 루인의 선택을 받아야 하죠.”

“그러니 더더욱 애달플 게 아니겠느냐. 누가 봐도 베인 경을 고를 테니까.”


12 무객들의 수좌이자 다음 대륙 10강을 예약해놨다고 알려진 베인.

누구라도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반드시 베인을 지목할 것이다.


“다른 12 무객들은 안달 나겠지. 후계자를 빼앗기는 건 아닐까 하고.”


그 고고한 12 무객들이 왜 직접 감독관을 자처했는지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이번 무혼식에서 가장 특출난 자를 받아들여 사제지연을 맺으려 할 거라는 소문이 이미 파다하다.

한 명, 한 명이 일문의 종주라 해도 어색하지 않은 강자들.

그들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곧 강대한 12 무객의 힘을 얻는다는 뜻과도 같았다.

이번 무혼식에 참가한 가문들은 어떻게든 12 무객들과 연을 쌓아보려 노력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12 무객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아이들은 아그네스의 기초 교육관에 들어가, 수년간 무공에 매진해야 하기에 더더욱 간절한 선택이 필요했다.


“베인 경에게 루인을 빼앗기기 싫은 12 무객들이 발빠르게 움직일 거다. 그들의 동향을 살피면 루인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녔는지 알 수 있어.”

“게빈 이후에 최고의 재능. 그리고 지지 세력이 없는 직계. 충분히 배팅할만하군요.”

“아직은 섣부른 판단이야. 12 무객의 동향을 보고 난 이후에 루인과 접선해도 늦지 않아. 그리고 우리 애들의 준비가 제일 우선이니까 말이야.”

“그렇지 않아도 12 무객들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도련님과 아가씨들이 무혼식을 우수한 성적으로 나온 덕분에 꽤 수월할 것 같습니다.”


자식들 칭찬에 상단주는 싱긋 웃었다.


“후후, 100등이었지.”

“가장 주목할만한 루인과 게빈이 있다고 해도, 결국은 12 무객들이 한 명씩 나눠 가지게 될 것이니. 남는 자리에 반드시 도련님과 아가씨들을 선택하도록 잘 해보겠습니다.”


상단주가 흡족하여 웃었다.


“껄껄껄. 역시 자네의 잔머리는 알아줘야 해. 자, 그럼 먼저 선물부터 보내도록....”

“상단주님! 큰일 입니다!”


문을 왈칵 열어젖히며 빼빼 마른 간부가 들이닥쳤다.

평소 침착하기론 둘째가라면 서러워했던 그가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이 의아하여 물었다.


“무슨 일인가?”

“12 무객들께 드릴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간부가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얘기했다.


“미리 접선한 단원이 얘기하기를, 화령 메릴님이 따로 사람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응?”

“그 하인이 이르기를, 지금 메릴 님의 눈에는 한 사람만 보일 거라고....”


상단주가 고개를 갸웃했다.


“방계인가? 아니면 직계쪽?”

“자세히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으음......뭐, 상관없네. 어차피 메릴 님보다 더 서열 높은 쪽에 줄을 대면 되니까.”


상단주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럼 메릴님께 보낼 선물까지 얹어서 다른 무객들에게 선물을 보내게. 그렇지, 독마 어르신께 우리 구한 독물을 보내드리면 되겠군.”

“독마 어르신은 지금 여섯째 직계분의 자택에 계십니다.”

“응?”

“철면 나린님이나, 뇌전창 가르시오님도 여섯째 직계분의 자택으로 향하고 계십니다.”


상단주가 눈을 끔뻑였다.


“어?”


값비싼 선물을 힘들게 준비했던 간부가 피를 토하듯 외쳤다.


“루인 아그네스가 가주님과 복귀했다는 말이 들리자마자 12 무객들이 그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제야 상단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서, 설마.....”

“루인을 데려오기 전까진 다른 사람들은 일체 받지 않는다고 마궁 제인께서는 콕 찍어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도 안 골라?


“그게 무슨 헛소리야! 루인을 안 데려오면 간별식을 포기하겠다는 거야? 자기들 마음대로?”

“그와 같은 이유로 다시 여쭤보니, 독마 어르신은 ‘제자 구하는 걸 모두가 다 알고 있는데, 너희들 같으면 내 마지막 제자를 보석이 아닌 돌멩이로 채우겠느냐.’라고 하셨습니다.”

“......!”

“아, 그래도 풍월도 그람 경은 다른 분들과 달랐습니다!”

“그래, 아무리 그들이 가주님의 명령만 듣는다고 해도, 지켜야 할 선은 있는 법이지. 우리 애들도 무혼식에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풍월도 그람이라면 12 무객의 서열 4위다.

역시, 그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은 강자 다운 너그러운 면모가 있을 것이다.

상단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모든 선물을 그람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려던 순간.

간부가 날카롭게 말했다.


“루인이 아니더라도 게빈 정도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미친!”


상단주의 고함이 집안에 퍼져나가던 같은 시각.

루인의 집으로 오히려 귀한 선물을 들고 6명의 무객들이 찾아가고 있었다.


작가의말

현재 많은 분들께서 제목에 [무신, 막내손자, 검귀] 키워드를 넣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십니다.

제가 생각한 것과 추천 받은 것들이 다음과 같습니다.

1. 무신도 막내손자는 못 참지.

2. 무신의 막내손자가 검귀를 삼킴.

3. 검귀를 삼켰다.

이 외에 더 좋은 의견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없다면 이 중에 하나를 뽑아 월욜에 최종 제목 확정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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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격돌 +14 23.12.11 6,394 166 14쪽
27 격돌 +12 23.12.08 7,174 167 16쪽
26 격돌 +14 23.12.07 7,024 157 15쪽
25 격돌 +7 23.12.06 7,172 146 13쪽
24 격돌 +11 23.12.05 7,859 140 14쪽
23 쟁탈전 +9 23.12.04 8,620 148 16쪽
22 쟁탈전 +7 23.12.02 9,126 161 15쪽
» 쟁탈전 +17 23.12.01 9,729 182 17쪽
20 무신의 가르침 +10 23.11.30 9,745 185 16쪽
19 무신의 가르침 +12 23.11.29 9,791 192 15쪽
18 무신의 가르침 +8 23.11.28 10,293 197 17쪽
17 무신의 가르침 +16 23.11.27 10,755 216 15쪽
16 무신의 가르침 +23 23.11.24 11,386 242 17쪽
15 깨달음 +14 23.11.23 11,038 240 13쪽
14 깨달음 +11 23.11.22 11,022 246 14쪽
13 백인쟁투 +9 23.11.21 11,014 232 15쪽
12 백인쟁투 +5 23.11.20 11,124 201 16쪽
11 무신지로 +13 23.11.17 11,180 223 17쪽
10 무신지로 +10 23.11.16 11,326 231 15쪽
9 무신지로 +6 23.11.15 11,656 212 14쪽
8 밤하늘 +7 23.11.14 11,705 225 15쪽
7 밤하늘 +6 23.11.13 11,680 238 13쪽
6 자격 +11 23.11.10 11,841 247 18쪽
5 자격 +6 23.11.09 12,162 236 17쪽
4 아그네스 +9 23.11.08 12,716 250 18쪽
3 아그네스 +9 23.11.07 13,225 24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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