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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도 막내손자는 못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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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
작품등록일 :
2023.11.03 16:19
최근연재일 :
2023.12.14 19:41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312,401
추천수 :
6,258
글자수 :
211,779

작성
23.12.08 22:05
조회
7,175
추천
167
글자
16쪽

격돌

DUMMY

직계들의 분위기가 묘해졌다.

지금까지 적대적이었던 시선에 열기가 섞인 느낌.


“교류전은 내일 하도록 하지!”


블레이크가 벌떡 일어났고, 볼사노는 미소 지으며 마르 왕국 사절단과 숙소로 떠났다. 남겨진 직계들은 나를 힐끗 본 뒤 지나쳤는데, 넷째 세라가 한 마디를 남겼다.


“아그네스의 이름을 건 이상 패배는 용납하지 않는다.”


엄한 눈초리의 고모.

그러고보니 유일하게 아버지와 어린 시절 친분이 있는 직계라고 들었다.

세라가 장녀인 헤라와 떠나자, 대전에는 나와 아버지만 남겨졌다.


“어쩌자고 앞에 나서서 가주님을 곤혹스럽게 만들어!”


아버지가 상을 거론한 나를 질책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지 않은가. 무신지로를 안내해준 건 할아버지의 의지였고, 난 뜬금없이 교류전의 대표로 지목받았는데, 모두가 나에게만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좋은 거 준다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기가 확 죽은 모습을 보이자, 아버지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니. 재능만 보면 환장해서 달려드는 어른들이 문제지.”


그러면서 아버지가 나를 살짝 끌어안았다.


“하지만 교류전은 아그네스의 이름을 걸고 나서는 무혼식보다 훨씬 중요한 경기다. 이때만큼은 서로 싸우던 직계들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나누곤 한단다. 특히, 무혼식의 우승자인 네가 참가해서 진다면 아그네스의 명예는 떨어지게 될 거야. 잘 할 수 있겠니, 루인?”

“실망시켜드리지 않을게요!”

“그래. 열심히 하면 된다. 그거면 돼.”


한동안 내 등을 토닥이던 아버지는 내 손을 잡고 대전을 떠났다.


***


볼사노가 숙소에 앉아 느긋하게 차를 마시자, 라이칸은 한숨을 내쉬었다.


“전하, 어쩌자고 교류전을 신청하셨습니까.”

“응?”

“산책 나왔다가 대형견을 마주한 느낌입니다.”

“하하하, 공작. 형님께 전할 말이 있어서 왔네. 마침, 온 김에 손자 자랑도 해봤지.”


후르륵, 여유로운 소리에 라이칸은 고개를 저었다.


“솔직히 말씀해보십시오. 사절단을 빌미로 교류전까지 끌어낸 이유가 대체 무엇입니까.”

“내가 사고친 상황을 적당히 무마시키고 싶었네.”

“명분을 따지자면 무신께 사과를 구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전하의 이름을 걸고 찾아온 사절단을 총관이 맞이했으니까요. 하지만 단순히 의형제라는 관계 때문에 일부러 상황을 정리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흐음.”

“굳이 하이스 왕자님까지 데려오라고 ‘언질’ 주셨던 건, 처음부터 이 상황을 염두하셨기 때문 아닌지요.”


찻잔을 내려놓은 볼사노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형님도 눈치채셨겠지?”

“아마도, 직계들도 얼추 같은 생각을 했을 겁니다.”

“하여간, 눈치 빠른 녀석들이란 귀찮단 말이야.”


볼사노가 시립한 하이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번 무혼식은 마르 왕국에서 지원을 보낼 정도로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7살에 한정되었던 무혼식을 다양한 연령대로 받아들인 컷부터, 엉덩이 무거운 12 무객들이 후계를 찾는단 이름 아래 무신과 얘기를 나눠 외부로 나가기 때문이지.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느냐.”

“예. 지금껏 침묵했던 아그네스가 적당한 이유를 찾아 다시 대륙에 명성을 떨치려 한다고 생각되옵니다.”

“그 선봉에 이번 무혼식의 우승자가 서게 된다. 다른 직계들과 함께하겠지만 그럼에도 무객의 제자라는 타이틀만큼 대륙을 진동시킬 명성은 없겠지. 그토록 주목받는 별. 가장 아름다운 샛별이 우리가 아는 게빈이 아니라 다른 존재라고 들었다.”


무혼식 우승자가 게빈이 아니란 소식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루인이라는 이름의 12살 소년인 줄은 몰랐다.


“게빈은 엑스퍼트 하급에 올랐다고 하더구나. 운이든, 지략이든, 잔꾀를 부리든. 그런 게빈을 이기고 우승한 아이의 역량이 궁금하더구나.”

“어째서 궁금하신 겁니까.”

“역대 무혼식의 우승자들 중에서 관심 갈만한 실적을 쌓아올린 아이가 없었어. 하지만 이번엔 형님이 손수 데리고 다닐 정도의 역량을 지녔다.”


볼사노가 하이스에게 미소지었다.


“우리도 너라는 인재를 만들었다. 이미 용황의 제자라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는 마당에, 가장 돋보일 수 있는 시기를 아그네스에 빼앗길 수는 없지 않겠느냐.”

“그 아이를 맞은편에서 봤습니다. 우려할 정도의 역량이라곤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하하하! 자네도 그렇게 생각했나, 공작?”


라이칸은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뭐, 아무리 친애하는 형님이라 해도 나는 마르의 국왕이다. 내가 죽기 전에 마르를 아그네스보다 위에 올리고 싶다는 꿈이 있어. 그리고 그 첫 걸음을 네게 걸었다. 다른 아이에게 대륙의 미래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구나.”


그러자 하이스가 바로 무릎 꿇어 최상의 경례를 취했다.


“결코, 할아버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루인을 게빈 이상의 실력자라 여기며 최선을 다해 이기겠습니다.”

“우린 아그네스를 줄곧 이기지 못했다. 심지어 당대엔 게빈이라는 괴물이 있지. 그런데, 그런 게빈보다 강한 녀석을 어찌 상대할테냐?”

“용황께서 하사한 비책이 있습니다. 그걸 선보이겠습니다.”

“그래. 기합이 잔뜩 들어갔구나. 하면, 마르의 시작을 네게 맡겨보마.”

“예, 할아버님!”


볼사노가 웃으며 투지를 불태우는 하이스에게 손수 차를 건넸다.


***


“볼사노가 루인 도련님께 호기심이 많은 모양입니다.”


블레이크와 볼사노가 함께 파티를 맺던 시절에 총관도 있었다. 볼사노는 항상 총관을 엄한 형처럼 여기며 따랐었다.


“굳이 핑계까지 대면서 여기 온 걸 보면 말이죠.”


볼사노의 노골적인 생각은 블레이크도 알고 있었다.


“루인 만이라면 아예 사람들을 이끌고 정식으로 교류전을 신청했겠지. 녀석은 웃고 있었지만 제국의 기세를 우려하고 있었어.”

“근래, 제국이 들썩인다는 정보를 접했습니다.”

“사마황과 손을 잡았다는 추측이 돌더군. 그 부분은 비선에서 파악하지 못했나.”

“송구합니다.”


블레이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선도 세대 교체를 이뤄야겠군. 마르보다 정보 파악이 늦어서야 우리를 따르는 세력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겠나.”

“간별식이 끝난 후 새로운 인사를 발령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국과 흑마법사들의 동향을 모두 파악하여, 오늘 저녁까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자네가 거기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네. 비선의 실수를 재무부에서 감당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 무엇보다 볼사노가 용황과 접촉했어. 흑마법사는 마르에게 맡기고, 우린 제국을 주시한다.”


총관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12 무객의 출전과 엇비슷한 시기에 제국이 태동한다면......”

“아이들의 안전을 좀 더 신경 쓸 것이나, 일정을 늦추진 않겠다. 지금은 돋보여야 할 시기다.”


아그네스는 남쪽과 서쪽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문제는 제국 또한 서쪽을 넘보기 시작했다는 것.

기존 서쪽 지지 세력들을 안정시켜주지 못하면, 아그네스가 미처 확보하지 못한 다른 세력들까지 제국에 넘어갈 우려가 생긴다.


“한 치의 실수도 없이 준비토록 하겠습니다.”


블레이크가 고개를 끄덕이자 가주전에 불어닥친 긴장이 씻겨졌다.


“하온데, 가주님. 너무 볼사노의 뜻에 맞춰주시는 건 아닌지 염려되옵니다.”

“교류전 말인가.”

“예. 볼사노가 우리 쪽에 있는 그 마법서를 원하는게 뻔히 보이는 상황이었는지라.....”

“시건방진 놈.”

“......예?”


블레이크가 뒷짐을 지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교류전의 우승자가 이번에도 아그네스였다고 널리 알릴 준비를 하거라. 특히, 루인의 이름을 제일 먼저 새겨넣도록.”


왠지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건 착각일까.

총관은 가볍게 읍 하며 가주전을 나왔다.


[형님, 설마 쫄았소? 하긴, 우리 하이스가 좀 남다르긴 하지. 손자복은 내가 제일 많이 받은 것 같소. 허허허허허!]


볼사노의 메시지 마법이 아직도 머릿속에 멤도는 듯했다.

블레이크가 내성을 떠나는 제이드 일가의 마차를 응시하고 있었다.


***


교류전 소식은 순식간에 전파되었다.

멀리서 찾아올 수 없는 자들을 제외하고, 이번 무혼식에 참여했던 시험자들의 가문들이 모두 몰려들었다.

상석에는 직계와 마르 왕국의 사절단이 있었다.

12 무객들은 대기실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들고 있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실제 경기장은 다른 곳에 있다.

교류전 참가자들은 이곳에서 무혼식처럼 이동한 뒤, 대결을 펼치게 된다.

모든 중계는 마르에서 제공하는 아티펙트로 관람할 수 있다.

예정된 시간이 도착했을 때, 중앙으로 총관이 걸어 나왔다.


“갑작스런 교류 전에 많은 분들께서 놀라셨을 겁니다. 올해는 특별히 양가의 우애를 다지기 위해, 각자 대회에서 우승한 두 명의 대결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총관이 손가락을 튕기자 경기장의 문이 열리며, 양쪽에서 하이스와 루인이 걸어나왔다.


“루인 도련님은 직계 여섯 번째 제이드 도련님의 장남으로 올해 12살의 나이로 무혼식 우승을 거머쥔 익시드 1급의 천재입니다!”


소문이 이미 파다하게 퍼졌지만, 실물을 본 사람은 드물다.

본성의 사람들이 루인을 뚫어져라 쳐다보니, 그에게 당한 것이 많은 무혼식 시험자들은 몸서리를 쳤다.

더러, 마르코처럼 자신들의 애병을 찾기 위해 루인을 눈동자에 새겨 넣는 사람도 있었다.


“마르 왕국의 네 번째 왕자에게서 태어난 하이스 왕자님은 멜라느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용황의 제자로 발탁된 신성입니다!”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놀랐다.

용황의 마법이 아그네스의 무학과 비교하여 절대 떨어지지 않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 특히, 인간 제자를 받지 않던 용황이 선택했다는 하이스에게 시선이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두 우승자에게 축복을! 양가의 우애를! 우리의 미래를!”


교류전의 서막을 알리며, 하이스와 루인이 원판에 올라섰다.


“지금부터 교류전을 시작하겠습니다!”


긴 말은 필요 없었다.

교류전은 언제나 봐왔고, 항상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던 아그네스의 전통이다.

우우우웅!

원판에서 흘러나온 빛이 삽시간에 두 대적자를 집어삼켰다.

이윽고 사방에 거대한 화면이 띄워졌다.

마법사와 무인이 공평하게 싸울 수 있는 거대한 경기장의 모습이 투영되자,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


총관의 목소리가 귓가를 스치기 무섭게 나는 이미 생소한 곳에 떨어졌다.

언제 밟아도 원판은 낯설다.

이 넓은 경기장에 이동시키는 원리를 모르는 것만큼 불쾌한 일도 없을 것이다.


[적당히 잘 꾸며졌군.]


서둘러 주위를 살폈다.

우뚝 솟은 돌무더기와 끝을 알 수 없는 하늘.

울퉁불퉁하고 가파른 지형들이 넓게 펼쳐진 곳에서 하이스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마법사는 거리가 필요하고, 무인은 접근할 엄폐물이 필요하다.]

“양쪽이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지형이라는 건가.”

[좁은 경기장에서 바로 싸우라고 하면 쾌검을 가진 쪽이나, 즉발 캐스팅이 가능한 마법사가 유리할 테니까. 지형에서 얻는 불이익을 최대한 배제하겠단 거겠지.]


검귀가 씨익 웃는다.


[어딨는지 알려주랴?]

“대결이잖아. 공정해야지.”

[끌끌, 마법은 처음이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검귀는 사라지며 이 말을 남겼다.


[상대의 의도에 휘말리는 순간, 무인이 설 자리가 사라질 것이니라.]


그와 동시에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총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교류전을 시작하라!]


그 순간 허공에 마나로 뭉친 눈동자가 떠올랐다.

총관이 준비한 장치는 아니었다.

눈에서 생소한 마나가 느껴지기 무섭게 나는 엄폐물로 몸을 날렸지만, 그때는 이미 눈이 나를 포착한 뒤였다.

콰콰콰콰쾅!

지면이 어그러지며 나를 집어삼키려 했다. 밤하늘을 사방에 휘둘러 송곳처럼 달려오는 돌을 쳐내고 일대에 감도는 마나의 흐름을 느꼈다.

저 눈을 포함해 지금 지형이 허물어지는 것 모두 하이스의 마나가 개입되어 있다.

눈을 감시자처럼 만들어 자신을 감추고 원거리에서 나를 요격하는 집요한 방식.

하지만 익시드 급의 마나를 가진 자가 어떻게 원거리에서 이만한 마법을 동시에 발동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콰콰콰쾅!

이번엔 바람이 돌을 실어 함께 불어닥쳤다.

밤하늘을 휘두르기 무섭게 떨어진 조각들이 도리어 내게 달라붙으려 했다.

끈적거리며 뭉치려는 성질이 강한 마법사의 마나.

왜 마나를 터득한 것만으로 익시드 5급에 이른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의도를 주도하라.....”


보법을 펼치며 계속 거리를 벌렸다.

마법을 쏟는 만큼 마나가 떨어져야 정상이건만, 하이스의 기세는 여전히 맹렬하다.


“저런 방식도 가능한건가.”


지금껏 나온 마법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한 번 나온 마법이 무너짐과 동시에 마나는 다른 매개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질에 이른다.

즉, 겉으로 보이는 돌이나 바람만 쳐내기 때문에, 근간을 이루는 ‘연료’ 마나가 그대로 남아 그 자리에서 새로운 마법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마나의 지배력.


아무리 먼 거리에서도 마나를 조종하는 장악력이 탁월하기에 발생하는 재능의 힘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마법을 발동시키는 연산 능력까지.

마법사들은 재능으로 똘똘 뭉친 타고난 자들이라는 설명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하지만.


“거리를 주지 않으려고 필사적이야.”


동급의 경지에서 왜 마법사가 강한지 알 수 있었지만, 내겐 하이스의 흐름이 훤히 보인다.

상공에서 나를 관찰하는 눈과 계속 이어지는 마나가 보였다.

흐름이 옅게 깔린 그곳을 향해 나는 질주했다.

콰콰콰쾅!

마나가 점점 격렬해진다.

이젠 불로 만들어진 구슬까지 나를 덮쳐오기 시작했다.

바람을 머금은 열기가 나를 감싸안을 때, 문득 생각했다.


마법을 마나로만 펼쳐야 하는 걸까.


무인이 다스리는 내력에도 양기와 음기, 뇌기, 수기, 토기 등이 존재한다.

그것들은 마법이 일컫는 속성이라 부를만하며, 실제로 속성이 부여된 무공으로 전장을 누비는 무인들이 많다.

뇌전창 가르시오가 그 대표격이다.

그렇다면 지금 마법을 연산하는 하이스의 방식과 내 무결을 합쳐 무인이 부리는 마법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쾅!


밤하늘에 흩어지는 불꽃을 보며 난 마법이 생성되는 흐름을 응시했다.

서로 꼬고 충돌하며 발생하는 힘에 속성이 부여되는 원리.

지금의 내가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은 철저히 배제한다.

대신, 서로 꼬이는 나선의 방식을 밤하늘에 덧씌워, 흐트러뜨리기만 했던 상대의 마법에 변화를 심는다.


화륵!


필요한 것은 양기.

또한 흐름을 조작하는 무결, 류와 폭.

밤하늘을 매개로 양기를 덧씌워 적의 화염구가 회전하는 방식과 같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리고 화염구가 목전까지 치달았을 때, 밤하늘을 휘두르며 폭자결을 섞는다.


화르륵!


순간, 내 밤하늘에 자그마한 불씨가 타올랐다.

그것은 적의 화염구를 베어내지 않고, 류자결에 휘어감아 같은 성질의 기운으로 되받아치니.


까앙!


돌덩이를 후려치듯이 맑은 소리를 흩날리며 마나와 함께 정면으로 날아갔다.


“뭐얏?!”


물로 이루어진 장벽이 치솟아 화염구를 증발시킨다.

하얀 수증기가 피어올랐을 때, 나는 허공에서 기를 모으고 있었다.

하이스가 살짝 굳은 눈을 위로 올렸을 때, 난 씨익 웃었다.


“어설프네.”


중의 묘리를 담은 밤하늘이 천근의 무게를 실어 하이스에게 유성우처럼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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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돌 +12 23.12.08 7,176 167 16쪽
26 격돌 +14 23.12.07 7,024 157 15쪽
25 격돌 +7 23.12.06 7,172 146 13쪽
24 격돌 +11 23.12.05 7,860 140 14쪽
23 쟁탈전 +9 23.12.04 8,622 148 16쪽
22 쟁탈전 +7 23.12.02 9,126 161 15쪽
21 쟁탈전 +17 23.12.01 9,730 182 17쪽
20 무신의 가르침 +10 23.11.30 9,745 185 16쪽
19 무신의 가르침 +12 23.11.29 9,792 192 15쪽
18 무신의 가르침 +8 23.11.28 10,293 197 17쪽
17 무신의 가르침 +16 23.11.27 10,755 216 15쪽
16 무신의 가르침 +23 23.11.24 11,388 242 17쪽
15 깨달음 +14 23.11.23 11,039 240 13쪽
14 깨달음 +11 23.11.22 11,022 246 14쪽
13 백인쟁투 +9 23.11.21 11,014 232 15쪽
12 백인쟁투 +5 23.11.20 11,125 201 16쪽
11 무신지로 +13 23.11.17 11,180 223 17쪽
10 무신지로 +10 23.11.16 11,328 231 15쪽
9 무신지로 +6 23.11.15 11,658 21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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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밤하늘 +6 23.11.13 11,680 238 13쪽
6 자격 +11 23.11.10 11,841 247 18쪽
5 자격 +6 23.11.09 12,163 236 17쪽
4 아그네스 +9 23.11.08 12,716 250 18쪽
3 아그네스 +9 23.11.07 13,225 24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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