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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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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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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그룹 결성

DUMMY

디영은 데뷔한다는 말에 한껏 꿈에 부풀어서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여기가 내가 데뷔할 회사인가.”


디영은 초라한 사무실에도 개의치 않고 의자에 등을 기대앉았다. 팔로 책상을 짚고 고민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 작은 사무실에서 위대한 그룹이 탄생할 줄 아무도 몰랐겠지?”


거창한 디영의 꿈에 헌서는 웃음이 나와서 자기도 모르게 배를 잡고 웃었다.


윌비는 인상을 쓰고 툴툴거렸다.


“야, 정신들 차려. 연습생은 긁지 않은 복권이지만, 데뷔한 아이돌은 긁은 복권이야. 꽝 나오면 무르지도 못한다고.”


그러나, 디영은 여전히 생글생글 웃으며 헌서를 보고 농담을 했다.


“아니야. 난 알고 있어. 헌서 형이 백억짜리 복권이라는 걸.”


현실적인 헌서는 매사에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는 디영의 태도가 평소에 별로 도움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디영이 고마웠다.

맨바닥에서 시작하는데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디영이 아니었으면, 윌비의 부정적인 말에 헌서도 같이 기운이 빠졌을 것이다.


헌서는 윌비에게 절대로 사기를 칠 회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상한 회사 아니예요. 저를 돌봐주시고 매니저도 해주시는 아저씨가 차리신 회사에요. 정식으로 벤처기금 투자도 받았고요. 집기 들어오고 사람 뽑고 하면 좀 회사같아질 거예요.”


디영이도 옆에서 거들었다.


“나도 사장님 만나봤는데, 진짜 좋은 분이셔.”


“너는 처음 만난 사람 아무나 다 좋아하잖아.”


윌비의 핀잔에 디영이는 입을 비죽거렸다.


“아니, 나 사람 가린다고. 진짜로 좋은 분이라니까?”


윌비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디영의 긍정적인 태도에 조금은 영향을 받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기만 아니라면, 큰 회사에 비해 작은 회사도 장점이 없지는 않지. 소규모 회사에서는 우리가 결정할 여지가 많으니까 우리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


대형 회사에서는 지원이 빵빵하지만, 그만큼 제약도 많았다. SNS에 사진을 올리는 것조차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멤버들에게 아무런 음악적 권한을 주지 않는 회사도 있다. 자신의 자작곡이나 믹스테입을 무료로 발표하는 것조차 무척 까다롭게 심사받아야 한다.


하지만 작은 회사에서는 인력이 부족해서 멤버들이 스스로 기획하거나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멤버의 아이디어와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편이었다.


헌서는 자기 주장이 확실한 윌비의 성격을 알고 있기에 그의 취향대로 음악을 작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그게 장점이에요. 음악에 윌비 형 의견을 많이 반영할 수 있어요. 우리랑 회사랑 의논해서 결정하겠지만, 형이 작곡해서 형이 저작권을 갖는 노래를 앨범에 수록할 수 있어요.”


헌서의 말에 윌비가 쓰읍 입맛을 다시며 정곡을 찔렀다.


“결국 회사에 앨범 제작팀이 없다는 거잖아. 장점 맞아?”


윌비의 뼈 때리는 팩트 폭행에 헌서는 머리를 긁적였다.


“당분간은... 그렇죠. 기획팀하고 음악 담당도 뽑으려고 채용공고 냈어요.”


“그래. 뭐 첫술에 배부르겠냐.”


윌비는 팔짱을 끼고 사무실을 둘러보더니 말했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


그는 헌서보다 3살 위였다. 올해나 내년에 아이돌로 데뷔하지 못하면, 데뷔하기에는 늦은 나이로 접어들었다. 그러니,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게다가 자신의 음악적 취향이 반영된 자작곡을 많이 발표할 수 있다는 장점에 끌렸다.


“리더는 너지?”


윌비는 헌서에게 리더를 하라고 했다.


“나는 그런 거 귀찮아. 하기 싫어. 작곡할 시간도 부족해.”


헌서도 몬스터를 잡기 위해 그룹 스케줄을 조정하려면 자신이 리더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헌서가 리더가 되었다.


“그런데 보컬은 필요 없어?”


윌비는 3명으로는 그룹활동을 하기에 부족하다고 했다.


“일단 메인 댄서는 네가 한다 쳐도, 메인보컬이 없잖아.”


셋 중에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없었다. 헌서는 성대 조절 스킬을 써서, 보컬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노래를 잘 할 수는 있었지만, 스스로 노래를 음악적으로 분석해서 하이라이트 부분을 창의적으로 살리는 능력은 경험이 짧아서 부족했다.


“메인보컬을 한 명 더 영입하면 좋지 않을까?”


윌비는 그래도 보컬 포지션이 한 명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야 래퍼니까 상관없지만, 내가 하고 싶은 랩만 해서는 아이돌 음악이라고 할 수 없지. kpop은 보컬과 랩이 균형이 맞아야 성공 확률이 높아져.”


윌비의 말대로 메인 보컬이 있어야 아이돌 그룹으로서 구색이 갖춰질 것 같았다.


“지솔이 어때?”


윌비는 지솔을 추천했다. 디영이 박수를 치며 찬성했다.


“오, 지솔이형 좋아요. 지솔이 형이 우리 그룹에 들어와서 노래하면 음원 1등할 수 있겠다.”


그러나, 헌서는 망설여졌다.


“지솔이 형이요...”


지솔은 워낙 보컬 실력이 출중하고, 고3이라 아직 나이도 어렸다. 어느 그룹이라도 데려가고 싶어할 정도의 실력자라서 앞으로 더 좋은 회사에서 데뷔할 기회가 올 것 같았다.


그렇게 앞길이 창창한 지솔에게,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활동도 불확실한 그룹에 와서 같이 데뷔하자고 하면 지솔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이 어려웠다.


“전화해 볼까?”


디영이 전화기를 집어들었다.


“지솔이 형, 나 디영이야. 우리 그룹 만들어서 데뷔할 건데, 형도 같이 할래?”


“진짜야? 셋이 지금 같이 있어?”


지솔은 헌서와 윌비와 함께 있다는 말에 곧바로 오겠다고 했다.


한 시간 후에 도착한 지솔은 소속사를 옮겨서 그들과 같이 데뷔하겠다고 했다. 지솔이의 소속사도 중소회사라서 당장 데뷔할 연습생이 없다고 했다.


“우리 회사는 내 나이 또래 연습생이 없어서 언제 신인 그룹이 나올지 몰라. 그래서 다른 소속사 알아보고 면접보러 다니던 참이었어. 헌서랑, 윌비 형이랑, 디영이랑 같이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


“난 이미 옮기기로 했지.”


디영의 말에, 윌비도 소속사를 옮기겠다고 했다.


“이왕이면 같은 회사 소속인 게 낫지. 우리 넷이 뭉쳐서 한 번 일 내보자고.”


지솔과 윌비가 합류해서 4명의 멤버들이 모이면서 점점 제대로 된 그룹의 구색이 갖춰졌다.


한편, 놀이공원의 결과에 대한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었다.


직접 생방송에 참여했던 관객 한 명이 영상을 올렸다.

공연이 이루어진 5분 동안, 스크린에 보여진 팀별 그래프를 찍은 영상이었다.


영상을 플레이하며 팀별 1위를 차지한 시간을 일일이 측정해서 올려놓았다. 현장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관객이 오디오를 선택한 그래프가 오르락내리락하며 그려졌기에 가능했다.


[

내가 재봤는데, B팀이 1위였던 시간은 1분51초 동안이었고, C팀이 1위였던 시간은 3분 15초였다. C팀 멤버들이 B팀 멤버의 1.5배의 가산점수를 받았는데, 어떻게 B팀 멤버가 더 많이 합격할 수 있었을까?

제작진은 결과가 뒤집힌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


그러자, 시청자들은 제작진에게 개인 점수와 심사위원 점수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

제작진은 점수를 공개해야 해. C팀이 1위를 한 시간이 더 길었는데, B팀 참가자가 더 많이 붙은 건 모순이다. 떨어진 C팀 참가자들이 개인 인기나 실력이 부족한 사람들도 아닌데.

]


시청자의 항의가 공중파 뉴스에까지 나왔다.

의혹의 중심이 된 조작진PD는 끙 하고 신음소리를 냈다.


‘이를 어쩐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오르락내리락 하는 재미가 있도록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보이도록 했는데, 그게 자신의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

참가자들에게 압박을 주어서 멘탈이 무너지는 모습을 이용해 시청률을 올리려고 고안한 규칙이 그의 비리를 밝히는 데 사용될 줄이야.


결국 C팀에 있다가 떨어진 헌서, 지솔, 디영, 윌비의 팬들이 진상을 조사해달라며 놀이공원 제작진을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다급해진 조작진PD는 전산 운영자를 불렀다.


“점수를 공개하라는데, 그때 결과가 어떻게 나왔지?”


“1위부터 7위까지가 헌서, 일유, 온제, 미강, 지솔, 디영, 윌비입니다. 그 다음이 도웅, 치코, 성호, 제빈, 경수, 시겸입니다.”


미강을 제외하면 모두 C팀의 멤버가 탑7이었다.

청중들이 C팀을 선택한 시간이 길어서 그만큼 가산점을 받았고, 개인 팬덤도 탄탄했기 때문이었다.


도웅, 치코, 제빈, 시겸은 개인 점수는 그리 많이 받지 못했지만, B팀의 무대장치 덕분에 관중의 시선을 끌어서 그나마 8-13위가 된 것이었다. 특히 제빈과 시겸은 11위와 13위로 하위권에 속했는데도 데뷔조에 들었다.


“심사위원 점수와 개인 점수를 올려서 순위를 맞춰.”


조작진PD는 전산 운영자에게 순위를 맞춰서 공개하라고 했다.


“들키지 않게 잘해.”


전산 담당자는 순위에 맞게 조작한 심사위원 점수와 개인투표 점수를 공개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논란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전산 담당자는 전체적인 흐름과 시청자의 선호도와 심사위원의 선호도를 알지 못한 채, 기계적으로 급하게 점수를 조작했기에, 앞뒤가 맞지 않는 정황이 여기저기 보였다.


[

A심사위원이 헌서를 칭찬했는데, 점수를 저거밖에 안 줬다고? 그리고 개인 투표도 헌서가 4라운드의 절반도 못 받았다는 게 말이 돼?

]

[

데뷔조에 든 B팀 멤버들이 개인투표점수가 파이널 라운드에서만 모두 3배로 뛰었어. 파이널라운드 시청률은 비슷한데 하필 데뷔조에 든 도웅, 치코, 제빈, 시겸이만 투표 참여자가 3배 늘었다는 게 이상해.

]

[

제작진이 지속적으로 헌서를 나쁘게 편집했던 걸 보면 점수도 그렇게 편집했을 수 있지. 처음부터 헌서를 떨어뜨리려고 한 거야.

]


해명할수록 설명할 수 없는 괴이한 상황이 드러났다.


결국 팬들은 제작진을 사기와 업무방해죄로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방송 영상과 함께, 헌서가 SNS에 올린 사진들과 팬이 롤러코스터 그래프를 실시간 으로 찍은 영상도 증거로 제출되었다.


경찰 조사가 들어가면서 관련자들이 소환되었다.

조작진PD도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전산운영자와 보조PD는 관련자들이 모두 소환되었다.


‘하, 이거 일이 커지네.’


조작진PD는 전전긍긍하며 다시 한번 도웅과 치코, 제빈, 시겸 등에게 전화를 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런 시기에 그와 통화를 했다가 같이 엮이는 것을 꺼려서였다.


하는 수 없이 조작진PD는 경찰서에 가서 전혀 조작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했다.


“점수는 전산담당자가 집계한 것이고 나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 사실을 전해들은 전산담당자는 펄쩍 뛰었다. 자신이 모든 조작의 책임을 떠안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조작진PD가 명단을 주면서 이대로 순위를 바꾸기 위해 점수를 조작하라고 했습니다.”


그는 집계했던 원본 데이터를 경찰에 제출하며 자신은 조작진PD가 시킨대로 한 것 밖에 없다고 변명했다.


지솔이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들었어? 놀이공원 제작진이 고발당했대.”


신문에 난 기사를 공유했다.


“진짜네?”


디영은 기사를 소리내어 읽었다.


[

지난달 종영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돌 놀이공원의 데뷔조의 점수가 조작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조작진PD가 지시한 최종 순위에 따라 전산담당자가 온라인 투표 결과와 점수를 조작했음이 확인되었다.

헌서, 지솔, 윌비, 디영 참가자가 데뷔조 순위에 들었음에도 탈락하고 도웅, 치코, 제빈, 시겸이 데뷔조로 발표되었다.

놀이공원 시청자들은 입장문을 내서 “프로그램에서 발표한 데뷔조는 조작된 후보들로 구성되었으므로 데뷔의 정당성이 의문시된다”라고 밝혔다.

]


“투표가 조작되었다고? 어쩐지 이상했어.”


도웅, 치코, 제빈, 시겸이 개인투표점수가 상향 조작되었고, 헌서, 지솔, 윌비, 디영은 개인투표점수와 심사위원 점수가 깎였다는 사실이 모두 드러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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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정글 파티 24.05.08 6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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