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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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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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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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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라이브 방송

DUMMY

“안녕하세요, 에이리프입니다.”


라이브방송 예행 연습을 많이 했는데도, 무대에 서 있을 때보다 더 떨렸다. 무대에서는 연습한 대로만 하면 되는데, 팬과의 소통은 연습으로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이 있었다. 아무리 대본이 있어도 팬들이 어떤 말을 하고 멤버들의 대화가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었다.


첫 라이브 방송이니만큼 연습생 기간이 길어서 인터뷰 연습 경험이 많고, 가장 무난하게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받아주고 대화를 이끌어내는 일유가 사회를 보았다.


“팬분들이 보내주신 질문에 대답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지를 팬사이트에서 미리 받아서 어떻게 대답하겠다고 대략적인 대본을 미리 써놓고 연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이 백지가 되는 느낌이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은요?”


“아무래도 에이리프로 데뷔한 순간이 아닐까요. 첫 쇼케이스 무대를 하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온제가 대답했다.

채팅창에 온제 팬의 반응이 빠르게 올라왔다.


[온제는 데뷔가 정말 간절했구나]

[놀이공원 데뷔가 무산되어 아쉬웠는데 그래도 데뷔해서 다행이야]

[온제가 놀이공원으로 데뷔하지 못해서 속상했는데 결국 놀이공원의 상위권 멤버들이 모였으니 대박나길]


즉각적이고 다양한 팬들의 반응을 보니 더욱 말을 조심해야 할 것 같고 머리가 복잡하고 긴장되었다.


“룸메이트는 어떻게 정했나요?”


숙소생활에 관한 팀 내 의사결정방식을 보면 팀의 분위기가 어떤지 자연스럽게 파악되었다. 어떤 그룹은 회사에서 정해주는 경우도 있고, 어떤 그룹은 가위바위보로 정하기도 하고, 나이순으로 정하기도 한다. 룸메이트를 정하는 것만으로도 멤버들의 서열이나 사이가 어떤지 추측이 가능했다.


“각자 원하는 파트너나 원하는 방을 말해서 자연스럽게 2인실과 3인실로 나눠 들어갔습니다.”


멤버가 늘어서 숙소를 더 넓은 곳으로 옮기면서 윌비는 지솔을 룸메이트로 찜했다. 방해받기 싫어하고 밤늦게까지 작업을 하는 윌비는 가장 조용하고 무난한 지솔이 편한 모양이었다. 지솔도 싫다고 하지 않아서 둘이 먼저 룸메이트가 되었다.


헌서는 집이 숙소와 가까웠고, 승권과 헌터 작전 회의를 하느라 집에서 자는 날도 많아서 자진해서 3인실을 쓰겠다고 했다.


디영은 헌서와 룸메를 하기를 원해서 3인실로 들어갔고, 동갑인 일유와 온제가 같은 방을 쓰겠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동생들인 미강과 헌서와 디영이 3인실을 쓰게 되었다.


“룸메이트한테 불만이 있다면?”


다들 딱히 불만은 없다고 했다.

그때 미강이가 디영이를 보고 말했다.


“나한테 불만 있지 않아?”


디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미강을 쳐다보았다.


“형한테?”


다른 멤버들은 긴장해서 디영과 미강이 어떤 대화를 할지, 귀를 기울였다. 또 둘이 티격태격하며 말싸움을 하는 게 아닐지 걱정되었다.


“지난번에 옷장 문 열어뒀다고 먼지 들어간다고 뭐라고 했잖아.”


미강의 말에 이번에도 디영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상황에 대한 설명을 쏟아냈다.


“아, 그거. 그날 황사주의보 내렸는데, 창문도 열어놓고 옷장을 열어놓으니까 그렇지. 우리들 옷이 색깔 들어간 게 많은데 햇빛 비추면 색깔 바랜다고.”


디영이 미강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자,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갔다.


[맞아. 황사인데 옷장 문 열어놓으면 안 되지.]

[디영이 은근 살림꾼이네]

[그런데 옷장도 가끔 환기시켜야 해. 옷에 곰팡이 슬어.]

[황사인 날은 창문도 닫아야 하는데.]


미강의 돌발적인 질문에도 다행히 팬들의 반응은 멤버들의 숙소 생활의 tmi를 알게 되어서 재미있어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디영의 설명에 미강이가 말꼬리를 잡으며 놀려댔다.


“너 옷을 그렇게 아낀다면서, 아침에 보니까 어제 벗은 옷은 바닥에 그대로 있던데?”


디영이는 입술을 비죽이며 반박했다.


“에잉, 딱 한 번인데? 어제는 바빠서 그랬고. 형은 매일 그러잖아.”


“뭔 소리야? 나도 진짜 피곤할 때만 그러거든?”


둘의 대화가 점점 폭로전으로 들어갔다. 말싸움에서 지기 싫어서 말이 길어지면, 아무리 농담이라도 둘 다에게 팬들이 실망하게 될 수도 있고, 그룹 자체에 분위기가 안 좋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카메라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은이사가 눈썹을 들어올리며 손짓했다. 빨리 수습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라는 뜻이었다.


헌서는 손을 들고 흥분한 두 사람의 대화를 끊고 들어갔다.


“제가 두 사람하고 룸메이트니까, 객관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자 다른 멤버들도 디영과 미강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헌서에게 주목했다.


“그래. 헌서가 룸메니까 잘 알겠지.”

“누구 말이 맞아?”


일단 둘의 대화는 중지시켰지만, 딱히 할 말이 없었다.


‘하, 뭐라고 말하지?’


일상생활에서 투닥거리며 말싸움을 하는 건 멤버들끼리 늘상 있는 일이었다. 특히 디영은 그런 말싸움이나 농담을 즐기는 편이었다. 잔소리도 애정이 있는 상대에게나 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종종 형들에게 버릇없어 보일 정도로 말을 스스럼없이 하곤 했다. 멤버들은 서로 친해서 디영이가 애정의 표시로 그런다는 걸 알지만, 처음 라이브 방송을 본 팬들은 오해하기 딱 좋았다.


‘어느 한 쪽 편을 들 수도 없고.’


서로 일상의 사소한 잘잘못 가지고 말싸움하는 걸 가지고 엄격하게 누구 탓이라고 따지기도 애매했다. 디영이 편을 들면 미강이 팬이 상처받을 것이고, 미강이 편을 들면 디영이 팬이 상처받을 터.


“제가 룸메이트로서 오랜 시간 지켜본 결과, 옷을 더 많이 늘어놓은 사람은.”


팬들은 헌서의 입에서 누구의 이름이 나올지 궁금한지 댓글창이 더욱 빠르게 올라갔다.


[미강이?]

[디영이겠지.]

[미강이일 것 같아.]

[디영이 아닌가]

[미강이일 리가 없는데]

[디영이인가?]


헌서는 혼란한 댓글창을 보며 머리가 어지러웠다. 사실 옷 정리를 잘 안 하는 빈도는 미강이 더 높아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자신이 세어본 것도 아니고 느낌만 가지고 말했다가 미강과 미강의 팬이 상처받으면 돌이킬 수 없었다. 한번 내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었다.


헌서는 손으로 앞을 가리키며 중요한 발표를 하는 것처럼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잔뜩 기대하고 듣던 사람들은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크크큭...”

“모른다고?”


유연하게 상황을 빠져나가는 헌서의 재치에 다들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보면 옷이 방바닥에 놓여있긴 한데, 그게 누구 옷인지는 모르겠더라고요.”


헌서는 대충 상황을 무마하며 넘어갔다.


“우리들 옷이 다 무채색이고 트레이닝복하고 후드티가 많아서 누구 옷인지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분이 잘 안 가잖아요. 주의깊게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윌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럴 수 있지. 나도 내 옷인지 아닌지 헷갈릴 때도 있으니까.”


댓글창은 다시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결국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는 거네?]

[미강이가 맞을 것 같은데]

[디영이가 없는 말을 하지는 않을 텐데]

[너무 궁금하다. 이제부터 누구 옷인지 세어 보고 다음 라이브에서 말해줘봐.]


은이사의 손짓을 본 일유는 얼른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이건 내가 팀에서 제일 잘한다고 생각하는 거 하나씩 말해주세요.”


디영은 애교를, 윌비는 랩을, 일유는 섹시한 표정 연기를 잘한다고 대답했다. 메인 댄서인 온제는 락킹 춤을 잘 춘다고 대답했고, 리드 댄서인 헌서는 아크로바틱 댄스를 잘 한다고 각자 잘하는 장르를 대답했다. 메인 보컬인 지솔과 미강도 포지션은 겹치지만 각자 주특기 장르는 달랐다.


“저는 감성 발라드 노래는 팀에서 제일 잘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솔이 대답하며 마지막으로 대답할 차례가 된 미강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미강이 입을 열었다.


“저는 목소리가 큽니다. 소리 지르는 거 하나는 자신있습니다. 아아악!”


노래를 잘 한다고 할 줄 알았는데, 소리를 잘 지른다니, 뜻밖의 대답에 멤버들의 웃음보가 터졌다.

미강의 장기가 샤우팅 창법이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댓글창에도 미강의 대답에 웃는 팬들이 많았다.


[ㅋㅋㅋㅋ]

[웃기다]

[소리 잘 지르는 거 맞지]

[버럭창법]


“멤버들의 첫인상을 말해주세요.”


일유가 다음 질문을 읽으며 멤버들의 대답을 유도했다.


“우리 모두 놀이공원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만났잖아요. 다들 첫인상이 어땠나요?”


“일유는 보자마자 섹시하다는 생각?”


온제의 말에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윌비 형은 처음에 인상이 너무 강해서 무서웠어요.”

“맞아요. 윌비 형한테 까불면 안 되겠구나 했죠.”

“그런데 같이 지내보니 무난한 사람이더라고요.”


윌비는 자신의 세상이 방해받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일에는 크게 관심도 없고 간섭도 하지 않았다.


“온제형은 열정 그 자체.”

“분위기메이커. 치어리더죠.”

“그런데 안무 연습할 때는 칼같이 맞추라고 지적해요.”


“지솔이는 따듯한 사람?”

“엄마처럼 자잘한 거 잘 챙겨줘.”

“맞아. 핸드크림이나 당 떨어질 때 사탕같은 거.”


“디영이는?”

“디영이는 아이돌 놀이공원에서 제일 발 넓은 사람?”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이 팀 저 팀을 휘젓고 다녔지.”


미리 한번 연습했던 질문이라서 다들 술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팬들도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며 재미있어했다.


[방송할 때는 최애가 데뷔조에 못 들까 봐 마음이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추억이네.]

[놀이공원 데뷔했으면 2년 하고 해산했을 텐데, 에이리프로 같이 데뷔해서 더 잘 됐어.]


헌서에 대한 첫인상도 이야기했다.


“헌서는 혼자 메기로 들어왔잖아. 처음에는 뭐지? 대체 어떤 녀석이지? 되게 미스터리했지.”


“난 처음에는 헌서하고 같은 팀 하고 싶지 않았어. 뭘 잘하는지도 모르고, 완전히 베일에 싸여있었으니까.”


“갑자기 쓱 등장해서 경연마다 1위를 하고 다니니까 그제야 ‘아, 얘가 메기인 이유가 있구나’ 싶더라.”


미강이에 관한 첫인상을 말할 차례가 되었다.


“미강이도 미스터리했지.”

“계속 나랑 반대팀에 있어서 견제가 많이 됐어.”

“진짜 강력한 경쟁상대였지.”

“1라운드에서 노래하는 거 듣자마자 얘는 데뷔조구나 싶더라.”


미강이와 개인적으로 친한 멤버는 없었지만, 놀이공원 초반부터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기에 말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팬의 댓글을 읽고 대답하며 1시간이 흘렀다.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긴장했지만, 큰 실수 없이 라이브 방송이 끝났다.


“수고하셨습니다.”

“별 실수 없었지?”


지솔이는 말도 별로 안 하고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듣기만 했으면서, 제일 긴장해서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했다.


“미강이, 디영이, 너희 서로 말싸움하지 말라고 떨어져 앉혔는데, 또 그러면 어떻게 해?”


은이사가 한숨을 쉬며 지적했다.


“저희 말싸움 한 거 아니고, 그냥 평소대로 말한 건데요.”


미강의 변명은 오히려 은이사의 화를 불러일으켰다.


“너는 그냥 말한 거지만, 팬들은 말싸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니까? 왜 그렇게 고집을 부려?”


헌서는 은이사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말렸다.


“딱히 말싸움으로 받아들인 팬은 없는 것 같은데요.”


은이사는 고개를 저었다.


“한 번으로는 그럴 수 있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팬들도 좋게 보지는 않을걸.”


그런데 은이사의 우려와는 다르게, 미강이의 캐릭터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커뮤니티에는 미강의 사차원 말투가 재미있다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미강이 너무 웃겨. 배를 잡고 웃었어.”

“저렇게 솔직한 아이돌 처음 봐.”

“놀이공원에서는 미강이의 조용한 모습만 봤는데, 에이리프에서 보니까 아이같이 순수해.”

“저렇게 편하게 말하는 거 보니 다들 친하고 분위기 좋은가 봐.”


직설적인 미강이의 말투가 아이돌스럽지 않아서 더 진실하고 친밀한 느낌이 든다는 사람도 있었다.

반면에 표정에 좋고 싫은 게 그대로 드러나는 미강이가 별로라는 사람도 있었다.

한마디로 미강이는 호불호가 갈리는 스타일, 빠와 까를 모두 미치게 만드는 성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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