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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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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DUMMY

“배경이 놀이공원 컨셉이구나. 신기하네요.”


놀이기구의 모습이 담긴 배경 영상과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솜사탕 판매대와 풍선 소품으로 환상적으로 꾸며진 무대에 감탄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잘하네요.”


무대가 고급스러우니 멤버들의 실력도 더 돋보였다.


‘확실히 돈이 좋아.’


승권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흡족해했다.

값비싼 의상과 무대장치를 갖추고 무대를 하는 건 특수 아이템을 장착하고 퍼포먼스를 하는 거나 비슷한 효과였다.


“이 정도면 훌륭합니다. KPOP 합동콘서트 3차 라인업이 모레 발표되는데 넣어드리죠.”


섭외 담당자는 공연 계약을 진행하기 위한 계약서를 오늘 중으로 메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오케이! 해냈다.’


구두계약을 마치고 나온 승권은 주먹을 불끈 쥐고 허공에 휘둘렀다.


승권이 소식을 알리자, 멤버들은 깜짝 놀라며 기뻐했다.


“우리가 KPOP 합동콘서트 무대에 선다고요? 진짜요?”


“야, 신난다!”


디영은 싱글벙글하며 손뼉을 쳤다.


“관객이 2만명이나 들어가는 공연장에서 한다던데, 이렇게 큰 무대에 서는 거 처음이에요.”


“사장님 능력있으시네요.”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윌비도 입가를 실룩거리며 웃었다.


지솔이 의아한 듯이 되물었다.


“거기는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중견 그룹이 나가는 곳인데요? 우리가 나간다고요?”


승권은 눈을 찡긋하며 대답했다.


“신인도 서너 팀 정도 라인업에 넣어준대.”


그는 헌서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신인보이그룹은 우리하고 다이아몬드가 출연해.”


그러자, 온제가 뭔가 생각난 듯이 말했다.


“아, 참. 일유가 다이아몬드에 들어가기로 했다던데.”


내심 일유의 합류를 기대했던 디영이 아쉬워하며 물었다.


“일유 형이 다이아몬드에 들어간대요?”


“마지막 멤버로 합류하기로 했나 봐. 얼마 전에 일유하고 통화했는데, 계약서 쓰려고 협의 중이래.”


다이아몬드에는 딱히 실력이 뛰어나거나 잘생긴 멤버가 없었다. 간판급 스타가 필요해서 일유를 영입한 모양이었다.


놀이공원 파이널 라운드의 B조와 C조 멤버들이 각자 그룹을 결성했다.

B조는 다이아몬드로, C조는 에이리프로 데뷔했고, 멤버 가운데 미강이와 일유만 서로 바뀌어서 그룹이 결성된 셈이었다.


“그런데, 일유 형은 도웅이 형한테 그렇게 당하고도 계속 같은 팀을 하네요?”


지솔이 고개를 갸웃했다.

일유는 4라운드에서 도웅이가 일부러 팀을 깨고 나가서 공연을 못할 뻔했다.

놀이공원 데뷔조가 결성된 후에도 도웅을 밀어주면서 일유는 은근히 따돌림당했다.

결정적으로 도웅이 제작진의 도움으로 부정한 방법으로 데뷔조에 합류하는 바람에 놀이공원으로 데뷔가 무산되어서 일유도 피해를 본 셈이었다.

그런데도 또 도웅이와 같은 팀을 한다니, 일유가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정산받기 전에 선금으로 활동비하고 이것저것 지원해 준다고 꽤 많은 액수를 제시했나 봐.”


온제가 일유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다른 곳에서도 영입을 제안한 곳이 있었지만, 골드 엔터테인먼트가 가장 큰 활동비 지원을 제시했고, 자본금이 많은 안정적 회사라서 선택했다고 한다.


헌서는 비록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일유가 돈이 몹시 필요한 상황이라는 걸 알기에 그의 선택을 존중했다.


하지만, 일유의 처지를 모르는 디영이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난 마음이 불편해서 도웅이 형이랑은 안 할 것 같은데. 일유 형은 현실적이네.”


“넌 아무하고나 친하잖아. 너도 돈 많이 준다고 오라고 했으면 도웅이네 팀에 가지 않았을까?”


윌비가 디영을 놀리자, 디영이 입을 비죽거렸다.


“아니에요. 나 은근 사람 가린다고.”


“네가?”


온제도 웃으면서 디영을 몰이했다. 지솔이만 디영이의 편을 들었다.


“디영이가 그럴 애가 아니에요. 디영이가 은근히 사람 고르는데 까다로워요.”


“지솔이 형이 나를 알아주는구나.”


디영의 말에 윌비와 온제는 웃으며 농담했다.


“하핫, 그래.”

“그렇다고 해줄게.”


모두 웃고 떠드는 가운데, 미강이만 조용했다. 헌서는 미강의 표정을 살폈다. 기분이 나빠보이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끼어들지도 않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혼자만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았다.


‘미강이 형은 원래 성격이 저런가?’


예술가적 기질이 있는 사람 중에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에 빠져서 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윌비도 그런 성향이 있지만, 미강이처럼 심하지는 않았다.


한편, 일유는 계약 협상을 하기 위해 골드 엔터테인먼트를 찾았다.


“어서 결정해요. 계약을 마무리해야 같이 활동하지.”


골드 엔터테인먼트 인사팀은 일유의 결정을 재촉했다.


“골드 엔터가 이전 소속사에 갚아야 할 비용도 다 부담하겠다고 했잖아요. 망설일 이유가 없을 텐데요?”


일유는 옅은 한숨을 쉬었다.


‘이게 잘하는 건가?’


언제까지 활동할지 모르는 아이돌로서의 미래를 생각하면 가장 큰돈을 제시하는 곳에 가는 게 맞기는 했다.

하지만, 도웅과 여러 번 좋지 않은 일이 있었는데, 다시 그와 그룹을 한다니 걱정스럽긴 했다.


“...며칠만 더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일주일 안에 결정하겠습니다.”


계약기간이 7년이니, 그의 아이돌 활동의 황금기를 골드 엔터와 다이아몬드에 걸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잘못된 선택을 한 후에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KPOP 합동콘에서 프리데뷔 활동 끝나면 정식 데뷔준비 들어가니까, 그때까지 결정해요. 데뷔 준비 들어가면 이후에는 기회가 없어요. 다이아몬드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연습생이 많아요.”


골드 엔터 담당자는 일유에게 KPOP 합동콘서트에 와서 공연하는 다이아몬드를 직접 보고 결정하라고 했다.


“우리 회사가 얼마나 지원이 확실한지, 팬이 얼마나 많은지 와서 봐요. 우리가 대형 메이저 회사로 다섯 손가락에 꼽히지는 못하지만, 탑텐 안에는 드는 준 메이저 회사라는 걸 공연 무대를 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활동비 외에도 멤버들에게 지원되는 숙소와 차량, 협찬, 기획, 예능, 광고 등 혜택이 일반 중소기업에서는 누릴 수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와 같이 일하면 성공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홍보와 광고 프로모션 비용은 대형 기획사 수준이죠. 결국 인기는 노출 빈도에 비례하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일유는 KPOP합동콘서트에 다이아몬드의 공연을 보러 가겠노라고 대답했다.


골드 엔터를 나온 일유는 터벅터벅 걸으며 혼자 생각에 잠겼다.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잖아.’


마음속으로는 결론을 내렸지만, 자꾸 이유없는 한숨이 나왔다.


‘어딘가에서 데뷔할 거라면, 망설이지 말고 서둘러 결정해야지.’


그는 연습생 기간이 오래되어서 이전 소속사에 정산할 비용도 꽤 많았다. 그러니 골드 엔터처럼 이적 비용을 부담해주겠다는 것은 무척 좋은 조건이었다.


‘헌서한테 빌린 돈도 갚아야 하고...’


헌서에게 빌린 돈으로 아버지의 병원비를 냈고,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면 자신이 바라는 대로만 선택할 수 없었다.


‘후우...’


일유는 목에 들이치는 차가운 바람을 막으려 옷깃을 올려세우고 걸어갔다.


KPOP 합동콘서트 날이 되었다.

에이리프 멤버들은 새벽부터 메이크업을 하고 의상을 갖춰입고 공연장으로 이동했다. 출연팀이 여럿이라 리허설 스케줄이 빡빡했다.


신인 팀이니 가장 일찍 가서 먼저 리허설을 하고, 공연시간까지 대기실에서 대기했다.


헌서는 멤버들이 잠시 졸며 눈을 붙이는 동안 문을 열고 나왔다.


‘다이아몬드는 아직 안 왔겠지?’


돌아다니며 다이아몬드의 대기실을 찾았다.


‘여기 있네.’


헌서는 한 대기실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다이아몬드 대기실]


대기실 안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다이아몬드도 신인이라 선배팀보다 일찍 리허설 스케줄이 압혀있을 테니 와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때, 복도 끝에서 발자국 소리와 함께 떠들썩한 소리가 들렸다.


“데뷔하기도 전에 이런 큰 무대에 서다니. 우리의 미래가 밝아.”

“올해 신인상은 우리가 타야지.”


돌아보니 다이아몬드 멤버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걸어오고 있었다. 그들은 거들먹거리며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미소지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가 대기실 앞에 선 헌서를 발견했다.


“어? 너는?”


도웅이 헌서를 알아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네, 네가 여기 왠 일이야?”


도웅에게 아는 척했는데 그가 생까고 가버릴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그가 먼저 아는척 해주니 다행이었다.


“공연하러 왔죠.”


헌서는 태연하게 대답하며, 재빨리 다이아몬드 멤버들을 살펴보았다.


“치코 형도 잘 지냈어요? 오, 제빈이 형, 시겸이 형도 오랜만이에요. 더 멋있어지셨네요.”


넉살좋게 말을 붙이며 한 명 한 명 인사했다.

일단 멤버 중에는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는 사람은 없었다. 피곤해 보이거나 창백해보이는 사람도 없었다.


“너같은 애가 KPOP 합동콘서트에서 공연한다고?”


치코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으르렁거리며 이빨을 드러냈다.


“여기가 감히 어디라고 네가 공연을 해?”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며 눈을 흘겼다.

명망있는 그룹들과 새롭게 뜨는 신인 그룹만 출연하는 대형 콘서트에 헌서가 출연한다니. 자신들만 잘난 줄 알았던 그들에게는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헌서는 자신감있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나도 에이리프로 프리데뷔했어요. 윌비 형, 온제 형, 미강이 형, 지솔이 형, 그리고 디영이랑요.”


“그래. 소식은 들었다. 거지같은 교복 입고 사진 찍은 신문기사 봤지.”


도웅은 아니꼬운 듯이 헌서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비아냥거렸다.


“그때보다는 옷같은 옷을 입었네. 쓰레기같은 옷 잘 버렸다.”


헌서는 자신을 비웃는 도웅에게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허리에 손을 얹은 채,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며 미소지었다.


“왜? 뭘 쳐다봐?”


도웅은 헌서의 태도에 빈정 상했는지 퉁명스럽게 말했다.


“형, 다친 얼굴은 괜찮아요? 다 나았네요.”


놀이공원 마지막 날, 도웅이 몬스터에게 얼굴을 잡아뜯겨 피부가 떨어져 나갔던 것을 말한 것이었다. 도웅은 그때의 트라우마가 떠오르는지 흠칫 몸을 떨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뭐, 뭐라고?”


“꽤 깊은 상처였는데, 요즘 의료기술이 좋아서 잘 치료되었네요.”


헌서는 도웅의 코앞에 얼굴을 들이대고 그의 피부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흉터가 전혀 없네요. 감쪽같아요.”


“저, 저리 가.”


도웅은 덜덜 떨며 고개를 떨구고 외면하더니, 도망치듯이 헌서를 지나쳐서 대기실 문을 열었다. 헌서에게 제발 몬스터를 떼어내달라고 울며 사정하던 기억이 났을 터. 끔찍한 몬스터의 숙주가 되어 당할 뻔했던 상황이 뇌리에 생생하게 새겨져있을 것이다.


“이, 이젠 서로 갈 길 가고, 마주치지 말자.”


도웅은 헌서의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바닥을 보며 중얼거리고, 대기실 안으로 사라졌다.


치코와 제빈, 시겸을 비롯한 멤버들도 헌서를 째려보며 대기실 안으로 들어갔다.


“재수없는 놈.”

“여기를 왜 와?”


헌서의 팬들이 놀이공원 제작진의 부정을 고발해서 놀이공원 데뷔가 무산되었고, 놀이공원 데뷔조라는 명예를 잃었으니, 그게 다 헌서때문이라고 여기는 듯했다.


헌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에게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있다 리허설 구경 갈게요. 파이팅!”


“오지 말라고 했다!”


치코는 짜증난다는 듯이 쾅 하고 소리나게 대기실 문을 닫았다.


헌서는 텅 빈 복도에서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저들 가운데 몬스터가 있는 것 같긴 하네.’


그들이 헌서의 곁을 지나갈 때 옅은 소나무 향기가 났다.


누구에게서 나는지 알아보려고 집중했지만,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가니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도웅 선배는 아닌 것 같고.’


도웅의 얼굴 피부를 살펴보며 가까이 가서 냄새를 맡아보았지만, 도웅에게서는 몬스터 특유의 소나무 향이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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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팬미팅 24.05.04 42 0 12쪽
77 악개와 몬스터 24.05.03 40 0 12쪽
76 관계성 24.05.02 36 0 12쪽
75 아드레날린 24.05.01 40 1 12쪽
74 후속곡 활동 24.04.30 42 0 12쪽
73 나인티나인 24.04.29 44 0 12쪽
72 악개 24.04.28 49 1 13쪽
71 라이브 방송 24.04.27 52 1 12쪽
70 팬클럽 모집 24.04.26 55 1 12쪽
69 사필귀정 24.04.25 65 1 12쪽
68 신뢰 24.04.24 63 0 12쪽
67 렉카 아담 24.04.23 66 0 12쪽
66 추적 24.04.22 68 0 12쪽
65 음악방송 1위 24.04.21 67 0 12쪽
64 역바이럴 24.04.20 73 1 12쪽
63 루머 24.04.19 74 1 13쪽
62 프로모션 24.04.18 77 0 12쪽
61 데뷔 24.04.17 91 0 12쪽
60 폭로 24.04.16 90 1 13쪽
59 KPOP 합동 콘서트 24.04.15 82 0 13쪽
58 비밀 연애 24.04.14 84 1 12쪽
» 다이아몬드 24.04.13 83 1 12쪽
56 화려한 무대 만들기 24.04.12 90 0 13쪽
55 파워보컬의 합류 24.04.11 9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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