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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아이돌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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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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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2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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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역바이럴

DUMMY

헌서가 회사에 도착해서 연습실에 들어가자, 멤버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담이 루머를 퍼뜨린 것에 화를 내고 있었다.


“아니, 우리 담배 피는 사람 없잖아. 윌비형하고 나, 일유 말고 다 미성년자인데. 우리 셋도 안 피는데 대체 누가 실내에서 담배 펴?”


온제가 씩씩거리며 말하자, 일유도 고개를 끄덕였다.


“헤어샵에서 머리 맘에 안든다고 뭐라고 한 사람 있어? 그냥 해주는 대로 하고 오지 않아? 미리 실장님하고 기획팀하고 이야기한 대로 해주는 거잖아.”


“새벽에 헤어샵 가면 잠 자기 바쁜데. 말할 기운도 없던데요.”


“선배한테 인사 안 한 적 없는데. 오히려 선배들한테 우리 열심히 하겠다고 인사하고 다녔잖아.”


그러자 지솔이가 헌서를 보며 말했다.


“맞아요. 헌서는 모르는 선배들 방도 찾아다니면서 먼저 열심히 인사하더라고요.”


“아, 저, 저요?”


헌서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가 선배 아이돌에게 인사하고 다닌 것은 일을 위해서였다.

몬스터에 감염된 아이돌이 있을지 몰라서 방마다 두드리며 인사하고 이상한 게 있나 살피고 다니면서 더 열심히 인사한 게 사실이었다.


“헌서처럼 인사 잘하고 다니는 애 못 봤는데, 우리가 인사를 안 하고 다닌다니 어이가 없네.”


“맞아. 나도 인사 잘하고 다니는 편인데, 헌서는 진짜 열심히 하더라. 저번에 토네이도 선배들 멀리서 보이니까 우다다다 뛰어가서 인사하더라니까?”


온제의 말에 헌서는 겸연쩍어서 혀를 내밀며 웃었다.


“하핫, 제, 제가 그랬나요?”


오히려 인사를 너무 열심히 했으면 했지, 인사를 안하고 다닌다는 건 전혀 사실과 달랐다.


객관적으로는 에이리프가 선배들에게 인사를 안하고 담배를 피거나 헤어샵에서 갑질을 했다는 증거가 없었다. 그러나, 이런 루머에 정식으로 대응하는 건 오히려 안 좋은 이미지를 고착시킬 우려가 있으니 조용해지도록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루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한참 순조롭게 팬을 모으고 에이리프 팬덤이 형성되려고 하는 찰나에 찬물을 끼얹었다.

커뮤니티에는 에이리프에 대한 루머가 사실인지 묻고 추측하는 글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

에이리프가 헤어샵에서 막말 했다고? 완전 뒤통수 맞았네. 얌전해 보이는 애들이었는데 얼굴에 속았네.

]

[

인사를 안 하고 다닐 줄 몰랐네. 아이돌 놀이공원에서는 인사 잘하던데, 카메라 앞에서만 그런 거였나?

]

[

멤버 중에 누가 담배를 피는 거야? 어린 애들이 많던데 설마 미성년자가 담배 피는 건 아니겠지?

]


루머가 퍼지자 SNS 팔로워 숫자도 주춤하고 팬 사이트 가입자의 증가세도 줄어들었다.


“누가 봐도 거짓말같은데 왜 이런 루머에 사람들이 영향을 받죠?”


디영이 속상해하며 한숨을 쉬었다.


“어차피 대중들은 에이리프를 잘 모르니까 그런가보다 하는 거지.”


온제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담같은 렉카는 감히 언급도 못할 정도로 유명해지자고. 우리가 신인이라 얕보고 그러는 거니까, 성공하면 못 건드리겠지.”


한편, 승권은 사무실에서 헌터 사령부에서 보내온 자료를 읽어보았다. 나선 엔터의 권이사에 관한 프로필이었다.


‘뛰어난 마케팅 홍보 능력으로 나선 엔터에 스카웃 되어서 왔군. 엄청난 홍보비를 쏟아부어서 토네이도의 컴백 앨범 초동 판매량을 역대 최대로 끌어올렸고.’


나선 엔터의 프로모션에 관한 자료를 살펴보던 승권은 흐음 하고 몸을 앞으로 굽혔다.


‘SNS 바이럴 마케팅 업체 여러 곳과도 계약을 맺었네? 토네이도 이름을 많이 들어봤다 했더니, 권이사가 작업했군.’


권이사의 주 업무가 마케팅이라, 홍보와 프로모션 관련 계약도 그가 처리했다. 그가 계약을 맺은 바이럴 업체 는 SNS와 포털 사이트에 직접 홍보글을 조직적으로 올리는 업무를 하는 곳도 있었다. 그리고 그 업체 가운데는 평판이 썩 좋지 않은 곳도 있었다. 계약한 그룹의 홍보만 하는 게 아니라, 경쟁 그룹과 비교하며 타그룹을 깎아내리는 글도 올린다는 소문이었다.


‘설마 에이리프에 대한 루머도 권이사가 계약한 바이럴 업체에서 퍼뜨린 건가?’


승권은 고개를 갸웃하다가 절레절레 저었다.


‘에이리프같은 이제 막 데뷔한 신인 그룹을 굳이 그렇게까지 견제하겠어?’


그런데, 권이사가 몬스터에 감염되었다면 상황이 다를 수 있다. 그가 몬스터로 인해 이성을 잃은 상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토네이도의 성공에 조금이라도 걸림돌이 되는 것을 모두 제거하려고 들지도 모른다.


‘그럴 가능성이 있지.’


승권은 몬스터에 감염된 사람들은 몬스터에게 조종당해서 오로지 몬스터의 이익을 위해서 행동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권이사도 몬스터에 감염되었다면, 토네이도가 음악방송1위를 하도록 만들어서 멤버와 팬과 회사 사람들에게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 호르몬을 다량으로 분비하도록 유도하는 게 최우선 목적일 터.

악질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음악방송에서 같은 기간에 경쟁하게 되는 에이리프를 떨구려고 노력할 것이다.


승권은 헌터 사령부에 권이사와 계약을 맺은 프로모션 업체들을 더 자세히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불법적이거나 이상한 일에 연관된 게 없는지 알아봐달라고 했다.


연습을 마친 헌서는 혼자서 아담이 증거영상이라며 올린 영상을 세세하게 관찰했다.

헌터라는 직업때문에, 아담의 불법적인 행태를 추적하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차근차근 아담의 영상을 끊어 보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찾아보았다.


아담이 올린 영상은 증거라기에는 아담이 말한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영상이었다. 영상에는 에이리프 멤버들이 편하게 누워 쉬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그것만 가지고 그들이 인사를 안한다거나, 헤어샵에서 갑질한다거나, 담배를 피운다고 단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을 가까이에서 촬영한 영상이 있다는 걸 공개함으로써, 아담은 자신이 멤버들을 가까이에서 직접 관찰하고 알아낸 거라며 자신의 말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

내가 방송사에서 아이돌 관련 일을 해서 유명 아이돌도 많이 알거든요. 걔네들 보면 대체로 착하고 성격도 좋아. 에이리프같이 거만한 애들은 별로 없어요.

]

[

난 내 눈으로 직접 본 것만 얘기합니다. 이 영상도 제가 직접 찍은 거예요. 에이리프 애들은 평소 태도만 봐도 이렇게 예의가 없어요. 보세요, 방송사에서 아무데서나 다리 뻗고 누워 자고 말이죠.

]

[

평소 행실이 이러니 헤어샵에서는 얼마나 갑질을 했겠습니까. 힘없는 미용실 누나들한테, 아니, 이모뻘 되는 분들한테 소리지르고 다시 하라고 하고...

]


헌서는 아담이 하는 헛소리보다 영상에 주목했다. 아담의 말은 거짓이었지만, 영상은 진짜로 에이리프 멤버들의 모습을 담고 있으니까.


‘자기가 직접 찍었단 말이지?’


영상의 해상도가 낮은 걸로 보아서, 멀리서 작게 찍힌 것을 편집해서 자른 것이었다.


‘의상으로 보면 00방송사 음방 날인데... 헤어샵같지는 않고, 00방송사 대기실인가?’


영상에 나온 윌비는 방송사 대기실 한쪽에 놓인 의자에서 쪽잠을 자는 모습 같았다.


‘저 각도에서 찍히려면 카메라가 어디쯤 있어야 하나?’


대기실의 모습을 떠올리니, 창문 쪽에 카메라를 달았을 것 같았다.


‘이번에 가서 확인해봐야겠군.’


헌서는 카메라가 설치되었을 걸로 추정되는 위치를 확인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이번 주에는 음악방송 순위 후보에 에이리프의 데뷔 앨범 타이틀 곡이 포함되었다.

방송사마다 음반, 음원, 투표, SNS점수, 방송점수 등 기준과 집계 사이트가 달라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지상파 음악방송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기존 가수들의 곡이 1등을 하는 편이라, 신인 아이돌 가수의 곡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아이돌 팬이 많이 시청하는 음악 전문 방송에서는 높은 순위를 기대할 수 있었다.


“탑10에는 들었으면 좋겠다.”


온제의 말에 디영이 헤헷 웃으며 말했다.


“탑10? 난 1위 하고 싶은데, 형? 1위는 못해도 1위 후보라도 되는 건 너무 꿈이 큰가? 추석 전이라 대형 가수나 그룹은 후보에 없더라고요.”


때마침 활동 3주차에는 추석으로 음악방송이 결방될 예정이라, 화제성이 금방 사그라들 것을 우려해서 유명한 가수들은 컴백을 하지 않았거나, 일찍 컴백해서 활동을 마무리했다. 기존 대형가수가 활동을 끝내고 빈집이 된 시기라서, 에이리프와 토네이도에게는 1위를 노려볼 기회가 되는 한 주였다.


“지난주 1위는 활동 끝나서 내려갈 것 같고, 이번 주 후보에 신곡은 토네이도랑 우리밖에 없던데?”


음원, 음반판매, 투표 등의 지표들은 단단한 팬덤을 기반으로 하기에 신인 그룹은 아무래도 불리했다.


하지만, 에이리프는 몇 달간 방송된 아이돌 놀이공원 멤버들로 구성되어서, 팬덤과 인지도 측면에서는 기성 그룹이나 다름없었다.


“하면 좋지. 1위 후보로 무대에 서서 카메라에 잡혀보기라도 했으면.”


일유도 기대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승권의 전화가 울렸다. 방송사에서 온 전화였다.


“예? 저희가요?”


승권은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통화를 마치자, 뒷좌석의 멤버들을 돌아보았다.


“오늘 우리가 1위 후보에 들었대. 혹시 1위 하면 마지막에 트로피 수상하고 앵콜 무대 할 수도 있으니, 방송 끝날 때까지 가지 말라는데?”


“진짜요?”


기쁜 소식에 멤버들은 얼굴이 환해졌다.


“진짜 1위 후보에 들었네?”

“너무 좋은데?”


방송국에 도착하니, 토네이도의 팬들이 응원봉을 들고 줄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토네이도의 T자 모양 봉 위에 회오리바람 모양의 소프트 아이스크림같이 생긴 반짝이는 전구 응원봉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 딱 봐도 토네이도의 팬이구나 알 수 있었다.


“우리도 응원봉 있으면 좋겠다.”


대기실로 걸어가며 디영이가 부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팬들은 손이 허전할 것 같아. 응원봉을 쥐어주고 싶어.”


그러자, 지솔이가 대답했다.


“그러려면 팬클럽부터 만들어야지.”


응원봉은 디자인 비용과 제작비용이 꽤 들어가서 팬덤이 어느 정도 크기가 되지 않으면 만들기가 애매했다. 공식 응원봉은 팬덤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여서 대충 만들 수도 없었다. 팔아서 수익이 나려면 단단한 코어 팬층을 확보해야한다.


“우리도 이번 활동 끝나면 팬클럽 모집 시작할 거야.”


팬클럽도 그냥 모집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가입비를 내고 가입하는 것이니만큼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특전을 제공해야 한다. 포토카드 등 굿즈를 비롯해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내려면 팬클럽 가입인원이 많아야하고, 방송 활동을 잘 해서 팬을 많이 끌어모으는 게 중요했다.


“오늘 1위해서 앵콜 무대 하면 홍보효과가 클 텐데. 1등은 다들 기억하잖아. 우리가 1등하면...”


디영은 말하다 말고 앞을 보고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맞은편에서 토네이도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들은 디영이 하는 말을 들었는지 인사를 받지도 않고 얼굴을 찡그리며 기분나쁜 투로 물었다.


“너네가 1등한다고?”


“아니, 뭐,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죠.”


디영은 민망한 듯이 얼굴을 붉히며 토네이도에게 눈웃음을 쳤다.


“너네 우리랑 점수는 비교해보고 하는 소리냐?”


“점수요?”


“그래. 우리가 MV조회수나 음반판매량이나 음원이나 다 앞서는데, 너네가 1위가 되겠냐?”


토네이도는 아니꼬운 듯이 디영이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토네이도의 말대로 그들의 이번 컴백 곡 MV조회수는 에이리프에 비해서 엄청나게 높았다.


그러나 그들의 MV조회수는 프로모션을 돌려서 인위적으로 올린 것이었다. 광고로 노출된 횟수도 조회수에 포함된다. 에이리프도 프로모션을 돌렸지만, 토네이도는 그들의 몇 배를 프로모션에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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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팬미팅 24.05.04 42 0 12쪽
77 악개와 몬스터 24.05.03 40 0 12쪽
76 관계성 24.05.02 36 0 12쪽
75 아드레날린 24.05.01 40 1 12쪽
74 후속곡 활동 24.04.30 42 0 12쪽
73 나인티나인 24.04.29 44 0 12쪽
72 악개 24.04.28 49 1 13쪽
71 라이브 방송 24.04.27 52 1 12쪽
70 팬클럽 모집 24.04.26 55 1 12쪽
69 사필귀정 24.04.25 64 1 12쪽
68 신뢰 24.04.24 62 0 12쪽
67 렉카 아담 24.04.23 65 0 12쪽
66 추적 24.04.22 67 0 12쪽
65 음악방송 1위 24.04.21 66 0 12쪽
» 역바이럴 24.04.20 73 1 12쪽
63 루머 24.04.19 74 1 13쪽
62 프로모션 24.04.18 77 0 12쪽
61 데뷔 24.04.17 91 0 12쪽
60 폭로 24.04.16 90 1 13쪽
59 KPOP 합동 콘서트 24.04.15 82 0 13쪽
58 비밀 연애 24.04.14 84 1 12쪽
57 다이아몬드 24.04.13 82 1 12쪽
56 화려한 무대 만들기 24.04.12 90 0 13쪽
55 파워보컬의 합류 24.04.11 9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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