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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

던전 안의 왕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국수먹을래
작품등록일 :
2017.08.08 18:16
최근연재일 :
2017.10.06 20:13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93,489
추천수 :
2,370
글자수 :
400,683

작성
17.08.25 19:39
조회
1,821
추천
53
글자
9쪽

2.....

DUMMY

세진은 모든 테러로드들이 그러하듯 도시의 생존을 위해 태어났다. 그러므로 도시를 유지할 의무가 있었다. 그렇다면 도시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


괴물들을 다 죽이는 것이 답일까? 다시 인간들을 번영으로 이끌면 되는 것일까? 괴물들이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괴물들의 등장은 한가지 이유가 아닐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좀비 같은 것은 도시가 앞장서서 내놓는 시리즈는 아니란 점이다.


도시는 괴물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었고 사실 할 수도 없었다. 그런 도시의 입장은 세진과 동일했다. 엄밀히 말하면 세진은 인간의 편도 괴물의 편도 아니었다. 둘은 다 세진이 하기에 따라 적이 될 수도 있었고 친구가 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떠나 세진은 도시의 균형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만 했다.


'어떻게 하면 도시를 잘 유지할까?'


그래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오던 균형이 붕괴하였으니 하루아침에 다시 되돌리는 것은 힘들겠지만, 도시 복구의 최단 루트가 뭘까?


무엇보다도 지금 도시를 돌아다니는 몬스터들의 수준이 너무 낮았다. 세진이 보기에 그러했다. 수준이 낮은 놈들은 전에도 말했지만, 수준 낮은 재료와 에너지만 준다. 그러므로 몬스터들의 수준을 끌어올려 복구를 앞당겨야만 했다.


또 그런 일이라면 굳이 세진이 당장 나설 필요는 없었다. 도시 레벨을 올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도시 내의 몬스터들을 많이 해치우면 된다. 일정 영역. 일정 수 이상을 학살하면 더욱 강한 몬스터들이 출현한다.


지옥의 단계가 올라간다.


물론 지옥이 깊을수록 더욱 좋은 광물을 캐낼 수 있다.


포연을 헤치고 지금껏 보지 못한 좀비가 나타났다. 녀석의 머리는 두 개였고 각각 파란색과 빨간색이었다. 몸 전체는 금속 재질로 만든 듯 매끄러웠다. 그리고 피부 표면과 다르게 매우 단단해 보였다.


그의 몸체에서 총알들이 튀었다. 도탄들은 주변의 벽과 바닥을 긁었다. 그리고 총격에 아랑곳하지 않은 좀비는 전진하며 손톱을 긁어댔다.


방탄헬멧과 방탄복을 가르는 공격이었다. 사람들이 종이처럼 갈라졌다. 피 분수가 피어오르고 바닥이 흥건하게 젖어 들었다.


좀비는 허리를 직각으로 숙여 제각각의 혀로 바닥의 피를 핥았다. 그리고 그런 자세로 앞으로 기어 다녔다.


- 거리의 몬스터들이 강해집니다.

- 던전 안의 몬스터들이 매우 매우 강해집니다.


거리의 몬스터들이 두 배 정도 강해질 때 던전이라고 부르는 구조물의 몬스터들은 열 단계 정도 껑충 뛰었다.


온갖 이형의 괴물들이 팔을 펼치고 군인들을 죽였다. 혀로 인간의 몸을 꿰뚫고 이리저리 휘저어 댔다.


처음에 사령부에서는 이런 변화를 깊숙한 곳에서 출현하는 강적으로 생각했다. 변이를 느끼기에는 독연과 연막탄이 너무 자욱했다.


세진의 바벨폰은 도시의 상황을 문자로 알려주었다. 군인들은 괴물들의 반격에 발악하듯 포탄을 쏟아부었다. 현대 화기는 강력하다. 당연히 괴물들은 피 걸레가 되어 쓰러졌다. 그렇게 일정 수의, 일정 영역의 괴물이 사멸하자 다음 단계가 펼쳐졌다.


세진은 그런 단계를 구경했다. 단계는 점점 높아지고 도시 레벨은 쭉쭉 올라가 99가 되었다. 그러자 드디어 도시의 주인에게 묻는 문구가 떴다.


-지옥 1층으로 진입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도시의 강화에는 안전장치가 걸려있었다. 부작용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였다. 이런 게 없다면 외부에서 분탕질을 치고 달아나면, 보금자리가 지옥이 되는 판이니까 말이다.


세진은 지옥 1층을 허락했다.


-이제 이 도시는 지옥 1층입니다.

-보다 강화된 보상.

-그리고 난이도.


더욱 짙어진 회색 하늘 아래에서 연막탄을 뚫고 괴물들이 육중한 몸을 드러냈다. 가지각색의 괴물들은 강철은 우습게 가르는 손톱과 힘. 속도와 도약력을 가지고 있었다.


길게 우는 소리를 내며 길쭉한 머리를 가진 생물이 위로 뛰어올랐다. 총구들이 숨 가쁘게 그를 따라가다가 멈춘 까닭은 머리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근육이 가득한 팔이 탱크의 밑부분에 손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뒤집어 버렸다. 동시에 발사된 오발탄이 허공을 찢으며 날아가 지프를 박살 냈다. 화염과 함께 비명이 피워 올랐다. 그리고 뜨거운 피가 얼이 빠진 군인들의 얼굴에 쫙쫙 뿌려졌다.


바닥에 매설해 놓은 지뢰가 터지면서 쇳파편들이 뚱뚱한 몬스터의 몸을 아래에서 위로 휩쓸었지만 몬스터의 얼굴은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온몸의 비늘을 사방으로 쏟아내며 주변을 벌집으로 만들었다.


전차가 뒤집히고 날아다닌다. 건물에 부딪혀 와르르 무너질 때 폭발한 미사일이 골목과 도로 위를 불바다로 만든다.


그 속에서 낄낄 웃으며 검은 괴물이 사지를 활짝 펼친다. 방금 잡아먹은 인간의 피와 살이 팔 아래로 쏟아져 나와 덜렁거렸다. 그 피막은 질기고 넓게 형성되더니 펄럭인다.

헬기들은 공중에 떠오르는 괴물과 맞서 싸워야만 했다.


"아군 피해는 무시하고 포탄을 쏟아부어라."


이를 악물고 내려진 명령에 의해 도시는 이제 아수라장이었다.


세진은 여기에서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잘해봐야 지옥 1층일 줄 알았는데 말이다. 어느새 도시는 2층을 맞이할 준비를 끝낸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나야 좋지."


도시에 지진이 일어났다. 강하게 흔들리는 바닥에 사람들의 아우성이 사라지기도 전에 한층 부풀어 오르고 단단해진 괴물들이 고개를 쳐든다.


"죽어라."


이제 어떤 괴물은 인간의 언어를 흉내 내기도 했다.


인간을 찢고 튀어나온 파편들이 바닥을 굴렀다. 그리고 다시 합쳐졌다. 네발로 피에 젖은 땅을 딛고 일어난 그것은 사자를 닮은 맹수의 형상이었다. 보라색과 하얀색이 뒤섞인 몬스터는 하늘을 향해 크게 포효했다. 그리고 갈기를 휘날리며 뛰었다. 그렇게 몇 발자국이나 옮겼을까?


옆구리에 포탄을 맞아 가로수를 부수며 벽에 처박혔다. 그러길 잠시 고개를 뒤흔들며 일어선 그 사자는 다시 포효하면서 자신을 쏜 사수를 찾으려 노란 눈을 부라렸다. 그러나 사자를 향해 미사일을 날렸던 사수는 이미 다른 괴물에게 머리를 물어뜯긴 후였다.


발광하는 곤충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녔고 아래로 늘어뜨린 긴 다리에 돋아난 가시에는 인간들의 장기 부스러기가 가득했다.


"원숭이들아 죽어라."


군인들은 사냥당하고 다시 사냥당했다. 그야말로 학살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제 방패를 가지게 된 몬스터들은 물리적인 폭격 따윈 간단하게 무시했다. 무자비한 피구름이 되어 포식을 찾아 이리저리 옮겨 다녔다.


그 앞에서 무기를 든 인간들은 겁에 질린 먹이일 뿐이었다. 터널 안에 들어갔던 인간들은 처절한 메아리만을 남긴 채 한 명도 살아 나오지 못했다.


간헐적인 지진이 휩쓸고 피바람이 이리저리 분다. 아주 먼 곳에서 지금 벌어지는 살육을 똑똑히 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오판을 했는지 똑똑히 깨달았다.


도시의 몬스터들을 절대 몰아낼 수가 없다.


피바람이 몰아치는 한복판, 부서진 쇳덩어리들이 식지도 않은 채 굴러다니고 있는 판에, 참으로 태연하게도 주저앉아 빨래판으로 빨래질을 하듯이 움직이는 숫양이 보인다.

그 양은 발굽으로 인간을 잡고 바닥에 문대는 중이었다. 살가죽을 벗겨내려고 열심인데 발굽으로 하려니 그게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결국, 옆에 산처럼 쌓인 인간들은 다 엉망으로 뭉개져서 피 부스러기가 되었다.


더욱 지독한 광경들이 주변에 많았지만, 전쟁터 한복판에서 쭈그리고 앉아 저런 짓을 한다는 게 좀 이색적이었다. 정중동이 아니라 동중정이랄까.


우두둑 거리는 소리를 내며 가로등이 뽑혔다. 그 가로등에는 인간들이 겹쳐져서 꽂혀 있었다. 그것을 꼬치처럼 들고 다니는 것은 거대한 까치였다. 강철같은 부리로 하나씩. 하나씩 시체들을 뜯어 먹는 것을 끝으로 전송되던 영상이 멈추었다.


장성들은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 쥐었다. 야전은 속수무책이라 하더라도 도시 탈환에는 희망의 빛이 비친다고 여겼었는데, 역시나 자만이었나.


"작전은 실패입니다."


보고자는 안경에 맺힌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을 닦으려 손수건으로 문질렀다.


그가 굳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도 방 안의 사람들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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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청영 5 +2 17.08.25 2,164 47 11쪽
6 청영 4 +3 17.08.24 2,531 52 11쪽
5 청영 3 +5 17.08.24 2,743 57 10쪽
4 청영 2 +3 17.08.24 3,279 55 12쪽
3 청영 +2 17.08.24 5,130 69 12쪽
2 서문 2 그가 태어나게 된 이유 +5 17.08.24 7,014 80 7쪽
1 서문 +4 17.08.24 8,347 71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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