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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님의 서재입니다.

평등주의 사회는 없다(기계들의 봉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soooos
작품등록일 :
2020.08.03 20:08
최근연재일 :
2022.09.02 06:00
연재수 :
2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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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2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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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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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0화. City 폴그란(1)

DUMMY

폴그란은 떠도는 어떤 이야기에서나 나올법한 풍경을 가지고 있었다. 반은 사막 위에 도시가 세워져 있었고 나머지 반은 커다란 나무들이 우거진 녹림 안에 있었다.


차프트 역은 사막지역에 속해 있는 땅위에 자리하고 있어서 동화 속에서만 나올 법한 도시의 소문을 듣고 온 이들은 처음에는 실망감만을 받았다. 왜냐하면 사막지역에서 본 녹림 지역은 그저 나무가 울창한 숲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커다란 나무들 덕분에 그 안에 있는 신비하고도 동화 같은 폴그란의 녹림 구역은 겉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자신이 꿈을 꾸는 것인지 현실에 있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비현실적인 풍경을 맞이하게 되며 그 기쁨과 벅참은 두 배가 되었다.


이러한 도시에 트러스티와 한주민 그리고 로아가 탄 므겐차프트가 이제 막 도착하여 옆구리에 있는 문을 활짝 열었다.


“여기가 그 유명한 폴그란입니다! Welcome to Pol Grahn!"


로아는 호들갑을 떨며 차프트에서 내렸다. 그들이 타고 있던 특등실은 아예 전용 출입구가 따로 나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마주칠 일은 없었다.


“눈에 보이는 건 거대한 사막 도시 뿐인데?”


트러스티가 말했다.


“섭섭하네...역시 너도 그저 겉으로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이었나?”


로아는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너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단박에 마음속까지 알 수 있어?”


트러스티는 차프트에서 내리며 말했다.


“그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겉모습만으로 무언가를 결정하지는 않지! 언제나 최대한 그 사람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귀를 기울이는 게 중요한 거라고!”


“그건 맞아, 하지만 처음에 겉모습으로 첫인상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래도 언제나 바꿀 수 있는 우연한 사고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그걸 굳이 입 밖으로 꺼내 상대에게 말할 필요는 없다는 거야.”


“그래...그렇다고 하자”


트러스티는 무언가를 말하려다 다시 삼켰다. 로아는 자신이 트러스티의 기세를 꺾고 이해시켰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탐정님도 어서 나오시지요! 어서 나와서 따뜻한 햇볕을 마음껏 누리시지요!”


“우웩! 또 저렇게 웃는다. 이번에는 무슨 일 때문에 자아도취가 되셨나요?”


주민이 아닌 린주가 먼저 나오면서 로아의 표정을 보고 얼굴을 찡그렸다.


“아...또 너냐...자꾸 찬물 끼얹지 말라고...이런 기분 좋은 맑은 날에...”


로아가 인상을 쓰며 린주를 바라봤다.


“그런 표정 지으실 때가 웃을 때보다 훨씬 멋지십니다! 당주님! 웃을 때는 뭐랄까. 조금 역겹다고 해야 하나...”


“풉”


린주의 말에 트러스티가 웃기 시작했다.


“진짜 내 소문이 자꾸 이상하게 나는 게 다 너 때문인 거 같단 말이야!”


“그런 일은 없습니다. 제가 어찌 감히...”


린주는 차프트에서 내려 로아의 뒤에 바로 서며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민이 차프트에서 내렸는데 그는 원래의 양복차림이 아닌 조금 더 편안한 복장으로 허리에는 트러스티의 두 자루의 검을 손잡이가 뒤쪽을 향하게, 즉 앞에서 뽑을 수 있는 방식이 아닌 뒤쪽에서 뽑을 수 있는 역방향으로 착용했다.


“이렇게 검을 두 자루나 허리에 차고 움직이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주민은 웃으며 내렸다. 차프트 역을 빠져나온 트러스티와 주민 그리고 린주는 로아가 단골로 다니는 식당으로 이끌려갔다. 실프 상단의 당주인 로아가 단골이었던 만큼 입구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으며 입장했다.


“오랜만입니다. 로아님”


지배인 정도로 보이는 나이가 지긋한 사람이 직접 나와 인사를 했다.


“그러게요. 오랜만에 찾아왔네요. 이 쪽은 제 일행들입니다. 린주는 보셨을 태고 이쪽은 한주민 탐정님이고 이쪽은 트러스티입니다. 제 약혼녀입니다.”


로아는 지배인과 악수로 인사를 하고 자신의 일행들을 한명씩 소개했다.


반갑습니다. 이곳의 지배인인 하인츠라고 합니다.“


하인츠는 자신을 소개하고는 그들을 가장 안쪽에 있는 방으로 인도했다. 한눈에 봐도 가장 좋은 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부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단정하고 깔끔했다. 네 사람은 커다란 식탁에 빙 둘러 앉았다.


“창문은 이제 열지 않는군요?”


로아가 커튼이 쳐진 커다란 창문을 보고 말했다.


“네, 그렇게 됐습니다. 밖은 온통 먼지투성이니까요.”


“그러게요. 저도 왜 이런 음식점이 사막구역에 위치해있는지 궁금하네요. 녹림지역이 바로 코앞인데.”


하인츠는 메뉴판을 손수 일일이 나눠주며 대답했다.


“예전에 제가 이곳에 처음 올 때만 해도 여기까지는 녹림지역이었습니다. 이 식당이 유명했던 이유도 그 이유였죠. 입구에서부터 반 정도는 사막구역이었고 나머지 반은 녹림구역에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가장 안쪽에 있는 이방의 창문은 원래 푸른 풍경이 보였다는 이야기지요.”


“그것 참 안타깝군요...그럼 폴그란은 사막지역이 점점 늘어난다는 뜻인가요?”


한주민이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하인츠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다면 녹림지역은 점점 줄어드는 중이겠군요.”


“오, 그렇지도 않습니다. 사막구역이 늘어남에 따라 녹림구역도 그에 맞게 늘리고 있으니까요.”


“그럼 폴그란이라는 도시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기대하고 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녹림구역이 점점 작아진다면 그만큼 수익도 줄어들 테니까요. 그런 걸 두고 볼 사람들이 아니죠. 허허”


한주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메뉴판을 펼쳤다.


“저는 늘 먹던 것으로 주세요.”


로아는 메뉴판을 열지도 않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나머지 분들은 시간이 더 필요 하시겠죠?”


“음...여기서 제일 자신있는 음식으로 주세요.”


로아가 말했다.


“정말 그래도 될까요?”


“네, 어차피 대부분 처음 보는 음식들이라 고르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조금씩 다 먹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어때요? 다들?”


“나는 찬성하지”


트러스티는 보던 메뉴판을 탁하고 닫으며 대답했다.


“저도 찬성입니다.”


주민도 대답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먹고 싶은데요?”


린주가 대답했다.


“넌...진짜...그냥 쟤는 무시해도 됩니다.”


로아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뭐...당주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그런 거지요. 저 같은 게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그냥 주는대로 먹어야죠.”


린주는 함숨을 쉬며 메뉴판을 덮었다.


“야!”


로아가 큰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네?”


린주는 무슨 일 때문이냐는 표정으로 태연하게 대답했다.


“넌 먹고 싶은 거 먹어. 다로 주문해라! 꼭!”


“아닙니다. 전 그저 고용된 경호원일 뿐인걸요?”


로아는 손을 부들거렸다.


“그래...마음대로 해라.”


로아는 체념한 듯 손에 힘을 풀며 말했다.


“그럼 주문하신대로 저희 식당에서 가장 자신 있는 음식으로 사람 수에 맞춰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로아는 힘이 다 빠진 목소리로 대답하고는 식탁에 엎드렸다.


“킄”


트러스티가 웃었다.


“뭐가 그리 웃기냐?”


“그냥 웃긴데?”


“저희 당주님은 아주 마음이 넓으신 분입니다. 가끔 저렇게 속좁 게 행동 하시지만요.”


린주가 트러스티에게 말했다.


“가끔이면 어느 정도인가요??”


“음...가끔 하루에 한번? 많을 땐 세, 네 번 정도입니다.”


“하하하”


트러스티가 웃었다. 린주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


“봐봐! 나 놀리면서 웃는 거잖아!”


로아는 도끼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다 린주의 입가에 미소가 살짝 엿보이자 곧바로 말했다.


“아닌데요?”


린주는 바로 정색했다.


“인생...정말...”


음식이 나오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굉장히 짧았다. 그들이 서로 농담을 몇 번 주고받는 사이 어느새 나와 있었다. 음식은 역시 그 명성에 걸맞게 산해진미를 코스 요리 방식으로 먹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애피타이저로는 조개와 해산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진귀한 버섯 구이가 나왔고 사막에서 나오는 소금으로 간을 맞춘 스프 그리고 유럽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치즈가 들어간 샐러드가 나왔다.


그리고 코스 요리의 꽃이자 핵심인 매인으로는 세 가지 종류의 음식이 나왔는데 첫 번째는 어린 송아지를 통째로 구운 요리와 커다란 연어를 특제 향신료를 발라 화덕에 구워낸 요리, 마지막으로는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원숭이 골 요리였다.


하인츠가 마지막 매인을 꺼내자 한주민이 기겁을 했다.


“이게 뭔가요? 잘 못나온 거 아닌가요?”


주민은 진심으로 놀란 눈으로 말했다.


“원숭이 골 요리는 청나라 이전 아주 옛날부터 즐겨먹던 요리입니다.”


하인츠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저도 몇 번 보긴 했지만 먹진 않았죠.”


트러스티가 말했다.


“저도 그다지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니 마지막 음식은 먹을 사람이 없다면 다른 것으로 바꾸지요.”


로아가 말했다.


“제가 먹을게요. 저희 부족에서는 없어서 못 먹는 아주 진귀한 요리입니다.”


린주가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으...진짜 이상해 너...”


로아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그거 굉장히 차별적인 말씀이시군요. 지금 저희 부족을 욕하시는 건가요?”


린주는 조금은 화가 난 것 같았지만 얼굴 표정에는 변화가 없어 장난인지 진지한 것인지 헷갈렸다.


“아니, 너 말이야...너희 부족말고”


“지금 이 요리를 먹는 다고 해서 그런 것 아닌가요?”


“아닌데? 그냥 넌 평소에도 이상한데?”


로아는 혓바닥을 앞으로 쭉 내밀었다.


“아, 네, 그것 참 감사하군요.”


린주는 손에 든 수저로 골 요리를 힘껏 퍼먹으며 대답했다.


“으...잘 먹겠습니다. 고마워요. 하인츠”


로아는 린주에게서 눈을 돌려 하인츠를 바라보며 말했다.


“별말씀을요. 즐거운 점심 되십시오.”


하인츠는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이 후에도 그들은 한시도 쉬지 않고 티격태격하며 점심을 즐겼다.


주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즐거웠다.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떠들썩한 식사가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모험이 끝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 혼자 지내게 된다면 쓸쓸함을 느낄지 아니면 안정감을 느낄지 알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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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1화. 바다 위에서 펼쳐진 인형극(9) 21.01.29 30 0 13쪽
50 50화. 바다 위에서 펼쳐진 인형극(8) 21.01.25 40 0 12쪽
49 49화. 바다 위에서 펼쳐진 인형극(7) 21.01.22 33 0 15쪽
48 48화. 바다 위에서 펼쳐진 인형극(6) 21.01.17 33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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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바다 위에서 펼쳐진 인형극(3) 21.01.08 30 0 16쪽
44 44화. 바다 위에서 펼쳐진 인형극(2) 21.01.03 38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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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화. 바다 위에서 펼쳐진 인형극(1) 20.12.28 36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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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Happening in 다마스쿠스(3) 20.12.14 35 0 15쪽
37 37화. Happening in 다마스쿠스(2) 20.12.11 32 0 13쪽
36 36화. Happening in 다마스쿠스(1) 20.12.07 34 0 15쪽
35 35화. Arrival to 다마스쿠스(2) 20.12.04 35 0 14쪽
34 34화. Arrival to 다마스쿠스(1) 20.11.30 35 0 12쪽
33 33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Chaft & Arrival to 다마스쿠스 20.11.26 41 0 14쪽
32 32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Chaft & History 20.11.23 39 0 19쪽
31 31화. City 폴그란(6) feat. Roaders(2) 20.11.20 48 0 17쪽
30 30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Chaft(8) 20.11.15 41 0 16쪽
29 29화. City 폴그란(6) feat. Roaders 20.11.13 41 0 14쪽
28 28화. City 폴그란(5) 20.11.09 76 0 12쪽
27 27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Chaft(7) 20.11.06 41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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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Chaft(6) 20.10.30 43 0 16쪽
24 24화. City 폴그란(3) 20.10.26 43 0 18쪽
23 23화. City 로크엔(2) 20.10.23 43 0 13쪽
22 22화. City 폴그란(2) 20.10.18 50 0 14쪽
21 21화. City 로크엔(1) 20.10.16 46 0 15쪽
» 20화. City 폴그란(1) 20.10.12 4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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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Chaft(5) 20.10.05 51 0 12쪽
17 17화. About 또 다른 세계(1) 20.09.28 52 0 11쪽
16 16화. 목적지 : 다마스쿠스 in Chaft(4) 20.09.25 4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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