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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歡喜) 님의 서재입니다.

MLB 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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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歡喜)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1
최근연재일 :
2020.05.16 12:0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5,478
추천수 :
368
글자수 :
31,693

작성
20.05.14 07:00
조회
1,109
추천
30
글자
7쪽

제3장.

DUMMY

- 3 -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정유진 선수 노히트노런을 앞두고 돌연 가슴을 움켜쥐며 쓰러졌습니다. 긴급 출동한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요. 전해지는 소식에 따르면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팬의 가슴을 졸이게 하고 있습니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뉴스를 보는 민규형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정유진이 경기 도중 쓰러지고 꼬박 하루 하고도 15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유진이 튼튼한 건 잘 알잖아. 그러니까 괜찮을 거야.”


임성숙이 민규형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하지만, 의식이 없다잖아.”


“아무 일 없을 거야. 괜찮을 거야.”


“그렇지만 그 교통사고 후유증이라는 게 있을 수 있다는데······.”


“병원에서 괜찮다고 했으니까 아무 일 없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깨어나야 병문안이라도 가볼 텐데······.”


“안 그래도 규영이가 병원에 간다고 난리 치는 걸 겨우 말렸는데 너까지 그럴 거니?”


“걔를 누가 말리겠어요?”


“남 말만 하지 말고 홀 청소부터 좀 해. 좀 있으면 얘들 몰려들 시간이야.”


“예~예~ 알겠습니다~! 그럼 청소하고 저 좀 나갔다 올게요~!”


민규형은 부지런히 닦고 쓸면서 손님 맞을 준비를 서둘렀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은 온통 정유진 생각뿐이었다.


- 4 -


또 병원 냄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노히트노런을 앞두고 있었는데······.

경기는?


뻑뻑해진 눈꺼풀을 억지로 치켜뜨니 눈물이 그렁그렁한 엄마의 눈이 보였다.


“엄마?”


“이제 정신이 드니? 몸은 좀 어때?”


“응? 어······. 괜찮은 것 같아.”


엄마한테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지만, 아직도 가슴 언저리에 약간은 뻐근한 감이 남아 있었다.


‘뭐였지?’


기억을 더듬자 혼절할 정도로 극심했던 통증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내 손을 꼭 잡고 있던 엄마가 깜짝 놀라셨다. 그 바람에 정신을 차린 난 괜찮다며 엄마 손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어설프게 웃어 보였다.


‘언제 한번 당해본 것도 같은데, 근데 그럴 리가 없지. 상처 하나 없는 몸이니까······.’


혹시 몰라서 병원에서 뭐라고 하냐고 엄마한테 물어봤는데, 정신을 잃은 것 말고는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다.


담당 의사의 소견에 따르면 심리적인 요인으로 일시적인 쇼크가 왔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게 교통사고 후유증일 수도 있고, 또는 다른 원인일 수도 있다는 거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질 않는 일이다. 딱히 교통사고에 대해 기억나는 것도 없고, 정신을 잃을 정도로 충격이 될만한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없으니까.


‘기시감 같은 건가?’


엄마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규형이하고 규영이가 병실을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빠~ 안녕~!”


규영이가 꽃다발을 들고 쪼르르 달려왔다.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 된 녀석이 나만 보면 어리광을 부린다. 그런 모습을 본 규형이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손을 들어 보였다.


“나 깨어난 건 어떻게 알고 왔냐?”


내가 깨어난 건 엄마랑 구단 관계자 정도만 아는 사실이다. 구단에서 내일이나 발표한다고 했으니 아직 기자들도 모르는 일이다.


“어떻게 오긴? 걱정돼서 어머니께 전화 드렸더니 마침 너 깨어났다고 하시더라.”


“그랬냐? 그럼 저녁 장사는?”


“바쁜 시간 지나가서 괜찮아.”


“오빠 좋아하는 떡볶이랑 순대, 튀김 좀 싸 왔는데.”


“어쩐지 너희 들어오니까 떡볶이 냄새가 난다 했다. 출출한데 잘됐네. 엄마도 좀 드세요. 얘네 떡볶이 맛있어요.”


“호호호~! 같이 먹어도 모자라지 않겠니?”


“아니요. 전혀요~! 유진 오빠가 좀 많이 먹더라고요. 저희 오빠도 많이 먹고요. 그래서 왕창 싸 왔어요.”


“어머~! 그럼 조금만 먹어 볼까? 그렇지 않아도 며칠 병원 밥만 먹었다고 입맛이 없었는데 잘됐네.”


예전부터 엄마하고 규영이랑 죽이 잘 맞는 편이었다. 특히 분식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우리 엄마와 누가 분식집 딸 아니랄까 봐, 떡볶이와 튀김, 순대는 1년 내내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는 강적 규영이는 눈부신 속도로 음식은 흡입하기 시작했다.


“뭐하냐? 식기 전에 좀 먹어라.”


“어. 그래. 고맙다.”


규형이가 포크로 찍어 준 떡볶이를 한입 가득 베어 무니 추억의 그 맛이 입안 가득 해져 기분이 좋아졌다.


학교 다니면서 거의 매일 규형이네 분식집에 떡볶이를 먹으러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도 허기지면 규형이네 떡볶이가 생각날 때가 종종 있었다.


- 5 -


정밀 검사 결과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서 눈을 뜬 다음 날 퇴원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구단에서는 당분간 투구 수 제한을 두고 지켜보자는 말이 나왔다.


투구 수를 100구까지로 제한하는 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영문도 모르고 마운드 위에서 쓰러진 놈이 싫다고 할 수도 없어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괜찮은 거지?”


“네. 검사 결과도 이상 없고, 어디 아픈 데도 없어요.”


코치님 질문에 잘도 대답하긴 했지만, 연습 투구를 하면서 왠지 모를 찜찜함이 있었다. 처음엔 몰랐는데, 타자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공을 던지려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움찔하게 된다. 아마도 위협구를 던지려고 하다가 가슴 통증으로 기절하면서 생긴 일종의 트라우마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위협구를 던지기 껄끄러운 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다. 애초에 위협구를 던지는 경우가 거의 드문 편이니까.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공을 던지는 건 차차 연습하면 다시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거다.


그건 그렇다 치고, 경기 중에 기절하면서 그날 받았던 퀘스트에 대해 뒤늦게 생각이 났다. 보통 등급 퀘스트로 [승리 투수 요건을 달성하라!]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날 이미 6회에 퀘스트 달성을 했는데 너무 집중해서 던지느라 그것도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승리 투수 요건 달성? 노히트노런을 달성할 뻔했던 경기에서 퀘스트가 고작 승리 투수 요건 달성이라니 웃기지도 않는다. 퀘스트야 그렇다 치고 보상은 왜 또 이 모양이지?


[ 카드 조합서(보통 등급) - 1회 ]


보통 등급 카드 3장으로 새로운 카드를 조합할 수 있습니다. 조합 시 렌덤 스킬 카드를 일정 확률(보통 등급 75%, 희귀 등급 15%, 유일 등급 9%, 전설 등급 1%)로 획득합니다.

이건 또 뭐냐?


야구 게임에서 보기만 했던 카드 조합이라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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