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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歡喜) 님의 서재입니다.

MLB 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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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歡喜)
작품등록일 :
2020.05.11 10:01
최근연재일 :
2020.05.16 12:0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5,464
추천수 :
368
글자수 :
31,693

작성
20.05.12 10:00
조회
1,525
추천
39
글자
8쪽

제2장.

DUMMY

- 3 -


정유진은 병원에서 퇴원하고 자택에서 이틀간 휴식을 취하고 팀으로 복귀했다. 차가 고속도에서 벗어나 구르다 뒤집히는 큰 사고를 당하고도 그 흔한 찰과상 하나도 없이 무사할 수 있었던 건 기적이었다.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응급 구조대의 말에 따르면 정유진이 운전하고 있던 차량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파손된 채 전복되어 있었다고 한다.


“하여간 운 좋은 놈은 이렇다니까?”


팀 내에 유일한 동기인 백호천이 몸을 풀고 있는 정유진을 보고 말했다. 그러자 홍낙광이 고개를 끄덕이며 백호천의 말을 받았다.


“나도 봤어. 차가 그렇게 찌그러졌는데 상처 하나 없다니······. 더럽게 운 좋은 놈이야.”


“차가 좋아서 그런 것도 있겠죠.”


“하여간 차는 좋은 걸 타야 해.”


“그럼요. 튼튼한 게 최고죠.”


신입이 입단 첫해부터 고가의 외제 차를 굴린다며 정유진을 욕을 했던 선수들의 말이 하루아침에 180도 바뀌어 있었다.


“그런 큰 사고를 당하고 며칠 만에 아무렇지도 않게 나와서 운동하는 거 보면 유진이 저놈 강적도 보통 강적이 아니야.”


“교통사고 후유증이 아직 오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그래. 후유증이 무섭다고 그러더라.”


“그러니까 구단에서도 당분간 좀 지켜보자고 하는 거잖아. 근데 저 녀석 공 던지는 거 보니까 괜찮아 보이는데?”


“공빨 좋아 보이는데요? 하긴 유진이 저 녀석 성격은 더러워도 실력 하나만큼은 확실하니까요.”


“어쨌든 저 녀석이 잘해야 해. 울 팀 타선도 작년보다 물이 올랐으니까 잘하면 우승도 노려볼 수 있어. 나도 은퇴 전에 우승 반지 한번 끼워보는 게 소원이다.”


“그래서 구단도 비싼 돈 주고 저 녀석을 뽑아 온 거겠죠. 유진이가 시즌 내내 잘해주면 고맙죠.”


“그래야지. 우승 한번 하고 은퇴하는 게 내 소원이다.”


팀 동료들 모두 백호천, 홍낙광과 비슷한 생각으로 훈련을 하고 있을 때 당사자인 정유진은 생각지도 못한 일로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퀘스트는 또 뭐야? 아니 그보다 왜 이딴 것들이 눈에 보이는 거지?’


[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보통) ]


강화의 인장을 활용하기 위한 첫 번째 퀘스트가 부여됩니다. 주어진 퀘스트를 완료하고 스킬 카드를 획득하시기 바랍니다.


퀘스트 : 동료와 함께 롱토스(55m) 10회 3세트를 완료하세요.


제한 시간 : 금일


벌칙 : 구속 저하(1경기)


보상 : 스킬 카드(보통 등급) 1장을 랜덤 획득합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Yes/No)


정유진은 눈앞에 떠오른 퀘스트 내용을 확인하고 멍해지고 말았다. 퀘스트 내용 자체가 어려운 건 아니다. 단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퀘스트 창을 현실에서 마주친 충격이 그리 만만한 게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러닝을 마치고 스트레칭을 하는 사이에 퀘스트 알람이 떠오른 것이다. 공을 던지거나 받는 동안 이런 일이 생겼다면 무척이나 당황했을지도 모른다.


‘55미터 롱토스 10회 3세트라······.’


늘 하던 훈련이라 퀘스트 자체는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 ‘벌칙’이라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우습기도 하고, 과연 ‘구속 저하’라는 노골적인 벌칙으로 구속이 얼마나 떨어지게 되는 건지 궁금하기도 했다.


‘어차피 늘 하던 건데······.’


정유진은 원태형과 짧은 거리부터 가볍게 어깨를 가동하면서 점차 거리를 늘려갔다. 정유진이 좋아하는 토스 거리는 30미터 정도다. 하려고 하면 120미터까지도 롱토스가 가능하지만, 어깨는 소모품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가급적 토스 훈련은 적당히 어깨를 푸는 정도에서 그치는 편이었다.


‘당연히 Yes!’


정유진은 보상으로 받을 ‘스킬 카드’에 대한 호기심에 이끌려 퀘스트를 수락했다.


55미터 롱토스 10회 3세트를 완료하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정확히 30번째 토스를 마치자마자 퀘스트 완료 알림이 떠올랐다.


[ 축하합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보통)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으로 스킬 카드(보통 등급)을 획득하셨습니다. ‘보관함’을 열어 보상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보관함?’


정유진이 의문을 품자마자 눈앞에 새로운 창이 떠오르고 왼쪽 위에 회색 카드 한 장이 생성되어 있었다. 보통 등급 스킬 카드라서 그런지 딱 봐도 평범해 보였다. 정유진은 게임 속 요소와 비슷한 구성이라는 생각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고 스킬 카드를 뒤집었다.


[ 완급 조절(보통 등급) - 패시브 ]


오프 스피드 구종의 숙련도가 올라갑니다.


스킬 카드의 설명은 간략했다. 설명만 봐서는 뭐가 얼마만큼 좋아지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지만, 이대로 완급 조절 능력이 향상된다면 투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유진은 전형적인 파워 피처(power pitcher)다. 최고 시속 157킬로미터, 평균 155킬로미터 전후의 포심 패스트볼과 153킬로미터 전후의 투심 패스트볼, 145킬로미터를 넘나드는 고속 슬라이더와 1시에서 7시 방향으로 뚝 떨어지는 낙차 큰 너클 커브를 주로 사용한다.


정유진이 구사하는 구종 모두 그 가치가 리그 최정상급이다 보니 압도적인 투구가 가능했다. 하지만, 1회부터 계속 힘으로 찍어 누르는 공만 던질 수는 없는 법이다. 설령 그게 가능하다고 해도 일주일에 한두 경기를 치르는 고교 리그가 아닌, 시즌 내내 경기를 치르는 프로에서 체력 관리는 절대적이다.


정유진은 그런 이유에서 오프 스피드 구종을 꼭 하나 익히고 싶어 했다. 체인지업만 추가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체력 소모를 줄이면서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이 가능해진다.


‘이러면 체인지업 공빨도 좀 좋아지려나?’


정유진이 체인지업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했다. 던질 줄은 알지만, 이상하게 다른 구종에 비해 체인지업은 제대로 된 구위가 나오질 않았다.


밑져야 본전이다. 어차피 잘 못 던지는 구종인데, 스킬 카드의 도움으로 던질 수 있게 된다면 좋은 일이고, 아니면 말고다.


[ 완급 조절(보통 등급)을 사용하시려면 카드 덱에 장착해주세요. 카드 덱에는 총 세 장의 카드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


정유진은 설명에 따라 카드 덱에 완급 조절을 올려놓았다. 그러자 금빛이 일렁이며 카드가 활성화되는 것을 보고 신기해했다.


‘뻥은 아닌가 본 데?’


강화의 인장이니, 스킬 카드니 하는 말을 보고 긴가민가했는데, 카드를 장착하면서 일렁이는 금빛을 보니 어느 정도 실감이 나는 것 같았다.


정유진은 스킬 카드의 설명을 다시 읽어보고는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렇지 않아도 오프 스피드 구종으로 체인지업을 꼭 익히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체인지업에 도전해볼 마음이 생겼다.


익히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도, 제대로 된 무브먼트만 끌어낼 수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체인지업을 익혀야 한다.


정유진도 알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힘으로 찍어 누르는 피칭이 통하지만, 그런 식으로 한 시즌을 풀로 소화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힘으로 찍어 누르려고만 하면 체력이 버티질 못할 거다.


‘그래서 오프 스피드가 필요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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