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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가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아침이끼
작품등록일 :
2018.04.09 11:10
최근연재일 :
2018.05.17 17:40
연재수 :
6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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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76
추천수 :
27
글자수 :
218,172

작성
18.05.1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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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30. 완전히 져버린 하나의 태양 (1)

DUMMY

“내 조건은... 우선 나를 살려주는 건 당연해불고, 내가 일전에 맡던 사업장을 그대로 운영하게 해주드라고!”


“안 돼! 형은 뒤가 졸라게 구려서 뭔 일을 꾸밀지 알 수 없어. 사업장은 안 돼. 살려만 주지. 크크크.”


“대신 나가 홀잎파의 이름을 버리고, 나방파 이름으로다가 사업장을 운영해 불 것이여! 나를 준 나방파 단원으로 다시 받아 주드라고.”


“싫어. 제 발로 나간 사람을 다시 받아달라고? 장난해? 형은 자존심도 없어?”


“시방 손발이 다 잘려부린 마당에 나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드나? 나가 힘을 유지하고 있지 않아불면 너가 난주에 혼자서 체사레 쉐키를 재껴불기 어렵지 않겄냐? 나가 니 칼자루가 될텡께 나를 다시 키워서 고놈 접수할 때 이용하드라고~ 나도 우리 듀몽이 복수는 해야제. 나가 체사레만 죽여불면, 너가 고 다음엔 나를 죽여불던 살려불던 알아서 하드라고! 난 오로지 체사레만 죽여불면 여한이 없응께.”


티거모테는 비장함과는 거리가 먼 야프에게서 처음으로 진지한 모습을 보고선 꽤나 당황했다. 항상 능글능글 뒤에서 더러운 일을 꾸미는 데에 능한 야프의 눈빛에서, 진솔한 분노를 보았기 때문. 야프가 내건 조건은 솔직히 조금 과했지만, 비장한 각오로 본인이 아끼는 부하의 복수를 하겠다는 그의 결연한 모습이 티거모테의 마음을 흔들었다. 계산적으로 접근해 보아도 훗날, 자신이 빅 보스가 되면 가장 눈엣가시는 체사레일 터. 그런 2인자 체사레를 3인자를 이용하여 처리하면 나방파는 피 한 방울도 묻히지 않고 패밀리 내 최대 정적을 제거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선다.


“키키킥. 하여간 요런 복잡한 일에서 능구렁이 같이 잘 빠져나간다니까. 키킥. 좋아. 내가 빅 보스가 되면 형을 살려두고 사업장도 유지시켜 주지. 체사레를 명분 없이 재껴버리면 패밀리 내의 반발이 졸라 심할 테니깐. 크크크. 내가 친히 형으로 체사레를 재낄 칼로 써주지. 크크크. 어차피 형은 체사레한테 먼저 공격 받았으니까, 나중에 둘이 싸워도 다른 카포들도 토를 달 순 없겠지.”


“잘 생각했어라. 역시 우리 티거는 옛날부터 잔정이 많아부러~”


“닥쳐! 그렇다고 내가 형을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기어오르지 마쇼. 우리 빨리 번개쟁이나 잡아야겠지? 그 새끼 위치나 내 놓으쇼.”


“에~이. 티거야. 고건 아니제~ 고 위치는 시방 내 생명줄과도 같아분디. 히힛. 나가 여서 위치를 말해불면 너가 나를 죽여불고 갈 거자네~ 히힛. 긍께 나가 길을 직접 안내 해불 것이여~”


“뭐야? 이런 씨발! 이 능구렁이 새끼가 끝까지... 에혀~ 좋아. 아페야 불박쥐 한 마리 가져와라. 어이 형. 불박쥐 탈 줄 알지? 길을 안내하쇼. 지금 간다.”


“워~워~ 아따 티거야. 뭘 그리 일을 급하게 처리해분다냐.. 번개 쉐키는 어차피 다른 동료들을 기다리느라 며칠 더 있을 거이여라. 우덜이 불박쥐로 날아가면 하루도 안 걸려서 가불 수 있는디, 좀 더 확실하게 준비 하고 가드라고! 글고 나가 10년 만에 첨으로 불박쥐 타부는 거니께 오늘은 쪼까 연습 좀 해야 쓰겄다잉. 히힛.”


빠드득-


“후- 이런 씨발 약쟁이 능구렁이 새끼... 후- 후- 후- 내가 참자.. 참자... 시발 거기에 번개쟁이 없기만 해봐라. 그 자리에서 죽여 버릴 거요. 좋아. 내일 아침에 출발한다. 그때까지 불박쥐 타는 감을 다 찾아놓으쇼.”


“히힛. 당근이제~ 나가 절뚝이가 돼서 그라제, 너도 알다시피 일전엔 운동신경 살발했어야~ 기억 안 나냐이? 나가 하룻밤 안에 일전 실력 금방 찾아둘텡께, 시방은 전투 준비나 하더라고! 산불 내는 거 말고 다른 전략이라도 있어야?”


“나방파는 어차피 개개인이 다 강해. 그냥 불 지르고 박살내면 돼.”


“흐미... 흐미.. 요 세상 물정 모르는 티거 우짜쓰까이... 흐미.. 너는 시방도 고놈들 전투 능력 파악이 덜 돼 부러쓰야? 안보국 한 팀도 단 세 명한테 발려부렀고, 우덜 홀잎파도 한 번 발렸지라.”


“그런 족밥들이랑 우리를 자꾸 비교하지 말라고 일러뒀을 텐데?”


“에혀... 고놈들은 온전한 8명 팀을 만들자마자 탁심으로 모험을 떠난다더라고라. 글고나서 탁심에서도 더 먼 동방으로 간다더라고라. 동방까지 갈 계획 세운 녀석들이면 어느 정도일지는 너가 잘 알아서 판단해 보드라고. 고 합류하러 올 동료들도 겁내 강해불지 않겄냐잉?”


번개쟁이 팀이 동방으로 갈 계획이란 말에 나방파 막내 바스쿠의 눈빛이 몹시 흔들린다. 그도 어떤 연유로 홀로 탁심을 거쳐 동방으로 가려다가 나방파에 잡혀있는 신세이기 때문. 티거모테는 한참동안 생각하더니 나직이 말한다.


“흠... 동방을 모험할 모험가들이라... 씨발. 그래서 우리 베아하고 포겔이 쉽게 당했나보군. 개새끼들...”


“웜머? 니덜 두 명 당해부렀어야? 워메? 글고보니 우리 섹쉬한 벌레 젖이 안 보이는 구마잉... 흐미.. 가여븐 우리 벌레 젖이.. 이 오라비가 복수해줘야 쓰갔구마잉. 히힛. 그럼 간부들은 총 12명에서 두 명 빠져서 10명 이드냐?”


“아니. 우리 막내는 불박쥐를 못 타서 여기에 남아있어야 해.”


“흐미.. 그라믄 아무나 세 명 더 추가해서 12명 맞춰 가불자고! 나까지 13명이서 확 급습해불면 충분히 잡아불 수 있지 않건디? 나랑 딜쳐 분 번개쟁이 동료 놈은 아마 우덜 편에 서불 것이여! 글고 고놈이 말했지라. 고놈들 중 몇 명은 아직 서로의 능력을 모르는 상태라 합을 맞춰 본 적도 없다고. 고 정도믄 우덜이 겁낼 필요 없겄제? 잘 짜여진 8명 모험가 팀이 무서븐 거지, 중구난방 팀에 배신자 한 명까지 껴있는 8명은 좆도 없겠지라. 우덜 마피아는 개인 난전에는 겁내 강해붕께. 히힛.”


“일단은 희소식이군. 형도 우리 나방파의 무력을 잘 알텐데?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하다. 그리고 우리가 불 지르고 급습하면 그놈들이라고 별 수 없을 거야.”


“글제. 거따 나까지 가세해부렀으니 어마무시해불제~ 히힛. 내 능력도 니덜 전략에선 겁내 좋지 않았었드냐잉? 히힛. 13 대 7인디 충분하지라! 그럼 번개쟁이는 죽이는 게 아니라 붙잡는 걸로다가 쇼부 본 거다잉?”


“시발 한 번 말하면 됐지. 몇 번을 확인하는 거쇼? 번개쟁이는 붙잡아도 나머지는 싸그리 죽여 버릴 거야. 크크크.”


“흠.. 그래도 제법 쓸 만한 녀석들이 있어서 아까븐디.. 뭐 일단은 고놈들 처리는 난주에 생각하더라고. 글고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는디...”


“아! 또 뭐??”


“나가 몇 번이나 퉁수를 맞아서... 혹여나 체사레 쉐키나 풍데이 쉐키들이 베샨야이서 냄새 맡고 따라 올까봐 쪼까 걱정은 되는 구마잉..”


“흠.. 하긴. 형제를 재낀 새낀데, 또 우리를 또 방해할 수도 있겠네. 일단 우리는 불나방으로 하루면 날아가니깐 쉽게 쫓아오진 못할 거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길목에 망을 하나 세워두는 게 좋겠지?”


“이이. 근디 괜스레 나방파로다가 망 세웠다가 역으로 추적 당해불믄 우짠디야? 니덜 겉모습이 겁나 화려해부러서 ‘나 나방파요!’라고 드러내자네.. 체사레하고 풍데이들은 겁내 교묘해서 위험할 수도 있어분디..”


티거모테는 한참 동안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손가락을 크게 튕기며 막내 간부인 바스쿠를 부른다.


딱-


“아 맞다! 우리에겐 조커가 하나 있지! 막내야! 일로 와봐! 너도 내일 말 타고 출발해라. 여기서 동쪽으로는 길이 하나밖에 없으니까 너가 그 길목 중간에서 망보고 있다가 체사레나 풍뎅이 새끼들 지나가면 빠르게 편지 날려. 어차피 널 나방파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니깐. 쫄지 말고. 크크.”


“웜머? 우리 티거가 인자 대굴빡 좀 굴려부는 구마이!! 조커도 둬불 줄 알고! 히힛. 동쪽 길로 말 타고 한 이틀정도 쭉 달려와 불면 거대한 호수가 나올 거이여. 번개쟁이가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숨어있응께 니 막내를 고 호수 근처 길목에서 망보게 하드라고! 고 정도 거리면 비상상황에 편지를 날려도 순식간에 우덜이 받아보고 대응할 수 있어붕께.”


“크크크. 큰 호수 근처라.. 막내야! 너 그 정돈 할 수 있지? 호수 근처 길목에 자리 잡고 똑바로 감시해라. 우리랑 관계없는 모험가인 척 똑바로 하고. 그게 니 마지막 임무가 될 거다. 그것만 끝나면 곧바로 값을 지불하고 자유를 주지. 키킥.”


“예.”


그렇게 나방파와 야프는 오후 내내 다음날의 결전을 철저히 준비하며 날카롭게 칼을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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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30. 완전히 져버린 하나의 태양 (2) +1 18.05.17 387 0 11쪽
» 30. 완전히 져버린 하나의 태양 (1) 18.05.17 361 0 9쪽
59 29. 마지막 희망을 품고 (2) 18.05.16 348 0 10쪽
58 29. 마지막 희망을 품고 (1) 18.05.16 348 0 10쪽
57 28. 자폭 (2) 18.05.15 366 0 8쪽
56 28. 자폭 (1) 18.05.15 354 0 7쪽
55 27. 급습 (2) 18.05.14 342 0 8쪽
54 27. 급습 (1) 18.05.14 332 0 8쪽
53 26. 선택의 기로 (2) 18.05.11 388 0 8쪽
52 26. 선택의 기로 (1) 18.05.11 374 0 8쪽
51 25. 배화진 (背火陣) (2) 18.05.10 374 0 7쪽
50 25. 배화진 (背火陣) (1) 18.05.10 371 0 7쪽
49 24. 위험한 거래 (2) 18.05.09 385 0 8쪽
48 24. 위험한 거래 (1) 18.05.09 375 0 9쪽
47 23. 숨바꼭질 2차전 (2) 18.05.08 381 0 8쪽
46 23. 숨바꼭질 2차전 (1) 18.05.08 394 0 8쪽
45 22. 마약, 유희, 돈, 배신 (2) 18.05.07 374 0 9쪽
44 22. 마약, 유희, 돈, 배신 (1) 18.05.07 385 0 8쪽
43 21. 거사를 앞두고 (2) 18.05.04 371 0 7쪽
42 21. 거사를 앞두고 (1) 18.05.04 369 0 7쪽
41 20. 달콤한 술잔 (2) 18.05.03 369 0 9쪽
40 20. 달콤한 술잔 (1) 18.05.03 351 0 9쪽
39 19. 무너지는 기둥 하나 (2) 18.05.02 370 0 9쪽
38 19. 무너지는 기둥 하나 (1) 18.05.02 432 0 8쪽
37 18. 풍뎅이의 반격 (2) 18.05.01 362 0 8쪽
36 18. 풍뎅이의 반격 (1) 18.05.01 374 0 8쪽
35 17. 단서 (2) 18.04.30 373 0 8쪽
34 17. 단서 (1) 18.04.30 396 0 8쪽
33 16. 우르르 쾅쾅! (2) 18.04.27 397 0 10쪽
32 16. 우르르 쾅쾅! (1) 18.04.27 393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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