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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yss 님의 서재입니다.

꼭두가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아침이끼
작품등록일 :
2018.04.09 11:10
최근연재일 :
2018.05.17 17:40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24,179
추천수 :
27
글자수 :
218,172

작성
18.05.14 20:00
조회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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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27. 급습 (2)

DUMMY

체사레는 급히 멜빵 뒤에 숨겨진 단검 20여 개를 공중에 띄워 스피나에게 날린다.


슈슈슈슈슝!


휘휘휘휘휘휙!


체사레의 단검들이 스피나를 향해 빠르게 날아갔지만 그의 몸이 연체동물처럼 자유자재로 꺾여가며 모두 피해냈다. 체사레는 계속해서 스피나를 향해 단검들을 날리지만 소용이 없다. 게다가 그의 몸이 빠른 속도로 둔해지고 있다. 스피나는 한껏 둔해진 체사레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능글맞게 말한다.


“헤헷. 죄송해요. 카포. 제가 이미 카포의 몸에 독을 쪼오오오~끔 마아아않이 넣었어요~ 헤헷. 어때요? 점점 몸이 굳어가죠? 숨도 잘 안 쉬어지고? 헤헷.”


“이... 이-익... 헉- 헉- 너.. 너.. 이 새끼... 저.. 정체가.. 뭐.. 뭐냐?”


체사레의 신경이 서서히 마비되어 공중에 떠있던 단검들마저 힘을 잃고 땅바닥으로 떨어져버린다. 그는 양손으로 겨우 땅만 짚은 채로 스피나를 노려보고만 있을 뿐. 스피나는 샹냥하게도?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체사레를 부축하여 손수 의자에 앉혀준다. 의자에 앉아서도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죽일 듯이 노려보는 체사레에게 스피나가 말한다.


“와우! 역시 밤비노 패밀리 2인자는 다르네요~ 이 정도 독에도 정신을 잃지 않고 곧바로 반격을 하다니! 이 독은 몸에 들어가면 순식간에 번져서 보통은 주입되자마자 움직이지도 못하는데요! 놀랐잖아요~ 헤헷. 그리고 아직까지도 눈빛이 살아있으시네요~ 이 독이 없었으면 제가 혼자 처리하기 몹시 버거웠을 것 같네요~ 헤헷.”


“헉- 헉- 너.. 대체 왜.. 이런.. 짓을..?”


“제가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시간이 별로 없어서 말이죠~ 아! 나중이면 이승을 떠나버리겠구나! 헤헷. 그럼 뭐 아아아아주 나아아아중에 이승에서 말고 저승에서 만나면 말씀 드릴게요~ 헤헷. 뭐 언젠간 저승에서 만나겠죠?”


스피나가 체사레에게 한 쪽 눈을 찡긋한다.


쇼옥! 빙그르르


스피나의 검지가 길어지며 뾰족한 가시가 되었다. 그 가시에 나선형의 날이 돋아나며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니 독특한 금속 마찰음을 내기 시작한다.


위이이이-이이이잉!!


빠르게 돌아가는 가시 검지가 체사레의 이마 한 가운데를 향해 천천히 가까워진다. 체사레는 독 때문에 굳어가는 입에 마지막 힘을 짜내어 묻는다.


“주.. 죽는 기.. 길에 마.. 마지막으로 하나 묻는다. 지... 지울리아가 시켜...었나? 야...프? 아.. 아니면.. 너.. 넌 완전히 치안국 풍뎅이가 된 것인가?”


이이이잉......


그의 질문에 스피나의 검지가 잠시 회전을 멈춘다.


“아잉...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서 시간이 촉박한데... 뭐 그래도 품격 있는 밤비노의 2인자가 가는 길에 선물 하나는 주는 게 예의겠죠?”


스피나는 체사레의 귀에다 겨우 그만 들릴 정도로 뭔가를 속삭인다.


“......가 안부 전해달래요~”


스피나의 귓속말을 들은 체사레의 초점이 빠르게 흔들린다. 이내 곧, 그의 깊은 곳 어디선가 치밀어 오는 웃음. 그 웃음이 어찌나 강하던지, 몸을 마비시키고 있는 독소도 막아 세우지 못한다.


“하.. 하하하핫. 푸하하하하하하핫!!! 하하하하하하하핫!!! 푸하하하하하핫!!”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고아로 자라 어린 시절부터 거친 저잣거리 생활을 시작했던 체사레. 청년시절에 지역을 평정했던 그를 거두어준 밤비노, 그에게 충성하며 수많은 정적들을 제거해온 체사레는 그의 평생의 삶 동안 웃어본 기억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하지만 죽기 바로 직전에서야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웃음이란 것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와 버린다. 삶의 덧없음을 깨달았던 것인지, 아니면 바보같이 당한 자신의 꼴이 우스웠던 것인지. 스피나의 회전하는 가시가 그의 이마를 뚫고 들어오는 순간까지 포복절도 한다.


“파하하하하하핫!! 악- 악-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악-! ..... .... ... ..”


위-이이잉! 에에에엥! 푸드드드득! 갈갈갈갈갈!! 뿌직! 위이잉잉!!!


회전하는 가시가 체사레의 이마를 지나 두개골에 구멍을 냈다. 그의 연약한 뇌가 가시에 달린 나선형 날에 마구 뒤엉켜 헤집어졌다. 마침내 그의 웃음이 뚝 끊겨버렸다.


“후- 미안해요! 카포. 그러게 진즉에 처신을 잘 하셨어야죠~ 헤헷.”


스피나는 이마에 깊숙이 박힌 검지를 거칠게 빼낸다. 그리곤 죽어있는 체사레의 하프망토에다가 검지에 묻어나온 찌꺼기들을 꼼꼼히 닦아낸다.


“으~ 더러워~ 우웩! 아!! 말썽쟁이 티거모테가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서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이런 일까지 해야 하다니!!!! 우웩-”


그는 바쁜 와중에도 청결유지를 선택한 듯, 검지를 구석구석 꼼꼼히 닦아낸 후에야 휘청거리며 자리를 뜬다. 아직 온기가 남아 따뜻한, 멀끔한 정복을 곱게 차려입은 체사레의 몸뚱어리는, 그렇게 의자 위에 앉은 채로 천천히 돌처럼 차갑게 식어간다.



***



이른 아침, 안보국 방위군들이 머물고 있는 여관 앞. 겨울 아침의 찬 공기를 맞으며 홀잎파 전원은 여관 앞까지 달려왔다. 마차 문을 열고선 절뚝이며 내린 야프는 이른 아침의 찬 공기를 깊게 들이마셨다가 내뱉는다.


“후읍- 하아- 아따 아침 공기가 겁내 차다 못해 따끔해부는구마잉. 히힛. 듀몽아 후딱 안보국 과장 만나불고 번개 쉐키 조지러 가불자고라.”


“예. 형님.”


“아야! 니들은 추워도 여서 쪼까 기다려부러! 나가 후딱 이야기 마쳐불고 곧바로 출발할텡께.”


야프는 모처럼 만난 거친 용병들에게 한 마디 툭 던지곤 여관 문을 연다.


끼-익!


그가 문을 반쯤 열어 젖혔을 때.


파닥- 파닥- 파닥-


“형님. 이른 아침부터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오는군요.”


“잉? 우덜한테 온 거여?”


그 비둘기는 정확하게 야프에게로 날아와 그의 팔에 앉는다. 야프는 여관 문을 다시 닫고선 비둘기 다리에 묶여있는 편지 하나를 풀어 읽어 내려간다.


[ 야프에게.


마침내 그 변신술사에게서 집결 명령 편지가 날아왔소! 새로운 동료들도 거의 집결했으니 며칠 내로 탁심으로 떠날 거라는 군. 일단 내일 오전까지 집결 장소로 빨리 오라는 편지를 받아서 지금 급히 떠나오. 아마 오늘밤부터 나는 번개쟁이와 계속 함께 있을 것 같으니 아래 주소로 빠른 시일 내로 만반의 준비를 해서 오시오. 아! 그리고 이번 정보는 확실하니까 일이 마무리 되면 후불로 정보 값을 받겠소. 우리의 집결 장소는 베샨야이에서 정 동쪽 방향으로 난 길 하나를 쭉 따라 ..... 하루 정도 달리면 큰 호수가 하나 나올 것이오. 그 근처에 작은 마을 하나가 있는데... 거기서 숲으로 들어오다 보면 버려진 낡은 성이 있다고 하오. 번개쟁이는 이미 거기서 야영을 있다고 하오. 이 주소에 우리 팀 전원이 모이면 곧바로 떠날 생각인 것 같으니 빨리 오는 게 좋을 거요. 내가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보겠소.


쉴래거. ]


“하따~ 요거 참 타이밍이 오묘~하구마잉. 히힛.”


“형님. 왜 그러십니까? 혹시.. 쉴래거에게서 온 편지입니까?”


“이이.. 요놈이 마침내 번개쟁이랑 합류해불 거라는 구마잉. 히힛. 여짝에 정확한 주소까지 적어뒀구마잉.”


“헉.. 드디어 저희가 번개쟁이를... 근데 지금 안보국 과장에게 이 정보를 공유하실 생각이십니까?”


“쉬쉿! 조용히 해부러! 일단 우덜만 알고잡자고. 나가 요 정보를 얻어불라고 얼마나 고생했는디. 풍데이 쉐키들헌티 거저 줘불수 있겄냐? 히힛. 어차피 요기 적힌 마을에선 도망갈 곳도 없어야. 더 동쪽으론 죽음의 땅이 떡하니 막아서불고 있응께 글로 도망가진 못 해불지라. 히힛. 우덜이 요짝에다가 확 급습해불면 안보국 없이 잡아불 수 있지 않겄냐?”


“그래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안보국과 협력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야프는 여관 문 앞에 서서 머릿속으로 한참 동안 계산을 해본다.


“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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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30. 완전히 져버린 하나의 태양 (2) +1 18.05.17 387 0 11쪽
60 30. 완전히 져버린 하나의 태양 (1) 18.05.17 361 0 9쪽
59 29. 마지막 희망을 품고 (2) 18.05.16 348 0 10쪽
58 29. 마지막 희망을 품고 (1) 18.05.16 348 0 10쪽
57 28. 자폭 (2) 18.05.15 366 0 8쪽
56 28. 자폭 (1) 18.05.15 354 0 7쪽
» 27. 급습 (2) 18.05.14 343 0 8쪽
54 27. 급습 (1) 18.05.14 332 0 8쪽
53 26. 선택의 기로 (2) 18.05.11 388 0 8쪽
52 26. 선택의 기로 (1) 18.05.11 374 0 8쪽
51 25. 배화진 (背火陣) (2) 18.05.10 374 0 7쪽
50 25. 배화진 (背火陣) (1) 18.05.10 371 0 7쪽
49 24. 위험한 거래 (2) 18.05.09 385 0 8쪽
48 24. 위험한 거래 (1) 18.05.09 375 0 9쪽
47 23. 숨바꼭질 2차전 (2) 18.05.08 381 0 8쪽
46 23. 숨바꼭질 2차전 (1) 18.05.08 394 0 8쪽
45 22. 마약, 유희, 돈, 배신 (2) 18.05.07 374 0 9쪽
44 22. 마약, 유희, 돈, 배신 (1) 18.05.07 385 0 8쪽
43 21. 거사를 앞두고 (2) 18.05.04 372 0 7쪽
42 21. 거사를 앞두고 (1) 18.05.04 369 0 7쪽
41 20. 달콤한 술잔 (2) 18.05.03 369 0 9쪽
40 20. 달콤한 술잔 (1) 18.05.03 351 0 9쪽
39 19. 무너지는 기둥 하나 (2) 18.05.02 370 0 9쪽
38 19. 무너지는 기둥 하나 (1) 18.05.02 432 0 8쪽
37 18. 풍뎅이의 반격 (2) 18.05.01 362 0 8쪽
36 18. 풍뎅이의 반격 (1) 18.05.01 375 0 8쪽
35 17. 단서 (2) 18.04.30 373 0 8쪽
34 17. 단서 (1) 18.04.30 396 0 8쪽
33 16. 우르르 쾅쾅! (2) 18.04.27 397 0 10쪽
32 16. 우르르 쾅쾅! (1) 18.04.27 393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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